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기함 노리는 한동훈 잠수함 정치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7.13 13:01:17
  • 호수 1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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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빠지는 기습 공격 ‘먹혔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여러 차례 어뢰 피격급 충격을 줬다. 한 의원은 무소속이라는 신분을 역으로 유감없이 활용하면서 장 대표에게 예상치 못한 정치적 기습 공격을 가했다. 과연 장 대표는 한 의원의 잠수함 정치를 막을 수 있을까?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 등원 이후 철저한 ‘잠수함 정치’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한 의원의 잠수함 정치는 여러 차례 파문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이 지난 1월 한 의원을 제명한 이후 그는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재보궐선거에서도 무소속 신분을 유지한 채 당선돼 한 의원은 보수 야권 내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 점접
늘리는 이유

무소속이라는 신분 자체가 잠수함의 항해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다. 한 의원은 국회 등원 이후 주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기습적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한 의원은 한 달여 동안 눈에 띄는 주요 행적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감사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외부 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계파를 망라한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법안 발의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에서는 고동진·김건·김성원·김형동·박정하·배현진·서범수·송석준·안상훈·유용원·정성국·한지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쇄신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으로는 신성범·권영진·이성권·조은희 의원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중진 다수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 중진 중에는 김기현·윤상현·김도읍·김태호·박대출·윤재옥·이헌승·한기호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대식 의원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는 서천호 의원도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그로부터 3일 전인 지난달 19일에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사전투표를 폐지하는 대신 본투표일을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 발의에는 송언석·유상범·신동욱 등 국민의힘 의원 24명과 한 의원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거나 참여하는 토론회 등 행사에도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3일에는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공동 주최한 ‘참정권 피해 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의원은 대안과 미래 간사를 맡고 있다.

이 행사에는 주호영·김기현 의원 등 중진들과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원래 참석 예정이었으나 시정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뒤 서면 축사를 전했다.

토론회·연구 모임 참석 늘려 원내 존재감↑
“한동훈입니다” 인사하자 장, 대화방 퇴장

지난 1일에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개최한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토론회에 참석했다. 지난 6일에는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이 개최한 ‘한국 축구 살리는 골든타임: 한국 축구 긴급 토론회’에 참석했다. 지난 7일에는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개최한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활동하는 국회 연구 모임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 가입한 후 텔레그램 대화방에 인사를 남긴 것이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 의원은 이 포럼에서 활동하는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의 대표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맡고 있고,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 등 총 37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장(친 장동혁)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중에는 장 대표·신동욱 최고위원·정희용 사무총장·강명구 조직부총장·서천호 전략기획부총장·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언석 전 원내대표·박성민·임종득·김민전 의원 등 구 친윤계 의원들도 활동하고 있다.

한 의원은 포럼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입장한 후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동훈입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그러자 장 대표는 곧바로 대화방에서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장 대표를 따라 대화방에서 퇴장한 의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한 의원의 이 같은 보폭을 놓고 “국민의힘 복당을 위한 사전 대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의원이 구 친윤계와의 접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고, 이들도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잠수함의 항해에 비유하면, 한 의원은 국민의힘 밖에 있지만 수면 아래에서 국민의힘 내부 해역으로 조용히 진입해 접점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의원은 당선 직후인 지난달 4일 <TV조선>과 인터뷰하면서 “부당하게 제명당했을 때,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복당 자체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면 괜히 싸움이 일어날 수 있으니 크게 서두르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한 의원 스스로 어떤 작전을 구사해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할지 미리 예고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무소속이라는 신분은 잠항 상태에 가깝다. 당 밖을 항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수중 항로를 탐색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어 ▲법안 발의 ▲연구 모임 가입 ▲연구 모임 대화방 참여 등의 형식으로 국민의힘 내부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소나 탐지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일간의
격한 공방

활발하게 전개하는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 활동은 잠망경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와 존재를 노출하면서 타격 대상에게 존재감을 심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복당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것은 타격 대상에게 자신의 큰 존재감을 심어주기 위한 일보 후퇴 격의 소음 제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장 대표에게는 어뢰 공격으로 느껴졌을 법한 잠망경 상승은 지난 2일 진행됐다. 장 대표는 이날 갑작스러운 가족 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이날 장 대표의 가족 상을 조문했다. 지난 3일에는 <부산일보> 유튜브 ‘뉴스캐라’에 출연해 장 대표 등 국민의힘 당권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친한계에 대한 징계 검토에 착수한 것을 두고 “괴기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주도하는 징계들에 대해 “위기를 모면하고 연명하기 위해 자꾸 저와 싸우는 그림을 만들어서 비빌 언덕을 만들려는 것인데, 저는 거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제 복당을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막고 싶은 당권파가 있지 않느냐”며 “이분들과 노이즈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에는 한 의원이 장 대표의 가족 상을 조문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러자 당권파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구성원 일부는 “한 의원이 언론 플레이를 위해 기자들을 몰고 장례식에 나타난 것”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효은 대변인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전 조율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 장례식장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 사람이 있었다”며 “10분 남짓 머물면서 연출된 모습을 남기고 떠났다”며 한 의원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씨가 장 대표 장례식장에 딱 15분 머물렀다고 전해 들었다”며 “사전 언질 없이 불청객처럼 방문해 장례를 뒤집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안 바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주현철 외신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의원을 일컬어 “사이코패스”라고 지칭했다. 이어 그는 “유족과의 단 한마디 사전 조율도 없이 불청객처럼 빈소에 들이닥쳤다”며 “고작 10분 만에 사라진 이 불청객을 보면서 현장에 있던 우리는 ‘이 사람은 사이코패스’라는 소름 끼치는 직감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 의원은 주한미국대사관의 부산 행사 축사 일정을 취소한 후 부산에서 상경해 조문한 것”이라며 “왜 문상 왔느냐고 비난하는 것은 저질스럽다”고 주장했다.

