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키키코인’ 나폴리 석유 재벌 한국인 아들 정체

‘코코로’에 찍힌 하씨의 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태리 나폴리 석유 재벌 아들’. 되짚어 보면 ‘아차’ 싶은 부분이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치솟았던 코인 가격이 바닥까지 떨어진 뒤에야 투자자들은 그의 정체를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인 줄 알았던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4년 12월 국내외 가상자산 관련 매체에 ‘키키’라는 고양이 캐릭터를 내세운 밈 코인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밈 코인은 인터넷과 SNS에서 유행하는 유머나 밈을 바탕으로 만든 가상자산을 뜻한다. 기술력이나 실질적인 가치가 거의 없이 이른바 재미를 추구하는 코인이다.

밈 코인
한탕 소재?

밈 코인의 특징은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중의 관심, 유명인의 언급만으로도 가격을 띄울 수 있다. 2021년 일본의 시바견 이미지로 만든 도지코인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SNS에 글을 올린 이후 가격이 급등한 게 대표적이다. 나쁘게 말하면 유명인을 앞세워 크게 ‘한탕’ 해 먹기도 좋은 구조라는 뜻이다.

키키코인은 2024년 12월27일 코인 1개당 가격이 142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7일에는 0.04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0.06원이다. 키키코인 1만개가 있어야 시중가 600원인 츄파춥스를 한 개 살 수 있다.

키키코인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은 투자자들의 성토방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지난해 3월28일 생성된 채팅방에는 현재 투자자 등 1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시기 이미 키키코인 1개당 가격은 11원 정도였지만 일부 투자자는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눈에 띄는 점은 단체 채팅방에서 끊임없이 언급된 ‘코코로’라는 존재였다. 단체 채팅방 개설 당일 운영자는 “여러분 오늘 코코로가 최소 1시간 정도 함께 하면서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준다고 하니, 많은 질문 부탁드릴게요 :)”라고 말했다.

실제 코코로는 이날 단체 채팅방에 참여해 키키코인의 현재 상황과 미래 비전에 대해 투자자에게 영어로 설명했다.

같은 날 올라온 공지 글에서도 코코로(KIKI_no_kokoro)는 팀의 리더로 소개된다. ‘KIKI_no_kokoro’는 코코로의 X(구 트위터) 계정 이름이다. 게시자는 코코로에 대해 “SHIB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라 불리는 미스터리한 존재”라고 적었다. ‘SHIB’는 밈 코인의 대표 격으로 알려진 시바이누코인을 가리킨다.

앞서 지난해 3월10일 키키코인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 글에도 코코로에 대한 설명이 있다. ‘키키코인 한국 컨트리뷰터’가 키키코인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로, 코코로의 정체를 언급했다. ‘이태리 나폴리 석유 재벌 아들’이라는 표현이 이때 나온 것이다.

당시 컨트리뷰터는 “이번 일로 인해 코코로가 한국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로 코코로는 한국 커뮤니티에 어떠한 악감정도 없다는 것을 함께 밝히고 싶습니다”라고 운을 띄운다. 이 부분만 보면 코코로를 외국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2024년 12월 중순 상장
급등 후 폭락 투자 피해

이어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까 봐 잠시 첨언하자면, 코코로는 이태리 나폴리 석유 재벌 아들이고, 시바 초창기 투자자이며 시바 커뮤니티에서는 샤이토시랑 거의 비슷하게 인정을 받는다고 합니다. 한국에 웬만한 크립토 사람들이랑도 다 연결이 돼있고 그만큼 개인적으로 한국을 좋아하고 애정이 있는 친구라고 토도르를 통해 들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샤이토시는 시바이누코인을 만든 개발자, 토도르는 텔레그램에 게시된 공지 글에서 키키코인 CCO로 소개된 인물이다. 코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자는 컨트리뷰터의 공지 내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코코로는 자신의 X 계정(KIKI_no_kokoro)에도 줄곧 영어로만 게시글을 올렸다.

