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문병욱 회장이…’ 라미드그룹 공사비 미지급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9.26 07:59:12
  • 호수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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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등장…이번엔 천안 골프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골프장 개발사업에 한창인 라미드그룹이 공사비 미지급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공사 중인 천안 골드힐CC 현장의 일부 시공업체는 “자재비도 못 받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9년 계열사인 라마다서울호텔의 인건비 미지급 사건 이후 재차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이 가중됐다.

라미드그룹은 호텔과 골프장 건설·운영 전문으로 지난 1988년 호텔빅토리아를 개관 후 호텔 미란다, 라마다 송도호텔, 라마다 서울호텔, 양평TPC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총 120홀 규모의 골프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천안 골드힐CC(18홀) 개발에 나섰다. 

“못 받았다”
경찰 조사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라미드그룹의 골프 사업 분야 계열사인 ㈜버드우드는 지난해 11월 A사와 천안 골드힐CC 클럽하우스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약 13억5800만원으로 확인됐다. 계약서에는 ‘선급금 10~20%와 현장 자재 반입 시 30%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도 눈에 띄었다. 

A사 측에 따르면 착공 시기는 지난해 12월19일로 정했으나,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타절되면서 대금 지급이 수개월 동안 미뤄져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4월 A사의 협력사인 B사가 하청을 이어받았고, 계약금에 10% 정도에 해당하는 1억6500여만원을 받아 첫 삽을 떴다.

수개월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서 약 6억원을 지출한 B사 측은 인건비, 자재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라미드그룹 측은 공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할 뿐, ‘현장 자재 반입 시 30% 현금 지급’ 조건을 불이행해 B사에 손실을 낳고 있다. 


B사 외에 참여한 전기 설계, 중장비 업체 등 다수의 용역업체도 총 7억원 이상의 공사비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에는 ‘문병욱 회장님 돈 좀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까지 설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관해 라미드그룹 측은 “기존에 예상한 것보다 공사비가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판단됐기에 조정하는 과정서 지급이 미뤄진 것”이라며 “일부 공사비를 지급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당초 A사에 집행한 공사비를 B사가 내려받아야 했는데, 계약이 해지되면서 A사가 공사비를 B사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이기에 우리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반면, B사 측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A사와 우리가 추가로 지출한 비용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드힐CC 클럽하우스 공사대금 지급 거부
“도급업체 간 문제…우리도 피해자” 발뺌

현재 라미드그룹 측은 공사비 미지급에 관해 “도급업체 간의 문제이기에 억울하다”고 재차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천안 골드힐CC 담당자는 천안서북경찰서에 출석해 공사비 미지급 혐의 등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관계자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조사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사비 미지급 혐의는 사실과 다르다”며 “라미드그룹은 정상적으로 공사비를 집행했지만, 하청을 맡은 시공사 간의 거래가 투명하기 이뤄지지 않으면서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입증할 전망이다.

비슷한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다. 문 회장은 2002년 10월부터 1년 동안 골프장 공사 현장서 건축자재 납품 대금을 정상 결제한 것처럼 꾸며 73억여원을 가로채는 등 회사 자금 12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8년 3월 기소됐다. 이후 2011년 대법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또 10억원의 세금포탈 및 회사 자금 13억원을 횡령한 혐의,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과 공모해 정치권에 3억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2004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공사비 미지급 혐의를 받는 라미드그룹에 따가운 시선은 당분간 사라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22년 폐업한 라미드그룹의 계열사 라마다서울호텔이 파견직 근로자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았던 사건이 재조명되면서다. 당시 미지급 사태에 대해 문 회장의 지시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충격을 안겼다.

“정상 집행”
책임 미루기

지난 2019년 10월 라마다서울호텔에 파견 인력을 제공하는 업체서 근무한 직원들은 1년여간 용역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4성급 호텔 라마다서울호텔은 청소나 요리, 연회장 관리 인력의 대부분이 외부 업체서 파견받은 직원들로 채웠다.

사실상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는 직원은 주말만 해도 100여명에 달했다.

