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때리고 한동훈 감싸고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8.04 10:45:00
  • 호수 1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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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확장론과 헌정 보수론 교차점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집요하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판하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장 대표의 대안처럼 거론한다는 점도 닮았다. 한 사람은 선거 공학의 대가로, 다른 한 사람은 명 취재기자로 이름을 남긴 보수 원로다. 이들은 왜 같은 선택을 장기간 이어가고 있을까?

정계 원로인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장기간 쉴 새 없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판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에서 패한 게 사실인데도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당 밖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잘못으로 투표용지가 모자란 것을 명분 삼아 자기 나름의 정치를 하고, 당내에서는 윤리위 징계를 운운하고 있는데 과연 끝까지 버틸까 싶다”고 말했다.

끝까지
버틸까

이어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를 내쫓는 결의를 하더라도 절대로 안 물러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그런 상황까지 가면 장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비극적인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이 말하는 ‘비극적 상황’은 당원과 국회의원들이 2028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2030년에 다시 집권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장 대표를 힘으로 몰아내는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의 경고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1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론이 자신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장 대표는 절대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뚜렷한 다음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으니, 자신도 대권을 향해 시도해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당내에서 사퇴 요구가 나와도 이를 무시한 채 국민을 직접 만나고 지역을 돌면서 지지도를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다. 강성 지지층을 토대로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서려는 집착이 아주 강하다”고 짚었다.

이런 장 대표에 대응하는 방법으로는 “장 대표만 갖고 자꾸 이야기할 게 아니라, 앞으로 당의 진로를 생각하는 의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현 상태가 이어지면 국민의힘이 차기 총선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장 대표의 결단 이전에 의원들이 거시적인 당의 노선과 지도 체제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해 장 대표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강한 반응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에도 장 대표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6월18일에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보니, 올해 말까지는 이런저런 갈등을 유지하면서 가다가 최종적으로는 자리를 보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예상하는 장 대표가 흔들리는 시점이 ‘올해 말’인 이유는 “연말이 지나면 바로 다음 총선 상황이 시작되는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장동혁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김 전 위원장은 비교적 한 의원을 두둔하면서 장 대표와 같은 당 안철수 의원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안 의원이 한 의원을 강력 비판하면서 ‘영구 복당 금지’를 주장한 부분도 비판 의견을 유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안 의원은 정치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그렇게 투철한 분이 아니”라며 “당권·대권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경쟁자인 한 의원을 몰아붙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 안 물러나면 비극…총선 앞둔 의원들에 달려”
보수 확장 막는 장 때문에 한 상대적 두둔…안도 비판

김 전 위원장의 장 대표·안 의원 비판 취지를 이해하려면, 그의 정치적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김 전 위원장은 특정 정당의 운영을 맡으면 강성 지지층의 의견을 배제하면서 중도 확장을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선거를 지휘해 왔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부정선거·투표용지 문제 같은 장외 명분 집착 ▲반대파 징계 등에 집중하는 장 대표의 대응 등은 정당 조직의 수축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을 더 오른쪽으로 몰면서 더 좁은 공간으로 밀어 넣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바라보는 정당은 강성 지지층의 정체성 표현체가 아니다. 후보·메시지·이념 방향·연합 대상을 조정해 권력을 얻는 조직, 즉 집권 가능한 선거 기계로 본다. 따라서 김 전 위원장의 관점에서는 강성 지지층에 의존하려는 장 대표의 방식은 집권이 아니라, 당원·유튜브·강성 팬덤의 감정에 끌려가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김 전 위원장이 안 의원에 대해 정치적 동기를 의심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과 한 의원은 수도권·중도 확장·대권 도전 가능성 등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안 의원이 한 의원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수 재건을 위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 자신의 경쟁자를 미리 제거하려는 당권·대권 플레이라는 관점에서 동기를 의심하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의 관점에서 장 대표가 한 의원을 좌절시키면 보수는 강성 지지층 안에 갇힌다. 아울러 안 의원이 한 의원을 공격하면, 보수 확장 카드끼리 의미 없는 소모전을 벌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 대표에 대해서는 ‘사퇴’를 언급하고, 안 의원에 대해서는 ‘동기’를 언급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김 전 위원장이 한 의원을 향해 절대적인 애정을 가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 구조를 중시한다. 따라서 장 대표가 보수의 외연 확장을 막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한 의원을 상대적으로 두둔하는 것에 가깝다.

