‘한국 상륙’ 테슬라 치명적인 약점들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7.03.27 10:36:05
  • 호수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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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전기차? 짊어지고 다닐 판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하남 스타필드에 1호점을 차리고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꿈의 전기차’의 경쟁력을 짚어봤다.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엔 많은 인파가 모였다. 2층 아르마니 매장 옆에 위치한 테슬라스토어 내외부에 검은 정장을 입은 가이드와 눈이 휘둥그레진 채 테슬라를 직접 만져보는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마치 IT신제품을 공개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테슬라스토어에는 198㎡(60평) 정도의 공간에 흰색과 빨간색 ‘Model S 90D(이하 모델 S)’2대가 배치됐다. 그 외 뼈대를 살필 수 있는 하단부 새시 플랫폼과 주행거리 및 연비를 알아보는 디스플레이, 슈퍼 차저 충전기, 내장재를 확인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등이 자리 잡았다.

5명의 테슬라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차량전문가)들은 방문객들에게 테슬라의 이점을 소개하느라 분주했다. 전시장 입구 쪽에 배치된 빨간색 모델 S에 차저(전용충전기)로 충전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공개된 테슬라의 성능은 확실히 뛰어나다. 다만 충전 문제와 비싼 가격, 미약한 서비스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아직 낯가림 중인 국내 전기차 시장서 소비자들이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밤새 꽂아놔도

100% 충전 못해

먼저 가장 중요한 충전 문제다. 테슬라가 직면한 과제는 한마디로 충전소가 적고 충전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 충전을 통한 차량 유지기능이다. 따라서 테슬라 구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는 1회 충전을 통해 얼마나 주행할 수 있는지, 충전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 지, 충전소의 접근성은 뛰어난지 등이 가장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모델 S 90D’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이는 배터리를 많이 장착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충전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충전 방식은 일반 충전(데스티네이션 차저)과 급속 충전(슈퍼 차저)으로 나뉜다.

국내 1·2호점 개장…본격 시장 공략
성공할 수 있을까? 비관적 전망 제기

테슬라 측은 “테슬라 전기차를 충전하면 16kW 속도의 중속 충전만 가능해 100% 풀 충전에 5∼6시간 정도가 걸린다. 급속 충전은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전용 충전기가 아닌 일반 완속 충전기로 충전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공용충전소 완속충전 시간은 13∼14시간 이상 걸린다. 밤새 꽂아놔도 100% 충전을 못한다는 얘기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완속 충전은 4시간, 급속 충전은 20∼30분이 걸린다.


한-미 다른
1회 주행거리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도 논란이 되고 있다.

테슬라 측은 “고속도로서 시속 90km로 정속 주행할 경우 100kWh배터리가 장착된 모델S 90D는 1회 충전 시 613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며 “일반적으로 시속 90km 이내에서는 주행거리가 더 늘어난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모델 S 90D가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78㎞(배터리 용량은 90KWh).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인증한 모델 S 90D의 1회 충전 주행거리 473㎞(294마일)과는 약 100㎞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일각에선 환경부의 주행거리 측정 방식이 미국보다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테슬라처럼 미국과 한국서 인증한 전기차 주행거리가 큰 차이를 보인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다른 전기차들은 한국과 미국의 주행거리가 비슷비슷하다. 한국지엠이 상반기 출시하는 볼트(Bolt)는 환경부로부터 미국 EPA의 238마일(383km)과 같은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볼트(Volt)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미국서 전기만으로 53마일(85.3km)에 총 420마일(675.9km)을 인증받았다.

환경부 인증은 전기만으로 89km에 총 676km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는 환경부 191km, EPA 124마일(199.6km)이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충전소

모델 S 90D는 정지상태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4.4초에 불과하다.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나은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충전소가 모자란 점이 문제다. 일반 자동차의 주유소와 같은 충전소가 아직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측은 세계 최고 속도의 충전소를 자랑한다.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슈퍼 차저 스테이션은 장거리 여행 중 정차를 최소화하도록 적재적소에 배치된다. 레스토랑, 쇼핑센터 및 Wifi 핫스팟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각 스테이션에는 여러 대의 슈퍼 차저가 있으므로 여러 대의 차량이 이용시에도 빠르게 충전을 완료하고 다시 주행을 시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810곳의 스테이션에 5195대의 슈퍼 차저가 구비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엔 급속 충전할 수 있는 슈퍼 차저는 물론 슈퍼 차저 스테이션도 없다. 테슬라가 공개한 슈퍼 차저 지도에도 한국은 빠져 있다. 테슬라는 오는 6월 중에나 서울 광화문 그랑서울 빌딩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에 슈퍼 차저를 설치할 계획.
 

