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소액주주 배후 세력 의혹

“배후설 제기? 포털 영구퇴출 추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가 지난 18일, 일부 언론 매체의 이른바 ‘배후 세력 의혹’ 보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들은 언론 보도가 주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왜곡하고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일부 언론이 단체를 두고 “오락가락 명칭을 바꾸는 이상한 단체”라는 취지로 표현한 데 대해 “정체성에 흠집을 내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액주주연대’라는 명칭이 불편하다면 ‘정의시민연대’라고 불러도 활동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주주권 행사를 위축시키기 위한 왜곡 프레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법적 대응

이들은 ‘배후 세력’ 의혹 보도를 즉각 중단하고, 관련 보도의 근거 자료와 취재 경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확인되지 않은 문자나 전언, 관계자 발언 등을 근거로 소액주주들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반론권 보장과 정정 보도를 촉구한다. 언론이 특정 이해관계자의 주장만을 대변하는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일부 매체에서 유사한 내용과 동일한 취지의 기사가 반복적으로 게재되고 있다”며 “표현과 전개 방식까지 비슷한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은 누군가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 경영진 입장에 서서 20건이 넘는 기사를 쏟아내며 사실상 고려아연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며 “과연 누가 누구를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묻고 싶다. 소액주주 활동을 사주받은 계략처럼 몰아가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기사 작성 과정에서 사실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수백명의 기자들에게 보도자료와 연락처를 전달했지만 정작 사실 확인 연락은 거의 없었다”며 “소액주주나 시위 당사자에 대한 검증 없이 유사한 내용의 기사들이 일제히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기사에서 사용된 문자메시지나 전언 등에 대해서도 “설령 실제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소액주주연대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배후 세력이 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알려졌다’ ‘전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등의 표현으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사의 광고비 수령 여부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소액주주연대는 “문제의 언론사들이 고려아연 홍보실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소액주주들에게 개인정보 공개를 요구하기 전에 언론사들이 고려아연으로부터 광고비를 받았는지 여부를 국민 앞에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 보도 일부 언론들과 전쟁 선언
“정당한 문제 제기 왜곡…본질 흐려”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소액주주 이전에 시민으로서의 문제 제기라는 점도 강조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설령 소액주주가 아니더라도 기업의 불법행위가 있다면 국민으로서 고발과 조사 촉구를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이를 두고 범죄 신고 자격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가기관의 고려아연 관련 조사와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겨냥해 배후세력 의혹을 제기하도록 한 핵심부를 밝혀내야 한다”며 문체 분석 전문가와 기술적 분석 등을 통해 기사들의 유사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사와 기자, 데스크 등에 대해 형사 및 민사상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포털 뉴스 제휴 부서에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최소한의 근거와 검증, 반론권 보장, 균형 있는 시각이 전제돼야 한다. 소액주주 전체를 특정 세력의 하수인처럼 묘사하는 것은 공익적 보도가 아니라 명예훼손적 프레임 씌우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책임성 강화, 주주가치 보호, 대규모 투자 관련 설명 책임, 사외이사의 독립성 문제 등을 제기해 왔다”며 “기업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에 성실히 답변하면 될 일이지, 소액주주들의 동기를 공격하고 배후세력 프레임으로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진과 이사회에도 입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소액주주들의 문제 제기를 외부 세력의 선동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제기된 의혹과 쟁점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특히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의 적정성과 이해 충돌 점검 여부, 사외이사의 감시 의무 이행 여부, 주주권 보호 방안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허위 사실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한 보도에 대해서는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할 경우 검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기사 작성 경위와 자료 제공자, 특정 이해관계자의 조직적 개입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주주권 행사 위축용
왜곡적 프레임” 주장

포털 뉴스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들은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 및 관계기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에 진정을 제기하고, 반복적으로 허위·왜곡 보도를 생산하거나 특정 이해관계자에 편향된 보도를 지속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뉴스 제휴 심사와 검색 노출 적정성 재검토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다른 소액주주단체와 자본시장 감시단체, 언론윤리 관련 단체 등과 연대해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번 사안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소액주주의 정당한 권리 행사가 여론 프레임과 왜곡 의혹에 의해 위축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 말미에서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훼손을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회사를 공격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보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지배구조 아래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주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가 회사의 의사결정에 대해 질문하고 경영진과 이사회에 설명을 요구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기본 질서”라며 “문제의 본질은 소액주주들의 배후가 아니라 고려아연을 둘러싼 의혹과 경영진·이사회의 설명 책임”이라고 언급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앞으로도 어떠한 외압이나 왜곡 보도에도 흔들리지 않고 합법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주주가치 보호와 지배구조 개선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한 반박문에서는 자신들을 둘러싼 ‘배후 세력 의혹’과 관련해 “당초 세력화된 조직이나 강력한 커뮤니티가 아니라 평범한 소액주주들의 자발적 모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액주주연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다가 보다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소액주주연대’로 바꾼 것일 뿐”이라며 “명칭 변경을 문제 삼아 주주들의 정당한 활동 자체를 의심하는 것은 본질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과 주주권 침해 우려, 이사회 감시 기능의 적정성,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문제 등에 대해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고려아연의 장기적 가치와 전체 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압 없다”

