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X 정치’ 부작용

1년 전 당 대표 그때처럼?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톡 쏘는 ‘사이다 화법’으로 인기를 얻었다. 기득권에 저항하는 모습에 지지자들은 열광했고, 그를 국회의원에 이어 당 대표, 대통령으로까지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런 이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이재명 당 대표’가 겹쳐 보인다는 평이 나온다.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메시지 속 ‘탄산감’이 부쩍 늘어난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흑묘백묘’ ‘실용주의’ ‘중도 보수’ 등 중도 표심에 구애했고, 상대방을 파고들던 톤도 부드러워졌다. 당선에 성공한 그는 ‘모두의 대통령’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 해당하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소통? 독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민주당이 관례처럼 따르던 이념을 벗어 던졌다. 당선 전화 역시 미국-중국-일본 순이 아닌 미국-일본-중국 순으로 진행했다. “경제 성장의 중심에는 기업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국가도 기업가형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친기업 행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현안마다 등장하는 것은 이 대통령의 X(구 트위터)였다. 특정 사안에 대한 기사 링크, 또는 자신의 생각을 게시한 뒤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라며 공론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탕부담금 도입, 부동산 장기보유 특별공제, 매입임대 제도 개선 역시 이 대통령이 직접 띄웠다.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첫날에는 “바가지를 신고하라”며 경기도 시흥 지역 18개 주유소의 리터(ℓ)당 휘발유 가격이 표기된 지도를 올렸고, 이를 접한 X 사용자들은 “대통령이 직접 기름값을 공지해 주는 나라” “대통령이 나서서 유가를 관리해 준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이던 시절부터 X를 애용했다. 2015년 한 X 사용자가 “업무는 안 하고 매일 근무 시간에 원숭이처럼 트윗질만 하냐”고 묻자 “트윗은 성남이 자랑하는 SNS 광속 행정의 수단이다. 트윗도 업무이고 소통 수단이란걸 모르는 바보”라고 반격한 일도 있다.

민주당 대표이던 때에도 X를 적극 활용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로서 윤석열정부와 강한 대립각을 세웠고, 2024년 4·10 총선 정국에서는 ‘정부 심판론’을 앞세워 안보 참사·외교 참사·경제 참사 등으로 강공에 나섰다.

집권 1년을 앞둔 지금 이 대통령이 과거로 회귀한 것 같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그의 발언이 ‘대통령’이 아닌 ‘당 대표’이던 때로 돌아온 것 같다는 점에서다. X 사용량이 눈에 띄게 늘었을뿐더러 지지자들이 열광했던 사이다 화법이 묻어나면서 비판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선명한 왼쪽→중도 보수 탈바꿈
당선 후 누그러지나 싶더니 회귀

이 대통령이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텀블러’ 논란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 시작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X를 통해 “역사적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광주 희생자들과 광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데이’ 이벤트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질타했다.

이어 “그날 억울하게 죽어간 생명이 대체 몇이고 그로 인한 정의와 역사의 훼손이 얼마나 엄혹한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느냐”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20일에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도 저격했다. X 계정에 무신사의 ‘탁 치니 억’이라는 문구가 사용된 카드뉴스를 공유하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 그로 시발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며 “제보받은 것인데 진짜인지 확인해 봐야겠다. 여러분도 함께 확인해 달라.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무신사의 게시글은 2019년 7월 올라온 것으로 당시 무신사는 사과문을 게재하고 박종철기념사업회를 방문해 사과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3일에는 또다시 스타벅스를 겨냥했다.

앞서 스타벅스가 2024년 4월16일 ‘사이렌 클래식 머그’를 새로운 머그잔 시리즈로 출시한 점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추모일을 맞아 유가족이 고통에 몸부림치고 국민들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조롱 코드를 감춘 암호 같은 이런 행사를 시작하며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국민들을 우롱하며 나름 즐겼을 것”이라며 “‘일간베스트 보관소(이하 일베)’도 아니고 대기업 공식 행사라는데 더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일베 등 유해 사이트 폐쇄 검토를 직접 화두에 올리기도 했다. 24일 X에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 찾아와 조롱성 행동을 했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이처럼 조롱 혐오를 방치 조장하는 사이트를 폐쇄, 징벌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라고 적었다.

스벅·일베 폐쇄 수면 위로 올렸다
‘양날의 검’ 돌파형 리더십…평가는?

