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기획> ‘검찰 없는 세상’ ③판·검사 출신 조배숙의 사법 대수술 후유증 진단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9.21 08:05:43
  • 호수 16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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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아닌 보복…78년 시스템 붕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검찰이 정권의 도구로 쓰였던 과거에 대해 “분명히 개혁해야 할 문제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해법은 조직을 없애는 게 아니라 대통령 인사권을 제한하고 기관 간 견제 장치를 세우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사법제도가 복잡해질수록 그 비용은 결국 변호사를 쉽게 선임하기 어려운 평범한 국민과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이 바라보는 ‘개혁 이후의 사법 정의’는 무엇일까?

한국 형사사법 체계는 다음 달 2일부터 큰 전환점을 맞는다. 판사·검사·변호사를 모두 지낸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새로운 체제가 국민의 권리 구제와 수사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했다. <일요시사>는 조 의원을 만나 형사사법 체계 개편 이후 벌어질 변화와 정치권의 과제를 물었다.

-수사·기소의 엄격한 분리라는 대원칙이 실제 형사사법 체계에서 현실성이 있겠는가?

▲당연히 아니다. 수사를 왜 하는가? 죄가 있는지 따져보고, 죄가 있으면 기소해서 처벌하려고 하는 거다. 그러니 수사와 기소는 분리할 수가 없다. 검사는 수사부·공판부로 나뉜다. 공판부 검사는 기록을 보고 공소 유지를 한다. 웬만큼 쉬운 사건은 기록만 보고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검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면 수사 검사가 설명한다. 그래도 어려우면 수사 검사가 직접 법정에 나가서 공소 유지를 한다. 수사 검사는 맥락을 다 꿰고 있기 때문에 진술·표정 등 자신의 판단을 얘기한다. 그렇게 유죄 선고를 받아내는 것이다. 공판부 검사는 자기가 직접 손대지 않은 사건을 잘 모르니 사건이 표류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얘기한다. 그런데 대부분 검사가 수사한다. 예외적으로 분리돼있는 나라는 영국·아일랜드 등 극히 일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프랑스·독일 등 대륙법을 계수했다.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검사가 공화국의 대관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수사·기소를 모두 한다.

-민주당의 여러 검찰 개혁 명분 중 하나라도 동의하는 게 있는가?

▲정권에 따라 검찰이 특정 정권의 도구가 돼 반대파 탄압 역할을 맡은 사례는 있었다. 그건 우리 정치사에서 반성할 부분이고 아픈 부분이다. 그런데 그것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갖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좋은 자리에 가고 싶어서 눈치를 본 거다. 검찰에는 분명히 개혁해야 할 문제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인사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검찰을 폐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는 사적 감정으로 검찰의 잘못에 보복하는 것이다. 국가 형사 체계를 감정적 보복 차원에서 다루면 안 된다. 인사를 중립적으로 해서 검사가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최고사법평의회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걸 도입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본인들이 다수당이라고 해서 검찰을 없애 78년 동안 유지된 사법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집권 여당의 태도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민주당이 야당·소수당이 되면 자신들이 만든 형사사법 시스템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국민의 입법권·행정권 위임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넘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지우기 위해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중수청·공소청 분리를 기존 검찰의 수사부·공판부 분리를 확대한 것으로 본다면, 공판 검사의 한계가 기관 단위로 확대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검찰의 수사부·공판부 분리는 검찰 내부 인사 문제였는데 이번에는 기관을 분리했다. 공판 검사의 한계가 더 큰 규모로 확대될 것이다. 게다가 경찰 국가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상설특검도 있다. 그런데 이미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폐지됐다. 경찰이 송치 여부를 최종 결정하니 이의신청이 힘들어졌다.

변호인부터 선임해야 한다. 과거에는 검찰이 약자·피해자를 위한 기능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알아서 해야 한다. 예전에는 경찰이 잘못하면 검찰이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문명 국가의 기관들은 완벽한 기관이 아니다. 그래서 검찰이 다시 살펴보고 법원이 또 살펴보는 것인데 검찰을 악마화해 없애버렸다. 그러면 경찰은 선한가?

