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한 지 단 하루 만에 터져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미숙지’ 발언이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가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이라고 비판하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무책임의 극치’라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청와대가 “전체 취지는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너무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역대급 망언을 쏟아내고 있어서 국민은 이것이 망언인지조차 느끼기 어려울 정도”라고 맹폭했다.
장 대표는 이를 겨냥해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송두리째 망가뜨려 놓고 ‘저는 법조문도 안 봤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나”라며 “이 대통령의 지금 정신 세계가 궁금하다. 분석조차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이어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10분을 고민하더니 짬뽕을 곱빼기고 시켜서 다 먹고 국물까지 다 마시고 나서 내가 지금 뭐 먹었냐고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두고두고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까 봐 ‘나는 법조문 잘 안 보고 통과시켰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절절한 글을 올렸는데 대통령은 이렇게 발언했다”고 지적하며 “언론 기사는 쉼표, 마침표까지 살피는 대통령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보지 않았다는 건, ‘나는 나밖에 모른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권이 빛의 속도로 개정했다면, 결국 빛의 속도로 무너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2022년 검수완박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 당시 법안의 허술함을 지적하며 90일 안건조정위를 거치자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법안은 17분 만에 졸속 처리됐다”며 “당시 민주당 의원 20여명에게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제대로 읽어봤는지 물어봤지만 거의 없었다. 놀랍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앞으로 형사소송법을 얼마나 더 개정하게 될지 참 암담하다”고 덧붙였다.
우재준 최고위원 역시 “이 대통령이 개정 형소법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했는데. 기가 찼다”며 “국민이 반대한 법안을 강행 통과시켜 놓고선 읽어보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중대범죄 수사는 어떻게 하고 국민 피해는 어떻게 막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법무부 등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개정법에 따라 검경 합동수사본부 유지가 어려울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자 “저는 개정된 형소법을 안 읽어봐서 그러는데 법안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돼있느냐”고 물었다.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직접 의결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라 진위와 의도를 두고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께서는 개정 형소법의 전반적인 취지나 핵심 내용을 당연히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성 수석은 “어제의 질문은 당장 법이 시행되면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검사가 어떤 수위로 관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새로운 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국민 삶에 불편함이 없게 준비하라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번의 제도 변경으로 개혁이 종결되지는 않는다”며 향후 문제 발생 시 추가 제도 개선 가능성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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