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만 가는 혁신당 앞날

거침없던 쇄빙선…이대로 침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 분위기가 이상해요. 지방선거가 그렇게 됐는데….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마치 ‘6월3일’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잖아요.” 조국혁신당 관계자가 이같이 하소연했다. 6·3 지방선거 결과를 꼼꼼히 분석하기도 전 이미 모두의 마음이 콩밭을 향한 탓이다. 지금도 당은 오직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어떤 문제를 어디서부터 진단해야 할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이제 정국은 지방선거를 지나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역시 오는 7월25일 신임 당 대표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전당대회 흥행에 힘을 쏟아야 할 시기지만 혁신당은 여전히 그로기 상태다. 예상보다 초라한 지방선거 성적표를 마주한 탓에 모두가 전투력을 상실한 것이다.

거센 파도

혁신당은 전국에 총 261명의 후보를 내보냈지만 이 중 39명만 당선됐다. 호남 기초자치단체장 역시 22명의 후보가 공천을 받았지만 장흥·신안군수 두 곳에만 깃발을 꼽는 데 그쳤다. 당초 도당은 14개 기초단체장 중 3∼4곳의 당선을 예측했던 만큼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었다.

2024년 혁신당이 몰고 온 ‘호남 돌풍’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배수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임문영 후보에게 패배했고 그나마 지키고 있던 담양군수 자리도 민주당에 내줬다.

무엇보다 조국 전 대표의 패배가 뼈아프다. 그는 출마 당시 “국민의힘 제로(0)”를 외쳤지만 민주당과의 갈등만 깊어졌고 의석마저 국민의힘에 빼앗겼다. 조 전 대표는 “다 저의 책임이다. 비록 졌지만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이라는 바다를 향해 지치지 않고 흘러가야 한다”고 밝혔으나 혁신당을 둘러싼 평가는 냉정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조 전 대표가 복권 이후 지방선거를 통해 무리하게 복귀를 시도한 점 등을 꼬집었다. 특히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국민의힘 제로를 만들겠다며 평택을로 온 조국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당선시켰다”며 책임을 묻기도 했다.

송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조 전 대표는) 쇄빙선을 자처하고 본인이 검찰의 피해자임을 강조한 만큼 부산에서 한동훈과 싸워야 했다. 그걸 회피하고 평택으로 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아쉬운 대목”이라며 “양쪽 (평택을과 북구갑) 다 국민의힘 100%를 만들어줬다. 이런 어리석은 전략과 성과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혁신당의 지방선거 성적표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의 평가다. 패배 원인을 찾고 무너진 조직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피부로 느낀 후보와 실무자들의 성찰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본전도 못 찾은 평택을 출마 파장
‘조국 없는 조국혁신당’ 어디로?

하지만 쇄신을 위한 당의 동력도, 의지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 발표가 선거관리위원회 사태와 맞물린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대로 된 반성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혁신당 의원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봤을까? 지난 4일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개혁진영 내부의 분열과 연대 실패를 원인으로 꼽았다. 발언 말미에 “민주 진영과 협력을 우선시하면서도 검찰개혁이나 내란 전담 재판부 논의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박은정 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자신의 SNS에 “검찰개혁, 새로운 형사소송법 개정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김재원 의원 역시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 축하 메시지를 작성했다. 신임 원내대표인 김준형 의원은 현충일 당일 관련 내용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 뉴스를 게시했다.

김선민 의원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나라, 혁신당이 꿈꾸는 사회권 선진국”이라는 문구를, 차규근 의원은 ‘조국혁신당’이 적힌 선거 운동복을 입고 허리 굽혀 인사하는 사진을 SNS 프로필로 교체했다. 황운하 의원은 지난 10일 라디오에 출연했지만 마찬가지로 선거 부실 사태에 집중했다.

정춘생·강경숙·백선희 의원은 SNS를 통해 당원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해민 의원은 “다른 정당과는 달리 혁신당은 지역조직이 전무하다”고 봤으며 서왕진 의원은 “앞으로 논의해 가야 하겠지만, 분명한 (패배) 원인 중 하나는 우리 안의 방심과 분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호남 정치의 ‘메기’가 되어 주민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정치 모델을 선보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렇듯 12명의 목소리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전당대회가 치러진다면 당이 ‘집단 무기력증’에 빠질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 패배 이후 백서를 발간하기 위해 지도부 차원에서 위원회를 꾸리는 등 움직임이 있었지만 크게 동력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영부영 다가온 전당대회
“혹시 내가?” 당권 경쟁 불붙나

이때 오직 당권에만 욕심을 내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당이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만큼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 인기 투표 형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조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으면서 당권을 마음에 둔 이들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이들 또한 선거 패배 책임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니 전당대회 자체를 조용히 치르려는 분위기라는 해석이다.

따라서 선거 패배의 책임이 조 전 대표 한 명에게만 쏠린 것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차기 당 대표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신장식 권한대행을 예시로 보면, 그는 호남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지만 화력이 약했던 탓에 텃밭에서조차 선전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황명필 울산시장 후보 역시 민주당-진보당 단일화 논의에 묻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조 전 대표에게만 선거 패배 책임을 묻는 모습”이라며 “혁신당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원인이 한 사람에게만 있는지 혁신당 의원들도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혁신당이 집단 무기력증에 빠진 이유에 대해 “우리는 언젠가는 민주당에 흡수 합당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역시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최대 쟁점으로 보는 만큼 곳곳에서 합당론에 군불을 땠고, 덩달아 민주당을 향한 혁신당의 의존도도 높아졌다.

