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역사 강사 겸 방송인 최태성은 SNS로 ‘이쯤되면 우리는 붕어인가’ ‘역사 논란이 매번 터지면서도 늘 그 자리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심지어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도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는데요.
도대체 이런 말이 왜 나온 걸까요?
바로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때문인데요.
조선 왕실이 현대까지 이어졌다면? 이라는 설정으로 입헌군주제가 채택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제작됐습니다.
이 드라마는 현재 역사 왜곡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어떤 부분이 논란인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제목부터 대군부인으로 작중에서 대군과 평민인 여주가 혼인하는데요.
혼인 후 여주를 군부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군부인은 후궁의 아이, 서출의 아내를 부르는 칭호입니다.
적자인 대군의 아내는 부부인으로 불러야 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대군이 뛰어다니고 있는 장면, 이곳은 종묘입니다.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를 모시는 사당으로 국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가장 신성한 공간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돼있습니다.
엄숙하고 조용해야만 하는 그 공간을 왕도 아닌 대군이 뛰어다니고 있는 겁니다.
이어서 다른 화로 넘어가면 나오는 장면에서 대군의 앞에 석고대죄하는 여자, 바로 왕실의 가장 웃어른 대비 마마입니다.
실제 조선은 예를 중시하고 그중에서 어버이를 섬기는 효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대비와 정치적으로 대립했던 정조조차도 대비에게 문안인사를 매번 빠지지 않고 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설령 대비가 잘못해 사죄를 한다고 해도 위치가 반대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 역사학자는 이 부분이 가장 큰 오류라고 했습니다.
바로 대군의 수렴청정과 섭정입니다.
이 드라마는 정조 이후 다음 왕부터 가상의 존재와 역사지만, 그 이전은 실제 역사와 동일합니다.
즉, 앞서 세조의 왕위 찬탈과 단종의 죽음이라는 뼈아픈 역사가 존재하기에 대군의 섭정을 허락하지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실제 역사에서 드라마처럼 왕이 어려 수렴청정을 한 경우는 있지만, 맡은 이들은 대비와 왕후 같은 왕실 최고 어른이었습니다.
그러니 작중에서 멀쩡히 살아있는 대비를 무시하고 그 자리가 대군에게 돌아가지는 않았을 거라는데요.
만약 대군이 정식 후계자인 세자로 임명되었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요.
결국 조선 왕실이 현대에도 이어졌다는 작가의 말과 달리 유교 국가의 모습은 어디에도 볼 수 없었는데요.
이어서 여자 주인공이 왕실에서 차를 마시는 장면이 있습니다.
한국 전통 다도에서는 소반 위에 숙우를 두고 마실 물만 따라냅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차판에 물을 버리며 그 위에서 마시는데요.
이렇게 마시는 방식은 중국 다도법입니다.
심지어 다기 도구의 형태도 중국식이라는 말이 있었는데요.
정말로 중국에서 판매하는 다도세트였으며, 다른 장면에서 대비 마마가 사용하는 만년필도 중국 브랜드였죠.
단순 소품인지 PPL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단순 고증 오류를 넘어 드라마 제작에 중국 자본이 들어갔단 의혹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품 문제나 오류보다 더 큰 논란을 받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왕족은 날 것을 먹지 않는 법도가 있다며 회를 거부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국가무형유산에 등재된 조선왕조궁중음식에는 육회와 어회(생선회)가 버젓이 등재돼있습니다.
실제 영조는 생굴을 좋아해 수라상에 자주 올리라고 했으며 정조는 궁궐 연못에서 신하들과 낚시를 해 어회를 즐겨 먹었습니다.
또 연산군은 정기 보충을 위해 말고기 육회를 먹었다는 것과 경종이 죽기 직전 날 것인 게장을 생감과 먹은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럼, 작중에 말한 법도는 어디인가 했더니 바로 중국 명나라였습니다.
실제로 명나라 사람들이 조선인은 생선회를 먹는다고 비웃었다거나, 낯설어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왕의 죽음을 훙서라고 표현했습니다.