그로부터 1년여 뒤인 최근 코코로가 한국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시에 그가 전 회사 대표로부터 사업 문제로 고소당하고,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하모씨라는 주장도 나왔다(1493호 <단독> 스타트업 대표 1000억원대 역외탈세 의혹(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44726), 1593호 <단독> ‘이태리 석유 재벌 행세’ 이상한 경찰 수사 내막(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6963) 기사 참고).

하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나는 코코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키키 프로젝트에 투자자로 참여한 건 맞지만 코코로는 자신이 아니”라며 “한국인인데 어떻게 이태리 석유 재벌의 아들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키키코인이 상장될 무렵 하씨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또 “코코로의 X 계정은 팀으로 운영된 것으로 알고 있고, (키키 프로젝트를 진행한) 불가리아 사람들이 프로젝트가 실패하자 나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도 투자했다가 손해 본 상태”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의 규모나 자신의 투자 금액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하씨는 “그런 내용을 말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씨의 해명에도 석연찮은 구석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하씨는 키키코인과 키키 프로젝트에 투자자 이상으로 관여한 흔적이 여러 루트로 드러난다. 또 하씨와 코코로를 동일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법한 내용도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지만, 관련 정보가 나올수록 코코로 뒤에 하씨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모양새다.

지목 당사자
“나 아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하씨는 R스타트업에서 공동대표를 지내다가 2021년 무렵 회사를 떠났다. R스타트업은 뷰티, 패션 등 다양한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위한 브랜딩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하씨가 R스타트업에서 마지막으로 한 일은 마스크 수출 건이었다. 코로나19로 회사가 휘청이던 때였다.

하씨가 주도한 마스크 사업은 R스타트업에서 끝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2020년 3월27일 하씨는 마스크 사업을 위한 선금으로 또 다른 공동대표인 이모씨가 송금한 7250만원을 다시 반환했다. 이 거래를 끝으로 R스타트업의 마스크 사업은 종결된 것처럼 보였다.

이후 2023년 6월 이 대표가 하씨의 회사 이메일 계정을 확인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메일 등에 따르면 하씨는 SAMAT이라는 법인을 통해 다수의 업체와 마스크 거래를 시도 또는 진행했다. SAMAT은 하씨가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필리핀 법인이다. SAMAT은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고객의 거래), SNS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했다. 특히 하씨는 R스타트업을 나온 뒤에도 해당 회사의 이메일 계정을 거래에 사용했다.

이 대표는 “하씨는 SAMAT을 우리 회사(R스타트업)의 자회사로 소개했다. 그러다 계약 단계에 이르렀을 때 (계약) 주체를 SAMAT으로 바꿔 거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나한테 스팸 메일까지 ‘참조’ 형태로 공유했던 하씨가 마스크 관련 이메일은 일절 공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씨의 이메일 계정에는 해당 업체들과 주고받은 계약서 날인본, 계약서 초안, PO(구매 주문서), FCO(구매 주문서) 초안 등이 남아 있었다. 이 내용을 토대로 파악한 거래 규모는 약 1억1000만달러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31일 환율(1달러당 1452원)로 계산하면 1568억원이 넘는 액수다.

실제 이 대표가 하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을 당시 연수경찰서에서 작성한 범죄일람표상에 기재된 액수는 1400억원이었다. 현재는 인천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다.

배임 피소
병역법 위반

하씨의 이메일 계정에는 그가 투자 계좌를 개설하거나 부동산을 취득하는 등 돈을 사용한 흔적도 남아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하씨가 여러 스타트업 업체에 분산 투자한 흔적도 확인된다는 점이다. 이 중 한 곳이 ‘KIKI Tech’라는 업체다. 키키코인의 대표 이미지인 고양이 캐릭터를 만든 회사로 SAMAT은 당시 2만달러를 투자했다.

두 업체 간에 맺은 계약서를 보면 서명란에 하씨의 이름이 영문으로 쓰여 있다. 계약 당사자인 것이다.

이 2만달러는 이후 36만달러로 변형돼 코코로의 X 계정에서 사용된다. 고양이 캐릭터 IP(지적 재산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36만달러를 썼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 내용은 지난해 8월 가상자산 전문 매체 <크립토 폴리탄>에서 보도한 키키코인 관련 의혹 기사에서도 언급된다.

