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진관에 남녀 40명이…’ 인천 ‘관전클럽’ 실체

스튜디오서 난교 파티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인천에 ‘이색 데이트 사진 촬영’이라며 홍보하는 스튜디오가 있다. 겉으로는 연인들이 특별한 사진을 남기는 공간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다수의 남녀가 한데 모여 성관계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성행위를 지켜보는 이른바 ‘관전클럽’이다.

관전클럽은 성인 남녀나 부부·연인 등이 폐쇄된 공간에 모여 다른 사람의 성행위를 관전하거나 직접 참여하는 형태의 모임을 뜻한다. 단순히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파트너를 바꾸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성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석”

은밀하게 운영되던 A스튜디오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지난 5월이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현장을 단속해 음란행위에 사용된 도구 등을 압수하고 업주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이용객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음란행위를 하도록 하거나 이를 매개한 혐의를 받았다.

업소에서 술과 음료를 허가 없이 판매한 사실도 확인돼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단속 당시 내부에는 다수의 남녀가 있었지만 이용객들은 서로 합의해 자발적으로 성행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처벌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모두 현장에서 귀가 조치됐다.

경찰 단속 이후 A스튜디오는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그러나 <일요시사>의 취재에 따르면 해당 관전클럽은 현재까지도 활발히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단속이 끝난 약 두 달 뒤 A스튜디오는 ‘관전클럽’이라는 흔적을 지우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기존에 올렸던 게시물과 사진을 대거 삭제했고, 계정 소개도 ‘관전클럽’에서 ‘이색 데이트 사진 촬영 스튜디오’로 바꿨다. 단속을 의식한 듯 공지에는 “매장 내 성행위 및 마약 절대 금지”라는 문구도 내걸었다. 외형만 놓고 보면 경찰 단속을 계기로 기존 영업을 정리하고 정상적인 촬영 공간으로 전환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이름과 홍보 방식뿐이었다. A스튜디오는 단속 이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영업을 이어갔다. 주말 밤이면 다수의 남녀가 다시 모였고, 관전과 집단 성행위를 목적으로 한 모임도 계속됐다.

단속 전처럼 노골적인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대신 관련 계정과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통해 모임 일정을 알리고, 예약 문의를 개별적으로 받는 방식으로 홍보 수위를 낮췄다.

A스튜디오는 외부에서 존재를 알아보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건물 밖에는 상호를 알리는 간판이 없었고, 출입구에는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철문이 설치돼있었다. 예약자가 현장에 도착해 운영진에게 연락하면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방문자를 확인한 뒤 문을 열어주는 방식이었다. 사전 예약 없이 찾아온 외부인은 사실상 출입하기 어려웠다.

경찰 적발 뒤 관련 게시물 대거 삭제
예약·홍보 방식 바꿔 같은 장소 운영

제보에 따르면 영업은 주로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이뤄졌다. 오후 10시부터 이용객을 받기 시작하고 자정을 전후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성행위는 빠르면 자정을 넘긴 시점부터 시작됐고, 주로 오전 1시부터 3시 사이에 집중됐다. 이용객들은 이 시간대에 다른 사람의 성행위를 지켜보거나 직접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스튜디오의 주요 홍보 창구는 X(옛 트위터)와 블루스카이였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간판이나 홈페이지 대신 성인 이용자가 모이는 SNS 계정을 통해 행사 일정과 예약 방법을 알렸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게시물에는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함께 관전클럽의 성격을 드러내는 문구가 잇따라 올라와 있었다. “40명 만석” “뭘 구경하는지는 쉿” 등의 표현을 사용해 다수의 남녀가 모인다는 점을 강조했고, 나체나 집단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사진도 홍보에 활용했다.

특정 날짜의 모임을 예고하면서 남녀와 커플 참가자를 별도로 모집하기도 했다. 관련 계정에는 “관클(관전클럽) 문의 가능” “A스튜디오 예약 문의” 등의 글이 게시됐고, 집단 성행위를 뜻하는 ‘갱뱅’이나 혼자 참여하는 남성을 지칭하는 ‘초대남’ 등의 은어도 등장했다.

