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없는’ 보완수사권 논쟁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7.06 13:40:01
  • 호수 1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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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데 뒷북만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직에만 시선을 집중할 뿐, 보완수사권 폐지 시도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보완수사권 논쟁에 국민의힘의 자리는 없는 걸까?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는 원론적으로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 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 다만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을 수사할 때에는 ▲시정조치 미이행 사건 ▲체포·구속 장소 감찰 과정에서 송치된 사건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으로 송치된 사건 등에 한정해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사할 수 있다.

현행법에선?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형사소송법은 이를 ▲공소 제기 여부 결정·공소 유지에 필요한 때 ▲각종 영장 청구 여부 결정에 필요한 때 등으로 한정했다. 형사소송법은 정당한 보완수사 요구에 따르지 않은 경찰관에 대해 검사가 직무 배제·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법경찰관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한다. 그 밖의 경우에는 사건을 송치하지 않고, 불송치 이유를 적은 서면과 관계 서류·증거물만 검사에게 송부한다. 검사는 송부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사건 기록을 경찰에 반환해야 한다.

이때 검사가 불송치 사유를 위법·부당하다고 여기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이를 도표로 정리하면, 검사의 위법·부당 판단 → 경찰에 재수사 요청 → 경찰의 재수사 순서로 이어진다.

쟁점은 불송치 사건에서 더 커진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으면, 검사는 직접 사건을 넘겨받는 게 아니라 재수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통제한다. 다만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되고, 검사는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사할 수 있다.

이를 도표로 정리하면,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 → 사건의 검찰 송치 → 동일성 범위 내 검사의 수사 가능 등 순서로 이어진다.

이 외에도 보완수사권 및 보완수사요구권과 관련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 등 발견 ▲체포·구속 장소 감찰 등 상황에서 경찰에 시정조치를 요구하거나 감찰할 수 있다. 이어 시정조치 미이행 등 상황이 발생하면 검사는 경찰관에게 사건 송치를 요구해 수사할 수 있다.

김민석 발표 다음 김용민·박은정안
전대 앞둔 논의…선명성 경쟁에 영향?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강경파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기본 원칙은 수사·기소 분리”라며 “저는 이 원칙에 따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며 별도 정부안은 내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은 지난달 26일 형사소송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여기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을 확대했고, 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3개월 이내 보완수사를 완료해야 한다는 규정도 담겼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공소청장은 경찰서장에게 해당 경찰의 직무 배제·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서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바로 이행해야 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6조도 수사인권보호관 관련 규정으로 통째로 바꾸려 한다. 수사인권보호관은 각 수사기관에 배치되는 개방형 직위로서 인권침해·현저한 수사권 남용 관련 민원을 처리하고, 영장 집행 과정에서 인권 보호·적법 절차 보장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종전에는 검사가 맡던 역할을 별도 직위 신설로 대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개정안은 김 총리의 정부 최종 입장 결정 발표 다음 날 발의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아직 민주당의 당론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 의미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민주당 내 선명성 논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오는 10월2일에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검사 편해져…핑퐁·부실 기소 우려”
법사위원장 몰두…내부 정쟁만 부각

법조인 출신인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수사권은 권한이면서도 책임”이라며 “검사도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진할 때에는 책임감을 갖고 사건을 보는 게 아니라 있는 선에서 기계적으로 기소하거나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로서는 아주 편해져서, 일부 검사들은 보완수사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사건일 경우에는 서로 돌려보내다가 공소시효가 만료된다”며 “범죄자가 풀려나거나 대충 기소해 무죄가 나올 위험도 커져 범죄자에게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검사는 자백도 받으면 안 된다”며 “검사가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가 자백하면, 그 검사는 그 자백 진술을 들으면 안 되고 경찰로 사건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범여권의 보완수사권 폐지 시도에 대응하기보다 제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장직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어느 당이 차지할지는 국회 원 구성 때마다 반복돼온 해묵은 쟁점이다.

