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발 세금대란 막전막후

‘양치기 정권’ 국민들은 또 속았다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증세 없는 복지증대.' 박근혜 정부의 세금·복지 정책의 대원칙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징수된 세금은 3조1200억원, 당초 목표치보다 3800억원을 초과했다. 그런데도 세수는 부족하기만 하다. 그래서 꺼내 든 카드가 세금 인상. 담뱃값 인상을 시작으로 주민세 및 지방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세금 인상은 없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공염불이 됐다.

지난해 국민 한 사람당 평균 세금 부담은 509만1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와 지방세를 합쳐 계산한 국민 1인당 평균 세금 부담은 509만1000원으로 2012년 513만9000원에 비해 4만8000원가량 줄었다. 하지만 3년 전인 2010년 459만2000원보다 3년새 50만원가량 늘었다.

1인당 평균 세금
3년새 50만원↑

국민 1인당 세금 부담은 1년간 걷힌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국세와 취득세·주민세·지방소비세 등 지방세를 합한 금액을 해당연도 인구 수로 나눠서 계산한다. 지난해에는 201조9065억원의 국세와, 53조7789억원의 지방세(잠정치) 등 총 255조6854만원의 세금이 걷혔다. 2013년도 추계인구는 5021만9669명으로 1인당 509만1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실제 국민 1명이 낸 세액과는 차이가 난다. 수치에는 기업이 부담하는 세수인 법인세가 포함돼 있고 국민 중에는 면세자나 소득세 등을 내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도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세 부담액은 경기부진에 따른 세수 감소의 여파로 2012년보다 4만8000원 정도 줄었다. 1인당 평균 세금부담이 직전 해보다 감소한 것은 2009년 434만7000원에서 2009년 426만3000원으로 줄어든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작년 국세 세수를 세목별로 보면 2012년에 비해 소득세는 2조원, 부가가치세는 3000억원 가량 증가했으나 법인세는 2조원, 교통·에너지·환경세는 6000억원가량 줄었다. 지방세의 경우 지방소비세는 1000억원, 재산세는 2000억원, 지방소득세는 500억원가량 늘었으나 지방교육세는 600억원, 취득세는 5000억원가량 감소했다. 다시 말해 평균 세금부담이 줄어든 것은 서민들의 세금 납부가 줄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경기침체로 기업 매출이 줄고 그에 따라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부동산 등 재산세가 줄었다는 게 주된 이유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자 시절 복지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마련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증세 없는 복지공약 실천'을 약속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공약집을 통해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를 균형 있게 제공해 평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일자리를 통해 소득을 창출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일과 함께하는 복지를 확대하겠다"며 "더불어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맞춤형 빈곤정책과 급여체계를 통해 필요한 급여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빈곤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담뱃값 2000원 인상안 "사재기 확산"
지방세 개편안 발표…국회 진통 예고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예산, 즉 돈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직후 복지확대 등 각종 대선공약 실천을 위해 향후 5년간 50조7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조2000억원을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증세 없이 세제개편을 통해 나락된 세금을 철저히 걷는 것으로 재원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은 일회성에 그쳤고 각종 세금 인상안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정부는 현금연수증 발급 의무 강화를 비롯한 각종 제도개편,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활용의 증가와 세무조사를 강화하면서 3조1000억원을 거둬들였다. 2조7000억원을 걷겠다던 본래 계획을 16% 초과 달성한 수치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증가했다.


먼저 조세 불복 소송 인용률(국가 패소)은 지난해 32.9%로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고 5만원권 회수율은 올해 1~5월 기준 27.7%로 전년 동기보다 24.6% 급감했다. 지난해 2조1000억원의 세수를 거두기 위해 국세청은 4조7000억원(징수율 45%)을 부과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목표 3조6000억원을 위해서는 8조원을 부과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목표달성이 불과하다는 회의론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한 언급자체를 꺼리고 있다. 

돈이 부족해진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시작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산업용 6.4%, 주택용 2.7%, 일반용 5.8% 등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했다. 도시가스는 지난 7월 경남 1.7%~2.31%, 대구 0.55% 등 인상을 시작으로 서울은 8월부터 도시가스공급비용을 7.7%, 주택용 기본요금을 7.1% 각각 인상했다. 같은 달 대전도 소비자요금을 0.42% 올렸다.

공공요금 인상
또 증세안 추진

이밖에 지하철 신분당선 요금이 2년 만에 12.5% 올랐으며 청주시와 공주시는 공영주차장 요금을, 파주시는 종량제봉투값과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을, 강원도는 시내버스 운임요율을 인상하는 등 지역별로 공공요금 인상 쓰나미가 몰려왔다.

추석연휴가 끝난 뒤에는 담뱃값 2000원 인상 카드가 전격 발표됐다.

