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성현 대령 ‘12·3 내란’ 가담 의혹

“국회 내부 인원 끌어내라” 지시 그대로 하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검팀은 12·3 내란에 대항했던 인물들을 수사 중이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다. 수사 방향이 잘못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거셌다. 종합특검팀이 내란 특검팀과 충돌했던 이유 중 하나다. <일요시사>는 12·3 내란에 가담한 군 간부의 징계처분서를 입수해 조 대령의 당시 상황을 확인했다.

“임무는 국회 내부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이다.”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이 제2특수임무대대 후속부대 소속 군 관계자에게 지시한 내용이다. “서강대교에서 하차하지 말고 대기하라”고 지시하기 이전 12·3 내란에 협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던 이유다. 조 대령은 이 외에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를 따랐다.

다른 모습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 이 전 사령관에게 여러 차례 비상계엄을 언급하면서 수방사는 2선에서 국회 본관 및 의원회관 등의 주요 출입문을 확보해 출입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봉쇄하되, 필요하다면 국회에 파견된 양모 전 국회협력단장의 도움을 받으라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수방사 예하 부대의 각 특성과 임무 성공 가능성을 고려해 정예부대인 제1경비단 소속 제2특수임무대대와 제35특수임무대대 및 군사경찰단 소속 특임군사경찰대대를 국회에 투입하기로 계획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24년 12월2일 김 전 장관의 지시로 대테러특수임무 태스크포스(TF·이하 수호신 TF)를 출동, 대테러 초동 조치 부대 선 투입·본관 배치 및 후속 부대 투입, 국회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국회 등 병력 배치 등을 실시했다.

내란 당일 오후 9시48분 이 전 사령관은 조 대령에게 전화해 “상황이 있는 것 같으니 소집할 준비를 하고 사령부로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조 대령은 3분 뒤 제1경비단 작전과장에게 “상황이 있는 것 같으니, 대대장과 주요 직위자를 소집하고 수호신 TF도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제35특수임무대대에는 “수호신 TF를 소집해야 한다. 경비단장 지시다”는 내용이 전파됐다.

이 전 사령관은 1시간여 뒤 수방사 지휘통제실에서 회의를 하면서 “기자 및 불순분자들의 활동에 대비해 사령부 위병소를 폐쇄·통제하라”고 지시하면서 조 대령에게 “국회에 상황이 있어서 국회로 가야 한다. 출동 준비가 되면 보고하라”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 30분 뒤 제2·35 특임대에 국회 출발 지시
"국회 내부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이다" 직접 명령

조 대령은 출동 준비 중이던 제2·35특수임무대대에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하달했다. 10분 뒤인 오후 11시경 이 전 사령관은 조 대령에게 “내가 먼저 출발해서 어떤 상황인지 보겠다. 부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면 내게 전화하라고 해라. 거기서 구체적인 임무와 역할을 알려주겠다”고 지시한 후 국회로 출발했다. 조 대령은 이 전 사령관의 이 지시도 제2·35특수임무대대에 하달했다.

조 대령의 지시를 받은 제35특수임무대대와 대테러 특수임무부대 16명은 오후 11시45분 소총 15정, 권총 15정, 저격소총 1정 및 5.56mm 보통탄 1920발, 5.56mm 예관탄 320발, 9mm 보통탄 540발, 슬러그탄 30발, 엽총용 산탄 30발 등을 소지한 채 국회 인근에 있는 여의도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수방사를 포함한 특전사령부 군인들이 국회 내 인원들을 끌어내는 데 잇달아 실패하자 윤석열씨는 이 전 사령관에게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지시했다.

이 전 사령관은 조 대령에게 전화해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서 국회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고 지시했고 조 대령은 12월4일 오전 1시03분 서강대교 북단에서 지시를 기다리고 있던 제2특수임무대대 후속부대 소속 지역대장에게 “현재 제35특수임무대대가 국회로 진입했으니 제2지역대도 국회로 진입할 수 있도록 35특임대대장과 통화해라. 총기와 공포탄은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서 투입하고 차량에 총기와 탄약을 경계하기 위한 일부 병력만 남겨라. 임무는 국회 내부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지시했다.

