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화제의 당선자 국힘 유의동

  • 조유담 기자 ydcho@ilyosisa.co.kr
  • 등록 2026.06.08 11:43:08
  • 호수 15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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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어부지리 금배지

[일요시사 취재1팀] 조유담 기자 = 지난 3일 국민의힘 유의동 당선인이 진보 진영의 표 분산 효과를 등에 업고 극적 역전승 끝에 4선 중진으로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평택 토박이’ 정치인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재기에 성공했지만, 과거 공약 재탕과 지역 현안 해결이라는 숙제도 함께 떠안게 됐다. 당 리더십 도전 의사까지 밝힌 유 당선인이 지역 민심과 중앙 정치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3 지방선거 및 제23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기도 최대의 격전지로 꼽혔던 평택을(乙) 선거구의 최종 승자는 국민의힘 유의동 당선인이었다. 평택을은 단순히 거대 양당의 대결을 넘어, 선거 종반까지 진영 내 표 분산과 후보 단일화가 변수로 떠오르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다자 구도로 전개됐다.

돌아온
토박이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유의동 당선인은 최종 득표율 34.83%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28.77%)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27.24%)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지 2년여 만에 자신의 고향인 평택에서 다시 한번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4선 중진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국회에 재입성했다.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는 개표 후반부까지 이어진 극적인 역전 서사였다. 선거 당일 오후 6시 정각에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는 유 당선인에게 절망적이었다. 당시 조사에서는 조국 후보가 31.1%로 1위, 유의동 후보가 30.6%로 2위, 김용남 후보가 30.3%로 3위를 차지하며 소수점 이하의 초박빙 열세로 예측됐다.

뒤이어 발표된 JTBC 출구 조사의 수치는 김용남 후보 34.2%, 조국 후보 31.6%인 반면, 유 당선인은 22.8%로 집계되어 확연한 3위로 나타났다. 두 출구 조사 모두 유 당선인의 패배를 가리키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개표 흐름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본투표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여론조사와 출구 조사 화면에 잡히지 않았던 숨은 보수 표심이 쏟아져 나왔다. 예측을 뒤엎고 승리를 거둔 결과에 대해 “대역전 드라마”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4일 새벽 오전 2시 개표 진행 중 당선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예측되자 유 당선인은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한 발짝 한 발짝 시민께서 주신 명령을 따라 걸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나라도 매우 어렵고 당의 상황도 매우 어렵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저에게 중차대한 임무를 허락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이 자리에 있게끔 허락해 주신 평택 시민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평택 시민들이 저에게 했던 요구와 임무를 하나도 빠짐없이 완수해 내겠다”며 당 상황이 어렵다고 한 데 대해 “국회로 돌아가 당 지도부를 만나 주요 핵심 과제에 대해 상의할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평택을 재보선은 진보와 보수 양 진영 모두 내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5파전의 복잡한 구도로 치러졌다. 지난 5월26일과 27일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의 조사에서 조국 후보 25%, 김용남 후보 23%, 유의동 후보 21%로, 오차 범위(±4.4%포인트)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단일화 없어도 승리 자신 있었다”
출구조사 뒤집은 숨은 보수 표심

근소한 격차에 보수 진영의 유의동·황교안 후보에 대한 단일화 요구가 거셌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황 후보는 이후 자신의 SNS에 “유의동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반하고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라는 글을 남겼으며 ‘박근혜 대통령 총리 황교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유의동’이라는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며 유세를 이어갔다. 유의동 당선인의 당선 배경으로 여론조사에 포착되지 않았던 보수 표심의 결집이 꼽히며 보수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상당한 격차를 만들 것으로 예상됐다.

당선 이후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가 되지 않아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은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유 당선인은 “보시는 분마다 좀 다를 텐데 저는 5자 구도에서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통해서 승리하려고 했었던 것은 그런 승리를 계기로 저희 보수가 다양한 목소리를 갖고 있고 바라보는 시각이 약간씩 다를 수는 있지만, 그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 되는 보수의 모습을 그려준다면 전반적으로 국민들한테 또 보수 진영에 있는 유권자분들한테도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고도 했다.