정부는 지난 11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들이 '종합 금연대책'을 논의한 뒤 담뱃값 인상 추진을 포함한 대책을 발표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담뱃값 인상 등 금연 종합대책'과 관련해 "담뱃값을 내년 1월부터 평균 2000원 인상한다"며 "늘어난 건강증진지원금은 금연지원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담배에 새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인상된 가격인 4500원 중 594원이다. 과세 방식은 개별소비세를 종가세(2500원 담배 기준 600원 상당)로 부과한다. 종가세는 물품 가격을 세율 책정의 기초로 하는 조세를 말한다.

종가세 부과에 따라 고가 담배일수록 세금이 높아 세부담 역진성이 완화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담배에 붙는 국세는 40%가량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전된다.

담뱃값이 4500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제세 및 부담금 비율은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기타 433원이 된다.

비가격 정책으로는 담배갑에 경고그림이 부착되고 소매점 내 담배 광고가 금지된다. 또 금연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부자감세 유탄
힘없는 서민에게

정부는 담뱃값 인상에 이어 주민세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주민세 인상과 지방세 감면혜택 중단 등을 담은 지방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재 4000원 정도인 주민세는 2년에 걸쳐 1만원 이상으로 오르게 되고 카지노에도 레저세가 부과되며 부동산펀드·호텔 등에 적용됐던 지방세 감면 규정은 올해 시효가 만료된 후 더 이상 적용되지 않게 된다.


주민세는 1년에 한번 거주지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지방세'다. 현재 전국 평균 주민세는 4600원 수준. 전북 무주군 주민들의 경우 2000원을 내는 반면, 충북 보은군 주민들은 5배인 1만원을 내는 등 징수액은 지자체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99년 정부가 1만원 이하에서 지자체가 알아서 조례를 제정해 부과하도록 주민세 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간 재정자립도가 어려운 지자체에 한해 주민세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선거 등을 의식해 선뜻 나서는 지자체가 없었고 아예 법을 재정할 계획인 것이다. 일선 지자체들은 정부의 지방세 개편안을 반기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으로 3175억원인 주민세 징수액은 최소 두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카지노 레저세는 기존 경마, 경륜, 경정, 소싸움에 부과하는 세금을 카지노에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매출의 10%가 레저세로 부과되는데 대표적 카지노시설인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2773억원으로 1277억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정행정부는 앞서 지난달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세 기본법·지방세법·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었지만, 입법예고 예정일 이틀 전 당·정·청 협의 실패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담뱃세에 이어 지방세 개편안은 박 대통령의 '증세 불가' 방침을 깨는 것이다. 따라서 입법예고 후 여론수렴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만만찮은 진통이 예상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인 흡연율을 낮춰서 국민건강을 지키겠다는 게 정부가 내건 표면적 이유지만 사실상 세수증대를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정부는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결과를 인용, 담뱃값을 2000원 인상했을 때 담배소비량이 34.0% 감소하지만 2조8000억원의 세수증대가 기재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증세 없다"던 청와대 말바꾸기
"흡연율 감소" VS "꼼수 증세"

청와대는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 참여정부의 담뱃값과 소주가격 인상 대책에 대해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담뱃값 인상의) 명목상 이유는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지만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애꿎은 서민 호주머니만 털겠다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힘없는 서민만 부자 감세의 유탄을 맞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은 "정부가 공약이행이나 경기침체로 부족한 세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담뱃세 인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진정 국민의 건강을 염려한다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 부자증세와 함께 담뱃세 인상을 검토하는 등 종합적이고 균형 있는 세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담뱃값을 4500원으로 올리면 흡연율이 2.9%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수 있고 단계적으로 올리는 담뱃값은 고스란히 저소득층 부담으로만 전해질 수 있다"면서 "금연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도 정부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복지부 설문 조사에서도 담배를 끊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가 69.9%이고 경제적 이유가 6.2%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또한 "정부가 겉으로는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는 명백한 증세"라며 "재정 확충을 위해 증세를 하겠다면 과세 공평성 확보와 함께 고소득자·재벌 및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누진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선행 또는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소설가 이외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 올린다는 주장은, 용왕님 토끼 간 씹다 어금니 부러지는 소리입니다. 한마디로 믿기 어렵다는 얘기지요"라며 "진실로 정부가 국민건강을 그토록 염려하신다면 깔끔한 정치로 국민 스트레스나 좀 줄여주시지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듯 소매점과 소비자의 담배 사재기 조짐이 관측되는 등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11일 하루 동안 담배 판매량은 2배 증가했다. 인기 있는 상표는 정오를 못 넘기고 매진이 됐고, 한번에 5보루, 6보루씩 사가는 흡연자들도 등장했다.

담배 사재기
부작용 속출

유통업계는 내년 인상시기가 다가올수록 사재기 움직임을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담배 판매점에 사재기를 막기 위해 평균 매출과 공급량을 관리하고 사재기 적발시 2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지만 흡연가들 사이에서는 "편의점 여러 곳을 돌며 조금씩 사 모으면 된다" "미리 사둔 담배를 인상 가격보다 조금 싸게 팔아 제태크를 해야겠다" 등 정부 정책을 비웃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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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