-민주당은 경찰의 자체 개혁을 이야기한다.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장윤기 사건에서는 성폭력을 암장하려고 했다.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밝혀낼 수가 없었다.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자축하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페이스북에 비난 댓글을 달았다.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킥스(형사사법포털)가 있으니 암장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미란씨 실종 사건에서 봤듯이 킥스에 등록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암장하는 것이다. 그들은 답을 정해놓고 검찰을 악마화해 검찰 폐지를 주장한 것이다. 검찰 출신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의문이다. 범여권 내 검찰 출신들도 아무 소리 없이 동조하고 있는데, 그들이 제대로 된 법조인인지 의문이다.

“수사·기소 분리 시 공판 한계 기관 단위로 커질 것”
“검찰 악마화, 경찰은 천사인가?…외부 견제 필요”

이제부터 무죄율이 올라가고, 사법 공백이 발생해 범죄자 천국이 될 것이다. 그러면 피해자가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 사회에 애정이 있겠는가? 사회가 존속할 수가 없다. 사회 공동체가 존속하는 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졌다. 앞으로 뭐가 필요하겠는가? 자체 개혁만으로 다 해결되겠는가?

▲검찰을 없앤 후 경찰에 문제가 생기니 경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주장이다. 자체 개혁으로 일부는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런 문제가 나왔다. 민주주의는 사람이 잘못하거나 실수할 수 있고, 그런 한계가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상호 견제하는 것인데 그걸 다 무시한 것이다. 어떤 조직이 스스로 자정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외부 기관이 있어 견제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경찰권 견제·통제를 기대하기 어렵다. 저는 보완수사권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검찰청을 다시 복원해서 전건 송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견제·감시가 된다.

-경찰이 비대해졌다지만 수사 현장에서는 인력이 없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수사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검사는 사법시험·변호사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제대로 했고 리걸 마인드가 있는 반면 경찰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옛날에는 검찰이 수사 지휘를 하면서 법적 판단을 해줬다. 그런데 지금 경찰에는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변호사에게 물어본다고 한다. 검찰·보완수사권을 폐지한 그 방향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연간 경찰에 접수되는 사건은 약 300만건이다. 그런데 이 중 송치 여부를 결정하는 사건은 130만건 이상이다. 경찰관 14만명 중 수사 인력은 약 3만8000명이다. 즉, 수사관 1명이 연간 34건 이상을 맡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수사관 1명당 최대 70건까지 맡았는데 업무가 과중하다고 한다. 업무가 많아지면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고 수사과는 기피 부서로 전락할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수사 업무에 배치할 때는 사전에 수사 전문성을 키운 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조직 사기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했을 당시 있었던 일이다. 경찰이 코인 사기 구조를 이해하지 못해 6개월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래서 피해자가 경찰 고소를 취하한 후 검찰에 직접 고소했다. 그런데 검사는 단 한 번 설명을 듣고 2주 만에 사건 처리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피해자는 검찰이 폐지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제는 대형 로펌에서 경찰 출신을 영입한다고 한다는데 경찰 전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경험도 했다. 2024년 다시 국회로 돌아오기 전, 변호사로 재직하던 때 당시 맡았던 사건의 상대방은 대형 로펌의 경찰 출신 변호인을 선임했다. 우리가 열심히 써서 각종 서면을 제출했지만 무혐의로 불송치됐다. 이제는 이렇게 대놓고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에는 전관 출신들을 대상으로 사건 접촉 신고제를 운영한다. 물론 의미는 없다. 7년 동안 불과 149건이 신고됐다고 한다.

-중수청 내 검사 출신 지원자는 전체 검사 중 5%에 불과하다. 그런데 검찰 직원 중 61.3%가 중수청에 지원했다. 수사 전문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지 않겠는가?

▲당연히 불거질 것이다. 검찰을 폐지한 후 검사들의 사기가 저하돼있다. 중수청은 다음 달 2일 출범하니 그 안에 1100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중수청이 담당하는 사건은 단순한 민생 사건이 아니다.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굉장히 복잡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중대 범죄다.

그런데도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중수청 산하 6개 지방청은 임대 건물에 들어가서 유치장조차 마련하지 못해 인근 경찰서에 유치장 대여를 요청했다. 전산·통신·방호 등 총 133억원대 각종 장비도 지난달에 발주해 연말에나 납품된다고 한다.