심리적
포위망

이어 “당시 빈소에는 취재진이 10명 이상 있었기 때문에 한 의원의 조문이 기사화된 것”이라며 “도의적인 조문을 놓고 작위적인 비난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오히려 일부 당권파 인사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최고위원은 장 대표의 가족이 사망한 원인을 그대로 적시했다가 얼마 후 수정해 일각의 비판을 받았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려고 했던 장 대표 측은 경위야 어떻든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가족의 사망 원인까지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작전 교리는 방사 통제 및 정숙 항해 → 수동 소나를 통한 정보 수집 및 적 수역 침투 → 해상 교통로 차단 및 기뢰 부설 → 현존 함대 전략과 적 대잠 전력의 과부하 유도 → 어뢰 발사 등의 순서로 구성된다.

잠수함 작전의 핵심은 적의 탐지망에서 벗어나는 은폐성이다. 따라서 한 의원의 무소속 신분은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통제망에 포착되지 않는 심해 잠항 상태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복당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도 의미를 갖는다.

이는 장 대표의 탐지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국민의힘 구성원들과 접촉하면서 복당을 위한 사전 작업을 매끄럽게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메시지를 최소화하면서도 징계 등 장 대표 체제의 요격 체계가 한 의원 자신이라는 목표물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구조적 기만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포럼 참석 및 법안 공동 발의는 수동 소나라고 할 수 있다. 잠수함이 발사하는 능동 소나는 자신의 위치를 노출한다. 이 때문에 주변의 소음을 듣기만 하는 수동 소나를 활용해 적진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장 대표는 한 의원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나타날지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 이를 파악하는 시점은 한 의원이 자유로운 작전을 행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 의원이 미래혁신포럼과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 연쇄 가입한 것은 수동 소나를 가동한 채 적의 핵심 방어 수역인 국민의힘의 핵심 네트워크로 깊숙하게 침투하는 초계 기동으로 볼 수 있다.

한 의원은 언론 인터뷰와 정치 행위를 교차로 활용하는 등 능동 소나와 수동 소나를 동시에 융통성 있게 활용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를 토대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현황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의사소통 ▲장동혁 체제의 장악력 파악 ▲장동혁 체제에 대한 내부 불만의 크기 등 핵심 정치 지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가족 상 조문 두고 당권파·친한계 충돌
“언론플레이” 공방 속 장과 갈등 격화

그래서 한 의원이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가입 인사를 하자, 장 대표가 곧바로 대화방을 나간 행위는 의미심장한 정치적 메시지가 된다. 잠수함은 적의 주력 함대와 전면전을 치르기 어렵다. 그래서 적의 보급로와 핵심 길목을 차단하는 비대칭 교리를 따른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정치적 교감 경로에 침투해 기뢰를 부설한 격의 행위를 했다. 한 의원이 미래혁신포럼과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 상주하는 상황은 장 대표 체제와 주류 의원 간 결속력 약화를 의미할 수도 있다. 장 대표에게는 심리적 포위망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장 대표는 대화방을 나가는 것으로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잠수함의 흔적을 포착한 함대 지휘관이 과잉 대응해 스스로의 심리적 상태와 위치를 노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 의원이 단지 가입 인사만 했을 뿐인데도 장 대표가 대화방을 나간 행위 자체는 장 대표가 ‘한동훈 견제’라는 단일 목표에 불필요한 정치적 자원과 신경을 과도하게 쏟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한 의원 관점에서는 능동적 유인 전술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 격변에 따라 지도부 변화 등 결정적 부상 타이밍을 잡기 위해 기회를 포착하는 정치 행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의원이 어뢰를 발사해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지점은 국민의힘 복당 완료 시점이다.

한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한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장동혁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 해군에 임대됐던 스웨덴 해군 고틀란드급 A19 잠수함(이하 A19)은 2005년 미 태평양함대 합동작전부대훈련(JTFEX) 도중 가상 적 역할을 맡았다. A19는 세계 최초로 스털링 AIP(공기불요추진장치)를 탑재해 조용하고 장기간 잠항할 수 있는 잠수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특유의 정숙성을 기반으로 미 항모전단 방어망 안쪽까지 접근해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모의 격침했다. 한 의원의 정치적 목표는 A19 잠수함의 항공모함 격침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작전 호흡을 어떻게 제어하느냐도 한 의원의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과 장 대표의 관계는 가족 상 조문 행위조차도 서로 반목하는 소재가 됐을 정도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전략적
모호성

정치학적으로 보면, 한 의원과 장 대표의 관계는 ▲비대칭 권력 투사 ▲전략적 모호성 활용과 방어 ▲상징 자본 약탈전 ▲규범적 역풍과 과도한 확장 등 상황이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연 장 대표는 전략적 모호성을 활용한 한 의원의 침투 작전을 방어할 수 있을까? 잠수함 한동훈함은 국힘 기함을 향해 항해를 이어 나가고 있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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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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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