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가득한 여름 즐기기 ①도담삼봉·고수동굴·스물넷일곱

여름의 푸릇한 단양 풍경

단양의 여름은 짙은 녹음이 물가와 산자락을 두텁게 덮는 계절이다. 강 위 바위와 서늘한 동굴, 조용한 카페를 차례로 지나고 나면 하루가 선명하게 남는다. 푸릇한 여름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단양 여행지를 소개한다.

단양에 도착해 가장 먼저 어디로 갈지 고민된다면, 도담삼봉은 탁월한 선택지이다. 남한강 한가운데 세 봉우리가 서 있는 모습이 워낙 독보적이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도 단양에 도착했음을 단번에 실감하게 된다. 차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도 시야가 확 열리고, 물과 바위가 어우러진 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월한 선택지

초여름에는 강가의 초록빛이 한층 짙어져 세 봉우리의 윤곽이 더 선명하게 살아난다.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멀리서 볼 때보다 가까이서 바라보는 봉우리가 훨씬 큼직하고, 강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해 사진으로 익숙했던 장면도 새롭게 다가온다. 강가 가까이 서면 유유히 흐르는 물길이 잔잔하게 번져 눈이 오래 머문다.

강가로 향하는 길목에는 꽃이 가꾸어진 구간과 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토존이 이어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산책로가 정갈하게 정돈돼있어 가볍게 산책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바퀴 도는 동안 가족끼리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혼자 온 여행자도 여유롭게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다. 꽃밭 구간에서는 세 봉우리를 배경으로 촬영하면 사진이 훨씬 밝게 나온다. 수려한 풍경 속에 스며들다 보면, 자꾸만 발길이 머무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다.

여기서 끝내지 않고 가장 높은 쪽으로 올라가면, 풍경의 결이 다시 한번 달라진다. 아래에서는 세 봉우리가 시야를 가득 채우지만, 위쪽에서는 도담삼봉을 품고 흐르는 남한강 전경이 펼쳐진다. 강줄기의 굽이와 주변 녹음, 물길의 여백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봉우리를 가까이서 마주할 때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위에서 내려다볼 때의 탁 트인 시야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도담삼봉의 매력이다.

삼봉스토리관은 도담삼봉을 둘러본 뒤 여름 더위를 잠시 식히기 좋은 쾌적한 실내 공간이다. 바깥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보고 들어오면 실내의 청량한 공기가 반갑다. 내부에는 단양의 역사와 도담삼봉에 얽힌 이야기, 지역의 형성과 풍경에 대한 전시가 있어, 그냥 사진만 보고 지나쳤던 풍경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바깥에서 도담삼봉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면, 이곳에서는 그 풍경이 왜 오래도록 알려졌는지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다. 도담삼봉 바깥 풍경과 실내 전시를 한번에 묶어 보기 좋아, 한낮 햇볕이 강한 날에는 더 잘 맞는 코스다.

도담삼봉에서 넓은 강 풍경을 보고 난 뒤 단양 고수동굴로 가면 여행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진다. 햇빛과 바람, 강물의 움직임을 보며 걷다가 동굴 입구로 들어서면 공기부터 새롭다. 바깥의 더운 기운이 옷에 남아 있어도 안으로 몇 걸음만 들어가면 서늘함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여름철 단양에서 고수동굴이 반가운 이유다.

단순히 더위만 피하는 것을 넘어, 하루 사이에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색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밝은 바깥세상에서 넓게 열려 있던 시선이 여기서는 천장과 벽, 통로 쪽으로 모인다. 도담삼봉 다음에 들르면 그 극적인 반전이 더욱 크게 와닿아, 하루의 추억이 기분 좋게 무르익는다.

