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노모 정치’ 속사정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5.18 15:07:24
  • 호수 15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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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이 된 95세 어머니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시민 10명 중 8~9명은 공소 취소의 뜻을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노모를 언급하면서 박 의원을 비판했다. 장 대표는 왜 정치적 순간마다 ‘노모’를 언급하는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지난 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작 기소 특검법 내 이재명 대통령 재판 공소 취소 권한 부여 여부와 관련해 “시민 10명 중 8~9명은 공소 취소의 뜻을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상위 10% 엄마

그러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95세 노모께 공소 취소가 뭔지 아시냐고 물었더니, 날 무시하느냐고 역정을 내셨다”고 썼다. 장 대표는 “박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모친은 상위 10%”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정치학 박사 출신의 언론인이다. 평소 그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를 자주 인용하면서 정치인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런데 베버는 정치인에게 열정과 책임감을 강조했을 뿐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박 의원에 대해 “베버가 언제 내가 국민보다 더 많이 안다는 과잉된 책임 의식을 요구했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논란은 “도덕·윤리 영역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박 의원이 도덕적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적·전문적 영역으로 전환하려다가 말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중의 비판을 무력화하려는 비활성화 기제’라는 취지의 지적이다.

아울러 “기자 출신 정치학 박사라서 대중을 분석·관찰 대상으로 간주하거나, 대중이 모든 정책을 다 알기에는 비용이 너무 커서 제한적 수준의 지식만 습득하는 합리적 무지를 지적의 한계로 오독한 것”이라는 등 정치적 선민의식·인지적 오만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장 대표는 ‘평범한 대중’인 자신의 95세 노모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대중의 감성을 자극해 박 의원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려는 감성적 포퓰리즘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3남3녀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던 장 대표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졌다. 그는 이 대통령과 부동산 6채 보유 논쟁을 할 때도 수시로 노모를 언급했다. ‘막내·늦둥이·종교’라는 환경은 장 대표가 노모를 꾸준히 언급하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미시적 서사의 정치화이자 감성적 정당화를 위한 언급으로 해석될 수 있다.

늦둥이이자 막내는 가정 내에서 대체로 보호받는 존재로 인식된다. 장 대표는 정적으로부터 공격받거나 반대로 공격할 때 노모를 언급한다. 가정에서 전폭적인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자라면, 위기 상황에서 보호받으려고 하거나 정당화하려는 방어기제가 드러날 수 있다.

박성준 선민의식 발언…장은 또 모친 소환
막내 정치심리학과 기도하는 어머니의 결합

장 대표는 부동산 6채 보유 논란 당시에도 노모를 꾸준히 언급하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을 노모를 포함한 가족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해 비판자들에게 도덕적 부담을 지우려고 했다. 이 때문에 “장 대표의 노모 언급은 환경으로부터 비롯된 사고방식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사회학자 프랭크 설로웨이는 “막내는 반권위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건재할 당시엔 친한(친 한동훈)계의 핵심이었다. 윤 전 대통령 몰락 이후에는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개헌 시도를 두고서는 이 대통령을 임기 연장을 꿈꾸는 독재자로 치환해 비판하고 있다. 학자적 권위를 드러내는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노모’를 인용해 반박했다.

그런데 장 대표의 종교관은 역설적으로 절대적 권위 앞에서는 그 질서에 순응하는 양상을 보인다. 장 대표에게 ‘노모’는 절대적 권위일 가능성이 높다. 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성모를 인정하지 않는다. 대신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모성을 강조한다.

장 대표가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자 하는 강경 보수 진영에는 강경 개신교 성향 일부 목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 대표의 노모 언급은 “나는 훌륭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성실한 신앙인이자 정치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의미는 강경 개신교 목사와 교인들에게 정치적 믿음을 안겨줄 수도 있다. 장 대표에게 노모는 성상이자, 정치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종교적 배경 역할을 하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

우리 개신교는 6·25 전쟁과 경제 성장이라는 배경 속에서 어머니에 대해 “자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희생하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중보적 기도자”라는 이미지를 형성했다. 통상적으로 새벽기도 이미지도 어머니를 통해 형상화된다.

이 때문에 개신교에 대한 비판은 “기도하는 어머니를 공격한다”는 취지로 비인간적이고, 반교회적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한다. 장 대표의 노모 언급엔 고도의 정치적 서사가 담겨있다.

