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오는 15일로 예정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저격수를 자처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과의 강대 강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자가 한 의원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며 배수진을 치자, 한 의원이 아예 ‘청문위원’으로 참여해 직접 검증하겠다고 맞받으면서 한 의원의 등판 여부가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요청한다. (청문)위원이 돼도 좋고, 위원이 아니면 저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고 요구했다.
그는 전날에도 국회 본회의 출입 전 “당사자가 원하니 저를 청문회 위원으로 보임해주길 국회의장께 요청한다”며 법사위로의 ‘원포인트 사보임’을 요구한 바 있다. 피고인석이나 증인석이 아닌 질의석에 앉아 김 후보자와 직접 대면해 끝장 검증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앞서 김 후보자는 전날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 청탁 의혹을 부인하며 “한동훈 의원은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고 외압을 증명하라”고 직격했다. 과거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 시절 진행된 수사에서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진 배경에 정치적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을 정조준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러운 기류가 역력하다. 한 의원이 연일 녹취와 문서를 공개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자 당 차원의 ‘네거티브 대응팀’까지 꾸렸지만, 청문회 당일 한 의원에게 ‘검증의 주인공’ 자리를 내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한 의원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되레 그의 정치적 무게감만 키워준다는 자성론이 적지 않다. 따라서 한 의원이 청문위원으로서 검증의 주도권을 쥐는 상황은 원천 차단하되, 김 후보자가 직접 증인 출석을 제안한 만큼 그를 질의석이 아닌 증인석에 세워 사실관계를 다투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인 접점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한 의원의 활약을 반기면서도 정교한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한 의원이 공개하는 검찰 내부 자료와 제보가 김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한 의원이 주인공이 되는 것을 역시나 경계하는 모습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의원의 여러 가지 제보를 가지고 범야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저희 당 의원들에게도 여러 가지 정보들이 조각조각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 한 명이 법사위 사보임을 통해 양보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국회법상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간의 사보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그렇게 바꾸는 것 자체가 국회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청문 위원이 되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경계했다.
이처럼 한 의원의 ‘청문위원 사보임’과 ‘복당론’으로 논의가 확장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의원이 청문회 스타로 부상해 정국을 주도할 경우, 장동혁 대표 체제하에서 잠잠해졌던 ‘한동훈 복당론’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권파로서는 한 의원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에서 절차적 한계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정무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법상 상임위 배정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있으며 과거에도 청문회를 앞두고 특정 의원을 투입하는 정례가 있었다”면서도 “여야 지도부 모두 각자의 셈법으로 한 의원이 주인공이 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어, 실제 사보임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결국 한 의원이 김 후보자의 요구대로 증인석에 설지, 아니면 장외에서 폭로전을 이어가며 보이지 않는 청문위원 역할을 할지가 이번 인사청문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