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민석 사진’ 꺼낸 노조위원장 무리수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6.07.28 09:44:46
  • 호수 15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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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더 이상 자극 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박희영 기자 = 지역난방안전 직원들이 신생 노동조합을 설립하자 억대 규모로 추진되던 항만 드론 사업이 돌연 중단됐다. 직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방두봉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지역난방안전 지부장은 함께 사업 협력을 주도하던 관계자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나란히 찍힌 사진을 꺼냈다. “더 이상 자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였다.

제보자들은 방두봉 지부장의 행위를 정치권 인맥을 앞세운 압박이자 조직적인 ‘노조 파괴’ 정황으로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부터 논의된 항만 드론 사업에서 시작됐다. 지역난방안전 소속 직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드론팀’은 최용호 국가직청원경찰 지부장과 항만 보안·방재·순찰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사업을 준비했다. 최 지부장은 방두봉 지부장과 지인 관계로 두 사람 모두 기본소득당 당 대표 노동수석특보를 맡고 있다.

노노 대립

기본소득당이 최 지부장과 방 지부장을 당 대표 노동수석특보로 임명한 날은 지난 2월26일로 신생 노조와 드론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기 불과 20여일 전이다.

제보자 측은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사람들이 신생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생존이 걸린 사업을 무산시키고 정치권 인맥까지 동원해 입을 막으려 했다”며 “이는 명백한 노조 파괴 행위”라고 주장했다. 노동자의 조직과 권리를 보호해야 할 ‘노동수석특보’들이 오히려 신생 노조 설립을 문제 삼고 사업 협력을 중단하거나 침묵을 요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제보자 측은 그동안 최 지부장이 전체 사업 규모가 약 100억원 대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최 지부장이 전달한 것으로 기재된 제안서 가이드라인에는 항만 외곽 자동 순찰을 위한 운영 시나리오 등이 제시됐으며 해양수산부 방문 일정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 지부장은 드론팀이 작성한 제안서를 읽은 뒤 “수정 의견을 주겠다”고 하는 등 그가 사업 진행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 논의는 실무 제안서 작성 단계까지 진행됐으나 드론팀 측 직원이 회사에 신생 노조 설립 사실을 알린 지난 3월13일 상황이 뒤집혔다. 최 지부장은 지역난방안전 소속 직원이나 사용자가 아닌 외부 인사임에도 신생 노조 설립에 관해 알고 있었다.

제보자들은 방 지부장을 정보 전달자로 지목했다. 방 지부장이 최 지부장에게 “드론팀 직원이 신생 노조를 설립한다”는 사실을 전달했고, 최 지부장이 이를 사업 협력 중단의 지렛대로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제보자 측은 “(최 지부장이) 일이 궤도에 오른 뒤 노조를 만들라” “잠정 보류하라”는 취지로 노조 활동 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3월15일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는 노조 유지와 사업 중단의 연결고리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줬다. 드론팀 관계자는 최 지부장에게 “노조는 없애지 않겠습니다. 3월18일 해양수산부 항만보안과 같이 갈 수 있으신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최 지부장은 “첫 번째 답변이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은 답변할 수 없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답했다.

‘노조를 없애지 않겠다’는 첫 번째 입장 때문에 사업과 관련한 두 번째 질문에 답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제보자 측은 “이후 예정됐던 일정과 협력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신생 노조 유지 통보하자
예정 사업 일정 즉각 거부

노조 파괴 의혹은 지난 3월25일 증폭됐다. 방 지부장은 사업관리실장에게 공식 접견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최 지부장이 김 전 총리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실장에게만 전달 전송했다. 사진 전송 직후 방 지부장은 “더 이상 자극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이런저런 말하기보다 거론하지 않는 게”라고 보냈다.

