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협박 그리고 극단 선택’ 통신사 대리점서 무슨 일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6.05.13 10:16:19
  • 호수 1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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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내놔” 들들 볶이다 끝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신사 대리점 내부에서 벌어진 금전 요구와 협박이 한 가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피해자는 통신사 대리점에서 매장을 운영하던 30대 점장 허모씨. 그는 반복된 폭언과 협박 속에서 약 1억1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받다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은 유한회사 ‘조이’가 운영하는 통신사 대리점 특유의 운영 구조에서 비롯됐다. 제보에 따르면 조이의 ‘이사’로 불리는 운영자 양모씨가 여러 매장을 관리하며 허씨와 같은 점장들에게 실질적인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다. 허씨는 조이 산하의 전남 순천 지역 통신사 대리점에서 점장으로 근무했다.

고객 명의 도용

앞서 양 이사는 허씨에게 전북 전주 인후동 아중리 매장의 점장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아내의 출산을 앞둔 상황이었던 허씨는 생계를 위해 이를 수락했다. 연고도 없는 전주로 이주했지만, 이 선택은 결국 비극의 출발점이 됐다.

허씨는 선천적 희귀질환인 ‘대정맥 유실증’을 앓고 있었다. 국내 사례가 극히 드문 난치병으로 두 다리에 괴사가 진행돼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했고,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다. 극심한 통증으로 2019년부터 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해 온 상황이었다.

육체 노동이 불가능했던 그는 통신대리점 업무가 사실상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하지만 매장 운영은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다. 함께 근무하던 직원 이모씨가 고객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판매하는 방식으로 약 3000만원 규모의 사기를 저지른 것이다. 문제는 이 피해가 고스란히 점장인 허씨에게 전가됐다는 점이다.

허씨는 상위 운영자인 양 이사와 또 다른 이사 신모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점장이 책임자이니 직접 처리하라”는 것이었다. 결국 허씨는 고객들의 항의와 폭언을 홀로 감당하며 사채와 대출까지 끌어다 피해 금액을 변제해야 했다. 이후 가해자 이씨는 잠적했고 현재 지명수배 상태로 알려졌다.

희귀병 30대 가장···하위 점장으로 근무
사채·대출로 버티다 스스로 목숨 끊어

이 과정에서 더 충격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제보에 따르면 대리점 수수료는 원래 점장이 직접 수령해야 하지만, 해당 매장은 양 이사가 먼저 수령한 뒤 지급하는 구조였다. 이후 사고 처리 명목으로 양 이사 등이 직접 매장을 찾아와 허씨의 카드로 강제 결제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관련 CCTV와 녹취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빚을 떠안은 채 매장을 유지하던 허씨는 지난 2025년 자녀를 출산한 이후에도 주 6일,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를 이어갔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양 이사가 자신이 운영하던 다른 매장을 정리한 뒤 인후점으로 들어오면서 허씨와 갈등이 더욱 격화된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됐다. 양 이사는 “매장 보증금 8000만원을 내놔라”고 요구하며 돈이 없으면 대출이나 사채를 쓰라고 강요했다. 심지어 가족에게 보증을 서게 해서라도 돈을 마련하라는 요구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사망 이후 확인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해당 매장에는 실제 보증금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리점을 관리하는 회사인 조이의 대표 이모씨와 양 이사의 녹취에서도 “(양씨가) 보증금을 넣은 적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위 채권을 근거로 한 금전 요구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허위 채권·금전 갈취 의혹
통신사 문어발 운영 구조 도마

조이는 통신사에 브랜드 사용 인센티브를 주며 통신대리점을 운영하는 회사다. 조이의 전산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과 대리점을 보유한 양 이사 등이 각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통신사에 수수료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양 이사는 3월 매장 수수료 약 2500만원을 조이 측에 지급하지 않았고, 별도로 300만원을 허씨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부 고객들의 개통 관행을 문제 삼아 “명의도용으로 신고하겠다”고 압박하며 추가 금전을 요구한 정황도 제기됐다.

