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이재명 대통합 승부수

‘이쪽부터 저쪽까지’ 한 집 살림 가능할까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뿔뿔이 흩어진 민심 결집에 나선다.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해제 국면 당시 모였던 탄핵 찬성 연합 세력을 집결시켜 국정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겠다는 계산이다. 당 대표를 앞세운 덧셈 정치는 이재명정부의 가장 큰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성공 시 국정 주도권은 물론 개헌까지 노려볼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지만, 실패할 경우 오히려 레임덕을 앞당기는, 그야말로 양날의 칼과도 같은 시도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지난달 24일 당 대표 직속의 TF(태스크포스)인 ‘대통합 추진단’을 설치했다. 김 대표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는 끊어지지 않는 대화의 다리를, 개혁 진보 정당들과는 미래를 향한 연대의 다리를 놓겠다”며 “대대적이고 신속한 전방위 연대, 통합, 확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넓히는
좌우 세력

대통합 추진단 산하에는 진보연대분과(위원장 진성준)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연대분과(위원장 이해식)·영입 확장분과(공동위원장 황명선·이소영)가 설치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민주당의 단합을 비롯한 민주개혁 진영의 결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모두 함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또 그 기반 위에서 우리가 ‘구조적 다수’를 향해서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실용주의 중심의 외연 확장 가능성을 암시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이정부의 통합 메시지에 부지런히 발을 맞추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TF 역시 내년 4월 열릴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구축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진보 진영 통합 논의에 첫걸음을 떼면서 민주당이 어디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지 가늠하는 단계인 셈이다.

이번 논의에는 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은 물론 필요할 경우 개혁신당까지 논의를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12·3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연합군을 다시 집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5월,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진보 진영이 하나로 묶이는 연합 현상이 나타났다. 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4당과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가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진보당 당시 김재연 대선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광장연합의 힘을 통한 압도적 대선 승리가 필요하다. 압도적 정권교체는 타협 없는 내란 청산의 출발점”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광장 대선후보로 지지하며 대선 예비후보 활동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대선후보를 내보내는 대신 이 후보를 전격 지지했다. 혁신당은 성명문을 통해 “이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후보이자, 혁신당이 지지하는 대선후보임을 선언한다”며 “압도적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 요청하신다면 약속드린 대로 후보님의 공식 지원 세력으로서 기꺼이 함께 뛰겠다”고 말했다.

“구조적 다수 향하자” 외연 확장 암시
직접 나선 당  대표 “전방위로 통합하자”

기본소득당 역시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들 또한 성명문을 내고 “극우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해 민주공화국을 수호하고, 기본소득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교두보가 될 ‘기본소득형 제도 실현·기본소득 담론 확산’을 위해 기본소득당은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진보 연합의 지지를 받아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를 꺾었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기대 속 ‘국민 주권 정부’를 내세웠고 60%라는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그런 이정부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가 하면 지지율이 40%를 웃돌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통령 지지율이 10주째 40%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 조사보다 2.8%p 내린 40.2%인 반면 부정 평가는 2.8%p 상승한 56.9%로 상승했다.

해당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 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3.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배경으로 연합 세력 붕괴가 지목된다. 이정부가 높은 지지율 속에서 출범할 수 있었던 건 탄핵 반대 세력에 대항한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친 결과인데, 최근 이 세력이 흩어지면서 지지율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유시민 작가 역시 “이 대통령은 내란 극복 정치 연합으로 모든 진보 개혁 진영을 다 결집해 49%를 얻었다”며 “이걸 지금까지 스스로 해체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석열정부 당시 국민의힘과 이준석 당시 당 대표 간의 내부 갈등을 언급하며 “그 과정을 보면서 자기 집권 기반을 스스로 해체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비극적 결과를 맞을 것이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부도 반명(반 이재명)도 해체돼 굉장히 불안정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 1년간 대통령이 보인 모습은 오만한 권력자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목표는
200석?

김 대표가 ‘당 대표 직속 기구’라는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현재 정국이 맞닥뜨린 위험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석 이상을 얻는다면 개헌 정족수까지 독자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사실상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얻는 셈이다.