진보 진영도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범여권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선거 중반 이후 상호 간의 거친 네거티브 공방전이 과열되면서 끝내 각자 완주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가 가져간 합산 득표율은 56%를 상회한다.

단일화 결렬에 따른 표 분산 효과가 훨씬 치명적으로 작용하면서 유 당선인에게 결정적인 반사이익을 안겨준 셈이다.

상대 진영의 자멸로 인한 ‘어부지리 당선’이라는 표현에 대해 유의동 후보는 “그 부분은 제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라며 “최악의 후보들로부터 평택을 구해야 한다는 평택 시민들의 목소리가 굉장히 뜨거웠던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뜻밖의 지역은 고덕 국제신도시인 고덕동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고덕신도시의 젊은 입주민 단톡방에서는 조국 후보 반응이 좋다’는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막상 사전 투표와 본투표 모두 유 당선인이 1위를 기록했다. 유 후보의 연고지인 팽성읍에서도 보수 표심 결집이 두드러지며 승리의 발판이 마련됐다.

선거 기간 동안 국민의힘의 지원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에 대해 “섭섭하다기보다는 좀 많이 외로웠다”는 그는 “물적, 양적 공세가 엄청났던 타 후보들에게 저희 지지자들이 위축되고, 여론조사 숫자가 안 나온다고 하니 더 주눅 들었지만 중앙당이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조차 잘할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단일화 결렬
역전 드라마

이번 선거에서 유 당선인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무기는 ‘평택 토박이’라는 정체성이었다. 1971년 경기도 평택군 팽성면(현 평택시 팽성읍)에서 태어나 평택시에 소재한 평택성동초등학교, 한광중학교, 한광고등학교를 차례로 졸업한 유 당선인은 ‘평택 토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후보 중 유일하게 평택에서 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역 연고가 없는 민주당 김용남 후보, 혁신당 조국 후보를 겨냥해 유권자들에게 “평생을 평택에서 살아왔다. 누가 평택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가를 살펴봐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태국어과 학사와 미국 UC 샌디에이고 태평양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을 마친 후에는 새누리당 이한동 전 국무총리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중앙선대위 공보단 자료분석팀장을 역임하는 등 중앙 정치 무대의 핵심 실무자로서 이력을 쌓아 올렸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는 2014년 당시 현역이던 이재영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당선 무효로 실시된 제19대 국회의원 평택을 선거구 재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며 시작됐다. 선거 결과 3선 관록의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전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바짝 추격하다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해 52.05%로 당선되며 ‘3선 터줏대감을 누른 40대 정치 신예’로 이름을 알렸다.

공약으로는 미군기지 이전 특별법 개정(정부예산 지원 확대 및 지역 상생 방안 추가), 평택항 배후단지 확장 및 조기 추진, 서울-동탄-평택 GTX 건설 추진, 서울과 수원 등 주요 도시로의 광역버스 연결 추진, 국립 종합대학교 평택 유치 추진, 공공형 어르신 일자리 확대 등의 공약을 내세워 ‘지역 맞춤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같은 선거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김선기 후보를,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서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후보를 이기면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에서는 평택을이 아닌 평택병 선거구에 출마해 민주당 김현정 후보에게 져 낙선했다. 이어 이병진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이번 평택을 재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중진급 의원 반열에 오른 것은 물론, 4차례 국회의원 당선 중 2차례를 재선거에서 승리하는 기록도 썼다.

3선 동안
뭐 했나?

2016년 제20대 총선 후 벌어진 국정 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시기 유 당선인은 새누리당 내 ‘탄핵 찬성파’ 인물 중 하나였다. 탄핵 가결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승민, 김무성 등과 함께 새누리당에서 분당 된 ‘바른정당’ 수석대변인 및 유승민 대선후보 수행단장을 맡으며 ‘친 유승민계’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이후 보수 통합으로 인해 미래통합당에 이어 국민의힘 소속이 되어 2021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으며 2022년 3월 유승민 의원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을 돕기 위해 사퇴하기 전까지 4개월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지낸 바 있다.

한편 평택시 정치권에서 평택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 캠퍼스로 인해 반도체와 신도시 성장의 기대감이 큰 곳이지만 교통·교육·생활 인프라 불만도 동시에 쌓여 있는 지역이다.