이 대통령의 ‘폭풍 트윗’은 정치권 문제로 번졌다. 국민의힘은 ‘입틀막’ ‘색깔론’이라고 주장했고,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재판 취소 특검을 반대하면 극우이고, 스타벅스 마실 권리 뺏지 말라고 하면 일베인가. 그런 식이면 재판 취소 반대하고 스타벅스 불매 운동 반대하는 모든 국민이 극우이고 일베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스타벅스 사태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 5명을 직권남용, 강요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는 고발전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민감한 사회 문제에 직접 나서는 데에는 특유의 정체성을 굳히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국정 지지율이 안정권인 만큼 지난 1년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본격 메시지 관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의 시선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정제된 형식적인 메시지가 아닌 이 대통령이 느끼고 생각하는 날것의 의견이기에 더욱 진정성이 드러나는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국정 지지율이 50%가 넘는데 굳이 상대편을 도발할 이유가 있었을까”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이 피부로 느낄 만한 ‘밀착형 행보’는 좋지만 당 대표와 대통령은 무게가 다르다”며 “이 대통령의 스타벅스, 일베 발언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슈’로 소비됐고 소위 말하는 극우 세력이 결집할 빌미를 줬다. 정부 정책도 아닌 사회적 문제에 대통령이 깊숙하게 관여하면 반대쪽이 길길이 날뛰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이어 “민주 진영 대표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도 대통령의 자리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며 “말 그대로 대통령이지 않은가. 다른 스피커를 통해서도 충분히 주의를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로 가도…

일각에서는 ‘관리형 대통령’에서 ‘돌파형 대통령’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마찰이라고도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일베 폐쇄’ 주장 게시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공유돼 정치권의 뇌관으로 이어졌고, 묵혀둔 사회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 대표 시절에 이 대통령이 가졌던 날카로움은 그를 대권으로 이끈 일등 공신인이자 상대 진영을 결집시키는 양날의 검이다. ‘모두의 대통령’을 추구한 만큼 SNS에서 시작된 논쟁이 실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용적 정책 성과로 연결되는지 주목되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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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후폭풍’ 표심 가른 당락 결정타

