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수사 기간 연장 이유 대해부

진상규명 미제 사건 쌓이고 쌓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1차 수사 기간을 연장했다. 마지막 한번의 기회가 남았다. ‘노상원 수첩’부터 12·3 내란을 기획한 인물이 누구인지와 2차 계엄 가능성까지 살피기 시작했다. 이제야 약간의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내란·외환 의혹 수사도 빛을 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이 출범한 지도 석 달이 지났다. 김건희 의혹과 관련해서는 실적이 쌓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12·3 내란 및 외환 수사다. 의외의 인물들이 입건됐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정황이 포착됐다는 평가다.

진상규명
필요성

종합특검팀은 지난 2월5일부터 20일간 ▲특별검사보 추천·임명 ▲파견 검사·공무원, 특별수사관 등 구성원 임명 및 채용 ▲운영 예산 신청 및 수령, 사무실 설치 수사 장비 및 자료 확보 ▲특별검사실 조직 구성 및 업무 분장 등을 마쳤다.

같은 달 26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종합특검법 제2조 제1항 각 호의 수사 대상별 수사를 준비하고 대상 사건 인지·재기 및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했는데 결과는 처참하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팀은 이달 중순 기준으로 경찰과 국방부 내란 특별수사본부 등으로부터 39건(115명)을 이첩받았다. 고발장은 총 26건(57명)이 접수됐고 직접 25건(59명)의 사건을 인지, 4건(5명)을 재기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다른 수사기관으로 재이첩 및 송치한 것은 3건이다.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은 152건이다. 법원은 이 중 102건(67.11%)만 발부했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총 113회(203명) 이뤄졌다. 피조사 인원은 총 46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전국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 53만55576건이 청구돼 48만8192건이 발부되는 등 91.2%의 발부율을 나타냈다. 종합특검팀의 수사력이 처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종합특검팀은 같은 시기 23건의 통신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며, 이 중 14건(60.87%)이 발부됐다. 체포영장은 한 건도 청구되지 않았다. 구속영장은 4건이 청구됐으나 2건은 기각됐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수사기관에서 청구한 통신영장이 기각되는 일은 10% 미만이다. 압수수색도 마찬가지다. 보통 80% 이상 발부되는데 종합특검팀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60%밖에 되지 않는다는 건 수사 전문성이 낮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김건희 의혹' 실적 쌓이기 시작 내란·외환은 글쎄?
국정원, 계엄 적극 동조했나⋯차관급 전원 피의자

종합특검팀은 수사 기간 연장 결정 및 그 사유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등의 ‘계엄 정당화 메시지 해외 발송 지시’ 의혹 사건으로 정했다.

신 전 실장은 윤석열씨의 지시로 12·3 내란 직전 김 전 차장과 모의해 미국 CIA(미 중앙정보국)에 계엄 정당성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그는 관련 재판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반대해 왔다고 증언했으나 국회 청문회 당시에는 소극적 진술로 일관했다. 김 전 차장은 최근까지 종합특검팀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해결하지 못한 사건 중 하나인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저격했다. 심 전 총장은 박성제 전 법무부 장관과 결탁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이후 심 전 총장은 윤씨 구속 취소 이후 즉시항고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 연장선에는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도 포함된다. 신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교정시설 내 수용 공간 확보를 시도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다.

윤씨의 충암고등학교 후배인 안성식 전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그는 합수본 해경 인력 파견 및 총기 휴대 등 비상계엄에 동조한 혐의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실에 따르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이끌던 방첩사는 2024년 1월 합수부 편성안 운영예규 문건을 생성했다. 운영예규에는 비상계엄 선포 시 구성되는 합수부의 임무와 조직, 유관기관에서 파견받을 인원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그간 방첩사, 국가정보원, 경찰청, 군사경찰로만 이뤄졌던 합수부에 해경이 새로운 구성기관으로 급거 포함된 데 있다. 박 의원실은 운영예규에 ▲해경 직제에 수사국이 있는데도 수사 업무와 거리가 먼 ‘국제정보국장 등 일부 인력이 합수부에 파견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당시 해경 국제정보국장이 안 전 조정관이었다는 점 등이 내란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안 전 조정관은 방첩사가 문건을 생성하기 직전인 2023년 12월20일 방첩사를 방문했다. 안 전 조정관이 방첩사를 방문했던 이유는 안보 수사 업무협의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방첩사 출장을 가고도 출장 결과 등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안 전 조정관은 2024년 3월20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 전 사령관 등과 함께 ‘부대 현황 보고 청취’를 명목으로 방첩사를 방문했다. 같은 해 6월28일 방첩사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안보 범죄 수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박 의원은 “12·3 내란 당시 여 전 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선관위 통제를 위한 경찰력 지원을 요청한 근거가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새로운
정황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17일 안성식을 피의자로 입건한 뒤 내란 부화수행 혐의로 그의 관사와 해양경찰청장·차장실, 정보외사국, 수사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현재 직무배제된 상태다. 종합특검팀은 같은 달 27일 안 전 조정관 수사와 관련,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여 전 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방문 조사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의 지시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허석곤 전 소방청장과 이영팔 차장도 수사 대상이다. 이들은 이 전 장관의 지시로 서울소방재난본부로 하여금 해당 지시를 이행하도록 하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 윤오준 전 2차장, 황원진 전 3차장, 김남우 전 기획조정실장 등은 내란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홍 전 차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오해가 풀렸다”고 언급했으나 종합특검팀은 “1차는 홍 전 차장의 소명 기회였고 다음 조사에서 혐의점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합참 주요 장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사건은 종합특검팀의 1호 인지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종합특검팀은 이달까지 합참 관계자들을 조사하면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특검팀은 최근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과 안찬명 전 합참 작전부장 등 합참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장에게 계엄 선포 직후와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 병력 철수 건의가 있었던 정황을 확인했다.