김 전 위원장의 지론대로라면, 국민의힘은 현재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선택에 따라 국민의힘은 강성 지지층만의 정당이 될 수도 있고, 중도·수도권·청년층까지 끌고 와 집권할 수도 있다. 따라서 김 전 위원장에게 한 의원은 완성품이 아니다.

그의 관점에서 한 의원은 적어도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구 친윤(친 윤석열)계와 갈라섰고, 중도·수도권·청년층에 호소할 여지가 있으며, 보수 재편 국면에서 새 얼굴로 소비될 수 있는 보수 확장 카드다. 국민의힘이 한 의원을 끝내 완전히 쳐내면 국민의힘이 잃는 게 많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안 의원이 한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김 전 위원장의 관점에선 확장 카드끼리 서로 갉아먹는 일에 불과하다.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보수 재편의 판에서는 ▲한 의원 ▲안 의원 ▲개혁신당 ▲수도권 ▲반 강성 보수 등이 모두 골고루 같이 성장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의원이 배제되는 것은 보수 재편에 불리하다고 보고 있다.

확장과
소모전

따라서 김 전 위원장의 발언들은 장 대표 개인에 대한 감정적 비판이라기보다, 장동혁 체제로는 다음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기 어렵다는 선거 공학적 경고에 가깝다.

한편 조 대표는 지난 6월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IQ가 60 정도만 되어도 부정선거는 거짓 선동이고, 전국 재선거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장 대표의 지능은 범고래나 어린이 지능보다 못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범고래나 어린이 지능보다 못한 장 대표의 바보짓을 노예처럼 따라가면서 부정선거와 전국 재선거를 외치느냐”고 반문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은 국민의힘을 지방선거에서 패배시켜 장 대표와 당권파를 심판했다.

조 대표는 “그런데도 제명할 용기가 안 생기느냐”며 “국민의힘은 차라리 장 대표를 범고래로 대체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롱했다. 그 이유로는 “범고래는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에 예의를 갖추기 때문에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에 대한 시기심과 질투심이 강한 장 대표보다 낫다”는 것을 들었다.

지난달 26일에는 장 대표를 일컬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전략자산”이라고 지칭했다. 조 대표는 “장 대표의 거의 모든 행동은 민주당에 이롭고, 국가·민주주의·보수에는 해롭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사실·상식에 어긋나는 부정선거 음모론은 보수의 가치를 훼손한다”며 “극단주의는 상대 진영을 돕는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장 대표 등 국민의힘 당권파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움직이는 집단이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각종 정책과 입법 드라이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당내 경쟁 세력 제거에 정치력을 집중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 재건은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 인정과 쇄신에서 시작돼야 하지만, 오히려 부정선거와 재선거 주장에 매달리고 있다”며 “보수 재건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민주당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죽어야
사는 법

조 대표는 “한 의원의 당선은 장 대표가 정치적으로 죽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한 적도 있다. 지난 6월4일 지방선거·재보궐선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그는 한 의원의 재보선 승리를 일컬어 “한동훈의 대역전극”이라고 규정한 후 장 대표를 향해 “그렇게 죽이려던 한동훈이 살아 돌아왔으니, 장동혁이 이제 정치적으로 죽어줘야 할 때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심지어 “착하고 강한 사람이 나쁜 놈들에게 이겼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장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현 상황을 비상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한 의원에게 조롱하는 듯한 어조로 신당 창당을 언급했던 반면, 조 대표는 진심으로 한 의원에게 신당 창당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지난달 13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이 무산되면, 나는 창당하라고 할 것”이라며 “한 의원을 복당 안 시키는 정당은 민심을 거역하고, 결국 윤석열 내란 수괴 세력 편에 서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장동혁 세력은 윤석열 세력이고,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이라며 “이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이 같은 당에서 장기간 동거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헤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신당도 되고, 분당도 되고, 여러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한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그 기반으로는 서울과 부산을 후보지로 거론했다. 근거로 최근 부산·경남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고, 장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 행태를 보고 가장 분노한 사람들은 바로 부산 사람들이라는 점을 들었다.