“중수청 출범 직전인데 인력·시설·장비 모두 부족”
“보완수사권 없애면 지옥문 열려…전건 송치 되살려야”

그러면 그사이에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다음 달 검찰 폐지를 못 박은 게 과연 맞는 것인가? 강성 지지층의 비논리적 요구에 굴복해 나라의 시스템을 이렇게 바꾸면 되겠는가? 보완수사권 폐지도 민주당 전당대회 때문에 진행한 게 아닌가?

-공수처는 중수청 4급 수사관 이상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고, 권역별 지방사무소 설치를 요구하는 등 중수청을 견제하려고 하는 것 같다.

▲공수처 자체도 옥상옥이다. 민주당에서 진행했던 토론회·간담회에서도 많은 법률 전문가들이 옥상옥이라는 취지로 반대했다. 공수처의 연간 예산은 약 300억원인데, 작년과 올해 딱 한 건씩 기소했다.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 중 대법원까지 간 사건의 66%는 무죄 선고를 받았다. 실적도 별로 없는데 각종 요구를 하는 것이다.

수사 역량은 하루이틀 사이에 나오는 게 아니다. 검찰이 그냥 검찰이 아니다. 검사와 노련한 수사관들이 있다. 검사와 수사관을 각각 몇 명씩 데려다 놓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중수청·공소청이 다음 달이면 출범하니 그게 훨씬 급하다. 지금은 공수처가 예산·조직을 달라고 요구할 때가 아니다. 그러고 싶으면 능력을 입증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 능력 없는 공수처는 수사권·기소권을 다 갖고 있다.

-평범한 국민이 검찰 폐지 이후 복잡해진 이의신청 절차를 이해하고 권리 구제에 활용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힘에서 이의신청 개념의 틀을 만든 적이 있다. 마치 반도체 회로 같았다. 변호사도 너무 복잡해서 잘 모른다. 진리는 단순하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그걸 깼기 때문에 복잡해진 거다. 효율적이지도 않다. 이 간단한 것을 모르고 검찰을 악마화해 폐지하는 법이 통과됐다. 나는 역사의 죄인이다. 절차가 복잡해지고 자기가 어떻게 해야 보호받는지를 모르는데, 피해자가 보호를 더 잘 받겠는가? 경찰도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공동대표였던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의심스럽다. 김 후보자는 스스로 공소를 취소할 권한도 없고 지휘할 생각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하려면 할 수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어떻게 나갈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 발언을 지킬 것 같지도 않다. 밀어붙일 때는 그냥 밀어붙이지 않나? 그러니 믿지 않는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김 후보자의 가장 큰 문제다.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억울해서 헌법소원을 했다고 한다. 만약 문제가 없다면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했지 기소유예 처분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소유예 처분은 일종의 타협인 것 같다. 제가 볼 때는 공익성 민원이 아니고, 상대 여성이 브로커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청탁인 것 같다. 그는 이로 말미암아 주식을 팔아 63억원을 남겼고, 김 후보자는 그 과정을 도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런 사람이 과연 법무부 장관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

아울러 제약사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모 판사와도 어우러져 있다. 아주 볼썽사납게 됐다. 국민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국민은 청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후원금을 또 주려고 했는데 한도가 다 차서 들어가지 않아 못 준 거다. 김 후보자도 받으려고 했던 것 아닌가?

게다가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룸살롱 접대 의혹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을 두고 김 후보자는 지귀연은 판사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 후보자 관련 사건에서는 영장 전담 판사와 같이 있었다. 흔치 않은 일이다. 김 후보자는 장관으로서의 자격이 문제 되니 사퇴하거나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이 복잡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는가?

▲이게 다 국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절대다수를 독점한 민주당이 강압적으로 만든 상황이다. 숫자는 되돌릴 수 없다. 그러니 저희는 제도 운영을 철저히 감시하고, 민주당이 개악한 제도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을 여론화해야 한다. 이어 보완수사권을 회복하고 전건 송치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5개가 다시 재개돼야 한다고 본다.

-<일요시사>와 독자들에게 건네는 추석 덕담 한마디.

