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부정선거 수사단’을 꾸리려 요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12일,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 발생 1년5개월여 만에 나온 계엄 관련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첫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이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249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의 ‘비선 실세’ 역할을 하며,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산하 ‘제2수사단’ 구성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령부 정예 요원 40여명의 계급, 성명, 출신 지역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공모해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30명을 체포하는 임무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고, 요원을 선발하며 “전라도 출신 인원은 제외하라”는 지역 차별적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계엄 선포 이틀 전 이른바 ‘햄버거집 계엄 모의’ 회동을 통해 구체적인 요원 명단과 임무를 논의한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 측은 재판 과정에서 “대량 탈북 징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지 계엄 대비가 아니었다”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닌 통치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 선포를 상정하고 병력 구성과 구체적 임무를 준비한 것은 그 자체로 위헌·위법한 행위”라며 이를 일축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군 인사 관련자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후배 군인들의 인사에 개입하고 금품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그는 2024년 8월부터 10월 사이 정보사 김봉규 대령과 구삼회 육군 준장에게 각각 준장과 소장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현금 2000만원과 6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그가 절박한 처지의 후배 군인들을 이용해 사익을 취했을 뿐만 아니라, 인사에 도움을 받은 이들이 계엄 준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도록 배치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확정된 징역 2년은 개인정보 유출 및 인사 비리에 국한된 판결이다. 노 전 사령관은 이와 별개로 본류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과 공모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해당 사건은 서울고법 내란 전담 재판부에서 2심 심리가 진행 중이다.
한편 노 전 사령관에게 요원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장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공범들에 대한 1심 재판도 별도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비상계엄 선포 행위와 그 준비 과정이 사법부의 심판 대상임을 명확히 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 등 핵심 인물들의 내란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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