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대결> 김무성 vs 문재인 부산 빅매치 시나리오

이기든 지든 밑지는 장사 아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부산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당 혁신위가 문 대표에게 부산 출마를 요구한 이후 일주일 사이 벌써 두 번째 부산을 찾았다. 특히 문 대표는 현 지역구인 부산 사상 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여야 당 대표 간 유례없는 빅매치가 펼쳐질 수 있을까?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부산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문 대표는 당 혁신위가 부산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이후 일주일 사이 벌써 두 번이나 부산을 방문했다. 문 대표의 이런 부산 챙기기는 혁신위의 부산 출마 요구에 대한 화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표가 이미 부산 출마 결심을 굳히고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문 대표는 자신의 현 지역구인 부산 사상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 영도 토박이
어머니 본가 있어

문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원래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무슨 희생이냐”는 당내 비주류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당 혁신위는 문 대표 외에도 당내 중진들에게 공개적으로 험지 출마를 요구했는데 문 대표만 내년 총선에서 원래 지역구에 출마하면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또 문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전국 선거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자신의 지역구는 비례대표인 배재정 의원에게 사실상 물려준 상태였다. 배 의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문 대표의 지원을 받아 지역 표밭 다지기에 한창이었던 상황. 이제와서 배 의원에게 지역구를 양보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해도 꼭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지난 총선에선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지는 정치 신인 손수조 후보와 맞붙어 손쉽게 이길 수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새누리당 내 거물급 인사들이 사상에서의 출마를 줄줄이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민심도 심상치 않다. 문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구에선 문 대표가 지역구를 버렸다는 배신감이 팽배하다.


잦아지는 부산 방문 “빅매치 현실 되나”
영남 출마설 문재인 친박계 지원설 주목

새누리당 부산 시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받자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거절해놓고는 정작 지역구 관리에는 소홀했다”며 “지역구를 자주 찾지도 않았고 지역구에 가끔 내려와도 잠시 방문했다가 곧바로 경남 양산 자택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지역주민들로서는 서운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다. 오죽하면 지난해 8월에는 부산 거주 대학생들이 문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지역구 관리에 신경쓰라며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게다가 부산 사상은 원래부터 여권세가 엄청나게 강한 곳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문 대표에 대한 냉담한 민심은 그대로 드러났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사상구청장 후보로 문 대표의 경남중ㆍ고등학교 동기인 황호선 교수가 출마했으나 큰 표차로 낙선하고 만 것이다. 황 교수는 선거기간 내내 문 대표의 친구라는 점을 강조했고, 그를 지원하기 위해 문 대표는 물론이고 친노 인사들이 총출동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떠난 지역민심
되돌리기 늦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물론 황 교수의 후보 경쟁력이 낮은 탓에 선거에서 패한 것일 수도 있지만 최종 득표율을 보면 문 대표의 선거지원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서 특정후보를 전폭적으로 밀었다면 동네 고등학생을 후보로 세워도 40%이상 득표했을 텐데 문 대표에 대한 지역구의 달라진 민심을 그대로 읽을 수 있었던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시 고작 27세의 어린 나이였던 손수조 후보는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유력 대권주자인 문 대표를 상대로 무려 43.75%p의 득표를 했다. 문 대표와 득표율 차이는 고작 11%p 정도였다. 만약 문 대표가 주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패한다면 정치적 사형선고를 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문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위험부담이 큰 선택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혁신위의 제안을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 문 대표가 혁신안에 따르지 않으면서 혁신안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당내 비주류에게 혁신안을 따르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본인이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당의 혁신 노력 전체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 출마다. 영도는 문 대표의 고향이고 현재도 어머니가 살고 있는 본가다. 문 대표는 “과거 영도의 남항동 시장에서 어머니가 좌판 장사를 했었다”며 종종 영도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따라서 문 대표가 부산에서 출마한다면 가장 출마 명분을 찾기 쉬운 곳이 영도다.