물론 국민의힘이 의견을 전혀 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과 조용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는 형식으로 “검찰청 폐지 후속 대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부작용은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의 32.6%는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압수수색영장 신청도 32.1%가 검찰 단계에서 기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장 기각률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지난 2021년 이후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시도를 “강성 지지층용 폭주”라고 규정하고 있다. 최 대변인은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의 환호만을 바라보면서 폭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완수사 필요성을 언급했는데도 강경론이 정부 입장으로 관철됐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있다.

무기력

하지만 국민의힘은 제도적 대응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국민의힘과 관련해서는 장동혁 대표 사퇴 여부를 둔 내부 정쟁만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좌우할 주요 이슈인데도 사실상 손을 놓은 게 아니냐”는 비판론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법제사법위원장직만 차지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일까. 국민의힘의 무기력을 추진력 삼아 민주당은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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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기함 노리는 한동훈 잠수함 정치

국힘 기함 노리는 한동훈 잠수함 정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여러 차례 어뢰 피격급 충격을 줬다. 한 의원은 무소속이라는 신분을 역으로 유감없이 활용하면서 장 대표에게 예상치 못한 정치적 기습 공격을 가했다. 과연 장 대표는 한 의원의 잠수함 정치를 막을 수 있을까?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 등원 이후 철저한 ‘잠수함 정치’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한 의원의 잠수함 정치는 여러 차례 파문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이 지난 1월 한 의원을 제명한 이후 그는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재보궐선거에서도 무소속 신분을 유지한 채 당선돼 한 의원은 보수 야권 내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 점접 늘리는 이유 무소속이라는 신분 자체가 잠수함의 항해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다. 한 의원은 국회 등원 이후 주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기습적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한 의원은 한 달여 동안 눈에 띄는 주요 행적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감사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외부 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계파를 망라한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법안 발의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에서는 고동진·김건·김성원·김형동·박정하·배현진·서범수·송석준·안상훈·유용원·정성국·한지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쇄신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으로는 신성범·권영진·이성권·조은희 의원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중진 다수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 중진 중에는 김기현·윤상현·김도읍·김태호·박대출·윤재옥·이헌승·한기호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대식 의원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는 서천호 의원도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그로부터 3일 전인 지난달 19일에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사전투표를 폐지하는 대신 본투표일을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 발의에는 송언석·유상범·신동욱 등 국민의힘 의원 24명과 한 의원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거나 참여하는 토론회 등 행사에도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3일에는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공동 주최한 ‘참정권 피해 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의원은 대안과 미래 간사를 맡고 있다. 이 행사에는 주호영·김기현 의원 등 중진들과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원래 참석 예정이었으나 시정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뒤 서면 축사를 전했다. 토론회·연구 모임 참석 늘려 원내 존재감↑ “한동훈입니다” 인사하자 장, 대화방 퇴장 지난 1일에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개최한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토론회에 참석했다. 지난 6일에는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이 개최한 ‘한국 축구 살리는 골든타임: 한국 축구 긴급 토론회’에 참석했다. 