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 장기화와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가맹사업을 둘러싼 불공정거래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배달앱·오픈마켓 등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진 소상공인과 편의점 가맹점주를 중심으로 거래상 지위 남용, 과도한 위약금 청구, 계약 해지 갈등 등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2025년 분쟁조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분쟁 조정 접수 건수는 472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041건) 대비 17%, 2022년(2846건) 대비 66%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처리 건수 역시 4407건으로 전년 대비 15% 늘었고, 조정 성립 사건은 1709건으로 증가했다. 직·간접 피해 구제액은 약 1220억원 규모에 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온라인 플랫폼을 포함한 공정거래 분야다. 지난해 공정거래 분야 분쟁 접수는 2424건으로 전년 대비 35% 급증했다.
특히 온라인플랫폼 관련 분쟁은 2022년 111건에서 2025년 440건으로 4년 새 약 4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배달 플랫폼, 이커머스, 숙박·중개 플랫폼 중심의 시장 집중도가 커지면서 입점업체와 플랫폼 간 수수료, 노출 방식, 광고 운영, 계약 변경 등을 둘러싼 갈등이 누적된 결과로 분석한다.
실제 최근 몇 년간 플랫폼 분야에서는 배달앱의 광고비·수수료 체계 개편 논란, 오픈마켓 판매자 패널티 문제, 검색 알고리즘 및 노출 우대 이슈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공정위 역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입점 업체 보호 장치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편의점 중심 계약 해지·위약금 갈등 확산
공정거래조정원 “2025년 분쟁 조정 최다”
가맹사업 분야에서도 분쟁 증가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가맹사업 거래 분쟁은 691건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특히 편의점 업종에서 가맹본부와 점주 간 갈등이 가장 많았다. 주요 유형으로는 과도한 위약금 청구 등 부당한 손해배상 의무 부담 관련 사건이 전체의 23.3%를 차지했고, 계약 종료·해지 관련 분쟁은 전년 40건에서 74건으로 85% 이상 급증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부진과 고정비 부담 확대가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점포 폐점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위약금과 시설 투자비 회수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프랜차이즈 본부의 필수 품목 강매, 과도한 손해배상 조항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조정원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찾아가는 분쟁 조정 서비스’도 확대했다. 지난해 서비스 운영 횟수는 217건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지방이나 영세 사업장의 경우 시간·비용 부담 때문에 직접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방문 상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분쟁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와 프랜차이즈 시장 경쟁 심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정원은 2026년 분쟁 조정 인력 확대와 전문성 강화,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피해구제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재 국회에 발의된 공정거래분쟁조정법이 통과될 경우 분산된 분쟁조정 체계의 통합 운영이 가능해져 보다 신속한 조정과 피해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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