안 의원이 한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조롱하듯이 신당 창당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한 의원을 비판하려면, 장 대표도 함께 비판했어야 균형이 맞는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한평생 강성 반공·정통 보수의 스피커로 활동해오고 있다. 언제나 보수란 ▲헌법 수호 ▲법치주의 ▲합리적 지성 등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반공 민주화 운동으로서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 역사적 사실이다.

조 “장은 범고래·어린이보다 못해…민주당 전략자산”
비상계엄 이후 4단 논법 “계엄·음모론은 헌법 파괴”

아울러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옹호론은 보수를 파괴하는 반지성주의적 광기로 규정된다.

장 대표를 일컬어 심지어 “범고래보다 못하다”는 극언을 했던 이유는 그의 평소 정치적 언행이 조 대표의 의견과 상반되는 데서 비롯된 듯하다. 장 대표는 평소 “강성 지지층과 극우 유튜브 세력과 어울리면서 부정선거론 및 비상계엄 옹호 세력과 명확히 단절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조 대표의 표현 수위만 놓고 보면, 장 대표 체제를 단순한 노선 차이가 아니라 보수의 수치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읽힌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한 의원은 보수가 살아남기 위해 쥐어야 할 유일한 정통성 카드로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관점에서 당시의 한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헌법을 지키는 정통 보수 정당임을 입증할 만한 유일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가 장 대표에게 극언을 하면서까지 한 의원을 두둔하는 것은 한 의원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수 진영 전체의 정통성을 지키는 필수 조건이 된 것이다.

조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장 대표를 비판하고, 한 의원을 두둔하면서 명제·진단·비판·결론 등 4단 논법을 완성했다. 그에 따르면, 진짜 보수는 헌법과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동조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은 헌법을 파괴하는 행위가 된다.

이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를 배척하지 않은 채 극우 세력에게 기쁨을 주려고 하니, 보수를 궤멸시키는 역설적인 존재가 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한 한 의원은 보수를 헌정 수호 세력으로 복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처럼 인식된다.

조 대표는 평소 극우 음모론과 거리를 둬 왔다. 평소 그는 “반공주의가 아닌 반공 자유민주주의여야 한다. 극우의 반공주의는 바로 히틀러식 파쇼”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수의 핵심 자산은 국가에 대한 신뢰이기 때문에, 부정선거론은 국가의 제도적 정당성 전체를 무너뜨리는 주장이 된다.

그래서 그는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투표율 조작 등 사태에 대해서도 “부실 선거지 부정선거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그가 바라보는 부정선거론자들은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을 불신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장 대표에게도 강경한 언사를 쏟아내면서 부정선거론자들을 국가 신뢰를 허무는 내부 파괴자 취급을 하는 것이다.