고양이 캐릭터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브라이언이라는 인물이 투자 금액은 2만달러였다고 매체에 말한 것이다. IP도 넘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키키의 IP 확보를 위해 36만달러를 사용했다는 등의 글은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해당 매체는 ‘위장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씨와 코코로 간의 연관성도 이 기사에서 언급된다. 해당 매체는 “내부자 그룹이 키키코인을 출시한 후 공급량의 85%를 선점하고 24시간 만에 현금화했다”며 “300만달러가 넘는 투자 자금이 오프체인 거래, 허위 상장, 위조문서 등을 통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내부자 그룹의 핵심 멤버로 ‘○○ 하’라는 인물을 지목하는데 ‘○○ 하’는 하씨의 영어 이름이다.

해당 매체는 “‘○○ 하’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코코로’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그는 관여하지 않는 척했지만 거래, 자금, 소통 등을 모두 통제했다”며 “심지어 프로젝트의 원래 CEO였던 ○○○조차 ‘그의 진짜 정체를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아무도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팀 리더, 미스터리한 존재’
외신에서는 영어 이름 언급

하씨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외신을 믿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누군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뉘앙스로 읽혔다. 하지만 키키코인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공지 글에서도 하씨의 흔적은 묻어난다. 공지 글에는 게임과의 연계, 패스트푸드 업체와의 협업, 금융 및 결제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키키코인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여기서 패스트푸드 업체로 언급되는 곳이 ‘B 햄버거’로 서울 성수동의 수제버거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B 햄버거를 운영하는 법인은 하씨의 부인 명의로 설린된 후 ‘H사’로 사명을 바꿨는데, 이 등기부등본상에 하씨가 대표이사로 재임한 기록이 남아 있다.

지난 2023년 5월 취임했다가 지난해 5월 사임했는데, 이는 하씨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때(지난해 4월)와 시기가 맞물린다.

키키코인 공지 글에서 CCO로 소개한 토도르라는 인물이 X 계정에 올린 글에서도 ‘○○ 하(하씨의 영문 이름) AKA @kiki_no_kokoro’ 라는 문구가 있다. ‘AKA’는 Also Known As의 줄임말로 ‘~로 알려진 별명 또는 예명’을 뜻한다. 즉 해당 문구는 ‘kiki_no_kokoro로 알려진 ○○ 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하씨와 코코로가 같은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인 부분은 kiki_no_kokoro 계정에 올라온 ‘36만달러’에 대한 해명 내용이다. <크립토 폴리탄> 기사를 통해 ‘○○ 하’가 키키의 IP 확보를 위해 36만달러를 썼다는 내용이 반박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항의가 나왔고, 이에 대한 해명을 위해 코코로가 올린 글이다. 5개의 링크는 36만달러를 가상자산으로 송금한 거래 내역이다.

이 대표는 “하씨는 ‘누가 이걸 추적해 볼까’라고 생각해 링크를 던진 듯하다. 이걸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가상자산이 하씨의 지갑(가상자산을 넣어두는 소프트웨어)에서 나가 여기저기로 옮겨가는 게 확인된다. 기사대로라면 36만달러는 브라이언에게 바로 가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꼬리 길면
잡힐까?

