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다. 종합특검팀은 CIA 문건과 방첩사·경찰 연락망 구축 등이 그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본다. 홍 전 차장 측은 즉각 반발해 왔다. 끼워 맞추기식 모색적 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한 모처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종합특검팀을 정면 비판했다.
“윤석열의 지시를 하달했다면 국정원은 12·3 내란에 연루됐을 거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홍 전 차장이 12·3 내란에 가담했다고 보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홍 전 차장 측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성립되려면 우두머리인 윤석열씨의 지시를 홍 전 차장이 그대로 이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홍 전 차장의 행보를 보면 윤씨의 지시를 따른 점을 찾아볼 수 없다.
당혹감과 허탈함
홍 전 차장은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을 포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등 4대 기관의 핵심 참고인이었다. 이들 기관 모두 홍 전 차장이 12·3 내란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
홍 전 차장은 “잘 지내려 노력했는데 잘 지냈다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 2024년 12월3일에 받았던 전화 한 통이 내 인생의 전반적인 부분을 다 변화시킨 것 같다. 인생에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고 피의자 신분까지 됐다. 한국 현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한가운데에 서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종합특검팀이 홍 전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로 입건했다고 발표한 건 지난 5월18일이다. 갑작스러운 발표였다.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적도 없다. 홍 전 차장은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종합특검팀이 발표하기 전까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순간 멘붕이 왔었다. 입건 된 뒤 그 주 금요일에 소환됐다. 변호인은 법리 검토를 이유로 일정을 조정하자고 했지만 일찍 가서 설명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의 변호인 김익현 법무법인 지석 대표변호사는 “피의 사실이 뭔지 몰랐다. 1차 내란 특검팀 때 국정원 정무직들은 아무도 입건되지 않았다. 국정원이 내란의 무풍지대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종합특검팀은 정무직들을 일괄적으로 입건해 발표했다. 전격적이었다. 종합특검팀은 국사범을 다루는 특검팀이다. 통상 적어도 수사 경험이 있거나 노련한 수사기관의 경우에는 내란 특검팀을 존중해서라도 홍 전 차장을 참고인으로 먼저 불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 전 차장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성립되려면 윤씨에게 전화를 받은 직후 정무직·부서장 회의에서 윤씨의 지시를 전파하거나 알렸어야 한다. 그의 움직임은 달랐다. 윤씨의 지시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무직 회의가 끝나자마자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전달했을 뿐이다.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의 말을 사실상 무시했다.
“인지 못하고 지인과 식사하다 뉴스 보고 알았다”
윤 지시 거부·지시 내란중요임무종사 성립 불투명
“한때 상관으로 모셨던 분이고 지금도 스마트한 외교관이라고 생각한다. 12·3 내란 그날 밤에 있었던 독대의 순간 이후와 이전이 완전히 서로 다른 사람이 됐다. 결국 나도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지만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홍 전 차장은 “2024년 12월8일 조 전 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가 끝나고 난 다음에 기자회견을 통해서 내가 정치 중립을 위반했다면서 경질했다고 했고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다음 중앙지검 공공수사부에서 국정원법 위반으로 피의자로 입건된 적이 있다. 그때 날 살렸던 게 봉지욱 기자다. 봉 기자가 ‘체포되실 수 있다’는 취지로 연락이 온 적이 있다. 그날 연락은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되뇌었다.
홍 전 차장은 조 전 원장과의 독대를 마치고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30분경에 국정원 청사를 떠났다.
그는 “다시 좁혀가면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면 정무직·부서장 회의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거다. 회의는 10분 남짓이었다. 그 시간 안에 일방적으로 어떤 걸 어떻게 하라고 지시한 게 아니다. 각 부서가 비상계엄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간단한 이야기가 오갔던 자리”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내가 체포조를 운영했나? 체포조를 파견했나? 국정원에 있는 청사 내에서 단 한 명이라도 체포와 관련된 부분에 임무를 두고 청사를 떠난 직원이 있는가? 방첩사의 인원과 예산을 지원하려고 했나? 아니면 위치 추적을 하려고 했나?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돼서 구체적인 행위를 지시하지도 않았지만 관련된 사항으로 국정원이 뭘 했다는 부분도 아직까지는 확인이 안 된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합특검팀에는 국정원 방첩·대공 전·현직 직원 10여명이 파견돼 조사를 담당했다. 홍 전 차장을 조사한 종합특검팀 관계자들이 이들이다.
