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철거민 특공’(특별공급)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당초 본인의 위장전입 및 특별분양 취득 의혹으로 시작된 논란은 부친과 형, 고모까지 가세한 ‘일가족 조직적 특공 작전’ 의혹으로 비화했다.
여기에 7억원대 장남 상가 재산 신고 누락과 불투명한 자금 출처 문제까지 겹치며, 오는 16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강 후보자의 국회 입성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10일,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후보자 일가의 부동산 취득 과정을 조목조목 짚으며 ‘철거민 딱지 확보 작전’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천 권한대행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강원도 화천 7사단 8연대 2대대장으로 최전방을 지키던 2008년 3월21일, 실제 거주지가 아닌 서울 구로구 천왕동의 본인 소유 빈집으로 주민등록을 옮겼다.
문제는 같은 날 제주에 살던 부친도 해당 주택에 함께 전입했다는 점이다. 부친은 전입 사흘 만에 옆집으로 세대를 분리했다.
이들의 전입은 치밀한 계산 아래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는다. 전입 후 단 20일 뒤인 4월10일, 해당 지역의 교정시설 신축사업 실시계획인가가 고시됐고, 곧이어 보상계획이 공고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강 후보자와 부친은 각각 ‘철거 주택 소유자 겸 세대주’라는 자격을 얻어 서초구 우면동의 ‘서초네이처힐’ 아파트 특별분양권을 나란히 거머쥐었다. 당시 분양가가 5억20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들은 현재 시세가 20억~22억원에 달해, 각각 17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친의 특별공급 자격 획득 과정은 더욱 기상천외하다. 천 권한대행은 강 후보자의 부친이 1주택 청약 요건을 갖추기 위해 특별공급 신청 이틀 전인 2008년 10월21일, 본인 소유의 제주 서귀포 주택을 타인에게 증여했다고 주장했다.
부친은 청약에 성공한 지 약 2년 뒤인 2010년 8월, 증여했던 해당 주택을 다시 사들였는데, 등기부상 거래 금액은 단돈 ‘30만원’이었다. 사실상 청약 심사 기간에만 주택을 은닉했다가 되찾아온 전형적인 꼼수라는 지적이다.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천 권한대행에 따르면, 강 후보자의 형 역시 같은 수법으로 2013년 구로구 천왕연지타운 아파트를 취득했고, 고모 또한 우면2지구 철거민 특별공급을 신청해 자격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 권한대행은 “실제로는 화천 최전방과 분당, 제주에 살면서 서류상으로만 14개월짜리 철거민이 돼 강남 아파트를 챙긴 ‘철거민 코스프레’”라며 “장병들이 전방 철책을 지키는 동안 지휘관의 작전 지도가 서울 등기부 위에 펼쳐져 있었다면 국군 장병 앞에 설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강 후보자의 재산 신고 과정에도 정조준하고 있다. 강 후보자는 당초 장남이 보유한 성남시 분당구 소재 상가 재산을 누락했다가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수정 신고했다. 누락된 재산 규모만 7억원이 넘어 전체 신고 재산의 절반에 가까운 부동산을 실수로 누락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1996년생인 장남이 해당 상가 매입 자금 7억1000여만원을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빌렸다는 해명도 논란을 키웠다. 야권은 “장남이 외가로부터 거액을 조달했다면 부모가 모를 리 없고, 이는 변칙 증여를 가리기 위한 허위 차용증 작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강 후보자 측 인사청문회 준비팀은 입장문을 통해 “순환 근무가 잦은 군인의 특성상 관사는 임시 거처일 뿐이며, 천왕동이 실제 생활 근거지였다”며 “토지보상법상 공무 수행 등 법정 예외 사유가 인정되면 주소지를 옮겨도 이주 대책 대상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으나, 당시 군 작전 업무에만 몰두하느라 행정 소명 절차를 세심하게 챙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장남 상가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준수한 정상 거래이며, 사인 간 적법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세무 절차를 투명하게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위장전입을 의도하거나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어떠한 고의나 불법성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건이 여야 합의로 의결됐다. 다만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은 여야가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끝내 채택이 불발됐다.
이날 국민의힘은 “철거민 청약과 장남 재산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관련 증인을 반드시 불러야 한다”고 압박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장이 정치 공세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군 안팎에서는 엘리트 군인의 표상으로 칭송받던 강 후보자가 일가족 전체가 연루된 대규모 부동산 의혹에 휘말린 것만으로도 충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군무이탈 의혹 등과 관련해 명확한 해명이 나오지 못하며 국방 수장의 도덕성 시비가 정국을 흔들었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군 기강의 최후 보루인 국방부 장관 자리에 요구되는 청렴성 문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오는 16일 열릴 청문회에서 강 후보자가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지명 철회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의 압박이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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