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일 국회 제1소회의실에서는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주최한 ‘국민통합 컨센서스 대화 2026’이 열렸다. 주제는 ‘87년 체제 40년, 새로운 시대정신은 무엇인가?’였다. 헌법학자와 정치인, 언론인, 시민사회 인사들이 대한민국 개헌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필자 역시 현장을 찾아 토론과 기조 강연을 끝까지 경청했다.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의 개헌 철학이었다. 그는 개헌을 권력구조를 손보는 정치 기술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가적 과제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개헌은 늘 정치의 언어로 소비돼 왔다. 대통령 임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논쟁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석연 위원장이 던진 화두는 달랐다. 그는 “개헌은 시대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개헌의 출발점은 권력구조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하는가를 국민에게 묻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정신 없는 개헌은 또 다른 정치 이벤트일 뿐= 이석연 위원장은 기조강연 내내 ‘시대정신’이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헌법은 단순한 법률집이 아니라 한 시대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와 철학을 담는 최고 규범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대정신이 빠진 개헌은 아무리 제도를 잘 설계해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필자 역시 이 부분에서 가장 큰 공감을 느꼈다.
1987년 헌법은 분명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성과였다.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했고 헌법재판소를 설치했으며 국민 기본권을 크게 확대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세계적인 성공 사례가 됐다. 그러나 40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인공지능이 일상이 됐고 지방 소멸은 현실이 됐으며 저출산과 초고령사회, 기후 위기 대응과 디지털 전환이 국가의 핵심 과제가 됐다.
그런데도 헌법은 여전히 1987년의 시대정신에 머물러 있다.
필자는 정치권이 개헌을 이야기할 때마다 대통령 임기와 권력구조부터 논의하는 모습을 늘 아쉽게 생각했다. 물론 권력구조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국가를 지향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자유와 책임, 성장과 복지, 국가와 지방, 인간과 AI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먼저 논의해야 한다. 이석연 위원장이 시대정신을 개헌의 출발점으로 제시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개헌은 정치인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 이석연 위원장은 개헌의 주체를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헌법 개정 권력은 국회가 아니라 국민에게 있으며 개헌은 반드시 국민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이번 개헌은 결코 “원포인트 개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조항만 고치는 방식으로는 40년 동안 누적된 헌법의 한계를 해결할 수 없으며, 국가 운영의 틀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특정 정파가 주도해서도 안 되고 특정 정권의 정치 일정에 맞춰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집권 3년 차부터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특별 기구를 만들어 충분한 사회적 숙의와 국민적 합의를 거친 뒤 대통령과 국회가 공동으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개헌은 정치인의 잔치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과거 이석연 위원장이 법제처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소개한 일화가 인상 깊었다. 당시 개헌 이야기를 꺼내면 이명박 대통령은 “개헌은 블랙홀이다.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개헌 논의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이다.
그러나 이석연 위원장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친 개헌은 블랙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은 매우 설득력 있게 들렸다.
87년 체제 성공했지만, 이젠 한계 드러내= 이석연 위원장은 현행 헌법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1987년 헌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했으며, 헌법재판제도를 통해 국민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한 역사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필자 역시 그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토대는 분명 1987년 헌법이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5년 단임제는 이미 제도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임기 말 권력 누수와 정치적 갈등 속에서 국민의 박수를 받지 못한 채 퇴장했고, 이는 특정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반복되는 전직 대통령의 수난사는 개인의 불행을 넘어 대한민국 국격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 구속 과정을 반복하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 역시 이 대목에서 깊이 공감했다. 대통령 개인의 성공과 실패만을 논할 것이 아니라 왜 대한민국은 대통령을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반복하는지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 이제는 사람을 바꾸는 정치가 아니라 제도를 바꾸는 정치가 필요하다. 87년 체제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87년 체제 위에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자는 것이 바로 이석연 위원장의 개헌론이라고 필자는 이해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넘어 협치 국가로= 이번 강연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부분은 역시 권력구조 개편이었다. 이석연 위원장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사실상 실패한 제도로 평가했다. 그는 이 제도가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는 권력을 집중시키고, 임기 후반에는 급격한 레임덕에 빠지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결국 국민은 대통령을 평가할 기회도 없이 5년이 지나면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상 깊었던 점은 그가 특정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보수 정부든 진보 정부든 모두 같은 구조 속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했다고 진단했다. 청와대든 용산이든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는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고, 대통령이 바뀌어도 국정 운영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이야기였다.