제보자들은 노조 설립과 사업 중단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방 지부장이 당시 국무총리와의 친분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보내 직원과 간부들에게 심리적인 압력을 가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지역난방안전 내의 ‘복지단 돈’을 둘러싼 형사 고소전도 이어지고 있다. 고소인들은 방 지부장이 복지단 단장으로서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를 보관하고 집행할 책임이 있었는데도 복지단 계좌에서 별도의 지출결의서나 내부 기안 없이 본인의 이름으로 현금을 인출한 것은 횡령이라고 봤다.

또 회원들은 일반 조합원보다 두 배 많은 회비를 납부했음에도 복지단을 해산하면서 잔여재산을 똑같이 나누기로 한 결의 역시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복지단 계좌 거래내역에는 2025년 9월29일 ‘방두봉’이라는 기재 내용으로 100만원이 출금된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20일 뒤인 10월19일 ‘오인출 환급’이라는 명목으로 같은 금액이 계좌에 다시 들어왔다.

지역난방안전복지단 직장 회원 일동은 방 지부장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인 측은 “100만원이 아무런 객관적 증빙 없이 방 지부장의 지배 아래 놓였다”며 인출 당시부터 업무상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당 노동수석특보
2명 노조 파괴 관여했나?

뒤늦게 반환했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결국 금액 반환 전까지 방 지부장이 이를 불법적으로 소유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관건이다.

방 지부장 측의 설명은 정반대다. 청산위원회는 지난 5월4일 법무사를 통해 보낸 내용증명 답변서에서 100만원 인출이 고의적인 사적 유용이 아니라 ‘실무상 착오였다’고 밝혔다. 복지단 계좌와 개인 계좌를 혼동해 잘못 인출했으며, 이를 인지한 뒤 스스로 전액을 반환했다는 것이다. 고소인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원상회복했으므로 불법적으로 돈을 가지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방 지부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100만원 인출은 계좌를 착각한 단순 실수였고, 문제 제기가 있기 전에 전액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청산 역시 정회원 총회에서 적법하게 결정됐으며 이번 고소 자체가 사측과 제2노조의 기존 노조 와해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회칙에 의해 의결한 것은 어쩔 수가 없으니 나중에 보상을 하는 방법을 검토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사이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부연했다.

이번 고소는 앞서 불거진 신생 노조 설립과 드론 사업 중단 의혹과도 맞닿아 있다. 방 지부장은 “사측과 제2노조가 기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악의적인 제보와 고소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복지단 고소 역시 회계 비위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 노조 지부장을 형사사건에 묶어 기존 노조의 교섭력을 떨어뜨리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고소 반복