서울 2곳을 비롯해 대구, 부산 등에 연내 총 5개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하지만 충전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이와 별도로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 충전)는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의 다양한 유통채널에 25대를 설치한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주로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는 “국내 시장에 매장을 오픈한 테슬라의 성공 관건은 슈퍼 차저의 보급”이라며 “모델 S는 배터리 용량이 큰데 역설적으로 큰 배터리 용량은 충전에 장시간이 소요돼 보급 확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접근성 나쁘고

서비스도 미비

테슬라는 국내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도입했다. 언론이나 TV 광고를 전혀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 대신 스토어를 통해 직접 고객에게 시승 기회를 제공하고 차량 상담을 받으며,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은 뒤 주문 제작한 차량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판매하게 된다.

테슬라 판매 매장은 스타필드와 청담동 2곳뿐이다. 스타필드에 이어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영동대로에 2호 매장을 열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지난해 8월 배포한 보도자료서 “한국 내 테슬라 브랜드 확장을 위해 2017년과 2018년 추가로 오픈할 신세계 점포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장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센터도 미약하다. 테슬라는 강서구 등촌동과 청담 매장 지하 2곳에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당분간 지리적인 불편함이 예상된다. 서비스센터는 아직 설비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차량이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인도되는 시점에 맞춰 완성될 계획이다.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나은 성능
그러면 뭐하나 충전소가 없는데

회사에 따르면 모델 S 90D의 첫 번째 차량 출고는 이르면 6월 말 이뤄진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5인승 모델로 국내 인증이 완료된 90D를 비롯해 60과 60D, 75, 75D, 100D, P100D 등 총 7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테슬라 측은 “현재 국내 인증이 완료된 모델은 90D뿐”이라며 “트림별로 각각 정부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모델들은 추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델 S 90D는 지난 7일부터 고객 주문을 받고 있다. 영업사원은 없다. 고객이 직접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해야 한다. 전시장 직원은 차량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설명해주는 역할만 한다.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별도의 재고 차량을 보유하지 않는다. 주문 즉시 맞춤 생산이 진행된다. 이로 인해 신차 출고까지 3∼4개월가량 걸린다.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차량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 모델 S 90D의 국내 판매가격은 기본 사양이 1억2100만원. 완전주행기능이 탑재된 풀옵션은 1억6100만원에 달한다. 아이오닉과 쏘울EV의 경우 4000만원대 초중반이다.

더욱이 모델 S 90D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서 제외된다. 현행법상 충전 시간이 10시간 이내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명시돼있기 때문이다(완속 기준 충전 시간이 10시간 이상 소요). 다른 전기차에 지급될 구매 보조금은 국고 1400만원, 지방비 300만∼1200만원 수준이다.

급발진 사고
내부결함 의심

테슬라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악재부터 만났다. 급발진 사고가 그것이다. 사고자는 다름 아닌 배우 손지창씨.

손씨에 따르면 지난해 9월10일 오후 8시쯤 자택 차고에 진입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아들과 함께 타고 있던 ‘모델 X’가 차고 문이 열린 뒤 급발진하면서 거실 벽을 뚫고 들어간 것. 사고 후 손씨는 테슬라 측에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고, 지난해 12월30일 “급발진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냈다.