같은 결론
다른 이유

조 대표의 극언은 단순한 조롱이라기보다 장 대표 체제가 보수를 헌법·법치·사실의 언어에서 부정선거 음모론과 비상계엄 옹호의 언어로 끌고 간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김 전 위원장과 조 대표는 각각 선거 공학과 보수 논객의 영역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두 사람이 도달한 결론은 같다. 장동혁 체제로는 보수의 확장도, 보수의 정통성 회복도 어렵다는 것이다. 두 노병의 집요한 비판은 과연 국민의힘에 스며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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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만들 연쇄 고리의 끝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일까?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보유한 현재 의회 구도상 당론으로 추진하면 큰 틀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한 통과 무성한 논란 핵심 내용 중 논란이 많은 것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종부세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인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거주로 나눠 재편한 후 거주 공제 중심으로 전환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 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다. 현행 제도에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해당 주택의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원이다. 세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거주용 1주택자(이하 거주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소유자가 해당 주택에 살지 않는 비거주용 1주택자(이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 기준으로 70%까지 오를 예정이다. 따라서 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종부세 과세표준은 7000만원이 된다. 반면 비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과세표준은 4억2000만원이 된다. 또 종부세에는 연령 공제와 보유 공제가 적용된다. 두 공제를 합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70세 이상인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80%의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공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대로라면 보유 공제는 거주 공제로 바뀐다. 내년도 종부세액 계산 시 현행 40%인 10년 이상 15년 미만 보유자의 공제율은 20%로 줄어든다. 대신 10년 이상 15년 미만 거주한 사람은 40%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어 2028년에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없어져 연령 공제와 거주 공제만 남는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해서는 최대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해당 사유는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전근·직장 변경 ▲1년 이상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취학·근무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 봉양 ▲이에 준하는 불가피한 사유 등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현행 150%인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 상한도 내년 1월1일부터 200%로 올라간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종부세와 재산세 합계가 전년도 보유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 초과분을 종부세에서 제외한다. 전년도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 사람의 올해 보유세가 2000만원으로 산출됐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1500만원까지만 부담하지만, 내년부터는 2000만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다. 실거주 14억·비거주 9억 축소 ‘오래 보유’보다 ‘오래 거주’ 양도소득세 제도도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크게 손볼 예정이다. 명칭도 주택·조합원입주권의 경우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고, 토지·비주택 건물은 장기보유 소득공제가 된다. 이 제도는 2028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행 장특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해 합계 최대 80%를 공제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 보유 공제는 연 2%, 최대 20%로 축소되고 거주 공제는 연 6%, 최대 60%로 확대된다. 2029년 이후에는 보유 공제가 없어지고 거주 공제가 연 8%씩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특례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적용 요건은 ▲양도일 현재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양도 ▲수도권 소재 주택 ▲전체 보유 기간 중 총 5년 이상 실제 거주 ▲양도일 현재 해당 주택에서 2년 이상 계속 거주 중 ▲직계비속 등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에게 양도 ▲양도일부터 6개월 이내 비수도권으로 이전 ▲본인·배우자의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과 실제 거주 등이다.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2027년에는 양도소득세의 50%, 2028년에는 30%를 감면받는다. 일명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주택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중한 부동산 관련 세금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깡통전세 문제 등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거주·주거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다 보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X를 통해 “현행 장특 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 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언에는 세제 개편안의 방향이 대체로 녹아 있다. 정부의 의도는 “서민·중산층의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고가 주택·비거주 주택·다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줄이겠다는 것”이다. 즉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면서 1주택자 혜택을 받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의 구사자, 그중에서도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것이다. 보유 공제가 거주 공제로 이에 따라 정부는 다주택 보유를 넘어 1주택자라도 보유한 주택의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를 살펴 과세하려고 한다. 개편안은 2027년 과도기를 거쳐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닌 과세표준에 따른 통합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고가 주택일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세제상 유도하는 선택은 실거주, 제도 시행 전 매도 또는 높아진 세 부담의 감수다. 다만 소유자는 이에 대응해 매각을 미루거나 증여·상속 등 다른 처분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부는 “적정 가격의 주택 한 채에 실제로 장기간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를 우대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제공하는 기간은 2027년부터 2년간이다. 