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를 향한 저격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도낳스’를 자처하면서 당내 소장파로 알려졌다. 그의 저격수 활동이 위태로운 이유는 뭘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지난 2024년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자가 다수 거주하는 서울 도봉갑에 출마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그는 국민의힘 내 소신 있는 소장파 의원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를 점찍어 저격수로 변신했다.
중대한 의혹
김 의원은 지난 3월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경선 후보였던 정 후보를 지칭하면서 “중대한 의혹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의원이 제기했던 의혹은 “서울 성동구청장이었던 정 후보가 지난 2023년 국제참여민주주의포럼 참석 등을 위해 멕시코 칸쿤으로 출장 가는 길에 여성 공무원 1명이 동행했다”며 “제보받은 구청 문서에는 해당 공무원이 남성으로 기재됐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곧바로 반박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시 동행했던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같은 날 “내가 정 후보에게 포럼에서 한국의 사례 발표를 위해 성동구청의 참여 구정을 소개하라고 제안했다”며 “사전 준비를 위해 여성·청년 정책을 담당했던 시민운동가 출신 공무원과 사전 준비 작업을 했다”고 반박했다.
해당 행사에는 이 전 장관 말고도 민주당 김두관 당시 의원·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 11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직원·휴양지라는 자극적 단어로 공무 출장을 덮어씌우는 행태는 구태 정치·인격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멈추지 않았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도중 박주민 의원 측에서 제기했던 “정 후보 측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6·3 지방선거 홍보물을 제작·유포했다”는 의혹을 이어받아 지난달 7일 서울경찰청에 정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의 행위는 선거 공정성을 훼손하는 명백한 법 위반이고, 당선 무효·피선거권 박탈이 뒤따르는 중죄”라며 “오늘부로 정치적 시한부 후보가 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 후보의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2일부터 이틀 동안 18세 이상 서울시 거주 시민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응답 조사 결과 45.6%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35.4%의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칸쿤 의혹’ 제기 후 이어진 빗발친 비판
아무리 저격해도 흔들리지 않는 정원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0일부터 이틀 동안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선 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18세 이상 서울시 거주 8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49.7%의 지지를 얻었다. 오 후보는 35.9%의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도 거론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진행해 지난달 23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5%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전국지표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인 것으로 확인된다. 아울러 같은 해 9월 당 이름을 ‘국민의힘’으로 바꾼 이후 최저치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 참고). 여론조사 결과들은 “김 의원 홀로 정 후보 저격에 몰두한다고 해서 선거와 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의 간접 근거 역할을 한다.
김 의원은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4만6374표(49.05%)를 얻어 당선됐다. 맞상대였던 민주당 안귀령 후보는 4만5276표(47.89%)를 받았다. 김 의원은 1098표 차이로 어렵게 당선됐다. 여기엔 안 후보가 지역구 사정에 어두웠던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당내 소장파로 활동하면서도 당론에 따르거나 지역구 민심과 어긋나는 정치적 선택을 했다가 큰 비판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24년 12월에는 당론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 제1차 탄핵 표결 당시 불참했다가 지역구 내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자택 앞에 흉기를 두고 간 사람까지 있었다.
이후 김 의원이 조언을 요청한 당내 선배가 국민의힘 5선 윤상현 의원이라는 사실도 김 의원이 큰 비판을 받은 이유가 됐다. 윤 의원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한 윤 전 대통령 옹호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최전선에 서 있었다.
저격수 3대 원칙 하나도 못 지킨 저격
국힘 혼란과 맞물린 저격 정치 악순환
김 의원은 평소 ‘도낳스(도봉구가 낳은 스타)’를 자처한다. 김 의원의 저격수 활동은 김 의원의 정체성과 국민의힘의 현 상황이 맞물려 발생하는 괴리로부터 비롯된다. 저격수 이미지는 구태 정치 이미지로 통한다. 그래서 저격수 활동을 하려면 ▲확장성 ▲보호막 ▲피로 방지 등 3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저격은 상대를 깎아내리기만 하는 파괴적 행위에 머물러선 안 된다. 그래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 확장성을 보여줘야 의미가 있다. 정 후보를 저격하더라도 서울의 현안에 대한 보수 정당 내 소장파 의원으로서의 대안·비전을 시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저격수 활동 자체가 국민의힘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맞물려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전형적인 정파적 논리에 따른 저격이 아니라 ‘도낳스’로서 저격을 해야 자체적인 보호막을 만들 수 있다. 지역구를 넘어 서울 전체에서 호응할 수 있는 이슈를 발굴해 저격해야 보호막이 탄탄하게 만들어진다.
또 저격수 활동 자체가 구태 정치로 인식되는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 지역구민과 서울시민들은 김 의원의 저격수 활동이 현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저격수 활동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도낳스’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은 이미 ‘도낳스’ 이미지와 소장파로서의 활동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었는데 왜 저격수 활동을 하는지 의아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의원의 정치적 생명은 도봉의 현안 해결과 소장파로서의 합리적 보수 이미지에 달린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도 있다.
보호 불가능
국민의힘 내에선 장동혁 대표 사퇴론이 강하게 불거지면서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독자적인 선대위를 구성하는 등 내홍 때문에 김 의원을 보호할 여력이 없다. 그런데 김 의원은 윤 의원에게 조언을 요청한 것에 이어 다시 과거형 정치에 눈길을 두고 있다. 그의 저격수 활동을 위태롭게 보는 시선이 많은 이유는 뭘까?
<ctzxp@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