"서강대교 넘지 마" 이후 “특전사 국회의원 끌고 나오면 길 터줘라”
내란 특검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조기 종식에 결정적 기여 판단

실제 조 대령의 지시를 받은 제2특수임무대대 후속 부대는 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서강대교 북단을 출발했다. 조 대령은 갑자기 “투입 과정에서 시민들과 부하들이 다칠 수 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국회 앞 상황이 복잡하니 기존 명령은 취소한다. 투입하지 말고 서강대교에서 하차하지 말고 대기하라”며 기존 명령을 번복했다.

이 전 사령관도 조 대령에게 “너희는 들어갈 필요 없다. 이미 특전사가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있으니 너희는 외부에서 지원해라”고 말하며 국회 내부로 진입해 있던 특전사 소속 병력들이 국회의원들을 끌고 밖으로 나오면 국회 출입구에 있던 시민들 사이에서 길을 터주라고 했다.

조 대령은 이 무렵 월담해 국회 경내에 진입해 국회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제35특수임무대대 소속 군 관계자에게 전화해 “이따가 국회의원하고 특전사가 출입문으로 나오니 그 인원들이 안전하게 나갈 수 있게 민간인들 사이에서 통로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지난 1일 김의규(당시 35특임대대 3지역대장) 소령과 윤덕규(당시 2특임대대 2지역대장) 소령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종합특검팀이 이들에게 확인한 내용은 조 대령이 국회의원 등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는지, 그 지시가 부대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달됐는지 등이다.

명확한 증거?

조 대령을 두고 종합특검팀과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판단은 상이하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위헌·위법적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최종적으로 이를 거부해 불법 상태를 짧은 시간 안에 제거했다고 판단,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초기에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에 따른 것만으로도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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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태리 석유 재벌 행세’ 이상한 경찰 수사 내막

