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홍장원 수사 종합특검의 오해와 편견?②

CIA 패싱에 상관없는 현안 TF
“내란 종료 12월14일? 위험한 발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혐의는 내란중요임무종사다. 종합특검팀은 CIA 문건과 방첩사·경찰 연락망 구축 등이 그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본다. 홍 전 차장 측은 즉각 반발해 왔다. 끼워 맞추기식 모색적 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한 모처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종합특검팀을 정면 비판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핵심 증거로 CIA(미 중앙정보국) 문건을 언급했었다. 해외정보국장이 홍 전 차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현안 태스크포스(TF)도 비슷하다. 팀이 홍 전 차장의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진술뿐이다.

생뚱맞은 TF

종합특검팀은 지난 7월 안보 위해 세력 명단과 관련해 국정원이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보 위해 세력 명단은 국정원이 통상적으로 작성해 온 합법적 업무 범위다. 문제가 됐던 건 ‘민간인 사찰’ 의혹 부분이다. 이 명단과 관계된 팀이 현안 TF다.

종합특검팀은 현안 TF가 홍 전 차장이 국정원장 직무대리를 맡았을 때 그의 지시로 설치된 팀이라는 진술을 확보했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홍 전 차장은 현안 TF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현안 TF는 국정원 2차장 산하 대공수사국(현 안보조사국)의 한 팀으로 김규현 전 국정원장의 비서실장(3급) 출신 A씨가 이끌던 ○○방첩센터 소속 인물들이 주를 이뤘다.

○○방첩센터는 2022년 12월 초 100여명 규모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북한과 연계된 내국인 단체에 대한 첩보 종합 분석 및 추적 차단 등 대북 방첩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023년 8월 국정원 2차장 산하 직속 수사국으로 이전, 현안 TF로 이름이 바뀌면서 같은 해 12월 분야별 안보 위해 행위 추적과 대응 조치 업무가 추가됐다. 지난해에는 ○○대응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가 수개월 전 해편됐다.

홍 전 차장은 “직무대행이 원장의 역할을 다하는 건 아니다. 1차장으로서의 직무대행을 하는데 2·3차장의 업무까지 보고받거나 지시하지 않는 건 충분히 알 수 있다. 2024년 1월16일 조태용 전 원장이 부임했으나 12월 말에 내정이 됐을 것”이라며 “사실상 국정원장이 내정된 상태에서 대행이 2·3차장, 더군다나 현안 TF는 굉장히 예민한 부분인데 차장 산하를 건너서 해외 담당 차장이 하라고 하면 부서장들이 그걸 따르겠나. 기본적인 업무로 봤을 때 말이 안 된다. 종합특검팀에도 이처럼 설명하고 나니 더는 묻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안 TF 문제 종합특검팀에 설명한 후 더는 묻지 않았다”
홍 명확한 연결고리 없어 “종합특검 수사 범위 아닐 수도”

홍 전 차장의 변호인인 김익현 법무법인 지석 대표변호사는 “현안 TF는 홍 전 차장과 연관돼있지 않다고 해도 종합특검팀의 수사 범위가 아닐 수 있다. 12월3일 이전 계엄이 있었던 그 이전에 특검법에 정해진 수사 대상은 외환죄 관련”이라며 “나머지는 12월3일 당일의 내란 4일부터는 안가 회동, 그다음 사이버 사찰, 여론조작 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안 TF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있는데, 이걸 계속해서 수사하려고 하면 특검이 끝나고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첩해야 한다. 왜 종합특검팀이 그렇게까지 수사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 명단이 내란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지 확인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CIA 문건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지시로 안보실→국정원 비서실→조태용 전 국정원장→1차장 산하 해외정보국장에게로 전달됐다. 홍 전 차장은 명확하게 패싱됐다.