방 지부장은 김 전 총리의 사진을 보낸 것에 대해 “최 지부장이 대외 활동으로 바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니 서로 불편한 일 만들지 말자는 취지로 사업실장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수부가 노조 때문에 사업을 중단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계약 단계까지 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보자 측이 “사업의 구체화 여부는 이번 사건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사업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최 지부장이 사업 진행을 원하는 드론팀의 간절함을 악용해 불법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반박한 만큼 양측의 팽팽한 주장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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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주거 사다리 누를라’ 세제 개편안의 그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만들 연쇄 고리의 끝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일까? 정부가 지난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보유한 현재 의회 구도상 당론으로 추진하면 큰 틀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한 통과 무성한 논란 핵심 내용 중 논란이 많은 것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종부세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인상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거주로 나눠 재편한 후 거주 공제 중심으로 전환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 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다. 현행 제도에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해당 주택의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원이다. 세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거주용 1주택자(이하 거주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소유자가 해당 주택에 살지 않는 비거주용 1주택자(이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 기준으로 70%까지 오를 예정이다. 따라서 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종부세 과세표준은 7000만원이 된다. 반면 비거주자가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과세표준은 4억2000만원이 된다. 또 종부세에는 연령 공제와 보유 공제가 적용된다. 두 공제를 합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만 70세 이상인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80%의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공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대로라면 보유 공제는 거주 공제로 바뀐다. 내년도 종부세액 계산 시 현행 40%인 10년 이상 15년 미만 보유자의 공제율은 20%로 줄어든다. 대신 10년 이상 15년 미만 거주한 사람은 40%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어 2028년에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없어져 연령 공제와 거주 공제만 남는다.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에 대해서는 최대 3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해당 사유는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전근·직장 변경 ▲1년 이상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해외 취학·근무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 봉양 ▲이에 준하는 불가피한 사유 등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현행 150%인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 상한도 내년 1월1일부터 200%로 올라간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종부세와 재산세 합계가 전년도 보유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상한 초과분을 종부세에서 제외한다. 전년도 보유세로 1000만원을 낸 사람의 올해 보유세가 2000만원으로 산출됐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1500만원까지만 부담하지만, 내년부터는 2000만원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다. 실거주 14억·비거주 9억 축소 ‘오래 보유’보다 ‘오래 거주’ 양도소득세 제도도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크게 손볼 예정이다. 명칭도 주택·조합원입주권의 경우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고, 토지·비주택 건물은 장기보유 소득공제가 된다. 이 제도는 2028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행 장특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의 공제율을 적용해 합계 최대 80%를 공제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 보유 공제는 연 2%, 최대 20%로 축소되고 거주 공제는 연 6%, 최대 60%로 확대된다. 2029년 이후에는 보유 공제가 없어지고 거주 공제가 연 8%씩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특례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적용 요건은 ▲양도일 현재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양도 ▲수도권 소재 주택 ▲전체 보유 기간 중 총 5년 이상 실제 거주 ▲양도일 현재 해당 주택에서 2년 이상 계속 거주 중 ▲직계비속 등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에게 양도 ▲양도일부터 6개월 이내 비수도권으로 이전 ▲본인·배우자의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과 실제 거주 등이다.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2027년에는 양도소득세의 50%, 2028년에는 30%를 감면받는다. 일명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주택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중한 부동산 관련 세금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깡통전세 문제 등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거주·주거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다 보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X를 통해 “현행 장특 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 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언에는 세제 개편안의 방향이 대체로 녹아 있다. 정부의 의도는 “서민·중산층의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고가 주택·비거주 주택·다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줄이겠다는 것”이다. 즉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면서 1주택자 혜택을 받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의 구사자, 그중에서도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것이다. 보유 공제가 거주 공제로 이에 따라 정부는 다주택 보유를 넘어 1주택자라도 보유한 주택의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를 살펴 과세하려고 한다. 개편안은 2027년 과도기를 거쳐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닌 과세표준에 따른 통합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고가 주택일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세제상 유도하는 선택은 실거주, 제도 시행 전 매도 또는 높아진 세 부담의 감수다. 다만 소유자는 이에 대응해 매각을 미루거나 증여·상속 등 다른 처분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정부는 “적정 가격의 주택 한 채에 실제로 장기간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를 우대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제공하는 기간은 2027년부터 2년간이다. 