유 당선인은 지난 5월 평택시청 브리핑룸에서 평택이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의 핵심 도시로 성장했으나 시민의 삶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평택을 지역구의 고덕, 팽성, 서부 5개 읍면을 3개 권역으로 구분, 각 특성에 맞는 발전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역별 강점을 살려 평택 전체의 성장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그는 “고덕은 고덕답게, 팽성은 팽성답게, 서부는 서부답게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평택을 골든 트라이앵글’ 전략으로, 교통·교육 인프라 확충과 첨단 산업 유치, 관광단지 개발을 핵심으로 평택의 성장을 시민 삶의 질 완성으로 연결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고덕국제신도시는 KTX 경기남부역사 건립 추진과 GTX-C 노선 정차 추진을 통해 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KTX 경기남부역사 건립을 통해 전국 초고속 연결망을 구축하고, 서정리역 신분당선 연장 및 GTX-C 정차를 추진해 서울 강남권까지 환승 없는 실질적 서울 생활권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지지와 의심 공존하는 평택을 민심
4선 발판 삼아 원내대표 도전하나

야간·휴일에도 안심하고 아이를 진료할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확대, 24시간 휴일 보육이 가능한 ‘언제나 어린이집’ 도입 등 교육 및 돌봄 인프라 확충도 병행해 ‘이름값 하는 진짜 국제 신도시’로의 완성을 목표로 했다. 인프라 개선은 고덕 지역의 주거 환경 가치를 높이고 유입 인구의 정주 여건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팽성 지역은 오랜 기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점을 고려해 첨단 산업 및 미래 모빌리티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방안을 내놨다. 산업과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기회의 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주 여건 및 교통 개선에 대해서도 소음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음시설 설치 및 전기료 지원을 확대하고, 외곽 지역을 위한 국비 지원 도시가스 공급 확대와 천원 택시 운영구역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공약 재탕’이라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유 당선인이 1위로 득표한 고덕동의 지역 커뮤니티에서조차 “3선 하는 동안 공약들이 실천됐다면 이렇게 민심이 흉흉하진 않았을 텐데”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아니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6년 전 21대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발표했던 공약을 6년이 지난 이번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들고 왔다고 지적했다.

“21대 국회에서 평택을 국회의원이었는데, 지난 자료를 보니까 2020년 21대 총선 당시 공약이 2026년 이번에 제시한 공약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며 “고덕면 공약에서 평택 부품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라든지, 국제 신도시 학교 신설, 교육 환경 개선, 고덕의 행정 타운 조기 안착, 박물관·도서관 행정 구역 확대 개편, 주민 맞춤 버스, 고덕 신도시 BRT 정류장을 다 지금 똑같이 주장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유 당선인은 “그 사업들을 조기에 안착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지금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게 민주당”이라며 “당이 다르다 보니까 충분한 협조도 얻지를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평택 시민들은 유 당선인에게 다시 한번 국회로 가는 문을 열어줬다. 하지만 이번에 투표함에서 나타난 민심의 성격은 전폭적인 신뢰나 찬사라기보다는, 4선 중진으로서 지지부진했던 지역 내 숙원사업들을 확실하게 매듭지으라는 메시지에 가깝다.

