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 현재로 역사여행 ④충렬사·연지시장·전통찻집 란

배낭 하나 메고 떠나는 정읍 여행

전북 정읍은 오래 머물지 않아도 여행의 결이 또렷하게 느껴지는 도시다. 역사 이야기를 품은 사우에서 걸음을 시작하고, 생활의 온기가 남아 있는 전통시장을 지나, 마지막에는 따뜻한 차 한잔으로 숨을 고르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멀리 이동하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장면을 이어 가는 방식이 잘 어울리는 동선이라, 하루 동안 정읍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담아내기 좋다.

여행의 첫 장면은 충렬사에서 여는 편이 좋다. 정읍 시내권과 가까이 있어 동선을 무겁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발을 들이는 순간 분위기가 단정하게 바뀐다. 정읍 현감을 지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충무공의 위패를 모신 사우(祠宇, 제사 지내는 집)라는 배경 덕분에 공간 전체에 묵직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여행의 시작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시선이 오래 머무는 힘이 있다. 걷기 여행의 출발점으로 충렬사가 잘 어울리는 이유도 바로 이런 균형감에 있다. 사우 안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다. 정읍에서 꼭 짚고 가야 할 포인트는 바로 이 영정이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월전 장우성이 그린 이순신 영정은 1953년 현충사 소장용, 1962년 정읍 충렬사 봉안용이 함께 언급돼 충렬사의 상징성을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그래서 충렬사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이순신 초상화 봉안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정읍 여행 중 역사적 인상을 가장 강하게 남기는 장소로 기억되기 좋다.

충렬사의 매력은 화려한 볼거리보다 차분한 공기에서 살아난다. 선양루와 효충문을 지나 사우 앞에 서면 주변의 소란과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잠시 호흡을 고르며 공간을 바라보게 된다. 정읍 시청 옆이라는 위치 덕분에 도심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결은 분명히 다르다.

여행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이어가겠다는 마음가짐을 만들기 좋은 곳, 정읍의 시간을 조용히 맞이하게 해주는 곳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연지시장은 정읍의 생활감이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1958년 현재의 장옥이 세워진 뒤 본격적으로 형성된 유서 깊은 전통시장으로, 매월 끝자리 2일과 7일에 장이 선다. 오래된 시장답게 번듯하게 꾸민 관광지 느낌보다, 동네 장터 특유의 정겨움과 손맛이 먼저 다가온다. 물건을 사러 온 주민들, 가볍게 장을 보는 발걸음, 오가는 말소리까지 모두 시장 풍경의 일부가 되어 정읍 여행을 한층 사람 냄새 나게 만들어준다.

연지시장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점심 생각이 난다. 시장 안팎에는 순대 국밥으로 잘 알려진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어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좋다. 여행지에서 일부러 멀리 맛집을 찾아 움직이지 않아도, 시장 안에서 바로 식사와 산책을 함께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역사와 시장, 그리고 차 한잔의 도시
정읍에서 완성하는 여유로운 하루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은 오래 걷기 전에도 좋고, 오전 동선을 마친 뒤 허기를 채우기에도 알맞다. 정읍의 맛을 가장 무리 없이 경험하는 방식으로도 잘 어울린다.

정읍 공용 버스터미널 인근에 자리한 덕분에 접근성이 좋은 점도 연지시장의 장점이다. 충렬사에서 분위기 있게 시작한 여행이 시장에 닿으면 리듬이 한층 가벼워진다. 역사 공간이 주는 긴장감은 풀리고, 장터를 구경하며 생활의 온기를 가까이 느끼게 된다.

기념품 구입과 같은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시장 한 바퀴만으로 충분히 재미가 생기고, 정읍의 하루가 실제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몸으로 이해하게 된다. 걷는 여행의 중간 지점으로 연지시장이 잘 어울리는 이유다.

정읍에서 차 한잔을 고르라면 자연스럽게 쌍화차거리가 떠오른다. 정읍경찰서에서 정읍세무서로 이어지는 새암로 일대는 오랜 시간 쌍화탕 전문점들이 자리를 지켜온 거리로, 정읍을 대표하는 음식 문화 공간으로 꼽힌다. 전통찻집 란은 그 거리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오래 앉아 있지 않아도 좋고, 걸음을 조금 늦추고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들어가도 좋다. 정읍 여행을 끝까지 정읍답게 남도록 만들어주는 코스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전통찻집 란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메뉴는 역시 수제 쌍화차다. 정읍 쌍화차거리의 찻집들은 넉넉한 한약재와 밤, 대추, 견과류를 더한 진한 차로 잘 알려져 있고, 차 한잔에 그치지 않는 인심도 큰 특징이다. 전통찻집 란 역시 구운 가래떡과 누룽지를 곁들여 내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 있어, 따뜻한 차와 함께 한층 든든한 휴식을 선사한다.

여행의 끝

바삭하고 말랑한 가래떡, 고소한 누룽지, 진한 차향이 한 상 안에서 어우러지며 정읍 여행의 인상이 부드럽게 남는다.

전통찻집 란은 화려한 카페와는 다른 결의 편안함이 있다. 걷는 여행 끝에 잠시 쉬어간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고, 몸을 데우는 차 한잔이 하루의 리듬을 차분하게 정리해 준다. 역사 공간과 전통시장을 지나온 뒤 만나는 찻집이라 더 반갑고, 정읍이라는 도시가 지닌 옛 정서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는 점도 좋다. 잠깐의 휴식만으로도 여행 전체의 온도가 달라지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면, 전통찻집 란은 충분히 좋은 답이 된다. 

<webmaster@ilyosisa.co.kr>

 

<여행 정보>

-충렬사(정읍)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충정로 228-13, 운영 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목요일 휴무, 문의: 063-539-6913

-정읍 연지시장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연지시장3길 43
※운영 시간 점포별 상이, 문의: 063-532-5380

-전통찻집 란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충정로 257-36, 운영 시간: 10:30~22:00(마지막 주문 21:20)
※매달 첫째·셋째 주 월요일 휴무, 대표 메뉴: 수제 쌍화차, 문의: 0507-1360-9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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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