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셈법’ 장동혁 단일대오 실험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8.31 13:02:13
  • 호수 15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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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 줄이면 아군 늘까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조경태·진종오·권영진·서범수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기반이 약한 리더에게 숙청은 매우 유혹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적에 대한 미움만으로 통치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친구를 늘리는 것이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지난 20일 조경태·진종오·권영진·서범수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가 확정되면, 조 의원은 2년6개월, 진 의원은 2년, 권 의원은 1년6개월, 서 의원은 10개월 동안 당원권이 정지된다.

멱살잡이

조 의원은 국회부의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에게 패한 후 다른 당 의원들에게 “본회의에서 박 의원 선출을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유로 제소됐다. 서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 토론회에서 진 의원에게 “돌려차기 한번 하시죠”라고 말했고, 진 의원은 “저는 발보다 손을 더 잘 쓴다”고 답변했다.

윤리위는 “진 의원이 지난 6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지지하고 보좌진을 파견해 지원했다”고 판단했던 반면, 진 의원은 “보좌진 파견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권 의원은 제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분 결과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았다.

징계가 확정되면, 조·진 의원은 사실상 국민의힘에서 제23대 총선 공천을 받을 수 없다. 권 의원도 징계 효력이 공천 작업 시기까지 이어져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권 의원은 “지난 27년 동안 영욕을 함께하며 지켜온 이 당에서 사실상 정치를 접으라는 것과 다름없는 정치적 테러”라며 “장동혁 당권파로부터 받은 징계를 훈장으로 삼아 이제부터 더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징계를 ‘비장횡사’라고 표현한다. 공교롭게도 4명 모두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거나 소장파 그룹 ‘대안과미래’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비당권파이기 때문이다.

징계 형평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진다. 지난 13일 새역사국민운동과 함께 5·18 폄훼 논란을 빚은 ‘자유민주 관점 5·18 학술 포럼’을 공동주최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도 책임당원 3700여명에 의해 윤리위에 제소됐다.

조 의원은 지난 19일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이 의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 이 의원은 5·18 정신을 훼손시킨, 그야말로 헌법 정신을 훼손시킨 자이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반대로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과거 미래통합당 김순례 전 의원이 직접 문제 발언한 것과 달리 이 의원은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라며, “5·18에 대한 역사적 존중과 표현의 자유 문제를 나눠 봐야 한다”는 취지로 두둔했다.

비당권파 중징계·당권파엔 침묵
엇갈리는 윤리위 잣대…기강 잡기?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지난 17일 “그 토론회는 학술 행사였고, (이 의원이) 행사에서 나온 발언들이 본인 입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감동란’에서 시각장애인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윤리위 심의를 받았지만 4인과 같은 중징계가 확정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박 대변인의 사표를 반려한 후 다시 그를 미디어대변인으로 임명했다.

5선 중진인 국민의힘 윤상현·김기현 의원도 우려를 나타냈다. 윤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중징계에 대해 당 안팎에서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징계 정치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저 역시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의 기강을 존중받는 리더십에 기반해 세우지 않고 칼로 세우려 한다면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재명 정권의 ‘닥치고 수사’ ‘닥치고 기소’ 같은 공포 정치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같은 이견만으로 장 대표의 기반이 약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결선에서 50.27%를 얻어 김문수 후보를 2367표 차로 꺾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 뒤에는 지도부 책임론에도 직면했다. 당내 기반이 압도적으로 두텁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적 기반이 불안한 리더는 경쟁자를 제거해 권력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하지만 경쟁자만 제거해서는 통치할 수 없다. 자신을 떠받칠 새로운 연합도 필요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전 대표였던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윤리위를 통해 제명하면서 ‘칼 맛’을 봤다. 하지만 정적을 숙청한다고 친구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려 제3대 무인집권자 경대승이다.

적 미워하면 안 되는 이유
영화 속 마피아 두목 일침

경대승은 결사대 30여명과 국왕 호위부대인 견룡군 소속 허승 등의 협력으로 정중부정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정중부를 죽인 후 그를 따르던 무인들의 표적이 되는 등 권력 불안에 시달렸다. 결국 거병 동지였던 허승·김광립까지 제거했고, 100여명 규모의 사병기구 도방을 설치했다.

경대승은 도방 장사들의 범죄를 무마해 주면서까지 이들에게 의존했다. 이어 도방을 고위 무신 감시와 반대 세력 숙청에도 활용했다. 하지만 정국은 안정되지 않았다. <고려사>에 따르면, 그는 죽은 정중부가 칼을 들고 자신을 꾸짖는 꿈을 꾼 후 병을 얻어 1183년 30세에 요절했다고 한다.

한 의원을 제명했다고 국민의힘이 안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설령 이번에 징계된 4명은 물론 비당권파 전원을 중징계한다고 해서 장 대표가 꿈꾸는 ‘단일대오 정당’이 완성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리더가 집단에 분명히 제시해야 할 것은 통치의 명분이다. 함께할 ‘친구’도 많아야 한다. 경대승은 ‘복고’를 표방했다. 그 때문에 기존 무신들이 그를 경계하게 했고, 국왕 명종도 그를 꺼렸다. 경쟁자를 제거한 후 이를 안정적인 권력연합으로 전환하지 못한 것이다.

반대 사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2년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오르면서 집권을 시작했다. 그는 태자당 출신이었지만, 후진타오의 공산주의청년단과 같은 전국 단위 자기 조직은 없었고, 독자 계파도 상대적으로 약했다.

시 주석은 집권 직후 ‘반부패’를 내세워 기존 당내 권력망을 약화시켰다. 아울러 푸젠·저장·상하이 시절 함께 일했던 인사들을 중앙과 지방 요직으로 끌어올렸다. 군에서도 쉬차이허우·궈보슝 등을 부패 혐의로 제거한 후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자신의 통제를 강화했다.

경대승과 시진핑의 차이는 ‘경쟁자를 제거했느냐’는 것이 아니었다. ‘경쟁자를 제거한 후 자신을 떠받칠 사람과 조직을 만들었느냐’는 차이가 있었다. 장 대표의 ‘단일대오’가 지지연합의 확대일지, 반대 목소리의 감소에 그칠지는 별개의 문제다.

통치의 명분

영화 <대부 3>의 마피아 두목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 분)는 훗날 후계자가 되는 조카 빈센트 만치니(앤디 가르시아 분)에게 “절대로 적을 미워하지 마라. 네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가르쳤다. 마피아 두목의 가르침은 국민의힘의 오늘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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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