종합특검팀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되고 1시간가량 뒤인 2024년 12월4일 새벽 2시경 합참 관계자가 김 전 의장에게 ‘국회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으니 병력을 빼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보다 앞선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같은 날 새벽 0시30분에도 한 합참 관계자는 김 전 의장에게 ‘계엄 선포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조언했다.

종합특검팀은 이 같은 조언에도 김 전 의장이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에 복귀 명령을 내리는 등 별도 제지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내란에 가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이후 윤씨의 추가 병력 투입 요청에 김 전 의장이 동조했는지도 살펴보는 등 이른바 ‘2차 계엄’ 준비 의혹도 수사 중이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김 전 의장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특전사와 수방사가 계엄 사무를 우선하도록 하는 취지의 단편명령을 내린 것이 내란에 동조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단편명령은 부대의 행동 지침 등을 담은 간략한 작전명령을 말한다.

김 전 의장은 단편명령을 수기로 적어 하달했는데,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특전사와 수방사가 사실상 계엄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운용되고 있었기에, 합참이 굳이 같은 취지의 문구를 단편명령에 넣을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사
수사 박차

종합특검팀은 김 전 의장에게 단편명령을 내리고 합참 관계자들의 병력 철수 건의 등을 받아들이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국방부 장관이 직접 작전을 지휘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김 전 의장에게 실질적인 병력 통제권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팀은 국군정보사령부에 대한 수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과 그의 지시로 만들어진 수사2단을 범죄단체조직 사건으로 규정하고 정성욱 전 2사업단장(대령),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대령)을 입건했다.

권 특검은 이를 수사하기 위해 노 전 사령관 수첩에 적힌 복수의 장소를 직접 방문했다. 연평도 시설과 강원도 화천군 오음리에 위치한 제2하나원이 그 장소다. 제2하나원은 본래 정보사 HID(북파공작부대) 요원들이 숙식하던 데로 특수공작 훈련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도 내중요임무종사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종합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과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가 2024년 초부터 비상계엄이 선포될 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강 전 사령관은 2024년 초부터 노 전 사령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수차례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된 유튜브 링크를 받았다.

강 전 사령관은 이 때문에 신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이던 같은 해 2월 “김용현 경호처장을 말려야 한다. 자꾸 이상한 링크를 보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강 전 사령관은 2024년 5월부터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민우 전 정보사 여단장에 대한 비위 소문을 듣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은 박 전 여단장의 비위 의혹을 노 전 사령관에게 들었다.

'2차 계엄 사실상 거부' 강호필 전 사령관도 입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정보사 연결고리 확인 중

강 전 사령관은 합참 차장으로 있던 2024년 7월10일 해외 순방 중인 윤씨를 미국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장관(당시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함께 만나기도 했다. 당시 윤씨는 “한동훈은 빨갱이다”라고 말하고, 민주당을 비난하면서 강 전 사령관에게 “군이 참여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

강 전 사령관은 귀국한 뒤인 7월12일 신 전 실장에게 윤씨의 발언을 전하며 “분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장관님이 막아야 한다” “조치를 해달라.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 전 장관이 위험한 발언을 하며 동조를 강요하니 나는 전역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

신 전 장관은 “이 자식들이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며 “내가 조치할 테니 너는 전역할 생각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라”는 취지로 답한 뒤 당시 김 전 장관에게 연락해 항의했다. 강 전 사령관은 김 전 의장에게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특히 김 전 의장에게는 사표를 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김 전 의장은 “지금 전역 의사를 표시하면 항명죄로 비칠 수 있으니 장관님(신원식)이 조치하는 것을 지켜보자”는 취지로 답했다. 이틀 뒤인 같은 해 7월14일 김 전 장관은 강 전 차장을 불러 “왜 쓸데없는 소리 하고 돌아다니냐” “대통령 심기 경호 차원의 말이었다”는 취지로 질책했으며 이 자리에서 “전광훈 목사 등 보수도 우리 편”이라는 말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장관 등의 정보사 대북 도발 공작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 제2호의 경우 정보사의 무인기 공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는 2023년 드론작전사령부의 구성 이후 드론사와 공문을 주고받으면서 무인기 공작을 준비한 의혹을 받는다. 지금껏 정보사는 무인기 공작을 준비한 적이 없다.