공격하면 비인간+반교회…강경 개신교에 인상
효의 이해타산적 딜레마…정치적 이용의 역사

장 대표가 강조하는 노모의 이미지는 성경에도 형상화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경 사무엘상에는 “이 아이를 위해 내가 기도했더니 내가 구해 기도한 바를 여호와께서 내게 허락하신지라”라는 구절이 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기도를 통해 자녀를 얻고 키워낸 이로 통한다.

장 대표는 어머니의 눈물 어린 정성과 기도로 판사를 거쳐 제1야당 대표로 성장한 것이다.

성경 디모데후서에도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라는 등 모성을 강조하는 구절이 있다. 사도 바울의 영적 아들 디모데는 어머니 유니게로부터 신앙을 물려받았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2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를 비판했다. 당시 박 의원은 “노모님 팔이 하지 마시고, 차라리 6주택 보유하고 싶다고 국민에게 고백하라”며 “노모의 생사까지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가 정치적 책임의 영역을 효(孝)의 영역으로 치환하는 것에 대해 “책임감이 결여된 대응”이라고 비판한다. 정치적 책임과 가정 내 효의 영역은 공통분모이면서도 서로 침범해서는 안 될 영역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후한 말 학자이자 공자의 후예였던 공융은 “아비는 자식과 친한 게 아니라, 욕정의 결과로 자식이 태어났을 뿐이고, 어미도 자식과 친한 게 아니라 병 속에 있던 물건을 꺼낸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과거제가 없던 후한 말에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고의로 6년상을 지내 정치적 주목을 받던 원소와 아버지의 복수를 명분으로 학살을 이어가던 조조 같은 패륜아들이 넘쳐났다. 성장 배경상 약점이 있는 사람이 고위층의 주목을 받아 관직을 얻거나 여론의 관심을 얻을 때, 효행만이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익