이를 위해 종부세 부담은 높이고 양도세 중과 폭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하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붙는 중과 폭을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춘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행 30%포인트에서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한 뒤 2029년 현행 수준으로 복원한다.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새 집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을 때에도 신규 주택 취득일부터 2년 안에 조정대상지역 내 기존 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종부세 1주택 특례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3년인 처분 기한을 2년으로 줄인 것이다. 정부는 기존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유도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게도 종전 주택을 빨리 처분하도록 압박하려고 한다. 짧은 기간 안에 주택을 교체해 다주택자 지위를 청산하고 실거주 1주택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비수도권 이전 특례에 대해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비수도권 이주를 활성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잠금 효과를 풀어 기존 주택 매물을 늘리려고 한다. 또 수도권 고령자의 이주와 주택 매각대금의 비수도권 유입을 유도해 지역 인구와 소비도 늘리려고 한다. 부동산시장 정책이자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인 셈이다. 팔라는 정부 버티는 시장 초고가 비거주 주택의 세후 보유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요자의 선택은 ▲주택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해 금융자산 등으로 이동 ▲실거주 전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하위 주택으로의 이동은 ‘풍선 효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상승 폭은 ▲서초구 0.02% ▲강남구 0.01% ▲송파구 0.15% 등 지난달 이후 4주 연속 줄었지만,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는 ▲마포구 0.39% ▲용산구 0.18% ▲성동구 0.16% 등 주춤했던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에서 두드러졌다. 임대 중인 비거주 주택의 소유자가 거주 공제를 받기 위해 계약 종료 후 직접 입주한다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주택을 찾아야 한다. 소유자가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늘어난 보유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신규 계약 때 임대료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차하위 주택 매수에 나선다. 그 결과 차하위 주택의 매매가격과 임대료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해당 주택에 살던 임차인도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 매수에 나선다. 세제 개편안이 확정된 뒤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연립·다세대의 가격 상승과 전·월세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체 수요의 하방 전이’이자 ‘주거 사다리의 연쇄 압착’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재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가구의 실질 주거 구매력이 줄어들고, 일부 수요는 대체재이면서 해당 가구에는 열등재적 성격을 띠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하위 주택의 가격과 임대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여러 채보다 비싼 한 채? 출구 2년 열긴 했는데… 집값 압력 아래로 확산…다시 고개 든 ‘세입자론’ 이 같은 연쇄의 첫 단계인 규제선 아래로의 대체 수요 이동은 실증 사례로도 확인된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은 투기 지역·투기 과열 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규제선인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몰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를 두고 “규제가 거래 억제보다 강한 수요 재배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의 충격은 이처럼 핵심지 중소형·준고가→인접지·외곽 준고가→중저가 소형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매매·임대시장 모두에서 장기간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가격대별 주택 수요 이동을 완화할 열쇠로는 공급이 거론된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빠르게 늘지 않는다. 서울·수도권의 선호 지역 아파트는 입지 자체가 한정돼있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같은 공시가격에서도 과세표준을 키워 상위 누진세율 구간 진입을 앞당긴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격대나 주택 규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발표 전부터 나타난 ‘덜 똘똘한 한 채’ 강세는 이런 대체 수요 이동의 초기 조짐으로 읽힐 수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세 부담 상한 인상에 따른 조세 전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여기에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난다면 종부세 대상 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가격대에서 임대 매물이 줄어들고, 기존 임차인이 차하위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 역시 국지적 풍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65세 이상 가구의 이주 목적지는 통상 ▲종합병원·의료기관 접근성 ▲수도권과의 교통 연계 ▲대중교통 및 생활 편의시설 ▲노인 복지·요양시설 ▲관리가 쉬운 신축 중소형 아파트 ▲문화·상업시설 등을 고려해 선택된다. 이런 요건을 갖춘 지방 대도시와 일부 거점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에 ‘국민을 세입자로 남길 것인가’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유 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를 보면서 현 정부가 지향하는 주택 소유 구조가 국민의 내 집 마련을 확대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수가 공공이 소유한 집에서 임차료를 내며 사는 사회로 가려는 것인가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에 나온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는 문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영국 보수당의 자가 소유 촉진책에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런 탓에 진보 정권은 국민의 집 소유를 막기 위해 정책을 편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의도는 규제 결과는 불신 초고가 비거주 주택 과세 강화가 ▲‘덜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이동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 ▲무주택자의 매수 진입선 상승 ▲매수 포기자의 임대시장 잔류 ▲임차 수요 증가와 전월세난 ▲저가주택과 비아파트 임대료 압박 등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면, 음모론은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도 음모론이 자랄 토양이 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