중앙 무대
권력으로

그러나 그의 시선은 이미 중앙 무대의 권력으로 향하고 있다.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과의 인터뷰에서 유 당선인은 “4선 되셨으니 당 지도부 도전하느냐”는 질문에 “이번 임기 중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당 리더십에 도전해서 당 변화의 주역이 되고 싶다. 원내대표에도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당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국정을 견제하며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합리적으로 해 나가겠다”며 “평택을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로 세우고, 시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만큼, 유 당선인이 ‘지역구 밀착 관리’와 ‘중앙 리더십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낼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yd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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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이 올랐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총리에게 쥐어진 이재명이라는 칼날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득으로 작용할지 조금씩 해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끈끈한 당청 관계 이어 “이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절대 과제인 이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검찰개혁 엇박자, 6·3 지방선거 전략 등 정청래 전 대표의 과오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내겠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도부의 노력을 동지적 관점에서 치하한다”면서도 “결과 책임은 정치와 정당의 기본 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박하고 엄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선 패배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올바른 노선하에 당과 당원과 지지층을 통합하고 총선 승리로 달려가겠다”며 “1인1표 당원주권 행사에 모든 당원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압도적 결의로 당의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정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실무를 뒷받침해 온 경력을 필살기로 ‘검증된 파트너십’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역할’ 재정의 검증된 파트너십 호소 그는 최근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제1국가 과제”라며 적극 힘을 실었다. 국회 복귀 첫 지역 일정으로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주요 지역인 충북 청주를 선택하며 이 대통령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출마 선언 이후 김 전 총리는 연달아 정책 토론회를 열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의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이나 당원 주권 강화에 쏠려 있던 민주당의 흐름을 여당다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어 언론, 지역주도 성장, 금융 분야를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4가지의 개혁 과제로 꼽으며 연속 토론 기획에 나섰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주제를 전당대회에서 다루기 위한 ‘어젠다 세팅’이라는 게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의 최우선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김 전 총리의 선명성이 상대적으로 흐려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는 점 역시 ‘이정부의 대리인’ ‘하수인’ 등 수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당대회의 필살기로 점찍은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제헌절 전에 끝내자”며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강성 개혁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검찰개혁의 동지 김용민 의원과 함께 뜁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김용민이 정청래고, 정청래가 김용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 전 대표는 “김 의원께서 검찰개혁이 더 절실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제게 본인이 구상한 개혁 지도를 완수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의 혁혁한 공로자인 김 의원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선명성? 그러면서 “김 의원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비롯한 사회대개혁 지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용민과 정청래가 손잡고 함께 달리겠다. 김용민과 정청래의 의기투합!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대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선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이견이 노출되면 민주당이 정한 수사 기소 분리의 대원칙 등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가 당원주권정당 1인1표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 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대표 시절 주도했던 1인1표제와 검찰개혁을 필두로 선명성을 부각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되 혼란과 공백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입장이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맞춰 여러 이야기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일 처리 스타일과 선을 그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역임 시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며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 입장을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 뜻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짜 ‘여당’ 정 심판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지키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외부적 통제와 엄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한다”며 “개혁은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국민 앞에 더 투명하게 서게 하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검증의 원칙은 검과 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살인범 편들기라는 <조선일보>식 프레임은 조잡하다”며 “자극적 언어에도 금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친정부 이미지가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안정성이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정부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관리형 여당 대표’ 이미지가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할 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여러 성과가 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 건 자살자 감소”라며 “올 초 통계부터 보면 월간 수백명 단위로 자살자가 줄었다.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여당 다운 여당”과 “현재 당내에서 제가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다 직접 총괄 지휘해 보고 승리까지 이끌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년 후 총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안정형 기조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대로라면 총선 필패’ ‘여당으로서의 책임’ 등을 외치고 있다. 지난 1년 민주당의 키를 쥔 선장에 대한 일종의 심판론”이라며 “2028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승리가 최우선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꼬리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 이대로 괜찮을까? 김 “폭탄 선언식으로 안 돼” 모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과제로 ‘실용 통합’과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 합당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시도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폭탄 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과욕이었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 벌써 1년이다. 아직도 야당인 줄 알면 되겠나”라며 “이번 전대(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신임 지도부는 국민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도, 국회 야당에도, 정말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총선을 해볼 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국민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내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지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이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는) 누가 이정부와 협력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명성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을 꿈꿔온 당원들의 숙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체제를 더 굳건히 하는 중단 없는 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담 못해” 안갯속 당심 결국 ‘국정 안정 파트너’와 ‘당원 주권·개혁 선명성’ 중 어느 프레임이 당원 표심을 더 움직이는지가 이번 전당대회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뿌리 깊게 박힌 ‘정통성’과 ‘개혁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김 전 총리의 남은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겸공’ 찾은 김민석, 김어준도 우군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유튜버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정청래 전 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그의 라이벌인 김 전 총리에게 해명의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당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방송을 통해 자신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1초 늦었다”고 말했다. 김씨도 “감기약 먹고 일부러 안 온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면서도 “소모적으로 계속할 일은 아니기에 이것부터 털고 가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 전 총리를 향해 ‘감기약 성분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같은 김씨의 태도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거나, 한쪽으로 쏠린 기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