흐르는 대로

혁신당은 “정치공학 합당은 거부한다”면서도 2028년 총선에 민주당 이름을 달고 출마할 수 있을지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김준형 원내대표는 “우리가 계속 개혁하고 진보하려면 연대는 최소한이고, 합당까지도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까지의 연대와 합당 논의와 실천을 봤을 때 아쉬운 점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면 저희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윤석열 검찰 정권 퇴진”을 외치며 쇄빙선을 자처했던 혁신당이었다. 2024년 ‘조국 돌풍’은 정말 일회성이었을까? 2년 만에 표류선이 되어 망망대해를 떠돌지, 새로운 노선을 찾아 나아갈지 오직 당의 선택에 달려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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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이 올랐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총리에게 쥐어진 이재명이라는 칼날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득으로 작용할지 조금씩 해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끈끈한 당청 관계 이어 “이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절대 과제인 이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검찰개혁 엇박자, 6·3 지방선거 전략 등 정청래 전 대표의 과오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내겠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도부의 노력을 동지적 관점에서 치하한다”면서도 “결과 책임은 정치와 정당의 기본 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박하고 엄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선 패배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올바른 노선하에 당과 당원과 지지층을 통합하고 총선 승리로 달려가겠다”며 “1인1표 당원주권 행사에 모든 당원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압도적 결의로 당의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정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실무를 뒷받침해 온 경력을 필살기로 ‘검증된 파트너십’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역할’ 재정의 검증된 파트너십 호소 그는 최근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제1국가 과제”라며 적극 힘을 실었다. 국회 복귀 첫 지역 일정으로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주요 지역인 충북 청주를 선택하며 이 대통령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출마 선언 이후 김 전 총리는 연달아 정책 토론회를 열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의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이나 당원 주권 강화에 쏠려 있던 민주당의 흐름을 여당다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어 언론, 지역주도 성장, 금융 분야를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4가지의 개혁 과제로 꼽으며 연속 토론 기획에 나섰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주제를 전당대회에서 다루기 위한 ‘어젠다 세팅’이라는 게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의 최우선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김 전 총리의 선명성이 상대적으로 흐려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는 점 역시 ‘이정부의 대리인’ ‘하수인’ 등 수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당대회의 필살기로 점찍은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제헌절 전에 끝내자”며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강성 개혁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검찰개혁의 동지 김용민 의원과 함께 뜁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김용민이 정청래고, 정청래가 김용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 전 대표는 “김 의원께서 검찰개혁이 더 절실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제게 본인이 구상한 개혁 지도를 완수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의 혁혁한 공로자인 김 의원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선명성? 그러면서 “김 의원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비롯한 사회대개혁 지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용민과 정청래가 손잡고 함께 달리겠다. 김용민과 정청래의 의기투합!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대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선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이견이 노출되면 민주당이 정한 수사 기소 분리의 대원칙 등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가 당원주권정당 1인1표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 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대표 시절 주도했던 1인1표제와 검찰개혁을 필두로 선명성을 부각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되 혼란과 공백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입장이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맞춰 여러 이야기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일 처리 스타일과 선을 그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역임 시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며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 입장을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 뜻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짜 ‘여당’ 정 심판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지키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외부적 통제와 엄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한다”며 “개혁은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국민 앞에 더 투명하게 서게 하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검증의 원칙은 검과 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살인범 편들기라는 <조선일보>식 프레임은 조잡하다”며 “자극적 언어에도 금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친정부 이미지가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안정성이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정부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관리형 여당 대표’ 이미지가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할 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여러 성과가 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 건 자살자 감소”라며 “올 초 통계부터 보면 월간 수백명 단위로 자살자가 줄었다.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여당 다운 여당”과 “현재 당내에서 제가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다 직접 총괄 지휘해 보고 승리까지 이끌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년 후 총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안정형 기조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대로라면 총선 필패’ ‘여당으로서의 책임’ 등을 외치고 있다. 지난 1년 민주당의 키를 쥔 선장에 대한 일종의 심판론”이라며 “2028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승리가 최우선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꼬리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 이대로 괜찮을까? 김 “폭탄 선언식으로 안 돼” 모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과제로 ‘실용 통합’과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 합당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시도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폭탄 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과욕이었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 벌써 1년이다. 아직도 야당인 줄 알면 되겠나”라며 “이번 전대(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신임 지도부는 국민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도, 국회 야당에도, 정말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총선을 해볼 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국민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내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지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이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는) 누가 이정부와 협력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명성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을 꿈꿔온 당원들의 숙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체제를 더 굳건히 하는 중단 없는 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담 못해” 안갯속 당심 결국 ‘국정 안정 파트너’와 ‘당원 주권·개혁 선명성’ 중 어느 프레임이 당원 표심을 더 움직이는지가 이번 전당대회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뿌리 깊게 박힌 ‘정통성’과 ‘개혁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김 전 총리의 남은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겸공’ 찾은 김민석, 김어준도 우군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유튜버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정청래 전 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그의 라이벌인 김 전 총리에게 해명의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당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방송을 통해 자신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1초 늦었다”고 말했다. 김씨도 “감기약 먹고 일부러 안 온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면서도 “소모적으로 계속할 일은 아니기에 이것부터 털고 가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 전 총리를 향해 ‘감기약 성분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같은 김씨의 태도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거나, 한쪽으로 쏠린 기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