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기 개각의 승부수로 던진 용혜인(36) 기본소득당 원내대표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야권은 물론 진보 진영에서조차 비례 재선 특혜 논란과 의원직 겸직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험난한 인사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30일 용 후보자를 지명하며 “사회적 약자 편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의원”이라며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30대 여성 정치인’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권의 시각은 냉담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31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들의 분노에 터무니없는 용혜인 카드를 내놨다”며 “2030 분노지수는 폭발 직전,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용 후보자를 바라보는 가장 큰 비판 지점은 과거 그의 ‘원내 입성 방식’에 있다. 용 후보자는 21대와 22대 총선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 때문에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거대 정당의 세력을 교묘히 활용해 비례대표 재선 특혜를 누린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개평으로 연속해서 두 차례나 비례 배지를 단 ‘꿀수저’”라며 “아직 주워 담을 시간이 있으니 속히 철회하길 바란다. 민심을 역류한다면 이른 시일 내 이 대통령 지지율 앞자리는 2를 찍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 역시 용 후보자의 지명을 두고 “준연동형비례제 야합이 낳은 헌정사의 참사”라고 규정했다.
그는 “(용 후보자는) 민주당 당원도 아니면서 표를 받아 배지를 달고, 직후엔 ‘위장 제명’ 쇼를 거쳐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갔다. 이 기생 정치의 청구서는 국민이 치르고 있다”며 “국민 1%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정당이 의석 한 석을 빌미로 매년 11억원에 달하는 정당보조금을 타낸다”고 맹폭했다.
진보 야권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전날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용 후보자가 장관이 되더라도 비례대표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법상 국무위원 겸직은 허용되지만, 비례대표의 경우 다음 순번에게 의원직을 승계해 의정 공백을 메우는 것이 오랜 관례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용 후보자는 무슨 회장 딸이냐”며 “비례의원 사퇴라는 확립된 관행이 자기한테만은 상관없다는 특권의식”이라고 꼬집었다.
용 후보자 측은 사퇴 시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으로 전락하는 특수성을 고려해달라는 입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하다. 특히 공정의 가치에 민감한 2030세대에게는 두 번의 위성정당 입성과 의원직 사수 행보가 ‘기득권 지키기’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범진보 연대를 통해 추락하는 40%대 지지율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부동산 세제 개편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등으로 이탈한 2030세대의 지지를 용 후보자의 선명한 목소리로 복원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용 후보자가 그간 젠더 이슈에서 매우 선명한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혼인·혈연관계가 아닌 돌봄 공동체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생활동반자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여성·가족 분야 현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전문성을 쌓아온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문제는 성별에 따른 정치 성향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2030 세대의 특성상, 이 같은 용 후보자의 선명한 행보가 오히려 남성층의 거부감을 극대화해 지지율의 하단을 흔드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치안 공백과 범죄 피해 우려가 깊어진 상황에서 과거 해당 법안에 찬성했던 용 후보자의 이력은 여성 피해자들에게조차 지지를 얻지 못하고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2030 여성 표심을 잡으려던 대통령의 승부수가 되레 남녀 모두에게 외면받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와 경찰의 역량 부족이 맞물려 여성들의 치안 공포는 이미 현실이 됐다”며 “그 와중에 정부는 이 시점에 ‘동의 여부’라는 사후적 판단으로 형사 처벌 문턱만 낮추는 ‘비동의간음죄’ 찬양론자 용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자리에 앉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용 의원은 정작 위험에 처한 여성들의 안전은 외면한 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앞세워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낙인찍어 온 갈라치기 선동가”라며 “이대남(2030 남성)과의 전쟁을 선포하면 폭락한 지지율이라도 건질 수 있으리라 계산한 모양이나, 국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 후보자는 향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 될 경우, ‘첫 90년대생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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