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8일 취임 후 7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현안에 대한 직접 소통에 나선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3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추석 명절을 앞두고 터져 나온 각종 악재를 정면 돌파해 국정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이번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90분간 진행된다. 회견 슬로건은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로,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2개 세션으로 나뉘어 대통령과 기자들이 가감 없는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실시간으로 국민 댓글을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로 추락하며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9월2주차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다. 해당 결과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값이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은 9.4%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올해 초 60%대 후반까지 지지율이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불과 3개월 만에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브레이크 없는 내리막길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여기서 추가 하락해 20%대까지 떨어질 경우 본격적인 레임덕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2기 내각 인사 참사’ 논란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여론 악화에 결국 자진사퇴했지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청탁 로비’ 의혹은 1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 대통령이 이번 회견에서 임명 강행 의지를 밝힐지 주목된다. 야권의 ‘부적격’ 공세에 대해 어떤 논리로 국민을 설득하고 정국 경색을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 후보자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단독 강행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직결된 공소 취소 및 연임 개헌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작 기소 특검법은 이 대통령 자신을 겨냥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야권의 주장이 거세다. 이 대통령은 그간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연임 개헌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는 우회적 발언만으로는 ‘연임 불출마’ 선언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이 야권의 시각이다. 여당 내에서조차 명확한 입장 정리를 촉구하는 기류인 만큼, 이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논란의 소지를 완전히 털어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이 10을 원하면 11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공소 취소와 연임 개헌 이슈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앞서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도 “최근 여론 악화의 본질은 신뢰 기반이 무너진 것이 핵심”이라며 “본질에 해당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짚은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의 압박과 국내 반대 여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서도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국익과 국민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한미동맹과 장병 안전이라는 두 가치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비전투 자산 파병 등 미국의 요구에 어느 수준까지 응할지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도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주식 시장 대책 등 민생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될지 관심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취임 30일, 100일 등 계기성 회견이 아닌, 현안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 자체가 현재의 국정 난맥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지지율에 담겨있는 국민 평가를 무겁고 책임 있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자회견으로 곧장 지지율 반등을 노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대통령이 이미 레임덕 초기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매듭을 잘 풀어봐야 추가 하락 방지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일 회견은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결정지을 마지막 기회”라며 “대통령이 논란이 되는 이슈들에 대해 얼마나 진솔하고 명확하게 답변하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지지율 하락을 멈추는 게 최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국회에서는 벌써부터 기싸움이 치열하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는데, 여당이 이렇게 걱정에 벌벌 떠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내일 그저 국민들 앞에서 훈계하고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할 거 다했는데 왜 나를 몰라주느냐고 변명하다가 끝날 기자회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들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 정책, 안보 정책, 모든 정책에 있어서 국정 기조를 대전환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지, 국민의힘의 생떼와 투정을 관철시키는 자리가 아니”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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