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대한축구협회 운영 전반을 둘러싼 문제 점검을 위해 마련된 국회 청문회에서 증인·참고인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불출석 증인들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박항서 전 축구협회 부회장 등 핵심 증인들이 해외 취업과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며 “국회의 출석 요구는 국민의 요구임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외면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정감사 등에서 다시 호출될 수 있으며,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참고인들이 제출한 사유 중 ‘유기 동물 돌봄’ 등이 포함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이임생 이사는 깜깜이 면접을 주도하고 해외로 나갔고, 정몽규 체제를 두둔하던 인사들은 황당한 사유로 나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자,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직후 올린 SNS 글을 문제 삼으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대통령께서 내 편 인사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지난 1년간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 내 편 인사가 많았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정부의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즉각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자리는 대한축구협회의 30년 묵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첫 질의부터 왜 대통령을 끌어들이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는 대통령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느냐”고 맞받으면서, 청문회 초반부터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 임오경 민주당 의원은 ‘고려대 카르텔’ 의혹과 파울루 벤투 전 감독과의 재계약 실패를 집중 추궁했다. 정몽규 전 회장은 “재임 기간 선임한 20여명의 감독 중 고려대 출신은 1명뿐”이라며 카르텔 의혹을 부인했다.
벤투 감독에 대해서는 “그가 4년 계약을 고집했지만, 협회는 아시안컵 성적에 따른 ‘1+3년’ 조건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정 전 회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면 청문회가 열렸겠느냐”는 질문에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답했다.
홍명보 전 감독을 향해서는 선임 과정의 ‘특혜 의혹’이 쏟아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른바 ‘밤 중 빵집 회동’을 거론하며 “축구협회 전무이사까지 지낸 분이 면접이나 발표도 없는 이런 방식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홍 전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제안하러 왔을 때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왔다고 생각했다”며 “집 앞 빵집에서 만난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불투명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내가 먼저 특혜나 이익을 요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월드컵 결과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국민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선임 과정 자체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청문회는 경기력 부진의 원인과 운영 개선책을 묻기보다 ‘호통과 질타’가 난무했다. 대표적인 장면은 최 의원이 김진규 전 대표팀 코치를 상대로 벌인 질의였다.
최 의원은 남아공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선발 제외된 것이 홍명보 감독의 보복이었느냐고 물었고, 김 전 코치가 “전혀 없었다”고 답했음에도 패배 원인을 두고 몰아세우기를 이어갔다.
그는 “왜 그렇게 졸전을 벌이고 패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전 코치가 “경기를 하다 보면 여러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답하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냐”고 재차 따졌다.
실랑이 끝에 김 전 코치가 “왜 이기고 졌는지를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하자 최 의원은 말을 끊으며 “네, 앉으세요. 저런 태도 때문에 우리나라 축구가 그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이 모양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처럼 오전에 진행된 청문회는 답변을 듣기보다 호통이 앞서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패배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나 향후 개선 방안을 끌어내기보다는 감정적인 책임 추궁에만 머물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정회를 거친 뒤 오후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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