고수동굴에서는 그저 완주를 위해 빨리 걷기만 하면 제대로 된 구경을 하기 힘들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천장에서 내려온 종유석, 아래에서 자란 석순, 벽면을 타고 흐른 물의 흔적이 구간마다 다른 모양을 만든다. 어떤 구역은 천장이 높아 시야가 잠깐 탁 트이고, 어떤 구역은 바위가 가까이 붙어 통로가 한층 아늑하게 좁아진다. 그 차이 때문에 같은 동굴 안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조명이 닿는 자리에서는 바위 표면의 결이 더 진하게 드러나고, 물기가 남은 부분은 색이 미세하게 달라 보여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발밑이 평평한 구간과 조금 경사가 느껴지는 구간의 차이도 있어, 발끝으로 길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고수동굴은 눈으로만 즐기는 장소라기보다 온몸을 움직이며 자연의 위대함을 확인하는 체험 공간에 가깝다.

푸른 여름을 품은 단양 여행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에서도 천장을 한 번 더 올려다보는 재미가 있어, 고수동굴은 한 구간씩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걸을 때 가장 매력적이다.

고수동굴은 내부를 구석구석 돌아보는 코스의 짜임새가 훌륭하다.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이 따로 조성돼 있어 관람 흐름이 깔끔하고, 사람들이 한곳에 오래 모여 있지 않아 이동이 생각보다 편하다. 덕분에 중간에 잠시 멈춰 위를 올려다보거나 벽면을 찬찬히 눈에 담아도 전체적인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대신 편하게 한 바퀴 도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예상보다 힘들 수 있다. 동굴의 천장을 보기 위해 계단을 여러 번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라가면 다리에 힘이 조금 들어가고 숨도 차오른다.

특히 상층부로 이어지는 구간은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높낮이가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고생만큼 눈앞에 마주하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아래에서 봤을 때는 높기만 하던 천장 굴곡이 위로 올라설수록 더 깊고 복잡하게 보이고, 상층부의 종유석은 훨씬 가까워져 동굴의 높이와 두께를 더 실감하게 만든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바라보면 또 한 번 색다른 감회가 밀려온다.

올라갈 때는 계단과 통로에 먼저 눈이 갔다면, 내려올 때는 바위벽 사이에 숨은 작은 굴곡과 바위의 결에 눈길이 간다. 고수동굴은 다리가 조금 뻐근하더라도 끝까지 둘러볼 이유가 있는 곳이다.

스물넷일곱은 큰길에서 한발 물러난 골목 안에 있어 고즈넉한 여유를 주는 카페다. 눈에 확 띄는 대형 카페와는 다르게, 조용한 휴식을 찾아 들어간 사람에게 더 잘 맞는 편안한 분위기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실내가 차분하게 정돈돼 있어 오래 앉아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조용한 골목의 공기와 실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많이 걷고 난 뒤 잠깐 쉬어 가기에도 부담이 적다. 혼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고, 둘이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에도 무리가 없다.

스물넷일곱의 매력은 커다란 통창을 통해 예쁘게 들어오는 빛이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어디서 찍어도 감성 가득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특히 2층 높이의 카페 창가는 주변 골목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소박한 정취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다. 직접 만드는 케이크는 스물넷일곱을 마음속에 깊이 각인시키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고즈넉한 여유

비주얼만 예쁜 것이 아니라 겉은 부드럽고 속은 촉촉해 쌉싸름한 커피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지친 몸에 달콤한 에너지를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소란스러운 분위기 대신 골목 카페다운 조용함이 진하게 남아 여행 끝에 잠깐 숨을 고르기 좋은 스물넷일곱이다. 

<webmaster@ilyosisa.co.kr>


<여행 정보>

-도담삼봉 주소: 충청북도 단양군 매포읍 삼봉로 644, 운영 시간: 도담삼봉 09:00~18:00, 삼봉스토리관 10:00~17:00, 이용 요금: 도담삼봉: 무료, 삼봉스토리관: 대인 2만원, 소인(청소년 이하) 1000원, 문의: 043-422-3037, 043-421-3182

-단양 고수동굴 주소: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고수동굴길 8, 운영 시간: 09:00~18:00(입장 마감 17:00), 이용 요금: 어른 1만1000원, 어르신(만 70세 이상),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문의: 043-422-3072