모임이 끝난 뒤에는 방문 인원과 현장 분위기를 과시하는 후기를 올렸다. 한 게시물에는 수십명이 모여 정원을 채웠다는 내용이 담겼고, 또 다른 글에서는 여러 커플과 남성 이용객이 함께 모임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런 후기들은 다음 행사에 대한 관심과 예약을 끌어내는 홍보 수단으로 활용됐다.

A스튜디오 계정뿐 아니라 운영에 관여한 인물들의 개인 계정도 예약과 홍보 창구 역할을 했다. 이들은 A스튜디오의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직접 문의를 받으며 이용객을 모집했다. 공개 게시물로 관심을 끈 뒤 구체적인 장소와 이용 방법은 개별 메시지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실제 운영자에게 이용객인 것처럼 직접 문의하자 혼자 방문하는 남성의 경우 첫 방문 비용은 20만원, 재방문부터는 15만원으로 안내했다. 단체 성행위 모임은 유료였다. 처음 참여할 수 있는지 묻자 “가능하다”며 참가비 15만원을 요구했다.

이어 “비아(비아그라)는 먹어야 한다”는 안내도 덧붙였다. 발기부전치료제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하자 운영자는 직접 구매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가격은 한 알에 1만원이었다.

운영자는 “비아는 한 개에 만원”이라며 참가비와 약값을 합친 16만원을 “계좌에 입금하면 주소를 알려주겠다”고 설명했다. 전문의약품을 처방전 없이 돈을 받고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안내였다.

입장료 받고 이용객 모집·장소 제공
첫 방문 20만원…비아그라 판매까지

운영자는 3명이다. <일요시사>의 취재에 따르면 A스튜디오는 운영자 양씨와 한씨가 중심이 돼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연인 관계인 두 사람은 장소 관리와 행사 진행을 맡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임 일정과 예약 안내를 공유해 왔다.

여기에 임씨가 합류했다. 임씨는 당초 관전클럽을 찾는 이용객으로 드나들다가 혼자 방문하는 남성, 이른바 ‘솔남’을 데려오는 역할을 맡았다. 남성 이용객을 모집해 업소에 연결하면 일정 금액의 소개비를 받는 방식이었다. 이후에는 A스튜디오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고 직접 예약 문의를 받는 등 온라인 홍보와 이용객 모집에 관여했다.

실제 임씨의 블루스카이 계정에는 “A스튜디오 문의·예약은 저에게 해도 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본인의 판타지를 말하면 그에 맞게 소원을 들어드린다”는 식의 문구로 이용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관전클럽이 반복적으로 적발되는데도 사라지지 않는 배경에는 현행법의 빈틈이 있다. 성인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합의해 성행위를 하는 행위 자체를 직접 처벌할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한 관전클럽은 SNS로 손님을 모집해 1인당 10만∼15만원의 입장료를 받고 성기구와 피임용품, 별도의 성행위 공간을 제공했다. 업주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1억여원의 추징 명령을 받았지만, 단속 현장에 있던 이용객 26명은 모두 귀가 조치됐다.

관전클럽 이용객이 업주에게 돈을 냈다고 해도 곧바로 성매매로 보기는 어렵다. 입장료가 성관계 상대에게 지급된 대가가 아니라 장소 이용을 위해 업주에게 낸 돈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공간에서 참석자들끼리 성행위를 한 경우 공연음란죄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합의된 사생활?

다만 업주가 SNS로 참가자를 모집하고, 성행위 상대를 연결하거나 공간과 도구를 제공하는 등 영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풍속영업규제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영리 목적의 음행매개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

결국 쟁점은 ‘성인들의 합의된 사생활’과 ‘영리 목적의 성행위 매개’ 사이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지다. 관전클럽을 개인의 취향으로 볼지, 변종 성매매 영업으로 규제할지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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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