보통 사극에서는 승하를 많이 사용하며 대한제국의 고종, 순종황제의 경우엔 붕어라고 했습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우선 붕어는 산이 무너진다는 뜻으로 황제의 죽음에만 사용해 고구려, 고려, 대한제국, 명나라 등에 기록돼있습니다.
승하는 먼 하늘로 가버리셨다는 뜻으로 황제나 왕 모두 사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훙서는 천자보다 낮은 제후국의 왕이나 높은 신분에 쓰는 단어입니다.
여기서 천자란 ‘하늘의 아들’로 황제를 가리킵니다.
제후국은 황제나 왕이 다스리는 국가 내에서 영토와 통치권을 받은 군주의 나라입니다.
간단히 말해 황제를 섬기는 신하가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실제 조선에서는 간혹 스스로를 낮춰 훙서라고 하기도 했지만, 주로 대군, 왕비의 경우였으며 세종이나 문종 등 황제의 죽음인 붕어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입헌군주국으로 선포되고 난 뒤에도 계속 왕을 훙서라는 낮은 표현으로 사용한 겁니다.
마지막 화에서 대군이 결국 왕이 되며 즉위식을 거행했습니다.
이때 왕이 쓴 관모의 줄이 9개.
이 관모는 동아시아 군주들이 중대한 행사에 착용하며 눈앞에 늘어뜨린 줄을 류라고 해 면류관이라고 불립니다.
류는 보통 옥으로 화려하게 만들어 눈앞에 늘어뜨리는데요.
이는 눈 앞을 가려 사사로운 것을 보지 않고, 현혹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귀 쪽에도 구슬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는 아첨하는 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종합하면 성군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 류의 갯수는 황제는 12개, 제후국 왕과 황태자는 9개, 왕세자는 8개 등 높을수록 많아지고, 낮을수록 줄어듭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신하들은 “천세 천천세”를 외칩니다.
실제로 황제는 만세를 제후국의 왕은 낮춰 천세를 사용하는데요.
하지만 2017년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기념해 재현한 고종 황제 즉위식에서는 12개인 십이면류관을 사용하며 독립된 주권 국가의 황제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작중에서 날 것을 먹지 않는 중국의 법도를 따르고 훙서, 구주면류관, 천세 등 제후국 왕의 표현을 사용한다.
이것이 중국의 주장을 표현한 동북공정이 아니냐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이상 지금까지 문제가 된 장면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이런 논란 속에 주연 배우인 아이유와 변우석에 이어 감독과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작가 또한 논란 5일이 지나서야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증 오류라는 입장을 내세웠는데요.
이 입장을 살펴보기 앞서 드라마가 제작된 배경을 알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우선 드라마를 제작하려면 자본금이 필요한데, 어디서 나왔을까요?
해당 드라마는 제작비 300억이 들어갔다 공개되었는데요.
여기서 제작사로는 MBC와 공동으로 카카오엔터가 올라와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는 카카오엔터가 주관으로 신청해 제작비를 지원받았는데요.
이 제작 지원 사업에는 총 4작품을 선정해 75억을 지원하고, 대군부인과 같은 장편 부문은 최대 20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확정 지원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콘진원 측은 전액 지급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5월 말 결과 평가만 남아있으며 평가에 따라 전액 반환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일단 적어도 최소 280억은 카카오엔터와 MBC가 분할 지원했다는 건데요.
카카오엔터는 이 자금을 어디서 구했을까요?
현재 카카오엔터의 주주 구성에는 중국 기업이 올라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카카오엔터는 과거에 웹작가에게 중국을 의식해 검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카카오엔터는 단순 제작비 지원이 아닌 해당 드라마의 IP(지적재산권)를 가지고 확장해 드라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웹소설까지 공개했는데요.
런칭된 소설의 즉위식 장면에서도 천세 천천세가 들어가 있었는데요.
논란 중에도 그 부분이 검수에 통과, 공개되었고 이후 만세 만만세로 수정하지 않고 그냥 지워버렸습니다.
어쩌면 드라마에 제작사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요.
하지만 감독은 다른 인터뷰에서 중국 자본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대군부인 폐지 청원이 나흘 만에 5만명의 찬성 100%도달한 상태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k9958@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