특히 고려아연 관련 문제들이 이미 금융당국과 과세당국의 조사 또는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관계기관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 행사”라며 “이를 두고 배후 세력을 운운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당국의 문제 인식까지 특정 세력의 영향 아래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heawo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6월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가 걸쳐져 있지만 당의 시선은 벌써 8월을 향했다.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입성한 사람, 공천에서 밀린 사람,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 등 변수도 수십 가지다. 당권을 쥐기 위한 ‘비공식’ 후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후 곧바로 8월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정부 1년을 평가할 시험대인 동시에 민주당 권력 재편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 누구도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하마평이 돌고 있다. 현직인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김용민 의원 ▲우원식 전 국회의장 ▲이광재 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무대로 물밑에선 각자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점화하는 분위기다. 안갯속 연임 가도 이정부 1대 지도부를 이끈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박찬대 후보와의 2파전 대결 끝에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의원 누적 투표 결과에선 정 후보가 46.91%로, 53.09%를 얻은 박 후보에게 약 7%p 뒤처진 만큼 압도적인 당심으로 선발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동안 정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1인1표제 등 당권 강화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정 대표가 자신의 대표 연임을 위해 이를 무리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돕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이 마치 전당대회 전초전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정 대표는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해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분포된 호남 지역을 순회했다.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당원과의 접촉을 늘렸고, 자연스럽게 얼굴 도장을 찍는 효과를 얻었다. 당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서 정 대표가 정치적 위상을 굳히고 대표 연임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특히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청(친 정청래)계가 잇따라 공천을 받은 만큼 세 늘리기에 주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선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도지사 후보로 선거를 치렀다. 평소 정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원택·민형배 의원도 각각 전북도지사 후보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후보로 공천됐다. 지방선거 덕을 톡톡히 봤으나 과거 행적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선거서 ‘클린 공천’을 자신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잡음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원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먼저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를 기존 이승훈 변호사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으로 교체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 여론을 의식해 후보를 교체했는데, 자신과 유사한 변호 이력을 지닌 다른 후보가 다른 지역에 공천되자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변호사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친명(친 이재명) 강득구 최고위원은 농성장을 찾아 “정말 4무 공천이 맞나”라며 정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1년 사이 늘어난 적수 정청래 연임 가능성은?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으로 제명 처리됐다. 윤리 감찰을 지시한 정 대표에게 분노를 느낀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전북도지사 선거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된 친청과 친명의 대결 구도가 있다”며 “제가 작년 전당대회 때부터 정 대표와 다른 노선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저를 제명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진행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좌초도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정 대표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친명계를 적으로 돌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앞장서서 합당에 반대했다. 그는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번 합당 제한은 최고위를 패싱한 정 대표의 개인적 제안”이라며 “지금도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진보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정 대표를 향한 원성과 혁신당을 배척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선거판은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 연임파와 반청(반 정청래)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서로를 방해하려고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봤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 총리는 “당 대표직에 로망이 있다”고 말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직접적인 물음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김 총리는 최근 여당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9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나 국정과제 필수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주희 원내대변인 및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총리께선 123개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필수 입법안 신속 처리에 대한 당부와 함께 이재명정부 2년차를 맞아 정부와 여당의 원내대표단이 함께 심기일전해 국정 운영의 강력한 원군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개혁 끝 관리 시작? 