결국 허씨는 약 1억원이 넘는 금전 요구와 지속적인 폭언, 정신적 압박 속에서 무너졌다. 유서에는 이 같은 협박과 금전 요구, 그리고 극심한 고통이 상세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양 이사는 모든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사기 사건 처리 비용을 유가족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통신업 구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또 다른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책임 씌우기

통신사 측은 “대리점 직원이 고객의 명의를 도용한 계약을 점장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며 “대리점의 이런 일탈 행위에 대해선 계약을 해지하든, 수수료를 반납하게 하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구조, 인사 권한, 운영 통제까지 모두 상위 운영자에게 집중된 구조에서 이런 사건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며 “본사 차원의 관리·감독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고객 명의를 도용하고 중고폰 판매대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전직 직원 이씨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를 중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소장과 경찰 수사중지 결정서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덕진구 아중로 소재 ‘조이’ 인후점에서 근무했던 이씨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매장 직원으로 근무하며 고객들로부터 받은 중고폰·워치·태블릿 판매 대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인의 친동생이자 고소인인 허씨는 “피고소인(이씨)이 매장 가입 고객들의 명의를 도용해 개통을 진행한 뒤 단말기를 불법 판매하거나, 고객들로부터 중고폰을 받아 판매한 뒤 그 대금을 개인 채무 변제와 도박 자금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고소인은 “피고소인이 고객들에게 ‘중고폰과 워치를 반납하면 할부금 및 위약금을 정리해주겠다’, ‘특정 상품에 가입하면 수수료를 입금해주겠다’고 안내하며 기기들을 수거한 뒤 이를 중고업자에게 판매하고 판매 대금을 임의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에는 피해 규모가 약 3500만원 상당이라고 기재됐다. 고소인은 “문제 발생 이후에도 피고소인이 계속 근무하며 변제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지만, 이후 갑자기 출근하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 결과 실제 확인된 이씨가 횡령한 금액은 2639만9144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수사중지 결정서에서 “피의자가 고객들로부터 받은 중고폰 및 태블릿 판매 대금을 대리점 전산에 처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소비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사건을 ‘피의자 중지’ 상태로 전환했다. 결정서에 따르면 이씨는 현재 전남 순천경찰서에서 도박 사건 피의자로 수배 중이며, 전주덕진경찰서에서도 사문서위조 사건 관련 피의자로 수배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다수 사건으로 수배돼 있으며 고의적으로 수사와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소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피의자 소재 발견 시까지 수사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은 추가 피해자 및 관련 증거 자료를 경찰에 제출한 상태이며, 향후 피의자 신병 확보 여부에 따라 수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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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후폭풍’ 표심 가른 당락 결정타