종합특검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란 특검팀이 수사했던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정보사의 연결고리를 파헤치고 있다.

주성운 전 1군단장(전 지작사령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방조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4년 12월3일 구삼회 전 여단장이 휴가를 내고 경기 판교 정보사 부대에 가 있을 때, 구 전 여단장과 통화했다. 그는 구 전 여단장의 직속상관인데도 통화 당시 구 전 여단장에게 2기갑여단으로 복귀 지시를 하지 않았다. 주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 지작사령관에 취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대장급 인사 때는 이 의혹이 식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전 사령관 의혹은 지난해 11월21일 국방부에 꾸려진 ‘헌법존중 정부혁신 TF’에 들어온 제보를 통해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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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김민석 당권 도전 막전막후

‘2인자’ 김민석 당권 도전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몰고 온 ‘책임론 후폭풍’과 당권 경쟁이 맞물린 탓이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민석 국무총리가 곧바로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정치 행보가 아닌 당의 체질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는 일종의 기획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함에 따라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도 공식화됐다. 이재명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그는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었던 몸 풀기 김 총리는 한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고 인수인계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사한 만큼 당원 주권과 민심을 앞세워 존재감 키우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 지명 직후 김 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에 돌아가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 저는 대통령님께 총리직 사임과 민주당 복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으로 ‘대한민국의 황금시대’를 제시했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은 우리 역사의 골든 에이지, 즉 황금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뉴딜 시대, 스웨덴의 복지국가 건설 시대처럼 대한민국을 대체 불가의 선도 국가로 우뚝 세우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그 첫 문을 열고 있다. K-민주주의 부활, 코스피 1만 임박, 글로벌 AI 허브 추진, 한류 열풍. 이 모두가 K-황금시대의 징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능한 여당, 유능한 민주당’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확고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자 민주당 백만 당원의 사명”이라며 “국정 성공·총선 승리·연속 집권의 3대 과제를 달성하려면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거머쥔 강력한 실용 연합 민주당이 돼야 한다. 그것이 국민주권과 당원 주권 강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 민주당의 각성과 긴장,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김대중에서 노무현, 문재인을 거쳐 이재명에 이르는 민주당 역사의 교훈은, 당정 일체와 민생 실용 확장 노선만이 성공과 연속의 길이란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거대 여당의 고삐는 물론 2028년 총선 공천권까지 쥐게 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오는 8월17일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김 총리를 민주당에 투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청래 지도부의 지방선거 결과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는 만큼 차기 총선 또한 정 대표 체제로 치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다음 목표 유능한 민주당 만들기” 이미 계산 끝난 권력 투쟁 플랜 이 대통령이 직접 김 총리를 언급해 ‘김민석 투입설’을 뒷받침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 대통령이 김 총리에 대해 “이제는 또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언급한 것.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김 총리의 정말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해도 적정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이정부의 첫 번째 총리로 내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회복을 진두지휘한 김 총리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지난 1년 이정부의 성과는 사실상 김 총리의 성과라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8월 전당대회는 사실상 ‘정청래 심판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심판론과 청와대에 맞서는 정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정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격전지를 탈환하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선거 운동 초반만 하더라도 ‘15대 1 압승’ 등 민주당이 낙관에 젖은 것이 패착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당 역시 책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 내분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우리 당은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역별 민심에 부합하는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청 갈등, 조국혁신당 합당 무산 등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 대표와 각을 세우며 친명(친 이재명) 입장을 대변해 왔던 인물이다. 지방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정 대표를 향해 사퇴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호남 지역의) 일반적인 여론을 들어보면 ‘정청래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며 “당 대표 연임 반대 운동을 하겠다. 이 시각부터 당 대표에서 끌어내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날을 세웠다. 사면초가 정청래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직접 묻는 듯한 발언도 지도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승패는 판단 주체마다 기준이 다를 것”이라면서도 “이겨야 하는 곳에서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국민들의 경고”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 대표가 지방선거를 “전국적인 승리”라고 자평한 것과 달리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이 여당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제사가 끝난 뒤 먹고 즐기고 놀 생각만 하면 되겠느냐”며 “마음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죽을 힘을 다하는 것과 딴마음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고 2~3일은 저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집권당일 때와 야당일 때는 대응 양상이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 성찰할 것은 성찰하겠다고 공과를 냉철히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대해선 “대체 불가 대한민국, 대체 불가 대통령의 비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당정청 간 원 팀, 원 보이스를 더욱 강화해서 일 잘하는 지방정부와 함께 일 잘하는 이정부의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 대표가 최고위원 회의를 마친 뒤의 한 발언이었다. 