▲정론직필의 자세로 바른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일요시사> 관계자 여러분과 엄중하고 힘든 정국 속에서도 삶의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면서 일상을 지켜가시는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비록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진실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그날까지 늘 국민의 편에서 바른 길을 가겠다. 이번 명절만큼은 모든 근심을 내려놓으시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따뜻하고 웃음 가득한 연휴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가정에 늘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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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공소청, 제 기능 못하는 내막

중수·공소청, 제 기능 못하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이 출범했다. 개문발차 상태다. 수장 공백과 법령 미비, 수사 인프라 모두 정리되지 않았다. 중수청의 경우 본청 사무실 공사 마무리까지 두 달여가 소요될 전망이다. 검사·수사관 대부분은 출근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담당했던 사건이 처리되는 데 수개월이 밀리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맡을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 기능을 담당할 공소청 모두 수장과 인력, 하위 법령, 사무 공간 등 총체적 부실 상태로 개청했다. 채용이 확정된 이들은 어디로 출근해야 하는지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 완성도 안 됐다 중수청은 지난달 7일 김지용 후보자가 초대 청장으로 제청됐으나 여권 내 반발로 인해 추가 검증을 거치느라 청문회조차 열지 못했다. 중수청법상 중수청 간부급인 1∼5급 수사관은 청장의 추천을 거치게끔 돼있지만, 청장 없이 문을 여는 바람에 첫 인사부터 원칙이 깨졌다. 인력 문제도 심각하다. 정원은 수사관 2567명과 일반직 307명 등 총 2874명인데, 1·2차 특례 임용에 지원한 이들이 총 1962명에 그쳤고 5급 이상은 정원 629명에 지원자 212명으로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청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오전까지도 인사가 발표되지 않았다. 당사자들은 어느 지역의 중수청에 출근해야 할지 통보받지 못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태였다. 중수청은 청사를 임대했으나 수사 인프라와 사무 공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본청과 서울청이 쓰게 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은 2∼17층을 임대했으나 당장 사용할 준비가 된 것은 여섯층뿐이다. 수사기관의 필수 시설인 조사실과 피의자 신병을 확보할 만한 시설을 갖추지 못해 당분간 타 기관의 공간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서울 3곳, 나머지 5개 지역 1곳 등 총 8곳의 경찰서 유치장을 사용하기로 경찰청과 협의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도 6개 지방중수청 인근 교정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도 아직 마련되지 않아 완성 전까진 경찰과 논의하며 사용하기로 했는데, 개청 직후에도 완벽하게 구현되지 않았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의 청사와 시스템을 활용하고, 인력도 상당 부분 이어받아 중수청보다 준비가 순조로웠다. 지난달 22일에 직제안을 확정한 데 이어 29일에는 공소청 개청 날짜에 맞춰 검사 192명의 인사를 단행하는 등 진용을 갖추고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중이다. 다만 공소청 수장인 검찰총장은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법무부 장관마저 공석이어서 후보자가 있는 중수청장보다도 임명에 먹구름이 꼈다. 중수청, 수사관 충원 부족한데 5급 이상 간부 1/3 수준 사무실 공사 마무리 최소 두달 “어디로 출근할지도 몰라” 우선 법무부는 공소청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자로 이정현 신임 대검 차장검사를 임명해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도록 했다. 공소청은 개정된 형사소송법 취지에 맞게 하위·관계 법령을 정비하는 작업도 끝마치지 못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개정에 맞게 정비하거나 신설해야 하는 법령이 100여개에 달해 이를 바로잡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최근 법무부령 24건을 공포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검찰청 관련 명칭들을 정비하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오는 2일 개청에 맞춰 법령 개정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후속 법안 논의에서 일부 기관이 배제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중수·공소청·경찰 3개 기관의 사건 이첩 관련 규정을 담은 중수청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공소청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록에 따르면 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공소청 관계자는 나와 있느냐”고 묻자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없다”고 답했다. 의사결정권자 공백으로 기관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행 중수청법에 따르면 중수청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이라도 중수청 수사와 겹치거나 사회적 파급력 등을 고려해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관장의 결단이 필수적인데 직무대행 간 협의만으로는 이견을 좁혀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기관의 정상적 운영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합동수사기구도 문을 닫게 됐다. 서울서부지검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수사팀은 1년2개월의 수사 끝에 지난달 30일 활동을 중단했다.