손씨는 “자동차의 결함 가능성이 있다. 자율주행 기술 자체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부에 “잠재적 피해자가 많으니 집단소송으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조회 결과 손씨와 같은 모델 X의 급발진 사고 접수는 7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 측은 “데이터 분석 결과 손씨가 사고 상황 내내 가속페달을 밟고 있었다”며 “차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씨는 유명 연예인이라는 입지를 이용해 회사를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대카드, M3 신차구매 혜택

현대카드가 자동차 구매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캐시백을 최대 2.5%까지 지급하면서 합리적으로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카드는 3월 말까지 현대·기아차 신차 구매 시 ‘현대카드 M3’로 200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2% 캐시백을 지급한다. ‘세이브-오토’선지급 포인트 서비스 이용 시 추가로 0.5%를 지급해 최대 2.5%의 캐쉬백을 지급한다. 즉, 현대·기아차 구입 시 현대카드 M3로 2000만원 결제하면서 세이브-오토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 이용 시 5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M3 2.5% 캐시백 지급은 주요 카드사들의 1.5∼2.0%(차량 구입가 2000만원 기준)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타 카드사는 차량 구입 시 2000만원을 결제하면 1.5∼2.0%인 30만∼40만원만 돌려 받을 수 있어 현대카드와 10만∼20만원 차이가 난다.

현대카드는 자사만의 독특한 자동차 구매 프로그램인 세이브-오토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세이브-오토는 카드 포인트를 먼저 지급받아 해당 포인트를 차량 결제 시 사용한 뒤 차가 할인받은 후 카드 사용을 통해 지급받은 포인트를 상환하는 프로그램이다. 차종별로 최대 50만원까지 선지급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구입할 때 현대카드 캐시백과 세이브-오토를 이용하면 매우 큰 할인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합리적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카드 M3 캐시백은 현대·기아차 신차 구입 시 카마스터에게 이용 신청하면 되고, 결제금액의 청구일 이후 3일 이내에 현대카드 결제계좌로 캐시백 금액이 입금된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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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대담> 황교안이 회상한 권한대행 경험담