그는 “야당이 야당다울 때 지지하고 여당이 여당다울 때 국민은 항상 선택적으로 지지해 왔다”며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이 곧 하늘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해 친명계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밝히며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정 대표를 겨누는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문진석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우리 당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직격했으며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김유정 전 의원은 “이런 이야기는 사실은 야당이 하는 얘기다. ‘해보자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기다렸다” 광폭 행보 민주당이 내전을 벌이는 동안 김 총리는 전방위로 보폭을 넓혔다.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흘간의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했는데, 통상 환송 행사에 매번 참석하던 정 대표 대신 김 총리가 나타나면서 이목을 끌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정부 출범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매번 자리하던 민주당 지도부가 빠지고 김 총리가 등장하면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해당 사안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서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 국무총리의 참석은 장기간 순방 일정 수행에 따른 내각 차원의 업무지시 및 당부사항 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호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리당원 3분의 1이 분포한 호남은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앞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 대표가 가장 많이 찾은 곳 역시 전북이다. 김 총리는 지난 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포럼을 찾아 “지금은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하는 시기”라며 “호남이 지방 주도 성장과 케이(K) 황금시대를 만드는 데 있어 중심이자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다시 해석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치 백수 18년 동안 전국을 유람해 보니 전북 익산이 그렇게 좋더라. 장모님이 편찮으셔서 얼마 전 익산에 조그마한 집을 하나 구했다”고 말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밝히기도 했다. 거세지는 ‘심판론’ 휘청이는 지도부 “권리당원 잡아라” 앞다퉈 호남으로 김 총리는 ‘유능한 민주당’을 앞세워 여의도 내 스킨십도 늘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을 만나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기대만큼 입법의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여당의 입법 추진에 대한 아쉬움 표현했다. 앞서 이 대통령 역시 입법 속도를 지적한 만큼 이정부 하반기에는 당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 국회의장은 김 총리에 대해 “이정부의 집권 플랜을 설계하고 1기 내각을 이끌면서 안정감 있는 리더십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갖춘 중진 의원으로서, 향후 국회 복귀 시 우리 국회와 정치가 한발 더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친명계의 환영 속 복귀 준비를 마친 김 총리가 ‘이재명 후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정부 출범 이후 김 총리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에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으나 “현재 김 총리의 체급은 이 대통령이 키워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24년 김 총리가 최고위원 도전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당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그를 많이 도와줬다. 라이브 방송에서 ‘김민석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냐’는 말 한마디에 1위를 굳히던 정봉주 전 의원을 꺾지 않았나”라며 “이제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궈낸 결과물로 당원을 설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당권 신경전이 날카로운 만큼 정 대표와 김 총리의 표심 끌어안기 행보 역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대표를 향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당은 일촉즉발의 상태에 접어들었다. 김 전 부원장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쨌든 간에 지방선거를 패배했다. 사실상 패배하고 나서 거기에 대한 정리를 하는 게 우리 집권여당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집행부(행정부)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거기에 대한 괴리감이 있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서는 1년간 열심히 청와대에서 일한 집행부에게 다소의 불만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 지도부를 저격했다. 친명계 총공격 ‘이 대통령이 김 총리의 리더십을 칭찬한 것이 차기 당권에 대한 명심이라는 해석’이라는 질문에는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덕담과 맞물렸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 김 총리가 확정적으로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결정은 안 하셨지만, 세간에서 그렇게 다 해석하는 모습에서 조금 힘을 실어주기 위한 덕담이 아닌가, 저는 이렇게 저는 볼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다른 잠룡, 송영길 행보는? 보궐선거를 통해 인천 연수갑에 당선된 송영길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국회 입성에 성공한 그는 호남을 돌며 김 총리와 마찬가지로 핵심 인사와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그런 송 의원은 자신의 역할과 관련한 모든 질문에 “정청래 대표의 거취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해석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지난 9일 민주당 전현희 의원 주최로 열린 ‘이재명정부 2년 차, 더 과감한 개혁이다’ 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청 관계는 같이 공동 운명체로 책임지는 것”이라며 “정당은 국민 눈높이나 민심을 잘 반영할 존재로서 민심이 관료 사회에 갇혀있지 않게 대통령을 설득하고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서로 분열과 갈등이 증폭되는 전당대회가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포용과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과 불필요한 갈등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긴밀한 신뢰로 협력해 개혁을 추동해 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며 “모든 개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집권여당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