물론 여권세가 강한 부산 영도에서 그것도 김 대표와 맞대결한다면 문 대표의 승리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문 대표의 측근들 중에서는 여전히 문 대표의 부산 출마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인사들도 많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우리 당에서 제일 지지도가 높은 대선주자를 열세 지역에 출마시켜 사생결단식으로 싸우게 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만약 출마한다고 해도, 총선승리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교두보를 세울 수 있는 지역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세 지역이라도 무조건 지는 곳에 내보내서는 안 되고, 최소한 당선 가능성은 있는 곳에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험지에 출마하더라도 너무 득표율 격차가 크게 벌어져버리면 희생에 따른 감동도 주지 못하고 문 대표 개인만 망신을 당하고 끝나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부산은 야권인사에겐 어디든 어려운 곳이다. 그런데 문 대표가 김 대표와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부산 다른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결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그렇게 출마했다가 낙선하면 정치적으로 더 큰 치명상을 입는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 대표는 어차피 내년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했던 사람 아닌가? 총선에서 이기고 지고의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명분이 중요하다. 지더라도 얻을 것이 더 많은 곳에 도전해야 한다”며 “선거에서 이겨보겠다고 꼼수를 쓰거나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면 아무런 감동도 줄 수 없다. 문 대표가 영도구에 출마해 김 대표를 이기면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고 지더라도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노무현 따라하기
또 성공할까?

정치권에서 문 대표의 부산 영도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는 또 있다. 문 대표가 최근 ‘노무현 따라하기’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당 내 비주류의 당 대표 흔들기가 고조되자 재신임 카드를 꺼내 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며 낙선을 거듭하면서도 부산에서 계속 출마해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그의 노력은 대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밑거름이 됐다. 문 대표가 또 한 번 ‘노무현 벤치마킹’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왜 안 된다고만 생각하나? 손학규 전 대표는 여권 인사들에게는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리는 분당을에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꺾은 사례가 있다”며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격차가 2배 가까이 난다. 당 대표가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고 도박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대표가 영도에 출마할 경우 친박계가 물밑에서 문 대표를 지원 사격해 줄 가능성도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김 대표는 한 때 박 대통령의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박 대통령과 밀접한 사이였지만 지금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못지않게 박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다. 김 대표가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현 상황이 박 대통령과 친박계로서는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다.


지역구서 패하면 정치적 사형선고
지더라도 40% 이상 득표시 힘실려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친박계가 문 대표를 지원함으로서 김 대표를 견제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다. 게다가 김 대표의 지역구 바로 옆인 서구가 친박계 핵심인사인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의 지역구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문 대표 쪽에 화력을 지원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영도에 출마할 경우 김 대표는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고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맞대결을 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기든 지든 두 사람의 맞대결이 성사되면 문 대표만 띄워주게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김 대표가 정면대결을 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문 대표가 다른 지역구에 출마해 김 대표와의 맞대결을 피하면 김 대표가 문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구에 따라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박 인사인 홍문종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나오는데 김무성 대표가 한번 나가는 것은 어떨까.

그런 전략전술 같은 것은 우리가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김 대표와 문 대표의 맞대결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물론 매우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지만 김 대표로서는 승리한다면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너무 싫은 김무성
친박계 선택은?


김 대표와 문 대표의 영도대전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내년 총선의 최대 흥행카드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의 관계자들은 문 대표가 영도대전을 통해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최소 40%이상의 득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 대표가 설사 패하더라도 40%이상 득표하는데 성공하면 문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문 대표가 영도구에 출마하면 자칫 총선 이슈가 부산에만 집중돼 전체적인 판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총선 불출마를 비롯해 수도권 출마, 해운대 분구 출마 등 여러 선택지도 아직 남아있다.

문 대표는 당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지역, 어떤 상대와의 대결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과연 김 대표와 문 대표의 영도대전은 성사될 수 있을까? 또 문 대표는 벼랑 끝 승부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 영도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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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