[설 특집 대담] 황교안이 회상한 권한대행 경험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박희영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5개월에 대해 “위기의 기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적극적으로 일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다.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후 5개월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을 맡았다. <일요시사>는 설을 앞두고 황 전 총리를 만나 현 시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황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지난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곧바로 들었던 생각과 소감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깨가 무겁고, 할 일이 엄중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쏟아졌다. 탄핵소추가 안 되길 바라다가 소추돼서 놀랐고, 많은 무거움이 있었다. “다시는 탄핵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탄핵은 임기가 정해진 정치인에게 아주 치명적이다. 특히 우리는 연임되지 않는다. 5년 동안 잘한 것도 있을 거고,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종합해서 판단한 후 평가해야 한다. 중간에 탄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많은 사람이 후회했다. 나는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명확한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상황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구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제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다 뒤집어씌워졌다. 이런 탄핵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다. 회복이 안 된다. “임기 동안 충실히 잘하도록 독려하고, 임기 종료 후 평가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고건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로부터 참고한 게 있다면? ▲제일 먼저 준비한 자료는 고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 각종 자료집이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뭔지, 가장 어려운 점이 뭔지 파악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 -5개월 동안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자부하는 것과 아쉬운 것은? ▲그 5개월은 위기의 기간이었다. 다행히도 우리 국무위원들이 다 협력했다. 당시 국무위원 23명 중 4명은 고등학교 선배였다. 후배가 권한대행이 됐다고 소극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적극적으로 같이 협력했다. 나도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사방의 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IOC 과학기술 산업화와 벤처 창업을 위한 3조6000억원 상당 펀드를 만들었다. 규제도 없애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갈등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쉬운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그 자체였다. 고통스러웠다. 박 전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해 더욱 아쉽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대표 재임 기간과 관련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구태 정치가 아닌 새 정치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당 지지율은 10%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9년 재보궐선거가 진행돼 당 차원서 선거를 지휘했고 지지세를 결집했다. 덕분에 한 곳에선 승리할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선 (우리가)계속 이기다가 마지막 투표함 2개가 남았을 때 개표소의 불이 꺼졌다. 20~30분 후 불이 다시 켜졌는데, 직후 개표를 다시 진행하자 갑자기 반전돼 우리가 508표 차이로 졌다. 그사이에 준비된 조작을 한 것 같다. 당시 “뭉쳤더니 어려운 상황서도 이겼다”는 교훈을 얻었고,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판단을 했다. -‘최순실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특검은 소임을 다했으면 일을 마쳐야 한다. 수사가 끝났는데 정치적인 이유를 붙여 연장 수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봤다. 제가 볼 땐 이미 수사는 다 끝났다. 기간을 연장했다면, 정치 분란이 있을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저도 평생 검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록과 내용을 보면 금방 안다. 그래서 “빨리 끝내자”는 생각이 들어 연장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도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고, 최 권한대행이 이어받았다. ▲탄핵으로 국정을 중단시키면 안 된다. 전쟁 등 상황서 대통령이 중상을 입는 등 사태가 발생하면 모를까, 이런 방법은 안 된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나라가 거둔 성과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서 탄핵·하야 등 상황을 거쳐 잘 된 경우가 별로 없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그래서 준비를 잘 하기 어려웠다. -직무정지된 한 총리와 최 권한대행에게 각각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권한대행에게도 권한이 있다. 나는 총리의 권한을 갖고 권한대행을 했다. 대통령을 지킬 때와 똑같이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 외엔 다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일하시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 한 총리도 정상적으로 총리로 복귀해 직무를 마칠 수 있길 바란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최근 헌법재판관 공석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권한대행 재임 중 헌법재판소장은 임명하지 않았지만, 이선애 전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나는 “임명하지 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받고 있고, 파면되지 않았다. 탄핵 심판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임명해야 한다. 나는 박 대통령이 파면된 후 이 전 재판관을 임명했다. 탄핵 심판이 종국된 상황과 진행 중인 상황은 전혀 다르다. “적극적 하되 헌법재판관 임명 말았어야” 최상목 권한대행에 건네는 뼈 있는 조언 -야당과 학계 일각선 “국회 추천 몫이므로 형식적 임명”이라고 주장하는데… ▲무슨 소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법을 아는 사람들인가? 그건 추천일 뿐, 임명이 아니다. 장관급 인사는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임명된다. 추천과 임명은 전혀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윤 대통령이 구속됐다. ▲구속하면 안 된다. 처음엔 내란죄라고 문제 삼더니, 소추 사유서 제외했는데, 이는 본체를 뺀 것이다. 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재판 관할도 서울중앙지법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다른 지법서 진행할 수 있다. 지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 그렇다면 원칙대로 서울중앙지법서 진행해야 한다. 많은 하자가 있다. 공수처 자체가 잘못된 조직인데, 불법 체포에 이어 구속까지 했다. 법에 없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해선 안 되는 일을 한다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 체포에 최 권한대행은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만 했고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직권남용이 뭔지나 아는지 모르겠는데, 아무 죄명이나 붙이고 있다. 북한은 형법이 유명무실하다. 처벌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때그때 법을 만들어 집행한다. 