그러면서 “그 돈의 시작점은 업비트 핫월렛이고, 최종 도착지는 바이낸스 핫월렛이다. 바이낸스 핫월렛으로 들어간 36만달러가 어디로 갔는지는 수사기관이 확인해야 할 사항이지만, 하씨가 코코로 X 계정으로 올린 송금 지갑에는 내가 알고 있는 하씨의 지갑과 약 17만USDT를 주고받은 기록이 확인된다”며 “하씨는 나중에 가서는 자신이 하○○(하씨의 본명)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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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만들 연쇄 고리의 끝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일까?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보유한 현재 의회 구도상 당론으로 추진하면 큰 틀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한 통과 무성한 논란 핵심 내용 중 논란이 많은 것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종부세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인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거주로 나눠 재편한 후 거주 공제 중심으로 전환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 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다. 현행 제도에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해당 주택의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원이다. 세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거주용 1주택자(이하 거주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소유자가 해당 주택에 살지 않는 비거주용 1주택자(이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 기준으로 70%까지 오를 예정이다. 따라서 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종부세 과세표준은 7000만원이 된다. 반면 비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과세표준은 4억2000만원이 된다. 또 종부세에는 연령 공제와 보유 공제가 적용된다. 두 공제를 합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70세 이상인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80%의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공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대로라면 보유 공제는 거주 공제로 바뀐다. 내년도 종부세액 계산 시 현행 40%인 10년 이상 15년 미만 보유자의 공제율은 20%로 줄어든다. 대신 10년 이상 15년 미만 거주한 사람은 40%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어 2028년에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없어져 연령 공제와 거주 공제만 남는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해서는 최대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해당 사유는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전근·직장 변경 ▲1년 이상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취학·근무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 봉양 ▲이에 준하는 불가피한 사유 등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현행 150%인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 상한도 내년 1월1일부터 200%로 올라간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종부세와 재산세 합계가 전년도 보유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 초과분을 종부세에서 제외한다. 전년도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 사람의 올해 보유세가 2000만원으로 산출됐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1500만원까지만 부담하지만, 내년부터는 2000만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다. 실거주 14억·비거주 9억 축소 ‘오래 보유’보다 ‘오래 거주’ 양도소득세 제도도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크게 손볼 예정이다. 명칭도 주택·조합원입주권의 경우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고, 토지·비주택 건물은 장기보유 소득공제가 된다. 이 제도는 2028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행 장특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해 합계 최대 80%를 공제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 보유 공제는 연 2%, 최대 20%로 축소되고 거주 공제는 연 6%, 최대 60%로 확대된다. 2029년 이후에는 보유 공제가 없어지고 거주 공제가 연 8%씩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특례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적용 요건은 ▲양도일 현재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양도 ▲수도권 소재 주택 ▲전체 보유 기간 중 총 5년 이상 실제 거주 ▲양도일 현재 해당 주택에서 2년 이상 계속 거주 중 ▲직계비속 등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에게 양도 ▲양도일부터 6개월 이내 비수도권으로 이전 ▲본인·배우자의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과 실제 거주 등이다.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2027년에는 양도소득세의 50%, 2028년에는 30%를 감면받는다. 일명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주택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중한 부동산 관련 세금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깡통전세 문제 등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거주·주거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다 보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X를 통해 “현행 장특 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 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언에는 세제 개편안의 방향이 대체로 녹아 있다. 정부의 의도는 “서민·중산층의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고가 주택·비거주 주택·다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줄이겠다는 것”이다. 즉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면서 1주택자 혜택을 받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의 구사자, 그중에서도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것이다. 보유 공제가 거주 공제로 이에 따라 정부는 다주택 보유를 넘어 1주택자라도 보유한 주택의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를 살펴 과세하려고 한다. 개편안은 2027년 과도기를 거쳐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닌 과세표준에 따른 통합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고가 주택일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세제상 유도하는 선택은 실거주, 제도 시행 전 매도 또는 높아진 세 부담의 감수다. 다만 소유자는 이에 대응해 매각을 미루거나 증여·상속 등 다른 처분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부는 “적정 가격의 주택 한 채에 실제로 장기간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를 우대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제공하는 기간은 2027년부터 2년간이다. 