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갤러리 ‘눈 컨템포러리’에서 에이메이 카네야마와 오종 작가의 2인전 ‘사이’가 열린다. 2명의 작가는 평면 5점, 입체 5점 등 총 10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작품을 한데 모아 놓는 일이지만 동시에 작품과 작품 사이에 하나의 거리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각각의 작업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하나의 공간에 놓이는 순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하나의 작품은 다른 작품을 통해 다르게 보이고, 관람객의 시선 또한 그 사이를 오가며 끊임없이 이동한다.
공간 위에
에이메이 카네야마, 오종이 참여한 2인전 ‘사이’는 관계를 하나의 개념으로 규정하려는 전시가 아니다. 무엇과 무엇 사이를 특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것이 같은 공간 안에 머물며 만들어내는 상태에 주목했다. ‘사이’는 대상을 연결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각각의 존재가 서로를 하나의 의미로 환원하지 않은 채 머무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오종은 전시 전, 공간에 머물며 그것의 조건을 살피고 파악하는 시간을 갖는다. 장소를 이해한 뒤 만든 작업은 전시장 안에서 공간과 만난다. 가는 쇠막대와 나무판, 아크릴 관과 LED 조명, 구리선, 낚싯줄, 구슬과 비즈 등 다양한 물성의 재료들이 만드는 간결한 선과 면은 비어 있는 공간 위에 새로운 구조를 세운다.
하지만 그 구조는 공간을 압도하거나 점유하기보다 오히려 그 안에 이미 존재하던 빛과 공기, 건축적 질서를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장소와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그때마다 다른 모습을 갖는다.
에이메이 카네야마의 회화 또한 무언가를 선명하게 규정하려 하지 않는다. 화면 위에 겹겹이 쌓이는 색과 붓질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기억이나 일상의 파편적인 감각을 어렴풋이 소환한다. 그러나 결코 특정한 대상이나 맥락을 정조준해 겨냥하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완전한 추상도 명확한 구상도 아닌 모호한 경계의 상태로 남는다.
각각의 존재가 머무르는
이전과 다른 방식의 경험
작가는 캔버스 틀을 짜고 젯소를 말리는 과정 대신 벽에 캔버스 원단을 타커로 박아 놓은 후 오랜 시간 바라보고 응시하며 작업을 이어간다. 다 그린 후에 이뤄지는 나무 프레임과의 결합은 원래는 효율적인 작업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프레임과 못이라는 물질이 개입하고 벽에 박혀 있던 타커 자국이 화면 가장자리에 그대로 드러나며 이전과 다른 미묘한 감각의 변화와 회화의 물질성을 나타내는 장치로 작용했다. 작가에게 회화는 완결된 이미지를 재현하는 일이 아니라 규정할 수 없는 어느 지점의 감각을 화면에 스며들게 하고 이를 우연히 마주하는 일에 가깝다.
눈 컨템포러리 관계자는 “두 작가의 작업은 서로 닮지 않았다. 사용하는 매체도 작업이 전개되는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이 전시는 그 차이를 좁히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두 작업이 각자의 거리를 유지한 채 하나의 공간에 놓일 때, 작품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험된다. 시선은 하나의 작품 안에 머물지 않고 작품과 작품 사이를 오가며 그 이동 속에서 전시는 비로소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자국 그대로
이어 “‘사이’는 비어 있는 틈이 아니다. 하나의 의미가 아직 굳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서로 다른 감각이 잠시 함께 머무는 자리다. 관람객은 이 전시를 통해 그 자리를 설명하기보다 자신의 시선으로 천천히 경험해 보기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 눈 컨템포러리
<jsjang@ilyosisa.co.kr>
[에이메이 카네야마는?]
에이메이 카네야마는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재일교포 3세로 일본, 미국, 한국을 거치며 형성된 경계인의 시선으로 일상의 사건과 감각을 다룬다. 국내에서는 휘슬, 아트메이저, 알떼에고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원앤제이갤러리, 커먼센터, 아뜰리에 아키, NN, 살롱 드 에이치 등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사진작가 스구루 류자키와 협업한 아티스트 북 <Hand Tinted Post X>와 <23>을 출간했다. 현재 서울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오종은?]
오종은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Marc Straus Gallery(뉴욕), Perigee Gallery(서울), Sabrina Amrani Gallery(마드리드), 서울시립미술관, 두산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ZKM 아트 앤 미디어 센터(독일), 뮤지엄 산, 아트선재센터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김세중청년조각상(2022)과 송은미술대상전 우수상(2021)을 수상했다. 작품은 미국 넬슨 아킨스 미술관,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산타바바라 미술관, 송은문화재단 등에 소장돼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