-스물넷일곱 주소: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별곡11길 9, 운영 시간: 화요일~토요일 10:00~21:00(마지막 주문 20:30), 일요일 10:00~19:00(마지막 주문 18:30)
※매주 월요일 휴무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만들 연쇄 고리의 끝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일까?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보유한 현재 의회 구도상 당론으로 추진하면 큰 틀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한 통과 무성한 논란 핵심 내용 중 논란이 많은 것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종부세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인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거주로 나눠 재편한 후 거주 공제 중심으로 전환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 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다. 현행 제도에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해당 주택의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원이다. 세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거주용 1주택자(이하 거주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소유자가 해당 주택에 살지 않는 비거주용 1주택자(이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 기준으로 70%까지 오를 예정이다. 따라서 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종부세 과세표준은 7000만원이 된다. 반면 비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과세표준은 4억2000만원이 된다. 또 종부세에는 연령 공제와 보유 공제가 적용된다. 두 공제를 합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70세 이상인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80%의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공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대로라면 보유 공제는 거주 공제로 바뀐다. 내년도 종부세액 계산 시 현행 40%인 10년 이상 15년 미만 보유자의 공제율은 20%로 줄어든다. 대신 10년 이상 15년 미만 거주한 사람은 40%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어 2028년에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없어져 연령 공제와 거주 공제만 남는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해서는 최대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해당 사유는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전근·직장 변경 ▲1년 이상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취학·근무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 봉양 ▲이에 준하는 불가피한 사유 등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현행 150%인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 상한도 내년 1월1일부터 200%로 올라간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종부세와 재산세 합계가 전년도 보유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 초과분을 종부세에서 제외한다. 전년도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 사람의 올해 보유세가 2000만원으로 산출됐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1500만원까지만 부담하지만, 내년부터는 2000만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다. 실거주 14억·비거주 9억 축소 ‘오래 보유’보다 ‘오래 거주’ 양도소득세 제도도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크게 손볼 예정이다. 명칭도 주택·조합원입주권의 경우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고, 토지·비주택 건물은 장기보유 소득공제가 된다. 이 제도는 2028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행 장특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해 합계 최대 80%를 공제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 보유 공제는 연 2%, 최대 20%로 축소되고 거주 공제는 연 6%, 최대 60%로 확대된다. 2029년 이후에는 보유 공제가 없어지고 거주 공제가 연 8%씩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특례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적용 요건은 ▲양도일 현재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양도 ▲수도권 소재 주택 ▲전체 보유 기간 중 총 5년 이상 실제 거주 ▲양도일 현재 해당 주택에서 2년 이상 계속 거주 중 ▲직계비속 등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에게 양도 ▲양도일부터 6개월 이내 비수도권으로 이전 ▲본인·배우자의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과 실제 거주 등이다.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2027년에는 양도소득세의 50%, 2028년에는 30%를 감면받는다. 일명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주택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중한 부동산 관련 세금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깡통전세 문제 등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거주·주거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다 보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X를 통해 “현행 장특 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 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언에는 세제 개편안의 방향이 대체로 녹아 있다. 정부의 의도는 “서민·중산층의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고가 주택·비거주 주택·다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줄이겠다는 것”이다. 즉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면서 1주택자 혜택을 받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의 구사자, 그중에서도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것이다. 보유 공제가 거주 공제로 이에 따라 정부는 다주택 보유를 넘어 1주택자라도 보유한 주택의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를 살펴 과세하려고 한다. 개편안은 2027년 과도기를 거쳐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닌 과세표준에 따른 통합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고가 주택일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세제상 유도하는 선택은 실거주, 제도 시행 전 매도 또는 높아진 세 부담의 감수다. 다만 소유자는 이에 대응해 매각을 미루거나 증여·상속 등 다른 처분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부는 “적정 가격의 주택 한 채에 실제로 장기간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를 우대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제공하는 기간은 2027년부터 2년간이다. 