최근 이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한 배경과도 연결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자신의 X를 통해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 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저의 입장”이라는 글을 적었다. 이어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다”면서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합 추진단 설치 직후 김 대표는 야당 대표를 찾은 데 이어 범여권 예방에 나섰다. 김 대표는 혁신당 신장식 대표를 찾아 “12‧3 내란을 헤쳐 나온 동지이자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개혁의 방향을 큰 틀에서는 공유하는 동지”라며 “정치제도 개혁을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호 미래 관계를 연대로 할 것인가, 합당으로 할 것인가라는 연대와 협력의 방식을 결정해야 할 현안을 가지고 있는 가장 가까운 관계이기도 하다”며 “동시에 그런 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선결해야 할 현실적 문제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당을 찾은 김 대표는 “빛의 혁명 과제에 대한 연대나 합의가 실제로 제도 개선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데에 아쉬움이 있다”며 “총선을 2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한번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기본소득당과 함께한 자리서는 “기본소득당의 성장과 발전은 기본소득당만의 몫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진보 세력 모두의 숙제다. 우리도 공통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연대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도 만났다. 그는 사회민주당을 정치 파트너라고 치켜세우며 “12·3 내란 극복을 함께했고, 이후에도 사회 개혁에 대한 의제에 있어 공통되는 부분이 많고, 또 정치 발전에 있어 선거제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대목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사회민주당을 포함한 진보적인 가치 정치 세력이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는데 저희도 함께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김 대표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예방할 예정이었지만 개혁신당 요청으로 일정이 취소됐다.

벌써부터
삐그덕

이처럼 김 대표가 폭 넓은 연대를 강조했지만 심리적 화합이 이루어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범여권이 서로 손을 맞잡기 위해서는 ‘계엄 반대 탄핵 찬성’이라는 교집합보다 더 큰 이념적 가치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우군이자 연대의 핵심축이어야 할 혁신당이 김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대통합 추진단 구성 과정을 지적했다. TF 구성 직후 혁신당 측에서 “혁신당과의 연대를 담당할 기구와 담당자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것이다.

혁신당은 입장문을 통해 “연대의 실질화를 위해서는 양당 사이의 신뢰 회복 조치가 우선”이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돼야 하나, 핵심은 대선 당시의 원탁회의 선언문 이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민주당의 계획을 밝히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진보 4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 내용이 담긴 선언문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이후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갈등은 덮어둔 채 ‘대통합’만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보당 역시 “대통합 추진단 제안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그동안) 연대가 유명무실해졌다. 실질적인 연대를 복원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범여권과의 앙금과 신뢰 훼손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대통합 추진의 첫 번째 시험대로 지목된다. 그러나 혁신당은 이미 2028년 총선을 겨냥해 민주당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2028년 총선에서 이언주·강득구 국회의원 자리에 꼭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떨어지는 지지율에 울리는 경고음
밀어붙이면 낭패? 험난한 통합의 길

조 원장은 <기호일보>와의 인터뷰서 “민주당이 우리에게 합당을 제안해 놓고 엎어졌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평택을에서 단일화를 거부하는 등 연대를 하지 않았다”며 “그 연대 정신을 깨는 데 앞장서신 분들이 많다. 특히 경기도 내 국회의원들이 합당에 강경히 반대하고, 저에 대한 공격에 앞장서는 분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 이언주·강득구 의원의 지역구인 용인정과 안양만안을 거론하면서 “이언주 의원은 합당에 반대하고 ‘뉴이재명’ 같은 논란도 나오지 않나. 이 의원 같은 분이 이 대통령 성공에 도움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에 우리 당 소속 여성 인사를 꼭 넣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곧바로 반발했다. 강 의원은 “저는 합당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며 당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을 제안했을 당시를 설명하며 “최고위원으로서 당헌·당규에 따라 의총과 당원들의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두렵지 않다. 선의의 경쟁으로 당당하게 승부하자”라며 “정치를 크게 하시라, 언론 인터뷰마다 남 탓을 하는 모습이 오히려 초라하고 안쓰럽다”고 조 원장을 직격했다.

민주당이 통합론을 꺼내 들기 무섭게 곳곳에서 해묵은 감정이 올라오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진보정당과 타협 없이 무리하게 연대를 추진할 경우 지지층의 이탈은 물론 불필요한 갈등까지 초래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승부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좌초할 경우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대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 싸움이 불거지거나 지분 등을 놓고 갈등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민주 진영 전체가 내분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면 오히려 레임덕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레임덕의 방아쇠일지, 대연합의 성공일지, 대통합 추진단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대통합 추진단을 바라보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추진단은 인재 영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대통합 추진단 1차 회의에서 “대통합의 원칙은 이기는 대통합과 지속 가능한 대통합”이라며 “개혁과 중도·보수에 이르는 모든 스펙트럼의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대대적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인물
다음 어디로?

이어 “우리 당의 내부 결속을 명확하게 하면서도 진보·개혁, 그리고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 간 개인의 영입을 동시에 추진해야 당이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우선순위를 따지지 않고 두 사안을 병행적으로 해나가면서 촘촘한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진보 세력과는 선거와 정치 제도와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과거에도 했고 앞으로도 하게 될 것”이라며 “저는 원칙적으로 실행 가능한 합의를 하고 합의하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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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