[단독]‘이태리 석유 재벌 행세’ 이상한 경찰 수사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에서 일어난 ‘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논란으로 경찰 조직이 시험대에 올랐다. 피의자 가족이 나서서 증거를 없애고 이 과정에 주변 경찰이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청 해체 이후 수사 권력을 한 손에 쥘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한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던 남자에게 살해됐다. 여학생을 구하려던 남학생은 크게 다쳤다. 경찰이 범인을 검거했고 사건의 심각성에 따라 얼굴을 공개했다. 생떼 같은 10대 여고생의 황망한 죽음에 국민은 경악했다. 하지만 국민이 더 분노한 지점은 따로 있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비위 의혹은 경찰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조직 명운 달렸다 장윤기 사건에서 수사 기밀 유출, 증거인멸, 초동수사 부실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장윤기의 혐의를 경찰이 나서서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장윤기에게 강간·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형량이 더 높은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케이블 타이 등의 증거를 경찰이 없앴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났다. 현재 정치권은 해체될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남겨둘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심지어 여권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로 경찰의 부실 수사 문제가 확인되면서 권력을 한쪽에만 과도하게 몰아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부상하고 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유착 의혹을 두고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말한 것은 조직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최대한 불식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게 중론이다. 안 그래도 검찰청 해체로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 이번 일로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 수사를 의심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023년 8월 공동대표였던 하모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R스타트업의 이모 대표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 대표는 하씨가 회사를 그만둔 이후 단독대표가 돼 R스타트업을 떠안았다(<일요시사> 1493호 ‘<단독>스타트업 대표 1000억대 역외탈세 의혹’). 앞서 두 사람이 공동대표일 무렵 R스타트업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마스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있던 때였다. 하씨는 마스크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했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필리핀의 법인을 이용해 수급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한 회사와 판매 계약까지 체결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사업은 ‘마스크를 수급할 수 없게 됐다’는 하씨의 말에 흐지부지됐다. 이후 마스크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하씨는 R스타트업을 떠났다. 2022년 3월경에는 서로 연락도 끊겼다. 하씨의 회사 이메일 계정도 이 시기에 정지 조처됐다. 회사와도, 사적으로도 이 대표와 하씨의 관계가 끝난 것이다. 상황은 2023년 6월 이 대표가 하씨의 이메일에서 석연찮은 점을 발견하며 반전됐다. 장윤기 사건으로 신뢰 바닥 새로운 자료 찾아도 시큰둥 이 대표는 하씨의 이메일을 통해 흐지부지된 줄 알았던 마스크 사업이 몰래 진행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하씨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마스크를 수급하고 수출해 상당한 돈을 벌었다는 사실도 이 시기에 알게 됐다.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 이 대표는 하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인천 연수경찰서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연수경찰서는 하씨의 마스크 거래 규모를 1000억원대로 판단했고 수사를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로 넘겼다. 이 대표에 따르면 당시 연수경찰서에서 추정한 하씨의 마스크 거래 규모는 1400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하씨는 회사(R스타트업) 메일 계정을 이용해 마스크 거래를 진행했다. 그사이 회사에는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를 더욱 화나게 한 건 경찰의 태도였다. 처음 사건을 맡은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미진한 수사 태도로 이 대표의 불만을 샀다. 이 대표는 “하씨가 한국에 있지도 않은데 출국금지를 걸지를 않나, 경제범죄를 수사하면서 CFO가 뭐냐고 묻질 않나, 이렇게 많은 양의 자료를 제출했는데 고소인 조사를 20분밖에 하질 않나, 수사 자체가 엉망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2024년 2월 말 하씨를 불송치 처분했다. 하지만 인천지방검찰청(이하 인천지검)의 판단은 달랐다. 인천지검은 필리핀과의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하씨와 가족의 해외 계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의 불송치에 대해 보완수사를 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때가 2024년 3월이다. 경찰 수사에 답답함을 느낀 이 대표는 하씨와 관련된 자료를 이 잡듯이 뒤졌다고 한다. 특히 하씨의 회사 계정으로 오간 이메일을 꼼꼼히 살폈다. 그 결과 하씨가 카카오뱅크를 통해 6개월 동안 거래한 내역을 찾아냈다. 이 대표는 거래 내역에서 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돈이 여러 차례 오간 것을 발견했다. 이 대표는 “2024년 5월에 거래 내역을 발견해 바로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이 나를 조사에 부른 건 (그해) 8월경이었는데 그때까지 거래 내역에 대한 어떤 수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보다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수사 권한도 없는 일반인이 이 정도로 자료를 찾아 건넸으면 좀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일반 국민은 경찰보다 계좌 접근 권한이 제한돼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소 이후 3년 지나 하씨와 그 가족의 필리핀 계좌를 보기 위한 국제 공조에도 시간이 지체됐다고 토로했다.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한 때가 2024년 3월29일이었는데 그해 7월에서야 공조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처음 고소인 조사를 받을 때부터 필리핀 법인 이야기를 숱하게 했다. 필리핀 법인에 보낸 은행 송금증, 해당 필리핀 법인이 운영하는 SNS 내용, 현지 언론 기사까지 제출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다가 보완수사가 떨어지고 나서야 공조를 진행하면 기다리는 고소인은 답답해서 죽는다”고 말했다. 하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써준 사실확인서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해당 인물이 사실확인서를 써준 이후에 하씨와 함께 사업한 의혹이 있다. 