또 하나 분명히 선을 그은 부분도 있었다. 일부에서 4년 중임제나 연임제로 개헌할 경우 현직 대통령도 새 헌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는 그것은 법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성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법이 개정되더라도 현직 대통령은 현행 헌법에 따라 5년 임기를 마쳐야 하며, 새로운 헌법은 이후 선출되는 대통령부터 적용되는 것이 헌정 질서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권력구조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 통합= 많은 사람들이 개헌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대통령 임기와 정부 형태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석연 위원장은 오히려 개헌의 본질은 국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은 어느 한 정당이나 특정 세력의 이해를 담는 문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헌 과정 자체가 국민 통합의 과정이 돼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지역과 세대, 계층과 이념, 남녀 갈등까지 사회 곳곳에서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선거가 끝날 때마다 절반은 승자가 되고 절반은 패자가 되는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헌법은 이 같은 갈등을 확대하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는 기준이 돼야 한다. 그래서 개헌은 권력 나누기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개헌이 단순히 헌법 조문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회계약을 다시 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는 경쟁할 수 있지만 헌법은 경쟁해서는 안 된다. 헌법은 다음 선거를 위한 문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문서다. 개헌을 여야의 유불리가 아니라 국민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이석연 위원장의 문제의식은 앞으로 개헌 논의가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AI 시대 헌법, 국민의 권리도 새롭게 써야= 이석연 위원장은 이번 개헌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으로 기본권 확대를 제시했다. 지금의 헌법은 자유권과 사회권 중심으로 구성돼 있지만, 앞으로는 정보 기본권과 환경권, 생명권, 안전권, 소비자 기본권, 가족생활 기본권 등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기본권을 헌법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와 디지털 사회에서는 인간의 권리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의 책임도 헌법에 더욱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약자,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가 단순한 정책적 배려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과 한숨을 담아내지 못하는 헌법은 제대로 된 헌법이 아니라는 그의 표현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필자는 앞으로의 헌법은 ‘국민을 국가로부터 보호하는 헌법’을 넘어 ‘기술로부터도 국민을 보호하는 헌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AI는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산업, 교육과 의료, 금융과 행정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 결국 미래 헌법은 기술의 헌법이 아니라 인간의 헌법이어야 한다.
국가 정체성과 지방분권도 헌법이 답해야= 이번 강연에서 흥미로웠던 부분 가운데 하나는 국가 정체성과 영토 조항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이석연 위원장은 수도와 국기, 국가, 국어를 헌법에 명시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으로 보다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의 정체성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공유해야 할 헌법적 가치라는 것이다.
또 헌법 제3조와 제4조의 관계도 시대에 맞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3조는 한반도를 두 국가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제4조는 평화통일을 지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화된 국제정세와 남북 관계 속에서 이런 조항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정리할 것인지도 개헌 과정에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아울러 지방분권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 심각한 현실에서 지방자치를 단순한 행정제도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기본 원리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의 개헌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과감히 이양하는 분권형 국가를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
권력은 나누고 책임은 분명히 해야= 정부 형태에 대해 이석연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의원내각제를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4년 중임 대통령제와 부통령제 도입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제도가 더 우월하냐가 아니라 국민이 충분히 토론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과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 개혁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선거제도 역시 헌법이 일정한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뼈대인데 지금까지는 법률 개정만으로 쉽게 바뀌다 보니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반복적으로 손질돼 왔다. 국가의 기본 운영 원리인 만큼 헌법에서 일정한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었다.
필자는 그동안 대통령제를 유지하더라도 권한은 분산하고 책임은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지금처럼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갖지만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도 혼자 떠안는 구조는 건강하지 않다. 반대로 국회가 권한은 확대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도 바람직하지 않다.
권력은 반드시 견제받아야 하고 책임은 분명해야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는 국민적 대표성을 높이는 제도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정당도 특권이 아닌 국민의 선택 받아야= 이번 강연에서 비교적 큰 주목을 받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관심 있게 들은 부분은 정당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이석연 위원장은 정당을 헌법상 특권적 단체로 규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는 정당을 일반 결사체로 인정하면서 정당법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헌법이 정당을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가 매년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정당에 지급하는 현재의 제도 역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운영되는 조직이어야 하며, 국민이 낸 세금으로 존립을 보장받는 구조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당은 헌법의 보호보다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필자는 이 부분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주인은 정당이 아니라 국민이다.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때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지 헌법이 특권을 부여해서 존재하는 조직은 아니다. 앞으로 개헌 과정에서는 정당의 권리보다 국민의 정치 참여권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논의가 돼야 한다.
개헌의 완성은 제도 아닌 국민 신뢰= 이석연 위원장은 이번 개헌에서 정당 조항뿐 아니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와 면책특권 제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국민 심사제 도입,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교육자치를 포함한 지방자치 확대 등 다양한 과제를 제시했다.
얼핏 보면 각각 다른 주제처럼 보이지만 필자는 이 모든 제안이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에 대한 그의 지적도 인상 깊었다. 현행 헌법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지만 시대 변화에 맞는 견제와 감사 시스템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선거 사무를 담당하는 임시 인력 운영 문제와 공직자에 대한 감사 체계 등도 국민적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는 결국 선거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개헌의 성공 여부는 조문 몇 개를 고치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이 헌법이라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느낄 때 비로소 개헌은 성공한다. 헌법은 법률 이전에 국민과 국가가 맺는 신뢰의 계약이다. 권력기관이 국민에게 받는 신뢰를 회복하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제10차 개헌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한다.
87년 체제 넘어, 시대정신 담아야= 국회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 컨센서스 대화 2026’을 지켜보며 필자는 오랜만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난 개헌 논의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이날 행사에서도 정부 형태와 권력구조를 둘러싼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그러나 필자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이석연 위원장이 던진 한마디였다. “개헌은 시대정신을 담는 그릇이어야 한다”는 한 문장은 이날 강연의 핵심이었다.
앞으로 개헌 논의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정치권은 권력구조를 이야기할 것이고, 학계는 제도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새 헌법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개헌은 바로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 국민의 자유를 더 두텁게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더 따뜻하게 품으며, 지방을 다시 살리고, 미래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헌법이라면 국민은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의 개헌론은 권력구조를 바꾸자는 주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대정신을 헌법에 담고 국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설계하자는 제안이었다. 필자는 이번 강연을 들으며 개헌은 정치의 끝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미래를 고민하는 곳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새로운 헌법은 새로운 권력을 만드는 문서가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설계도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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