김 변호사는 “종합특검팀에 있는 국정원 전·현직 관계자 중 헤드급은 윤석열정부에서 옷을 벗었던 인물이다. 윤정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을 수 있다. 홍 전 차장의 경우 윤정부에서 정무직까지 올라갔었는데 그에 대해 감정적 베이스가 썩 유쾌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소위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검으로 가 수사하는 입장이 됐을 때 정서적인 베이스가 페어한 상황에서 임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본다. 국정원 파견 수사팀들 속에는 그런 이유와 욕망이 개입돼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3차 소환 때도 혐의 사실이 불완전했다. 모색적 수사를 하는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다. 범죄 혐의를 찾기 위한 수사, 그러니까 어떤 피의 사실이 있고 피의 사실을 특정하려 수사의 단서가 있고 그 단서를 통해서 의심할 수 있다. 내란이라고 하는 수사는 수사의 단서가 누군가의 고소 고발로 이루어지거나 풍문으로 이루어지거나 그런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파견 수사팀, 홍 전 차장에 페어하지 않아”
“공소장에 내용 예상도 안 돼…모색적 수사” 의구심
그는 “우두머리인 대통령의 특정한 계엄이라는 상황에서 특정한 지시가 있었고 그 지시가 국정원으로 흘러 들어가서 아니면 홍 전 차장에게 흘러 들어가서 홍 전 차장이 지시했다 혹은 누군가에서 독자적으로 아니면 원장을 통해서든 어디 지시해서 실행했다는 단서가 나와야 한다”며 “지금 단서는 종합특검팀에 파견된 국정원 관계자들이 잡았던 12월4일 CIA 개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다. 노련한 수사관들의 경우라면 첫째, 이게 특검법의 수사 대상 범위에 들어가는가 두 번째, 이게 내란 행위에 포섭할 수 있는 법률 요건에 해당하는가 이런 거를 일단 맞춰야 한다. 이런 모든 부분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사팀 자체의 구성이나 이런 사람들이 종합특검팀이 갖는 어떤 역사·사회적인 의미나 책무를 갖고 했다기보다는 특정한 목적이나 그림을 먼저 잡고 그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래서 피의 사실 특정을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공소장에 뭐라고 적힐지 예상되지 않는다. 결국 수사 자체가 몇몇 의심되는 행위들만 모색적으로 수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홍 전 차장은 12·3 내란 이후 중국으로의 출장이 계획돼있었다.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홍 전 차장은 “조태용 전 원장은 다음 날에 미국 출장을 가려 했다. 국정원 지휘부가 해외로 원장과 차장이 한꺼번에 가는 일이 굉장히 드물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국정원이 해외 현안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내가 내란 사전 공모 관계가 있느냐?”며 “사실 별도의 수사팀에서 관련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수사팀은 ‘이번 비상계엄은 소위 군부가 핵심’이라고 정리했다. 그렇다면 군부 입장에서 국정원이라고 하는 일종의 정보기관이 본인들이 하는 일을 알고 있는 걸 좋아했겠나? 굉장히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국정원이 내란에 개입돼있다는 추정이 또 다른 수사팀에서 결론 냈던 것과 상충한다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이 12월3일에 왜 원장도 아닌 나한테 전화해서 그런 얘길 했을까?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개인적인 추정이다. 과거 한번 경험이 있다”며 “자승 스님 사건과 관련해서 수사기관이나 소방청에서 해야 할 일을 국정원에 임무가 하달된 적이 있다. 황당하다고 생각해서 말을 한 적이 있지 않나. ‘편집국장이 파출소에 가서 이거 취재해 봐’라고 하면 안 하나? 하지 않나? 당시 난 원장 직무대리였다”고 설명했다.
색안경 끼고 수사?
이어 “그땐 조태용 전 원장이 안보실장이었을 때 전화가 왔었다. 이미 상황은 불타고 다 끝난 상황이었다. 의문은 생길 수 있다. ‘혹시 타살이 아닐까?’ ‘타살이라면 대공 혐의가 있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은 대통령의 생각이고 조 전 원장에게 받은 얘기는 ‘대공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해 봐라’였다”며 “그럼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정원이 따를 수밖에 없다. 난 해외 담당이었기에 혹시 대공 혐의가 아니라 외국인과 관련된 테러일 수 있으니까 테러 담당 부서와 2차장 산하를 같이 보냈다. 야밤이었으나 말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국정원 직원들의 모습을 보고 대통령이 인상을 깊게 받은 게 아닐까?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