김 변호사는 “형사법적 수사를 오래한 수사관들이라고 하면 특검법에 수사 대상인지 내란 행위 법률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란 다음 날인 12월4일에 CIA 계엄 정당화 메시지가 갔던, CIA를 만나서 뭘 했던지 내란 구성요건에 포섭하기 어렵다. 패싱이 맞다”며 “조태용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을 건너뛰고 해외정보국장에게 전달하고 해외정보국장은 최소한 얘기라도 해야겠다고 해서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다. 해외정보국장이 ‘홍 전 차장이 먼 산 바라보면서 딴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무관심하게 알겠다고만 했다’고 진술했다. 이게 계엄에 철저하게 가담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과 종합특검팀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내란 종료 시점을 두고 내란 특검팀은 2024년 12월4일 계엄 해제 시점을, 종합특검팀은 같은 해 12월14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면서 법리 해석 자체가 충돌했다.

단순한 ‘수사 과정에서의 의견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 홍 전 차장 사건은 두 특검팀의 갈등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홍 전 차장의 법적 지위가 바뀐 것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그를 바라보는 수사기관의 프레임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종합특검팀이 홍 전 차장을 재판에 넘길 경우 법원에서는 자연스럽게 기존 내란 특검팀의 수사·판단과 종합특검팀의 새로운 판단이 함께 비교될 수밖에 없다. 어느 한쪽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이 나오면, 홍 전 차장 개인의 형사 책임을 넘어 두 특검팀의 수사 정당성과 수사 범위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종합특검팀이 12월14일 판단을 유지하면 현재 내란으로 기소돼 재판받는 이들에게 유리해질 수 있다. 내란의 기수가 아니라 내란의 미수가 될 수도 있다”는 김 변호사는 “그날 종료되기 전에 철수한 사람들도 있다. 심하게 얘기하면 종료되지 않았고 철수했으면 내란 중지 미수 아니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위험한 법리적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수차례 방문해 북 파병 확인…국정원 위상 높아져
“대통령 정책 결정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나 심각히 고민해야”

홍 전 차장은 고위직임에도 우크라이나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충성했던 인물이라고 폄하하거나 12·3 내란 준비를 위해 북한 관련 공작을 준비했던 게 아니냐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은 “대통령의 안보 관련 부분에 대해 정보 판단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과 동시에 정보기관으로서 당연한 행보였다. 윤석열정부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문재인정부나 그전 정권에서도 블랙으로 온 동네를 돌아다녔다”고 강조했다.

그는 “30년 동안 그 활동 하나하나가 특정 정권을 위해 일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최근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5만여명의 군을 다시 파견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와 우크라이나는 완전히 지구의 반대편에 있다”며 “과거 나토에서 브리핑했을 당시 유럽의 많은 국가의 안보 관련 인사들이 지구의 건너편에 있는 북한에서 1만명이 넘는 북한의 군인들이 파병하는 부분을 거의 경악적 수준으로 받아들였는데,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파병 사실은 국정원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같이 합동으로 확인한 거다. 이처럼 난이도가 높은 업무는 차장이 직접 출장을 가기도 한다”며 “만약 우리는 모르고 있었는데 1만명의 정도가 북한이나 러시아 전선에 움직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세계 정보기관들이 이런 내용을 국정원이 확인하고 그 상황을 핸들링하는 걸 보고 상당히 국정원을 좀 다시 보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국정원은 1961년에 탄생한 세월과 역사가 있는 정보기관이다.

“국정원이 뭐 하는 곳이냐면 국가의 생존성과 연속성을 보장하는 기관이다. 지금까지 개혁된 부분도 있지만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홍 전 차장은 “미국은 정보기관이 18개다. 특히 정보통합체계를 갖추고 있다. 미국이 너무 크다고 하면 조금 비슷한 사이즈의 영국이 있다. 영국만 하더라도 군 기관을 제외하고도 4개 기관이 있다. 시대에 맞는 다변화와 전문화, 정권이 바뀌면서 인적인 청산만 하는 개혁이 아니라 정보 환경에 맞는 정보기관으로의 체제와 개혁, 조직의 변화 이런 것들이 굉장히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도 가능성 없어

그러면서 “국정원은 국가기관이기에 부도날 일 없으니 망하진 않는다. 하지만 현재 국정원이 이런 부분에서의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간다면 왜 선관위가 저렇게 됐나? 왜 검찰이 공중분해 됐나? 왜 방첩사가 해체됐나? 이는 시대적 상황의 니즈에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국정원이 어떤 일을 해야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고 대통령의 직속 기구로서 대통령의 정책 결정을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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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