‘6·3 후폭풍’ 표심 가른 당락 결정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나왔으니 원인을 분석할 시간이다. 여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은 상황이라 외부보다는 내부가 더 시끌벅적한 모양새다. 여당을 견제하면서 야당을 심판한 민심의 절묘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됐을까. 지방선거를 뒤흔든 두 이슈, 주식과 부동산의 관점으로 바라봤다. 광역단체장 12 대 4.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시‧도지사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5대 12(당시 17개 시‧도)로 완패했던 4년 전 지방선거 결과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문제는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이번 지방선거를 민주당의 완승으로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모든 선거에서 가장 핵심 지역인 서울을 빼앗겼다. 이긴 것도 진 것도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우선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을 거쳐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맞는 선거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여 동안 60%대를 상회했다. 말 그대로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선거였다. 실제 선거 초기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싹쓸이’를 예견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민주당이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15 대 1, 16 대 0 등의 결과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달랐다. 민주당이 12곳에서 승리해 표면상으로는 국민의힘을 압도했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보수 궤멸 얘기까지 나왔던 국민의힘은 텃밭을 지키고 서울도 수성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19 대 95(무소속 13)로 선방했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국민의힘이 마냥 졌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서울에서의 패배가 뼈아팠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1.15%p, 표 차로 따지면 6만여표였다. 서울 성동구청장 출신의 정 후보는 이 대통령의 ‘샤라웃’을 받은 이른바 ‘명픽’으로 불렸다.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는 내용으로 정 후보를 언급하면서 인지도와 지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정 후보는 박주민 의원, 전현희 의원 등 민주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의원을 상대로 한 경선에서 이겼다.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힘 오 시장과 크게 벌어졌다. 20%p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장 당선은 ‘떼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광역단체장 12곳 이기고도 서울 내주면서 ‘반쪽 승리’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 것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였다. 오 시장과의 격차가 줄기 시작했고 선거가 임박해서는 오차범위 이내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사전투표를 거쳐 본투표 당일 오후 6시 출구조사가 발표됐다. 방송 3사는 정 후보 51.4%, 오 시장 46%로 민주당이 무난하게 서울을 탈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오 시장의 신승이었다. 서울 송파구 등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부실 선거’ 논란까지 벌어진 끝에 나온 결과였다. 서울에서의 패배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2곳에서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사실상 패배’라는 아쉬운 탄식이 나왔다. 심지어 이 대통령조차 ‘민심의 경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부동산이 표심을 갈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 민심이 오 시장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부동산 문제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취임 이후 부동산과 관련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등 정부가 시장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9일에 종료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다주택자가 누리고 있던 사실상의 세금 감면 혜택을 거둬들이겠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연일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는 내용의 글도 썼다.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재명정부는 부동산에 묶여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게 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를 꾀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그 결과 주식시장은 ‘코스피 5000’ 시대를 넘어 1만 시대를 바라볼 정도로 폭등했다. 어떤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이틀이면 장을 말아 올리는 역대급 ‘불장’에 개미들은 빚을 내서까지 진입했다. 6만 표로 당락 갈려 반면 부동산 시장은 크게 휘청였다.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리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경제의 가장 기본으로 알려진 수요-공급의 원리다. 이정부의 정책도 그 방향으로 설계돼있다. 다주택자를 옥죈 것도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려는 의도였고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를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수요를 억제하려는 노력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매물은 예상만큼 나오지 않았고 수요는 많아졌다.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너도나도 빨리 집을 사려고 달려든 것이다. 매물이 줄어드는데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으니 집값은 올랐다. 매매 시장의 움직임은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집을 가진 사람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바꾸기 시작했고 세입자는 ‘날벼락’을 맞았다. 동시에 월세가 폭등했다. 집을 사기엔 호가가 너무 높았고 세입자로 살기에도 팍팍해졌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구조였다. 20~30대의 상황은 더 암울했다. 근로소득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했다. 부동산 투기 수요를 막겠다며 대출은 막아둔 상태였고, 대출이 된다 해도 서울에 집을 사기엔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시세가 높아졌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로,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만진 이들은 20~30대가 아니었다. 주식 폭등도 영향 적었다 한 주식 투자자는 “지금과 같은 불장에서는 모두가 돈을 버는 듯한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나도 돈을 벌 것으로 생각해 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실제 인생을 바꿀 정도로 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리고 그렇게 돈을 번 사람들은 대부분 상급지로 이사 간다. 이미 상대적으로 상급지에 사는 사람이 최상급지로 가는 거다. 이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이 정 후보보다 표를 많이 받은 자치구는 25개 중 10곳이다. 정 후보는 15곳에서 이기고도 승리하지 못한 셈이다. 오 시장이 이긴 자치구에는 공통점이 있다. 집값이 크게 상승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송파‧광진‧영등포‧양천‧강동‧동작‧중‧용산‧서초‧강남구에서 정 후보에 앞섰다. 이 중 서초와 강남을 제외한 8개 지역구는 이정부 출범 이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많이 올랐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 지역구 중 성동‧마포구만 빼고 오 시장이 이긴 지역이 일치하는 것이다. 성동구는 정 후보가 3선 구청장을 지낸 곳이다. 서울시장 선거만큼은 ‘부동산 표심’이 당락을 갈랐다고 봐도 될 정도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자산 투표 경향이 결과에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자산투표는 유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집이나 주식 등과 관련한 경제적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현상을 뜻한다. 부동산 비중이 큰 강남권이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보수 후보를 많이 지지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이정부가 출범 이후 내놓은 대출 규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다주택자 압박, 보유세 개편 시사 등의 정책은 강남권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구가 과거와 비교해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들의 표심이 오 시장에게 집중되면서 정 후보는 석패했다. 집값에 반응한 선택 많았다 이, 취임 1주년서 “정상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투기 목적의 부동산 보유 부담을 늘리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투기용으로 가진 것을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전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라며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며 “선거에는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 1월부터 구두 개입을 통해서 눌러 놓지 않았으면 엄청나게 폭등했을 것”이라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자평했다. 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오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전세 매물의 급격한 감소와 전‧월세 가격 상승에 대해 ‘정상화 과정’이라고 답변했다”며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이라고 꼬집었다. 정책 그대로 오 “참사다” 그러면서 “지금 전세가 소멸하고 있는 현상은 어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뼈아픈 결과이자 서민 주고 안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정책 참사’의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