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의원직 겸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여권 내부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야권의 지명 철회 총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결단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용 후보자가 정치적 고립에 빠지는 모양새다.
청와대에서 지명한 후보자인 만큼 당 차원의 공식적인 비판은 자제되고 있는 분위기지만, 개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광재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장관을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낫다”며 “그게 청년다운 모습이다. 다 가지려고 하면 아무것도 갖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젊은이답게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 역시 전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비례대표직은 던지는 게 국민 눈높이에서 맞는 것 같다”며 “본인이 해결하고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관 교체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분 없은 인사 교체라면 지금이라도 재고해야 한다”며 “현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수장을 바꾸는 것은, 결국 성평등 정책 전체의 후퇴로 이어질 뿐”이라고 우려했다.
당 지도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오전 유튜브 ‘민주당 tv’에 출연해 “많은 우려와 비판이 있는 것도 듣고 있다”면서도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이미 드러난 사실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며 국민 여론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여지를 남겼다.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용혜인은 그냥 기본소득당의 대표가 아니라 좌파의 위선, 좌파 비즈니스의 전형”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용혜인 후보자 즉시 임명 철회해야 한다. 용혜인 손절은 지능순”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전날에 이어 이날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보호 속에 비례 재선을 하고, 더불어 장관까지 겸하겠다며 특권을 당연한 듯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에서도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용 후보자의 겸직 논란 관련 “필요한 것은 다음의 약속이 아니라 이번 임명에 대한 결단”이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비례대표 의원의 입각 시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은 단순한 관례가 아니라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지켜져온 이유는 개인에게 주어진 자리가 아니라 정당과 그 정당이 대표하는 가치에 주어진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길어질수록 성평등가족부가 해야 할 일은 거친 논란에 묻히고, 개각을 통해 국정 동력을 새롭게 하려는 정부의 뜻도 퇴색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성계서도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선희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용 후보자를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한 의원이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자격이 없고, 신뢰도 없다”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적극 찬성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재선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1대 국회부터 성평등가족부 소관 법안을 대표 발의한 적이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자격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처럼 여야 정치권 및 일부 단체에서 용 후보자를 향한 비토론이 확산하는 배경에는 정치적 자산 사유화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례대표직을 정당의 공적 자산이 아닌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보험’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청년 세대의 가장 민감한 역린인 ‘공정과 염치’를 건드렸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정 쇄신을 기치로 내건 이번 개각이 ‘청년 장관’이라는 상징성을 얻기도 전에 기득권 사수 프레임에 갇히면서, 정부의 인사 동력 자체가 동반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 못할 이유다. 당청이 용 후보자를 감싸고 돌수록 청년 지지율 방어는커녕 되레 불공정 논란만 증폭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무적 부담은 과거 인물 검증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던 사례들도 소환하고 있다. 이재명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민주당 의원의 낙마 사례가 대표적이다.
강 의원은 지난해 보좌진 갑질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통령의 임명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론 악화에 따른 당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지명 한 달 만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한편, 용 후보자는 이날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이재명정부에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 ‘의원직 유지가 국고보조금 때문이냐’는 민감한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청문회까지 버티겠다는 의지지만, 여권 내부에서조차 비판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그가 청문회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jungwon933@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