이를 위해 종부세 부담은 높이고 양도세 중과 폭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하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붙는 중과 폭을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춘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행 30%포인트에서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한 뒤 2029년 현행 수준으로 복원한다.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새 집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을 때에도 신규 주택 취득일부터 2년 안에 조정대상지역 내 기존 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종부세 1주택 특례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3년인 처분 기한을 2년으로 줄인 것이다. 정부는 기존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유도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게도 종전 주택을 빨리 처분하도록 압박하려고 한다. 짧은 기간 안에 주택을 교체해 다주택자 지위를 청산하고 실거주 1주택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비수도권 이전 특례에 대해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비수도권 이주를 활성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잠금 효과를 풀어 기존 주택 매물을 늘리려고 한다. 또 수도권 고령자의 이주와 주택 매각대금의 비수도권 유입을 유도해 지역 인구와 소비도 늘리려고 한다. 부동산시장 정책이자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인 셈이다. 팔라는 정부 버티는 시장 초고가 비거주 주택의 세후 보유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요자의 선택은 ▲주택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해 금융자산 등으로 이동 ▲실거주 전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하위 주택으로의 이동은 ‘풍선 효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상승 폭은 ▲서초구 0.02% ▲강남구 0.01% ▲송파구 0.15% 등 지난달 이후 4주 연속 줄었지만,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는 ▲마포구 0.39% ▲용산구 0.18% ▲성동구 0.16% 등 주춤했던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에서 두드러졌다. 임대 중인 비거주 주택의 소유자가 거주 공제를 받기 위해 계약 종료 후 직접 입주한다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주택을 찾아야 한다. 소유자가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늘어난 보유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신규 계약 때 임대료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차하위 주택 매수에 나선다. 그 결과 차하위 주택의 매매가격과 임대료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해당 주택에 살던 임차인도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 매수에 나선다. 세제 개편안이 확정된 뒤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연립·다세대의 가격 상승과 전·월세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체 수요의 하방 전이’이자 ‘주거 사다리의 연쇄 압착’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재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가구의 실질 주거 구매력이 줄어들고, 일부 수요는 대체재이면서 해당 가구에는 열등재적 성격을 띠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하위 주택의 가격과 임대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여러 채보다 비싼 한 채? 출구 2년 열긴 했는데… 집값 압력 아래로 확산…다시 고개 든 ‘세입자론’ 이 같은 연쇄의 첫 단계인 규제선 아래로의 대체 수요 이동은 실증 사례로도 확인된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은 투기 지역·투기 과열 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규제선인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몰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를 두고 “규제가 거래 억제보다 강한 수요 재배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의 충격은 이처럼 핵심지 중소형·준고가→인접지·외곽 준고가→중저가 소형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매매·임대시장 모두에서 장기간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가격대별 주택 수요 이동을 완화할 열쇠로는 공급이 거론된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빠르게 늘지 않는다. 서울·수도권의 선호 지역 아파트는 입지 자체가 한정돼있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같은 공시가격에서도 과세표준을 키워 상위 누진세율 구간 진입을 앞당긴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격대나 주택 규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발표 전부터 나타난 ‘덜 똘똘한 한 채’ 강세는 이런 대체 수요 이동의 초기 조짐으로 읽힐 수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세 부담 상한 인상에 따른 조세 전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여기에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난다면 종부세 대상 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가격대에서 임대 매물이 줄어들고, 기존 임차인이 차하위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 역시 국지적 풍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65세 이상 가구의 이주 목적지는 통상 ▲종합병원·의료기관 접근성 ▲수도권과의 교통 연계 ▲대중교통 및 생활 편의시설 ▲노인 복지·요양시설 ▲관리가 쉬운 신축 중소형 아파트 ▲문화·상업시설 등을 고려해 선택된다. 이런 요건을 갖춘 지방 대도시와 일부 거점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에 ‘국민을 세입자로 남길 것인가’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유 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를 보면서 현 정부가 지향하는 주택 소유 구조가 국민의 내 집 마련을 확대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수가 공공이 소유한 집에서 임차료를 내며 사는 사회로 가려는 것인가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에 나온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는 문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영국 보수당의 자가 소유 촉진책에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런 탓에 진보 정권은 국민의 집 소유를 막기 위해 정책을 편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의도는 규제 결과는 불신 초고가 비거주 주택 과세 강화가 ▲‘덜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이동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 ▲무주택자의 매수 진입선 상승 ▲매수 포기자의 임대시장 잔류 ▲임차 수요 증가와 전월세난 ▲저가주택과 비아파트 임대료 압박 등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면, 음모론은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도 음모론이 자랄 토양이 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