우린 법치국가라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법을 운용해야 한다. 동의를 못 얻는 법은 법이 아니다. -서울서부지법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준항고도 기각했다. ▲공수처가 왜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을까? 저는 ‘영장 담당 판사를 선택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저는 그 판사가 다른 사람들이 우려하는 단체서 활동했다고 들었다. 그 단체 이름은 얘기하지 않지만 “편향된 판단을 했다”고 본다. 공수처는 경기도 과천에 있다. 일부러 서울서부지법에 갈 필요가 없다. 서울중앙지법이 더 가깝다. 어려운 일일수록 오해가 없어야 한다. 원칙대로 해야 한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하는 게 원칙이다.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권한은 무엇인가? ▲대행할 수 있는 모든 걸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돌아온 뒤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은 권한대행이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복귀한 뒤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국장급 공무원 정도는 권한대행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명할 수 있다. 그런데 장관은 대통령의 정신이 담겨 있는 분을 임명해야 한다. 장관을 바꾸면,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자신이 쓸 사람이 없어진다. 장관급은 임명하면 안 된다. -권한대행도 정상 외교를 할 수 있나? ▲할 수 있다. 정상회담에선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복귀 후 결정해야 할 일을 진행하면 안 된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국정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위기서 지켜내는 일에 주력했다. 권한대행 5개월 동안 외국에 나간 기억은 없는 것 같다. -그땐 트럼프 1기가 출범했고, 곧 2기가 출범한다. 트럼프 1기 출범에 어떻게 대응했나? ▲(권한대행이었던 당시)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씩 몇 차례 전화 통화했다. 우리의 현 상황과 현안을 얘기했다. 그때와 비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부정선거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 같고, 백악관 스태프 및 장관들도 미래지향적인 사람들로 채웠다. 우리도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빅테크와 4차 산업혁명은 굉장히 중요한데, 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거의 대비하지 못했다. 현 정부도 민주당의 방해를 받았다. 그래서 굉장히 엄중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잡은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최근 정치활동은 부정선거 의혹 관련 활동과 접목돼있나? ▲그건 아니다. 나라를 제대로 다시 세우려는 것이다. 저는 문재인정부 당시 너무 망쳐놔서 정치를 시작했다. 나라의 은혜를 입은 내가 나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후 6개월 동안 언론 보도를 지켜보면서 잘못된 좌파 정책을 펼친다는 것을 인지했다. 잘한 건 하나도 없고, 잘못한 것만 쌓였다. 문정부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경제 관련 조직을 만들었고, 소득분배성장에 대한 대안으로 민부론을 제시했다. 아울러 당의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기 위해 징비록을 작성했다. 안보 정책도 재정비하고,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도 했다. 정치개혁·당 개혁·공천개혁에 대한 대안을 만들었고, 자유 우파 대통합도 이뤘다. 당시엔 “당을 꼭 살리자”는 의지를 갖추고, 국회 의석 과반수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배수진을 치고 “과반을 얻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결국 과반을 얻지 못해 사퇴하면서 ‘제1차 행복한 정치’가 끝났다. 이후엔 어렵고 힘든 길을 이어왔다. ‘꽉 막힌’ 경제 상황 타파할 방법은? “매일 10억씩” 창업 배틀 400조 효과 -현재에 이르러 보수가 많은 타격을 입었다. 재집권할 수 있는 방법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회복됐다. 40%로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싸울 때 싸우고, 좋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알려드리면 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진위를 잘 모르셨다가, 이제 진위를 아신 후 모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건 다 막아놔서 마지막 돌파구로 비상계엄을 통해 부정선거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밖에 없었다. 나라를 살리는 방법이었다. 국민이 이를 깨닫고 집결하고 있다. 길은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집계된 조사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진행해 지난 5일 발표한 조사였다. 민주당은 질문이 편향됐다는 점을 들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공정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본다. 고발 의사를 밝힘으로써, 민주당은 스스로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자기 편에 유리하면 제대로 된 여론조사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고발한다면서 억압하는 건 반민주적 행동이다.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중임제가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개헌할 때가 아니다. 나라를 망칠 개헌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적절한 때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30년 자유민주 정권 창출론’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민주당·조국혁신당 같은 좌파에 한번 더 정권을 빼앗기면, 나라가 끝장난다. 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정당을 살려내 정상화한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여야가 다시 경합하고 있다. 우리의 길을 가기 전에 반드시 나라부터 살려야 한다. 정책적으로 사회주의 국가가 다 됐다. 국민이 공산주의에 굉장히 부정적이셔서 함부로 못했지만, 한번만 더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무대뽀로 끌고 갈 거다.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현 상황서 경제를 살릴 방법은 무엇인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나는 매일 창업 배틀을 여는 방법을 생각한다. 우승하면 10억원을 주는 것이다. 10억원이면 약 3년치 기업 유지비용이 될 텐데, 2~3개월 동안 매일 10억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주는 거다. 그후 3년이 지나 해당 기업들이 일어나면 창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 가려고 애쓰던 사람들이 창업으로 몰리게 되면, 우리 사회 전체가 벤처 창업 중심 경제구조로 바뀐다. 배틀서 진 사람도 준비해서 다시 도전하는 식으로 이어지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3650억원에 부수 비용을 합치면 약 4000억원이 필요하다. 그 4000억원은 정부가 부담하는 것인데, 정부 입장서 이 금액은 정말 껌값이다. 많은 벤처 창업 중 하나가 터지면, 4000억원이 400조원이 된다. 이를 토대로 일자리도 많이 늘어나는데, 우리 청년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길은 만드는 대로 생긴다. -끝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설 덕담 한마디 한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결국 바뀐다. 우리나라는 맨 밑바닥서 출발하는 나라다. 세계서 두 번째로 가장 못 사는 나라로 출발했는데, 오늘에 이른 것을 감사해야 한다. 너무 높이 올라가 잠깐 조정기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정말 정신 차리고 제대로 나라를 생각하면서 나아간다면 금방 회복될 거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 또한 지나간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새해와 설 명절을 맞이하시길 바란다. <hypak28@ilyosisa.co.kr>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