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키우는 보수 전사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9.01 06:36:32
  • 호수 15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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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 5인을 보는 네 가지 시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표현의 자유 논쟁에 포문을 열었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도 결이 비슷한 주장을 한 적이 있다.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사실상 이 의원을 두둔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과 박민영 미디어대변인까지, 이들 ‘장동혁 크루’는 왜 끊임없이 적을 만들까?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새역사국민운동과 함께 ‘자유민주 관점 5·18 학술 포럼’을 개최했다. 새역사국민운동은 평소 5·18 민주화운동(이하 5·18)에 대해 “국가폭력이 기획한 학살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해 왔다.

8월의
5·18

이날 행사에는 전두환씨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허화평씨도 참석했다. 이 외에도 ▲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 ▲국민의힘 손수조 미디어대변인 ▲국민의힘 장성호 구로을 당협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 의원은 “5·18은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학자의 연구·기자의 기사에 금기가 가해진다면 사상·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5·18을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열흘간의 소요 사태”라고 규정했다. 공동 발제자인 국민의힘 주동식 전 광주서구갑 당협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정통 주인은 이승만·박정희, 그리고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맥락”이라며 5·18에 대해 “대외적으로 고립시키고 내부적으로는 분열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다음 날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지난 17일에는 국민의힘 책임당원 3700여명이 이 의원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 의원이 행사에서 나온 발언은 자신의 의견과 무관하다고 밝혔다”며 “현재로선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을 엄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질문·논의하는 것조차 막는다면 이것은 또 다른 성벽이 될 것”이라며 “역사에 대한 존중과 별개로 이 이야기에 대한 질문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함께 근무했던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지난달 6일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5·18을 함부로 성역으로 만들어서 천부인권인 표현의 자유가 침투하지 못하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고, 법제사법위원회에도 배치됐다. 최근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과 박민영 미디어대변인도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맡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지명했고, 박 대변인은 당내 쇄신 요구에도 지난 3월 재임명됐다.

이들 5명이 똑같은 정치적 견해를 공유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들은 정치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자신을 공격자가 아닌 방어자로 규정한다. 이어 자신이 지켜야 할 가치와 충돌하는 상대에 대해선 선명한 경계를 긋는다. 이들은 최근 장 대표 주변에서 눈에 띄는 ‘장동혁 크루’라고 볼 수 있다.

“불편한 의견도 말해야” 장 크루의 자유론
“방어했을 뿐” 조·박 선명해진 정치적 경계

우선 이 의원·김 의원·김 최고위원은 민감한 정치적 쟁점에서 표현·사상의 자유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자유는 19세기 영국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5·18이 특별법에 의해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됐으니 더 이상의 토론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 5·18은 성역을 넘어 이미 신화가 된 것”이라며 “특별법으로 보호받는 사건에 대해선 어떤 토론도 하면 안 된다는 거냐”고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도 지난해 11월 이재명정부가 중앙행정기관 공직자를 대상으로 비상계엄 가담자 조사를 추진하자 “대한민국은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며 언론·집회·결사·표현·양심·통신의 자유 등을 거론했다. 이후에도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면서 자유를 주요 언어로 사용해 왔다.

<자유론>을 대입하면 ▲틀린 의견이라도 억압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틀리고 상대가 맞을 가능성도 있다 ▲상대가 틀렸더라도 반론이 사라지면 참인 의견조차 ‘죽은 교리’가 될 수 있다 ▲사회적 다수의 압력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등 논리가 성립한다.

이를 이들의 방식으로 해석하면 이미 역사적·법적 평가가 이뤄진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토론 자체가 금기가 돼선 안 되며, 자신에게도 반대 의견을 말할 자격이 있다. 이들이 꿈꾸는 사회는 ‘불편한 의견도 말할 수 있어야 하는 사회’인 것으로 보인다.