‘6·3 후폭풍’ 표심 가른 당락 결정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나왔으니 원인을 분석할 시간이다. 여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은 상황이라 외부보다는 내부가 더 시끌벅적한 모양새다. 여당을 견제하면서 야당을 심판한 민심의 절묘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됐을까. 지방선거를 뒤흔든 두 이슈, 주식과 부동산의 관점으로 바라봤다. 광역단체장 12 대 4.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시‧도지사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5대 12(당시 17개 시‧도)로 완패했던 4년 전 지방선거 결과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문제는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이번 지방선거를 민주당의 완승으로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모든 선거에서 가장 핵심 지역인 서울을 빼앗겼다. 이긴 것도 진 것도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우선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을 거쳐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맞는 선거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여 동안 60%대를 상회했다. 말 그대로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선거였다. 실제 선거 초기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싹쓸이’를 예견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민주당이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15 대 1, 16 대 0 등의 결과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달랐다. 민주당이 12곳에서 승리해 표면상으로는 국민의힘을 압도했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보수 궤멸 얘기까지 나왔던 국민의힘은 텃밭을 지키고 서울도 수성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19 대 95(무소속 13)로 선방했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국민의힘이 마냥 졌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서울에서의 패배가 뼈아팠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1.15%p, 표 차로 따지면 6만여표였다. 서울 성동구청장 출신의 정 후보는 이 대통령의 ‘샤라웃’을 받은 이른바 ‘명픽’으로 불렸다.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는 내용으로 정 후보를 언급하면서 인지도와 지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정 후보는 박주민 의원, 전현희 의원 등 민주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의원을 상대로 한 경선에서 이겼다.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힘 오 시장과 크게 벌어졌다. 20%p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장 당선은 ‘떼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광역단체장 12곳 이기고도 서울 내주면서 ‘반쪽 승리’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 것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였다. 오 시장과의 격차가 줄기 시작했고 선거가 임박해서는 오차범위 이내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사전투표를 거쳐 본투표 당일 오후 6시 출구조사가 발표됐다. 방송 3사는 정 후보 51.4%, 오 시장 46%로 민주당이 무난하게 서울을 탈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오 시장의 신승이었다. 서울 송파구 등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부실 선거’ 논란까지 벌어진 끝에 나온 결과였다. 서울에서의 패배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2곳에서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사실상 패배’라는 아쉬운 탄식이 나왔다. 심지어 이 대통령조차 ‘민심의 경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부동산이 표심을 갈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 민심이 오 시장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부동산 문제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취임 이후 부동산과 관련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등 정부가 시장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9일에 종료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다주택자가 누리고 있던 사실상의 세금 감면 혜택을 거둬들이겠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연일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는 내용의 글도 썼다.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재명정부는 부동산에 묶여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게 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를 꾀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그 결과 주식시장은 ‘코스피 5000’ 시대를 넘어 1만 시대를 바라볼 정도로 폭등했다. 어떤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이틀이면 장을 말아 올리는 역대급 ‘불장’에 개미들은 빚을 내서까지 진입했다. 6만 표로 당락 갈려 반면 부동산 시장은 크게 휘청였다.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리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경제의 가장 기본으로 알려진 수요-공급의 원리다. 이정부의 정책도 그 방향으로 설계돼있다. 다주택자를 옥죈 것도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려는 의도였고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를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수요를 억제하려는 노력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매물은 예상만큼 나오지 않았고 수요는 많아졌다.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너도나도 빨리 집을 사려고 달려든 것이다. 매물이 줄어드는데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으니 집값은 올랐다. 매매 시장의 움직임은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집을 가진 사람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바꾸기 시작했고 세입자는 ‘날벼락’을 맞았다. 동시에 월세가 폭등했다. 집을 사기엔 호가가 너무 높았고 세입자로 살기에도 팍팍해졌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구조였다. 20~30대의 상황은 더 암울했다. 근로소득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했다. 부동산 투기 수요를 막겠다며 대출은 막아둔 상태였고, 대출이 된다 해도 서울에 집을 사기엔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시세가 높아졌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로,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만진 이들은 20~30대가 아니었다. 주식 폭등도 영향 적었다 한 주식 투자자는 “지금과 같은 불장에서는 모두가 돈을 버는 듯한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나도 돈을 벌 것으로 생각해 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실제 인생을 바꿀 정도로 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리고 그렇게 돈을 번 사람들은 대부분 상급지로 이사 간다. 이미 상대적으로 상급지에 사는 사람이 최상급지로 가는 거다. 이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이 정 후보보다 표를 많이 받은 자치구는 25개 중 10곳이다. 정 후보는 15곳에서 이기고도 승리하지 못한 셈이다. 오 시장이 이긴 자치구에는 공통점이 있다. 집값이 크게 상승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송파‧광진‧영등포‧양천‧강동‧동작‧중‧용산‧서초‧강남구에서 정 후보에 앞섰다. 이 중 서초와 강남을 제외한 8개 지역구는 이정부 출범 이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많이 올랐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 지역구 중 성동‧마포구만 빼고 오 시장이 이긴 지역이 일치하는 것이다. 성동구는 정 후보가 3선 구청장을 지낸 곳이다. 서울시장 선거만큼은 ‘부동산 표심’이 당락을 갈랐다고 봐도 될 정도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자산 투표 경향이 결과에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자산투표는 유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집이나 주식 등과 관련한 경제적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현상을 뜻한다. 부동산 비중이 큰 강남권이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보수 후보를 많이 지지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이정부가 출범 이후 내놓은 대출 규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다주택자 압박, 보유세 개편 시사 등의 정책은 강남권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구가 과거와 비교해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들의 표심이 오 시장에게 집중되면서 정 후보는 석패했다. 집값에 반응한 선택 많았다 이, 취임 1주년서 “정상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투기 목적의 부동산 보유 부담을 늘리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투기용으로 가진 것을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전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라며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며 “선거에는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 1월부터 구두 개입을 통해서 눌러 놓지 않았으면 엄청나게 폭등했을 것”이라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자평했다. 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오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전세 매물의 급격한 감소와 전‧월세 가격 상승에 대해 ‘정상화 과정’이라고 답변했다”며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이라고 꼬집었다. 정책 그대로 오 “참사다” 그러면서 “지금 전세가 소멸하고 있는 현상은 어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뼈아픈 결과이자 서민 주고 안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정책 참사’의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