김 총리가 정 대표의 맞수로 떠오른 이유는 그가 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섬세한 관리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가 청와대와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탓에 당정 갈등설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당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대표는 정부와 합이 잘 맞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선거 기여도가 낮은 탓에 등판 시기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국을 누비며 솔선수범한 정 대표와 달리 김 총리는 선거 승리 공을 가져갈 명분을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반감만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만일 김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정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 의해 과거사가 ‘파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작년 6월 공직자 청문회 당시 김 총리는 재산 형성과 학위 취득, 군 복무 및 금전 거래 의혹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기는 이정부 출범 극초기 단계로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방패막이 되어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원조 터줏대감인 송영길 전 대표도 변수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그는 최근 대표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송 후보는 정 대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대해 “정 대표가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하는 등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받기 전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송 후보는 “직접 전혀 전화 받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 대표께서 당원이 주인된 당을 만들겠다고 1인1표제까지 만들지 않았나. (따라서) 정 대표가 (공천을)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출마가 정 대표의 배려 덕분이 아닌 당원들의 호응에 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국회 복귀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당선되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여러 가지로 무엇이 필요할지 상의하겠다”며 “당의 역할이든 정부에서의 역할이든 (이 대통령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제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자세”라고 밝혔다. 사방에서 “혹시 나도?” 송 후보가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후보로 지원하는 것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인지를 묻는 말에는 “그것보다는 정 대표나 저나 마찬가지로 전체 승리가 중요하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뛰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의 존재감도 급부상했다.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사법개혁 논의 등을 주도해 온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힌다. 6월 지방선거 종료와 동시에 보완수사권을 띄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다시 화두가 된다면, 강경 성향인 정 대표에 이어 본인도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의원은 ‘당권 도전설’을 부인했으나 검찰개혁 공을 앞세워 ‘개혁 당 대표’ 기류를 이어간다면 전당대회 역시 하나의 선택권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여권 내 평가 역시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김 의원이 추미애 의원과 함께 중수청법 입법을 앞두고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은 안을 엎는 등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이면서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은 건 당원들에게 무언가를 어필하려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도 해석했다. 국회의장직에서 퇴임한 우원식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동안 우 의원은 여권 의원들과 친밀한 행보를 보이며 유독 평판 관리에 힘 써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두고 우 의원의 다음 스텝이 당 대표가 되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우 의원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하지 못하면 제 인생에 굉장히 큰 후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서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단계적 개헌에 국민적 공감대도 넓어졌다”며 “후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원은 향후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저 “당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지내겠다”고 언급했다. ‘친명 주도권’ 다시 쥐고 싶어도… 전대 판 가를 최종 종착지 ‘전북’ 하남갑에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등 다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에 헌신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재차 이어진 질문에도 “지금은 중앙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하남을 확실하게 모델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이 후보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는 당원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그의 선당후사 정신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각종 선거 때마다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에 몸을 던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지사에 출마해 김진태 지사에게 패배했고, 2년 뒤 22대 총선에선 20년 넘게 살아 온 종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에게 양보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평택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뜻에 따라 하남으로 향했다. 선당후사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적재적소 어디든 잘 어울리는 인재’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를 가를 변수는 전북이다. 전북은 정 대표의 판단하에 후보가 교체된 곳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서울 등 주요 격전지에서 선전하더라도 전북에서 성과를 못 낼 경우 정 대표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다면 그의 대척점에 선 이들이 유리해지는 만큼, 전북이 ‘민주당의 격전지’가 된 셈이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관영 후보는 연일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며 전북 선거를 당권 문제로 확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청래 지도부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김관영이 이기면 사퇴한다”며 “(내가 당선된 뒤) 사퇴를 안 한다 해도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를 사퇴시키고 싶으면, 당 대표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 김관영을 선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묘연한 텃밭 민심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됐다. 비공식 후보와 비공식 일정만 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낙관론으로 보일 수 있어 지방선거 기간에는 전당대회의 ‘전’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두고 저마다 공을 가져가려고 할 텐데 정 대표는 본인의 것으로, 나머지 주자들은 이 대통령의 것으로 나누려고 할 것”이라며 “국정 안정 기조와 내란 청산 기조 두 개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