지난 7일에는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개최한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활동하는 국회 연구 모임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 가입한 후 텔레그램 대화방에 인사를 남긴 것이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 의원은 이 포럼에서 활동하는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의 대표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맡고 있고,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 등 총 37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장(친 장동혁)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중에는 장 대표·신동욱 최고위원·정희용 사무총장·강명구 조직부총장·서천호 전략기획부총장·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언석 전 원내대표·박성민·임종득·김민전 의원 등 구 친윤계 의원들도 활동하고 있다. 한 의원은 포럼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입장한 후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동훈입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그러자 장 대표는 곧바로 대화방에서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장 대표를 따라 대화방에서 퇴장한 의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한 의원의 이 같은 보폭을 놓고 “국민의힘 복당을 위한 사전 대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의원이 구 친윤계와의 접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고, 이들도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잠수함의 항해에 비유하면, 한 의원은 국민의힘 밖에 있지만 수면 아래에서 국민의힘 내부 해역으로 조용히 진입해 접점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의원은 당선 직후인 지난달 4일 <TV조선>과 인터뷰하면서 “부당하게 제명당했을 때,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복당 자체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면 괜히 싸움이 일어날 수 있으니 크게 서두르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한 의원 스스로 어떤 작전을 구사해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할지 미리 예고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무소속이라는 신분은 잠항 상태에 가깝다. 당 밖을 항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수중 항로를 탐색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어 ▲법안 발의 ▲연구 모임 가입 ▲연구 모임 대화방 참여 등의 형식으로 국민의힘 내부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소나 탐지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일간의 격한 공방 활발하게 전개하는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 활동은 잠망경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와 존재를 노출하면서 타격 대상에게 존재감을 심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복당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것은 타격 대상에게 자신의 큰 존재감을 심어주기 위한 일보 후퇴 격의 소음 제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장 대표에게는 어뢰 공격으로 느껴졌을 법한 잠망경 상승은 지난 2일 진행됐다. 장 대표는 이날 갑작스러운 가족 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이날 장 대표의 가족 상을 조문했다. 지난 3일에는 <부산일보> 유튜브 ‘뉴스캐라’에 출연해 장 대표 등 국민의힘 당권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친한계에 대한 징계 검토에 착수한 것을 두고 “괴기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주도하는 징계들에 대해 “위기를 모면하고 연명하기 위해 자꾸 저와 싸우는 그림을 만들어서 비빌 언덕을 만들려는 것인데, 저는 거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제 복당을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막고 싶은 당권파가 있지 않느냐”며 “이분들과 노이즈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에는 한 의원이 장 대표의 가족 상을 조문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러자 당권파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구성원 일부는 “한 의원이 언론 플레이를 위해 기자들을 몰고 장례식에 나타난 것”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효은 대변인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전 조율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 장례식장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 사람이 있었다”며 “10분 남짓 머물면서 연출된 모습을 남기고 떠났다”며 한 의원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씨가 장 대표 장례식장에 딱 15분 머물렀다고 전해 들었다”며 “사전 언질 없이 불청객처럼 방문해 장례를 뒤집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안 바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주현철 외신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의원을 일컬어 “사이코패스”라고 지칭했다. 이어 그는 “유족과의 단 한마디 사전 조율도 없이 불청객처럼 빈소에 들이닥쳤다”며 “고작 10분 만에 사라진 이 불청객을 보면서 현장에 있던 우리는 ‘이 사람은 사이코패스’라는 소름 끼치는 직감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 의원은 주한미국대사관의 부산 행사 축사 일정을 취소한 후 부산에서 상경해 조문한 것”이라며 “왜 문상 왔느냐고 비난하는 것은 저질스럽다”고 주장했다. 