공융은 조조를 끊임없이 비판하다가 위 발언이 문제되어 불효자로 몰려 처형당했다. 효가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과연 장 대표는 ‘노모 정치’를 통해 어떤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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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6월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가 걸쳐져 있지만 당의 시선은 벌써 8월을 향했다.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입성한 사람, 공천에서 밀린 사람,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 등 변수도 수십 가지다. 당권을 쥐기 위한 ‘비공식’ 후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후 곧바로 8월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정부 1년을 평가할 시험대인 동시에 민주당 권력 재편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 누구도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하마평이 돌고 있다. 현직인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김용민 의원 ▲우원식 전 국회의장 ▲이광재 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무대로 물밑에선 각자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점화하는 분위기다. 안갯속 연임 가도 이정부 1대 지도부를 이끈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박찬대 후보와의 2파전 대결 끝에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의원 누적 투표 결과에선 정 후보가 46.91%로, 53.09%를 얻은 박 후보에게 약 7%p 뒤처진 만큼 압도적인 당심으로 선발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동안 정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1인1표제 등 당권 강화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정 대표가 자신의 대표 연임을 위해 이를 무리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돕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이 마치 전당대회 전초전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정 대표는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해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분포된 호남 지역을 순회했다.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당원과의 접촉을 늘렸고, 자연스럽게 얼굴 도장을 찍는 효과를 얻었다. 당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서 정 대표가 정치적 위상을 굳히고 대표 연임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특히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청(친 정청래)계가 잇따라 공천을 받은 만큼 세 늘리기에 주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선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도지사 후보로 선거를 치렀다. 평소 정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원택·민형배 의원도 각각 전북도지사 후보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후보로 공천됐다. 지방선거 덕을 톡톡히 봤으나 과거 행적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선거서 ‘클린 공천’을 자신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잡음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원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먼저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를 기존 이승훈 변호사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으로 교체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 여론을 의식해 후보를 교체했는데, 자신과 유사한 변호 이력을 지닌 다른 후보가 다른 지역에 공천되자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변호사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친명(친 이재명) 강득구 최고위원은 농성장을 찾아 “정말 4무 공천이 맞나”라며 정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1년 사이 늘어난 적수 정청래 연임 가능성은?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으로 제명 처리됐다. 윤리 감찰을 지시한 정 대표에게 분노를 느낀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전북도지사 선거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된 친청과 친명의 대결 구도가 있다”며 “제가 작년 전당대회 때부터 정 대표와 다른 노선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저를 제명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진행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좌초도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정 대표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친명계를 적으로 돌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앞장서서 합당에 반대했다. 그는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번 합당 제한은 최고위를 패싱한 정 대표의 개인적 제안”이라며 “지금도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진보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정 대표를 향한 원성과 혁신당을 배척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선거판은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 연임파와 반청(반 정청래)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서로를 방해하려고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봤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 총리는 “당 대표직에 로망이 있다”고 말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직접적인 물음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김 총리는 최근 여당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9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나 국정과제 필수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주희 원내대변인 및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총리께선 123개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필수 입법안 신속 처리에 대한 당부와 함께 이재명정부 2년차를 맞아 정부와 여당의 원내대표단이 함께 심기일전해 국정 운영의 강력한 원군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개혁 끝 관리 시작? 김 총리가 정 대표의 맞수로 떠오른 이유는 그가 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섬세한 관리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가 청와대와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탓에 당정 갈등설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당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대표는 정부와 합이 잘 맞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선거 기여도가 낮은 탓에 등판 시기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국을 누비며 솔선수범한 정 대표와 달리 김 총리는 선거 승리 공을 가져갈 명분을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반감만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만일 김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정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 의해 과거사가 ‘파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작년 6월 공직자 청문회 당시 김 총리는 재산 형성과 학위 취득, 군 복무 및 금전 거래 의혹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기는 이정부 출범 극초기 단계로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방패막이 되어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원조 터줏대감인 송영길 전 대표도 변수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그는 최근 대표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송 후보는 정 대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대해 “정 대표가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하는 등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받기 전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송 후보는 “직접 전혀 전화 받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 대표께서 당원이 주인된 당을 만들겠다고 1인1표제까지 만들지 않았나. (따라서) 정 대표가 (공천을)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출마가 정 대표의 배려 덕분이 아닌 당원들의 호응에 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국회 복귀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당선되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여러 가지로 무엇이 필요할지 상의하겠다”며 “당의 역할이든 정부에서의 역할이든 (이 대통령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제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자세”라고 밝혔다. 사방에서 “혹시 나도?” 송 후보가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후보로 지원하는 것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인지를 묻는 말에는 “그것보다는 정 대표나 저나 마찬가지로 전체 승리가 중요하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뛰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의 존재감도 급부상했다.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사법개혁 논의 등을 주도해 온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힌다. 6월 지방선거 종료와 동시에 보완수사권을 띄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다시 화두가 된다면, 강경 성향인 정 대표에 이어 본인도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의원은 ‘당권 도전설’을 부인했으나 검찰개혁 공을 앞세워 ‘개혁 당 대표’ 기류를 이어간다면 전당대회 역시 하나의 선택권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여권 내 평가 역시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김 의원이 추미애 의원과 함께 중수청법 입법을 앞두고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은 안을 엎는 등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이면서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은 건 당원들에게 무언가를 어필하려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도 해석했다. 국회의장직에서 퇴임한 우원식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동안 우 의원은 여권 의원들과 친밀한 행보를 보이며 유독 평판 관리에 힘 써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두고 우 의원의 다음 스텝이 당 대표가 되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우 의원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하지 못하면 제 인생에 굉장히 큰 후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서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단계적 개헌에 국민적 공감대도 넓어졌다”며 “후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원은 향후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저 “당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지내겠다”고 언급했다. ‘친명 주도권’ 다시 쥐고 싶어도… 전대 판 가를 최종 종착지 ‘전북’ 하남갑에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등 다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에 헌신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재차 이어진 질문에도 “지금은 중앙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하남을 확실하게 모델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이 후보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는 당원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그의 선당후사 정신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각종 선거 때마다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에 몸을 던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지사에 출마해 김진태 지사에게 패배했고, 2년 뒤 22대 총선에선 20년 넘게 살아 온 종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에게 양보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평택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뜻에 따라 하남으로 향했다. 선당후사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적재적소 어디든 잘 어울리는 인재’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를 가를 변수는 전북이다. 전북은 정 대표의 판단하에 후보가 교체된 곳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서울 등 주요 격전지에서 선전하더라도 전북에서 성과를 못 낼 경우 정 대표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다면 그의 대척점에 선 이들이 유리해지는 만큼, 전북이 ‘민주당의 격전지’가 된 셈이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관영 후보는 연일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며 전북 선거를 당권 문제로 확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청래 지도부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김관영이 이기면 사퇴한다”며 “(내가 당선된 뒤) 사퇴를 안 한다 해도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를 사퇴시키고 싶으면, 당 대표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 김관영을 선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묘연한 텃밭 민심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됐다. 비공식 후보와 비공식 일정만 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낙관론으로 보일 수 있어 지방선거 기간에는 전당대회의 ‘전’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두고 저마다 공을 가져가려고 할 텐데 정 대표는 본인의 것으로, 나머지 주자들은 이 대통령의 것으로 나누려고 할 것”이라며 “국정 안정 기조와 내란 청산 기조 두 개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