이를 위해 종부세 부담은 높이고 양도세 중과 폭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하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붙는 중과 폭을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춘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행 30%포인트에서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한 뒤 2029년 현행 수준으로 복원한다.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새 집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을 때에도 신규 주택 취득일부터 2년 안에 조정대상지역 내 기존 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종부세 1주택 특례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3년인 처분 기한을 2년으로 줄인 것이다. 정부는 기존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유도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게도 종전 주택을 빨리 처분하도록 압박하려고 한다. 짧은 기간 안에 주택을 교체해 다주택자 지위를 청산하고 실거주 1주택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비수도권 이전 특례에 대해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비수도권 이주를 활성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잠금 효과를 풀어 기존 주택 매물을 늘리려고 한다. 또 수도권 고령자의 이주와 주택 매각대금의 비수도권 유입을 유도해 지역 인구와 소비도 늘리려고 한다. 부동산시장 정책이자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인 셈이다. 팔라는 정부 버티는 시장 초고가 비거주 주택의 세후 보유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요자의 선택은 ▲주택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해 금융자산 등으로 이동 ▲실거주 전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하위 주택으로의 이동은 ‘풍선 효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상승 폭은 ▲서초구 0.02% ▲강남구 0.01% ▲송파구 0.15% 등 지난달 이후 4주 연속 줄었지만,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는 ▲마포구 0.39% ▲용산구 0.18% ▲성동구 0.16% 등 주춤했던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에서 두드러졌다. 임대 중인 비거주 주택의 소유자가 거주 공제를 받기 위해 계약 종료 후 직접 입주한다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주택을 찾아야 한다. 소유자가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늘어난 보유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신규 계약 때 임대료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차하위 주택 매수에 나선다. 그 결과 차하위 주택의 매매가격과 임대료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해당 주택에 살던 임차인도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 매수에 나선다. 세제 개편안이 확정된 뒤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연립·다세대의 가격 상승과 전·월세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체 수요의 하방 전이’이자 ‘주거 사다리의 연쇄 압착’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재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가구의 실질 주거 구매력이 줄어들고, 일부 수요는 대체재이면서 해당 가구에는 열등재적 성격을 띠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하위 주택의 가격과 임대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여러 채보다 비싼 한 채? 출구 2년 열긴 했는데… 집값 압력 아래로 확산…다시 고개 든 ‘세입자론’ 이 같은 연쇄의 첫 단계인 규제선 아래로의 대체 수요 이동은 실증 사례로도 확인된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은 투기 지역·투기 과열 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규제선인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몰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를 두고 “규제가 거래 억제보다 강한 수요 재배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의 충격은 이처럼 핵심지 중소형·준고가→인접지·외곽 준고가→중저가 소형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매매·임대시장 모두에서 장기간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가격대별 주택 수요 이동을 완화할 열쇠로는 공급이 거론된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빠르게 늘지 않는다. 서울·수도권의 선호 지역 아파트는 입지 자체가 한정돼있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같은 공시가격에서도 과세표준을 키워 상위 누진세율 구간 진입을 앞당긴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격대나 주택 규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발표 전부터 나타난 ‘덜 똘똘한 한 채’ 강세는 이런 대체 수요 이동의 초기 조짐으로 읽힐 수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세 부담 상한 인상에 따른 조세 전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여기에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난다면 종부세 대상 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가격대에서 임대 매물이 줄어들고, 기존 임차인이 차하위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 역시 국지적 풍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65세 이상 가구의 이주 목적지는 통상 ▲종합병원·의료기관 접근성 ▲수도권과의 교통 연계 ▲대중교통 및 생활 편의시설 ▲노인 복지·요양시설 ▲관리가 쉬운 신축 중소형 아파트 ▲문화·상업시설 등을 고려해 선택된다. 이런 요건을 갖춘 지방 대도시와 일부 거점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에 ‘국민을 세입자로 남길 것인가’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유 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를 보면서 현 정부가 지향하는 주택 소유 구조가 국민의 내 집 마련을 확대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수가 공공이 소유한 집에서 임차료를 내며 사는 사회로 가려는 것인가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에 나온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는 문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영국 보수당의 자가 소유 촉진책에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런 탓에 진보 정권은 국민의 집 소유를 막기 위해 정책을 편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의도는 규제 결과는 불신 초고가 비거주 주택 과세 강화가 ▲‘덜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이동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 ▲무주택자의 매수 진입선 상승 ▲매수 포기자의 임대시장 잔류 ▲임차 수요 증가와 전월세난 ▲저가주택과 비아파트 임대료 압박 등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면, 음모론은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도 음모론이 자랄 토양이 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