밀에 따르면 내면의 사상은 개인 자유의 핵심 영역이다. 옳은 생각을 하는 자유뿐만 아니라 틀렸다고 여겨지는 생각을 할 자유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밀도 자유를 무제한으로 주장하지 않았다. 밀은 <자유론>에서 개인의 자유와 타인에게 해악을 초래하는 행위 사이에 경계를 그었다. 말할 자유가 있다는 것과 말한 내용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같은 말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동혁 크루’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정치적 문법은 상대와의 선명한 경계다. 독일 법학자 칼 슈미트는 정치를 궁극적으로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문제라고 이해했다. 그가 말한 정치적 적은 단순히 의견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집단적 존재 방식과 충돌할 수 있는 공적 상대를 뜻한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대한민국이 건강한 자유민주주의의 세력권 영토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본다”며 “대단히 불건강한 또는 법치를 왜곡하는 세력이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자유 우파의 자유민주주의 영역을 넓히는 취지의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게 지지자들에게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상대 세력이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잠식하니 다시 넓혀야 한다는 취지로 해독할 수 있다. 이는 슈미트가 말하는 정치공동체의 자기보존 논리와 공명할 수 있다.

어둠 속
죽는다?

지난 6월17일에는 “저더러 싸움꾼·투사라고 하지만 제가 먼저 싸움을 건 적은 한 번도 없고 방어를 했을 뿐”이라며 “싸움을 건 적이 없으니 제게 싸움꾼이라고 하는 것은 정당·합당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조 최고위원도 지난 6월19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장 대표 사퇴론을 두고 “계속해서 똑같은 사퇴 요구를 앵무새처럼 떠드는 건 정치적 미숙아”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이견을 단순한 견해 차이를 넘어 상대의 정치적 자격과 판단 능력의 문제로 전환한 셈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감동란’에 출연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을 향해 “장애인 할당이 너무 많다” “눈이 불편한 것을 제외하면 기득권”이라고 말하면서 “당론을 제일 많이 어긴다. 배은망덕”이라고 비판했다. 그런 박 대변인에게 장 대표가 경고했지만, 지난 3월 다시 그를 미디어대변인에 임명했다.

당시 박 대변인은 자신의 행위를 두고 “지도부 공격 등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과 박 대변인의 자기 설명에는 공통점이 있다.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정치공동체가 공격받고 있기 때문에 방어한다는 것이다. 조 최고위원도 장 대표를 향한 반복적인 사퇴 요구를 단순한 의견 차이보다 정치적 자격의 문제로 규정했다.

슈미트의 적·동지 구별은 극단적으로 전쟁의 가능성까지 전제한다. 하지만 적을 구별하는 것과 전쟁 자체를 선호하는 것은 다르다. 공동체가 자신의 정치적 존재를 위협받는다고 판단한다면 그에 맞설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슈미트가 말하는 정치적 적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나 단순히 의견이 다른 상대와도 다르다. 그는 정치적 적이 “반드시 도덕적으로 악하거나 미학적으로 추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중요한 것은 정치공동체의 존재 방식과 양립하기 어려운 공적 상대냐는 것이다.

이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재임할 당시 ‘노동 권력’을 언급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지난해 8월 개정 방송법을 비판하면서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슬로건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를 인용했다.

이어 “언론이 정치·자본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면 노동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며 “특정 권력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언론은 어둠 속에서 죽는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에게 ‘노동 권력’은 단순히 견해가 다른 집단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주의적 언론관을 위협할 수 있는 권력 주체인 셈이다.

이 의원·김 의원·김 최고위원은 자유를 강조한다. 이 의원·조 최고위원·박 대변인에게선 자신들이 지켜야 할 영역과 정치적 상대를 나누는 강한 경계가 발견된다. 과연 이들에게 ‘자유민주주의라는 제도’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진영’은 같은 것일까.

존재감
도전장

슈미트는 히틀러 집권 전부터 나치즘을 지지한 인물은 아니지만, 1933년 이후 나치 정권에 협력하며 정권의 법적 정당화에 적극 나섰다. 반면 독일 출신 법학자 카를 뢰벤슈타인은 자유민주주의의 제도와 권리를 이용해 민주주의 자체를 무너뜨리는 파시즘의 위험에 주목했다.

뢰벤슈타인은 1937년 ‘전투적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의 문제의식은 민주주의가 사상·표현·결사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이용해 민주주의 자체를 파괴하려는 세력까지 무제한으로 관용해야 하느냐는 데서 출발했다.

