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관리비 문제로 갈등을 빚던 상가 관리소장을 향해 살충제를 분사하고 위협적인 행동을 한 헬스장 대표의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저희 아버지가 당하신 끔찍한 살충제 테러 사건을 눈물로 제보한다’는 취지의 글이 영상과 함께 공유됐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상가 건물 관리소장으로 근무 중인 그의 부친이 관리사무실을 찾은 헬스장 대표 등과 충돌했다. 이들이 약 2년간 관리비를 미납한 채 새벽마다 부친에게 전화를 거는 등 갈등을 이어왔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헬스장 대표가 관리소장 방향으로 살충제를 수차례 분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대표는 살충제 통을 들이밀며 “입 벌려봐” “입에 뿌려줄게”라고 말하는가 하면 “죽을래?” “죽여버린다” 등의 폭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그들은 위력을 과시하며 관리사무실의 PC까지 통째로 뜯어갔다”며 “이는 단순한 실랑이나 말다툼이 아닌, 저항하기 힘든 분을 상대로 얼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살충제를 쏘고 입을 막으며 목숨을 위협한, 명백한 특수폭행이자 흉악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계시다”며 “부디 이 악랄한 가해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발되고 마땅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전후사정이 어찌됐든 어르신 얼굴에다가 살충제 뿌리는 행동은 잘못했다” “관리업체 대표에게 그래도 이해가 될까 말까 한데 직원에게?” “진짜 심각하다” “자기 싸움 잘한다고 한 번 붙자는 게 어른에게 할 말이냐” 등 헬스장 대표를 비판했다.
다만 일부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지만 참다 터진 것 같다” “관리업체의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등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헬스장 대표는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냈다.
이 대표는 “해당 영상으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그 어떠한 이유로도 잘못된 부분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사건의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관리 업체와의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달 정해지지 않은 날짜에 400만~800만원을 오가는 관리비를 청구받았다”며 “수차례 상세 내역서를 요청했지만 충분한 설명과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는 “이 과정에서 기존 관리업체가 해임되고 새로운 업체가 부임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못해 업체끼리의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납부한 상가 중 가장 큰 호실을 보유하고 있는 저는 아직까지도 큰 피해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충돌 경위에 대해서는 “영상 당사자인 전 관리업체 관계자들이 전부터 건물 전기실을 강제 개방한 뒤, 시간을 불문하고 전기를 차단하는 행위를 지속했고 문제의 영상 전날은 오전 7시30분께 무단으로 차단기를 내리고 도망갔다”며 “저는 급하게 전기실을 내려가서 대치 상황을 목격하고서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큰소리를 치며 따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표가 문제 삼은 월 400만~800만원의 관리비가 시설 규모에 비해 이례적인 수준인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 건물에너지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해당 건물의 올해 1~4월 월평균 전력 사용량은 약 7만4300kWh, 가스 사용량은 약 8500kWh로 집계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일반용 전력 평균판매단가와 경기도 도시가스 요금 등을 적용해 면적 비율로 단순 환산하면 해당 헬스장의 전기·가스 비용은 월평균 약 25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실제 부과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헬스장 면적이 약 1980㎡(600평)에 달하고 수도료와 승강기 유지·보수비, 경비비, 수선유지비 등 각종 공용관리비도 부과되는 점을 고려하면 월 400만~800만원대 비용이 비현실적인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관리비 체납이 장기간 이어졌더라도 단전·단수 등 강제 조치를 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법원은 관리비 체납을 이유로 한 단전 조치에 대해 관리규약상 근거만으로 곧바로 적법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그 경위와 목적, 수단과 방법,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따라서 실제 체납기간뿐 아니라 단전에 앞서 어떤 통지와 절차가 있었는지도 향후 분쟁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요시사>는 25일 해당 헬스장 측에 ▲영상 전후 상황 ▲구체적인 관리비 체납 기간과 금액 ▲당사자에 대한 사과 의향 및 향후 대응 방침 등을 묻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에게도 ▲사건 경위 ▲관리비 분쟁과 관련한 부친의 입장 ▲창문 파손 문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는 프로필 메시지를 통해 “다수의 문의로 답변이 늦어지고 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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