이를 위해 종부세 부담은 높이고 양도세 중과 폭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하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붙는 중과 폭을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춘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행 30%포인트에서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로 완화한 뒤 2029년 현행 수준으로 복원한다.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새 집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을 때에도 신규 주택 취득일부터 2년 안에 조정대상지역 내 기존 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종부세 1주택 특례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현행 3년인 처분 기한을 2년으로 줄인 것이다. 정부는 기존 다주택자에게 매각을 유도하고, 일시적 2주택자에게도 종전 주택을 빨리 처분하도록 압박하려고 한다. 짧은 기간 안에 주택을 교체해 다주택자 지위를 청산하고 실거주 1주택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의 비수도권 이전 특례에 대해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비수도권 이주를 활성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고령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잠금 효과를 풀어 기존 주택 매물을 늘리려고 한다. 또 수도권 고령자의 이주와 주택 매각대금의 비수도권 유입을 유도해 지역 인구와 소비도 늘리려고 한다. 부동산시장 정책이자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인 셈이다. 팔라는 정부 버티는 시장 초고가 비거주 주택의 세후 보유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요자의 선택은 ▲주택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해 금융자산 등으로 이동 ▲실거주 전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가운데 차하위 주택으로의 이동은 ‘풍선 효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예고된 단계부터 ‘덜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서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상승 폭은 ▲서초구 0.02% ▲강남구 0.01% ▲송파구 0.15% 등 지난달 이후 4주 연속 줄었지만,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는 ▲마포구 0.39% ▲용산구 0.18% ▲성동구 0.16% 등 주춤했던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에서 두드러졌다. 임대 중인 비거주 주택의 소유자가 거주 공제를 받기 위해 계약 종료 후 직접 입주한다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주택을 찾아야 한다. 소유자가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늘어난 보유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신규 계약 때 임대료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임차인은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차하위 주택 매수에 나선다. 그 결과 차하위 주택의 매매가격과 임대료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해당 주택에 살던 임차인도 다른 전월세 매물을 찾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 매수에 나선다. 세제 개편안이 확정된 뒤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연립·다세대의 가격 상승과 전·월세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체 수요의 하방 전이’이자 ‘주거 사다리의 연쇄 압착’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재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가구의 실질 주거 구매력이 줄어들고, 일부 수요는 대체재이면서 해당 가구에는 열등재적 성격을 띠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차하위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차하위 주택의 가격과 임대료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여러 채보다 비싼 한 채? 출구 2년 열긴 했는데… 집값 압력 아래로 확산…다시 고개 든 ‘세입자론’ 이 같은 연쇄의 첫 단계인 규제선 아래로의 대체 수요 이동은 실증 사례로도 확인된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은 투기 지역·투기 과열 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규제선인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몰렸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를 두고 “규제가 거래 억제보다 강한 수요 재배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의 충격은 이처럼 핵심지 중소형·준고가→인접지·외곽 준고가→중저가 소형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매매·임대시장 모두에서 장기간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가격대별 주택 수요 이동을 완화할 열쇠로는 공급이 거론된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빠르게 늘지 않는다. 서울·수도권의 선호 지역 아파트는 입지 자체가 한정돼있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같은 공시가격에서도 과세표준을 키워 상위 누진세율 구간 진입을 앞당긴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격대나 주택 규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발표 전부터 나타난 ‘덜 똘똘한 한 채’ 강세는 이런 대체 수요 이동의 초기 조짐으로 읽힐 수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세 부담 상한 인상에 따른 조세 전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분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여기에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어난다면 종부세 대상 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가격대에서 임대 매물이 줄어들고, 기존 임차인이 차하위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65세 이상 수도권 1주택자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 역시 국지적 풍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65세 이상 가구의 이주 목적지는 통상 ▲종합병원·의료기관 접근성 ▲수도권과의 교통 연계 ▲대중교통 및 생활 편의시설 ▲노인 복지·요양시설 ▲관리가 쉬운 신축 중소형 아파트 ▲문화·상업시설 등을 고려해 선택된다. 이런 요건을 갖춘 지방 대도시와 일부 거점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에 ‘국민을 세입자로 남길 것인가’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유 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를 보면서 현 정부가 지향하는 주택 소유 구조가 국민의 내 집 마련을 확대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수가 공공이 소유한 집에서 임차료를 내며 사는 사회로 가려는 것인가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에 나온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는 문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영국 보수당의 자가 소유 촉진책에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런 탓에 진보 정권은 국민의 집 소유를 막기 위해 정책을 편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의도는 규제 결과는 불신 초고가 비거주 주택 과세 강화가 ▲‘덜 똘똘한 한 채’로의 수요 이동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 ▲무주택자의 매수 진입선 상승 ▲매수 포기자의 임대시장 잔류 ▲임차 수요 증가와 전월세난 ▲저가주택과 비아파트 임대료 압박 등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면, 음모론은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도 음모론이 자랄 토양이 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