나치 독일은 집권 후 민주적 질서를 해체했고, 전쟁과 유대인 학살이라는 비극으로 치달았다. 5·18을 홀로코스트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지만, 우리 법은 5·18을 군부 등에 의한 헌정 질서 파괴 범죄와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뢰벤슈타인의 시선은 이들이 강조하는 자유의 한계를 두고 “자유는 자신을 파괴하려는 행위까지 보호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뢰벤슈타인의 전투적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국가가 법적·제도적 방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후 독일 기본법에는 이와 같은 방어적 민주주의의 정신이 반영됐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공격하기 위해 표현·언론·집회 등의 자유를 남용하면 헌법재판소가 해당 기본권의 상실을 결정할 수 있다. 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하거나 폐지하려는 정당은 위헌정당으로 판단될 수 있다.

독일 기본법에는 이른바 ‘영원조항’도 있다. 개헌에 필요한 압도적인 의회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연방제의 기본 구조·인간의 존엄·국민주권을 포함한 민주·사회·법치국가의 핵심 원칙 등은 헌법 개정으로도 훼손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5·18에 대한 국가적 재평가는 이미 1988년 국회의 진상조사와 청문회 등을 거쳐 진행됐다. 김영삼정부는 1995년 5·18 특별법 제정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그 역사적·법적 평가를 제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신한국당을 포함한 여야가 특별법 제정에 합의했다는 점도 국민의힘 계보와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힘이 향후 개헌 과정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자체를 부정한다면 보수 정당 계보가 직접 참여해 온 역사적 평가와 충돌하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뢰벤슈타인의 질문은 결국 이들에게 돌아온다.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훼손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자유는 어디까지? 자유민주주의 자기방어 딜레마
같은 편끼리 말하고 듣기? 포럼·유튜브 소통 한계

마지막으로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시선을 대입해 볼 수 있다. 이 의원이 주최한 포럼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인사들이 중심이 돼 진행됐다. 이는 이 의원뿐 아니라 국회에서 열리는 상당수 토론회가 가진 한계이기도 하다.

비슷한 견해를 여럿 나열해 서로의 의견을 확인할 뿐 반대 논거가 실제로 제시되고 검증되는 구조가 약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하버마스라면 이 의원을 포함한 상당수 우리 국회의원에게 “당신들의 대화는 민주적 대화냐”고 물을 수 있다.

박 대변인의 김예지 의원 비판도 김 의원이 참여하지 않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뤄졌다. 많은 청중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상대와 논거를 주고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런 방식은 이들만의 특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자신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청중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반대자와는 강한 경계를 긋는 정치적 소통이 반복된다면, 그것이 실제 설득을 위한 대화인지 지지층을 향한 동원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행위론과 숙의민주주의는 상대를 자신의 목적을 위한 대상으로 취급하는 전략적 행위와 상호이해를 지향하는 의사소통 행위를 구별한다. 우호적인 토론자들만 모여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거나 반대자를 향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통은 숙의보다 병렬적인 독백에 가까워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같은 자리에서 반론을 듣고 사실을 검증하면서 상대의 논거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수정할 가능성까지 열어두느냐는 것이다. 목적이 상호이해인지, 아니면 자신의 주장을 확산하고 지지층을 동원하는 것인지도 구분해야 한다.

이 의원은 토론회에 대한 비판에 주로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편의 논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답할 것인지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하버마스의 관점에서 진정한 공론은 말할 자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상대의 말을 듣고 반론에 답할 준비까지 필요하다.

이 의원은 국회 입성 두 달여 만에 제명 촉구 결의안이 통과될 정도로 존재감을 키웠다. 김 의원과 김 최고위원은 이 의원과 비슷한 자유의 언어를 사용한다. 조 최고위원과 박 대변인은 보다 전투적인 정치 언어를 구사한다.

왜 적이
필요한가

다섯명의 정치적 주장과 역할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하나의 ‘장동혁 크루’로 묶어볼 수 있다면 공통된 질문도 생긴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켜야 할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유를 강조한다. 동시에 그 가치를 위협한다고 판단한 상대와 선명한 경계를 긋는다. 이들이 지키겠다는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이며, 그 자유민주주의에는 왜 이토록 선명한 ‘적’이 필요한가.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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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