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채용 의혹’ 광주시교육청 실무자 집유 확정

인사팀장, 징역 1년·집유 2년
이정선 “임용 지시 없었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의 면접 점수 수정을 요구했던 실무자가 22일,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인사팀장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광주시교육청에서 사무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2년 8월, 개방형 직위인 감사관 채용 과정에서 평가위원들에게 “너무 젊은 사람이 감사관이 되면 안 된다”는 이유를 들며 점수 수정을 요구하는 등 채용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평가위원 2명은 A씨의 요구를 받고 이정선 전 교육감의 고교 동창인 지원자의 점수를 수정했다. 점수는 총 16점 올라 순위가 3위에서 2위로 바뀌었다. 이후 최종 후보 2명에 포함돼 교육감의 선택을 거쳐 감사관으로 임용됐다.

항소심은 A씨가 특정 지원자의 평정표 수정을 요구하고 허위공문서를 작성·행사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외부 평가위원에게 직무상 명령을 내릴 권한은 없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같은 감사관 채용 관여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교육감의 첫 공판도 이날 광주지법 형사10단독 유형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면서 윗선 책임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본격화됐다.

검찰은 이 전 교육감이 지난 2022년 감사관 공개채용 과정에서 고교 동창을 임용하기 위해 당시 인사팀장에게 최종 후보 2명에 포함시키라는 취지의 위법·부당한 지시를 했다고 보고 있다.

공소 사실에는 이 전 교육감이 지난 2023년과 2024년 네 차례 정기 인사에서 5급 공무원의 4급 승진 순위를 미리 정한 뒤, 인사 담당자들에게 이에 맞춰 근무 성적을 평정하도록 한 혐의도 포함됐다.

반면 이 전 교육감 측 변호인은 “고교 동창을 감사관으로 임용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고, 당시 인사팀장도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근무평정 개입 역시 교육감으로서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기소 절차의 위법성도 문제 삼았다. 그는 “법원에서 제공받은 서류를 보면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가 동일인으로 추정돼 검찰청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법정 기간인 3개월 안에 종결하거나 재수사를 요구하지 않은 채 별도 인지수사로 전환해 압수수색 등을 벌인 것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육감 측은 앞서 검찰의 압수수색 처분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현재 1년째 심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재판부는 재항고 결과를 더 기다리지 않고 본안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A씨가 특정 지원자의 면접 점수 수정을 요구한 배경에 이 전 교육감의 지시가 있었는지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한 재검토 요청을 넘어 실제 순위 변경으로 이어진 만큼, 인사팀장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었는지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앞서 A씨 재판 과정에서는 윗선 개입 여부를 의심하게 하는 정황도 제시된 바 있다. 그는 “공익적인 염려로 점수 수정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점술인과의 대화에서 “간부 공무원으로 일하다 보니 윗사람 의지도 받아야 한다”거나 “윗사람 지시 부분은 가려진 게 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 등을 토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교육청 직원이 “A씨가 자신을 따로 불러내 서류 속 특정 후보자를 손가락으로 짚은 뒤 다시 청사 2층을 가리켰다”고 진술한 점도 주목된다. 해당 층에는 교육감과 부교육감 등 집행부 집무실이 있다.

또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4급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A씨의 요구가 담긴 문서가 이 전 교육감에게 전달된 정황도 당시 재판에서 다뤄졌다.

이와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지난해 8월 1심 선고 직후 이 사건을 조직적·계획적 채용 비리로 규정하며 “몸통이 꼬리를 자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해 2월 A씨가 구속됐을 때도 “교육감의 고교 동창을 감사관으로 채용한 일을 혼자 주도했을 리 없다는 것은 누구나 품게 되는 합리적 의심”이라며 윗선 수사를 촉구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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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