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보이스피싱범죄합동수사부와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도 운영을 멈췄다. ‘검 목소리’ 완전 배제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중수청에서 금융위원회와 국세청 등으로부터 인력을 파견받아 합동수사기구가 하던 업무를 이어간다고 하는데 중수청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수사가 불가능하다”며 “적어도 두세달 뒤에야 다시 업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대해진 경찰 권력을 통제·견제하기 위한 장치였던 보완수사권마저 완전히 폐지됐다. 구자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지난 7월 “한 번 더 살펴봐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현재 경찰의 역량과 인력을 감안했을 때 실무상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의 입김에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사라졌다. “공소청의 장은 검찰총장으로 한다”는 공소청법에 따라 공소청은 출범 시작부터 리더십 부재라는 혼란 속에서 출발하게 됐다. 검찰 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만 개정됐을 뿐 그에 따른 하위 법령과 규칙 등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공소청 직제안마저 출범 열흘 전 가까스로 완성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개정과 연동해 정비하거나 신설해야 할 하위 법령은 137개에 달한다. 형법과 민사소송법은 물론 성폭력·스토킹 처벌법 등 개별 특별법과 법무부 소관 관계 법률만 61개에 달한다. ‘검찰’이라는 명칭 자체가 없어지는 탓에 50개의 대통령령을 정비해야 하고 검사의 수사권이 명시된 각종 수사준칙도 수정해야 한다. 검찰사건 사무규칙은 조문만 300개가 넘는다. 그만큼 법제처의 심사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적 논란만 검사의 역할 역시 수사 담당과 기소 담당으로 이원화한 데 포함되지 않는 검사는 수사 자체를 할 수 없다. 수사 역량이 뛰어난 다수의 검사를 중수청으로 보내 국가 수사 역량을 보존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당초 정부안은 검찰청 검사가 중수청으로 이직할 경우 ‘수사사법관’으로 임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민주당이 이를 “이름만 중수청으로 바뀐 도로 검찰청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반대했다. 두 기관 출범 직전까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두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었다. 중수·공소청 출범 직전인 지난 1일에서야 옹호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해 “이런 사람을 ‘친윤(친 윤석열) 검사’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허위임을 알면서도 흠집을 내고 공격하기 위해 하는 억지 주장이라면 비판이 아닌 비방이고 국정 조언이 아닌 국정 방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해 강도 높게 공개 비판해 온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으로 발탁 승진시켰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도 유튜브에서 “심지어는 김 후보자가 ‘친윤’ 검사, ‘친한(친 한동훈)’ 검사라고 일부가 지적한다”며 “여러 가지 추가 검증 과정을 살펴보면 실제 그것과는 굉장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도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여권 일각의 비판을 이 대통령이 직접 반박한 것에 대해 “전혀 아닌 것을 계속하거나, 아니라고 설명했는데도 계속 프레이밍 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옹호했다. 공소청 수장 임명 법무부 장관 있어야 추천 거쳐 가능 대통령령 포함 하위 법령 100여건 깡그리 수정 필요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인사청문 요청서를 보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친명(친 이재명)계 핵심인 김영진 행안위원장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후보자에 대한 비판과 평가가 좀 과하지 않나”라며 “행안위에 중수청장 후보자를 보내서 (인사청문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수청이 개문발차하는 만큼 임명동의안이 국회로 제출될 경우 수장 공백 최소화를 위해 국정감사 기간 중이라도 인사청문회를 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범여권에서는 김 후보자를 향한 자진 사퇴 압박이 이날도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철학도 없고, 친 윤석열 검사가 아니었다고 얘기하지만 그 당시 항명 사건에서도 동참했다”며 “여러 가지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수사 지휘관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새 체계가 현장에 뿌리내릴 때까지 ‘비상대응 체제’로 전환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경찰 역량이 충분한지, 권한을 공정하고 절제하며 행사하는지 국민께서 엄중한 눈으로 지켜보신다”며 “관서·수사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상 대응의 일환으로 경찰서장이 앞으로 중요 사건과 검사 요구 사건 등의 처리 현황을 매일 확인하고 시도청과 국가수사본부까지 교차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전 수사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 권리 보호 절차를 대폭 강화하고, 사건 진행에 대한 통지를 내실화하는 등 수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비상 체제 돌입한 경찰 사건 조작과 은폐, 뇌물수수 등 중대 비위가 확인되면 엄정 수사하고, 비위 당사자에 대해서는 파면·해임과 같은 중징계를 원칙으로 삼는 등 내·외부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 대행은 “‘사건 핑퐁’으로 피해자 권리 구제가 지연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우려하는 부실·불공정 수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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