심리적 포위망 이어 “당시 빈소에는 취재진이 10명 이상 있었기 때문에 한 의원의 조문이 기사화된 것”이라며 “도의적인 조문을 놓고 작위적인 비난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오히려 일부 당권파 인사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최고위원은 장 대표의 가족이 사망한 원인을 그대로 적시했다가 얼마 후 수정해 일각의 비판을 받았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려고 했던 장 대표 측은 경위야 어떻든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가족의 사망 원인까지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작전 교리는 방사 통제 및 정숙 항해 → 수동 소나를 통한 정보 수집 및 적 수역 침투 → 해상 교통로 차단 및 기뢰 부설 → 현존 함대 전략과 적 대잠 전력의 과부하 유도 → 어뢰 발사 등의 순서로 구성된다. 잠수함 작전의 핵심은 적의 탐지망에서 벗어나는 은폐성이다. 따라서 한 의원의 무소속 신분은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통제망에 포착되지 않는 심해 잠항 상태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복당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도 의미를 갖는다. 이는 장 대표의 탐지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국민의힘 구성원들과 접촉하면서 복당을 위한 사전 작업을 매끄럽게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메시지를 최소화하면서도 징계 등 장 대표 체제의 요격 체계가 한 의원 자신이라는 목표물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구조적 기만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포럼 참석 및 법안 공동 발의는 수동 소나라고 할 수 있다. 잠수함이 발사하는 능동 소나는 자신의 위치를 노출한다. 이 때문에 주변의 소음을 듣기만 하는 수동 소나를 활용해 적진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장 대표는 한 의원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나타날지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 이를 파악하는 시점은 한 의원이 자유로운 작전을 행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 의원이 미래혁신포럼과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 연쇄 가입한 것은 수동 소나를 가동한 채 적의 핵심 방어 수역인 국민의힘의 핵심 네트워크로 깊숙하게 침투하는 초계 기동으로 볼 수 있다. 한 의원은 언론 인터뷰와 정치 행위를 교차로 활용하는 등 능동 소나와 수동 소나를 동시에 융통성 있게 활용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를 토대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현황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의사소통 ▲장동혁 체제의 장악력 파악 ▲장동혁 체제에 대한 내부 불만의 크기 등 핵심 정치 지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가족 상 조문 두고 당권파·친한계 충돌 “언론플레이” 공방 속 장과 갈등 격화 그래서 한 의원이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가입 인사를 하자, 장 대표가 곧바로 대화방을 나간 행위는 의미심장한 정치적 메시지가 된다. 잠수함은 적의 주력 함대와 전면전을 치르기 어렵다. 그래서 적의 보급로와 핵심 길목을 차단하는 비대칭 교리를 따른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정치적 교감 경로에 침투해 기뢰를 부설한 격의 행위를 했다. 한 의원이 미래혁신포럼과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 상주하는 상황은 장 대표 체제와 주류 의원 간 결속력 약화를 의미할 수도 있다. 장 대표에게는 심리적 포위망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장 대표는 대화방을 나가는 것으로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잠수함의 흔적을 포착한 함대 지휘관이 과잉 대응해 스스로의 심리적 상태와 위치를 노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 의원이 단지 가입 인사만 했을 뿐인데도 장 대표가 대화방을 나간 행위 자체는 장 대표가 ‘한동훈 견제’라는 단일 목표에 불필요한 정치적 자원과 신경을 과도하게 쏟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한 의원 관점에서는 능동적 유인 전술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 격변에 따라 지도부 변화 등 결정적 부상 타이밍을 잡기 위해 기회를 포착하는 정치 행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의원이 어뢰를 발사해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지점은 국민의힘 복당 완료 시점이다. 한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한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장동혁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 해군에 임대됐던 스웨덴 해군 고틀란드급 A19 잠수함(이하 A19)은 2005년 미 태평양함대 합동작전부대훈련(JTFEX) 도중 가상 적 역할을 맡았다. A19는 세계 최초로 스털링 AIP(공기불요추진장치)를 탑재해 조용하고 장기간 잠항할 수 있는 잠수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특유의 정숙성을 기반으로 미 항모전단 방어망 안쪽까지 접근해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모의 격침했다. 한 의원의 정치적 목표는 A19 잠수함의 항공모함 격침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작전 호흡을 어떻게 제어하느냐도 한 의원의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과 장 대표의 관계는 가족 상 조문 행위조차도 서로 반목하는 소재가 됐을 정도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전략적 모호성 정치학적으로 보면, 한 의원과 장 대표의 관계는 ▲비대칭 권력 투사 ▲전략적 모호성 활용과 방어 ▲상징 자본 약탈전 ▲규범적 역풍과 과도한 확장 등 상황이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연 장 대표는 전략적 모호성을 활용한 한 의원의 침투 작전을 방어할 수 있을까? 잠수함 한동훈함은 국힘 기함을 향해 항해를 이어 나가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