이런 사람이 써준 사실확인서를 믿을 수 있나. 경찰 조사에서 이 부분을 상세하게 진술했는데 ‘고소인은 ○○○의 사실확인서를 믿을 수 없음’ 이렇게 한 줄만 적었더라. 근거를 가지고 말했는데 경찰은 나를 ‘우기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대표가 경찰에 제출한 자료로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에서 하씨를 불송치 처분할 때 근거가 됐던 내용을 다시 들여다볼 여지가 생겼다는 점이다. 당시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불송치 이유로 ▲(하씨가) 거래대금을 몰래 착복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고 ▲실제 거래가 성사된 사실이 없다면서 배임 혐의를 부인한 점 등을 들었다. 이때 ▲미국 A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필리핀 법인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점 ▲미국 A사 측의 거래 취소 요청 이메일 ▲계약 관련자의 사실확인서 등을 ‘혐의없음’의 근거로 제시했다. 즉, 경찰은 하씨가 마스크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마스크 사업으로 수익을 본 것도 없고 그러니 배임 혐의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 거래 내역은 마스크 사업 과정에서 돈이 오간 흔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고, 사실확인서 역시 동업 관계에서 나왔기에 그 배경을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 자료만 제대로 봤어도 수사가 달라졌을 것이라 확신한다. 경찰의 결론 자체를 뒤집는 자료 아닌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이 대표는 하씨의 카카오뱅크 거래 내역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의 정체를 밝혀내기에 이른다. 하씨가 마스크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수급을 담당한 업체가 있는데, 그곳의 대표와 이름이 같았던 것이다. “확인해 달라” 호소에도… 또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하씨가 2억4000만원에 이르는 신용 미수 거래를 한 내역도 찾아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했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신용 미수 거래금이 2억원이 넘는다는 건 담보 제공 현금이 1억5000만원 이상 있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사장 이름을 알아낸 것도 그렇다. 대단한 기술을 쓴 것도 아니고 거래 내역에 있는 사람 이름과 다른 단어를 인터넷에서 조합해 검색했더니 내용이 나왔다. 이건 내가 다 수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경찰은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에서 2계로 수사팀을 한 차례 바꾼 것 빼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4월30일 ‘수사 중지’를 결정했다. 국제 공조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게 근거였다. 이 대표는 하씨의 거주지 주소가 바뀐 것을 지적하면서 ‘이송’을 요청했지만 ‘보완수사 중에는 관할지 이송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후 수사는 1년 넘게 멈춘 상태다. 이 대표는 국세청에도 관련 내용을 제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국세청에 같은 자료를 냈는데 국세청은 조사를 진행한 뒤 하씨가 ‘탈세를 한 게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경찰에 그 사실을 알리자 ‘국세청 관계자와 통화했는데 사건과 관련 없다고 말했다’고 하더라. 국세청에 확인했더니 ‘기밀이라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는 말이 돌아왔다. 왜 거짓말까지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그사이 하씨가 다른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9~10월경 가상자산 전문 매체 기사에서 하씨의 영어 이름을 발견했다. 하씨가 ‘키키캣 코인’이라는 걸 만들었는데 이게 사기라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하씨가 코인사업을 하면서 ‘이태리 석유 재벌의 아들’인 척했다는 글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불송치했다 보완수사 결정 “그건 1계에서 처분한 것” 이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하씨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는 도중에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뜻이 된다. 이 대표는 “(키키캣 코인의) 시가총액이 1억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100만달러까지 떨어진 걸로 안다. 키키캣 코인을 구매한 사람들이 모인 단체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는데, 지금은 피해자 방이나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중지된 수사를 재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하씨의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사실도 발견했다. 그는 “하씨와 거래한 마스크 제조업체는 여러 곳인데 수출을 진행한 곳은 하씨 동생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된다”며 “이 내용을 근거로 수사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경찰은) ‘규정 위반’이라고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 규칙 제102조(수사 중지 사건 수사 재개)는 ‘경찰은 수사 중지된 사건의 피의자를 발견하는 등 수사 중지 사유가 해소된 때에는 …(중략)… 즉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경찰과 이 대표의 주장이 엇갈린다. 경찰은 수사 재개에 필요한 요건을 국제 공조 수사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는데 왜 수사를 재개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필리핀과의 국제 공조 결과가 아직 회신되지 않았다는 건 하씨의 해외 (계좌) 자료가 필요한 일부 수사에 제약이 있다는 뜻일 뿐이다. 하씨의 마스크 사업 규모를 확인하는 정도에 필요한 자료”라며 “하씨의 여동생이 페이퍼컴퍼니를 갖고 있다는 의혹은 수사가 시작된 이후 3년여 동안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다. 수사를 재개하고 관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계 담당자는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올 때까지 수사를 재개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하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언제쯤 올 것으로 예상되냐는 질문에도 “알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또 앞서 하씨를 불송치한 내용에 대해 거론했을 때는 “그 부분은 1계에서 처분한 것”이라며 “우리(2계)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 이후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인이 제출한 자료는 경찰 수사 규칙에 따라 사건 기록에 편철해 놨다”며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없어도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지 국수본(국가수사본부)에 질의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수사가 길어지는 사이 하씨가 또 다른 일을 벌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 아닌가. 피고소인이 현재 받는 업무상 배임 혐의 외의 별건 수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담당 수사관에게 언급한 하씨의 코인 사업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