당시 이 호텔에 인력을 제공한 업체 4곳은 2018년부터 용역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라마다서울호텔에 인력을 공급한 C 업체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건비가 5000만원이 발생했는데, 호텔에선 한 달 만에 1000만원만 줬다”고 주장했다. 그다음 달에도 일부 임금만 지급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라마다서울호텔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문 회장이 결재를 미뤄 지급을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회장이 아르바이트 직원의 식사 시간을 빼고 임금을 계산하라 지시했고, 출퇴근 입력기가 고장 났는데도 기록이 없으니 돈을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라마다서울호텔의 ‘임금체불’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 외주업체 관계자는 “라마다서울호텔과 계약한 업체들은 예전부터 100%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례로 2000만원의 용역비가 발생하면 1500만원만 먼저 지급하고, 돈이 없으니 1500만원만 받고 일하거나 아니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식이었다. 이미 계약했고, 인원이 투입된 상황에 계약 해지가 어려운 영세한 도급업체 상황을 악용해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까도 까도
양파 같은


도급업체에 대한 갑질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에게도 갑질이 자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호텔 직원은 연차와 대휴를 포기하는 각서를 써야 월급을 주겠다는 말을 들었고, 또 다른 직원은 요구하는 지시사항에 조금 늦게 되면 급여가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라마다호텔 측은 “임금 정산 방식의 차이로 지급이 미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악화에 시달린 탓일까? 라마다서울호텔은 낯뜨거운 흑역사를 뒤로한 채 지난 1986년 뉴월드호텔로 개관한 후 37년 만인 지난 2021년 폐업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라마다서울호텔은 2021년 12월31일자로 폐업 신고를 했다. 당시 라마다서울호텔 관계자는 “호텔 매각은 아니고,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일환으로 문을 닫게 됐다”며 “기존 직원들은 계열사로 이동하거나, 권고사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라마다서울호텔을 비롯한 골프장 등 계열사를 운영하는 라미드관광의 지난해 매출액은 254억4461만원으로 폐업 직전인 2020년 235억3300만원과 비교해 지난해 8.1%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4억7190만원으로 2020년 70억5400만원에 비해 오히려 22.4%가량 줄었다. 

문 회장은 수년간 각종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문제적 회장님’의 표본이었다. 지난 2011년에는 대법원서 128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문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우희 판사는 지난 2018년 8월7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기소된 문 회장에게 징역 1년에 벌금 40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알바비 미지급, 탈세, 성매매···
온갖 구설 휘말려 “여전하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문 회장의 동생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라미드관광주식회사는 벌금 4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판사는 “문 이사장(동생)이 주장하는 것처럼 범행 모의 과정에 없었다고 하더라도 순차적 의사로 결합했다면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며 “성매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고 부수적으로 하더라도 계속하면 성매매알선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유흥주점이 성매매를 손님들에게 알선하고 그 장소로 호텔을 이용한 건 호텔 직원의 묵인 없이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문 이사장은 징역형을 포함해 다수의 전과가 있고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난 2021년 초에 열린 항소심서 징역 6개월에 벌금 55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 조사 결과 문 회장은 2002년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서울 호텔 지하 2~3층에 자리 잡은 룸살롱을 유흥업소 사장 박모씨와 공동 운영했다. 문 회장은 박씨와 지분을 50%씩 갖고 ‘바지 사장’을 내세워 벌어들인 수익을 나누기로 약정했다.

이 룸살롱은 매장 면적이 축구장 3분의 1 크기인 2269㎡에 이르고 월 임대료가 7300만원에 달했던 초대형 업소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룸살롱 직원들은 매일 호텔 객실 10~50개를 미리 확보한 후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과 여성 종업원을 룸살롱서 호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안내했다.

성매매 알선 사건으로 지난 2013년 말 기소된 문 회장은 이날 1심 선고까지 무려 3년8개월이 걸려, 선고 지연을 두고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문 회장이 7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봤지만 이 판사는 부당이득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추징금을 따로 부과하지는 않았다.

목욕탕으로
자수성가

문 회장은 동네 목욕탕으로 사업을 시작해 호텔과 레저시설을 인수하며 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한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2002년 대선 직전, 노무현 후보 캠프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측에 수천만원을 건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구설에 올랐지만 사법처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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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음주 운전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다혜씨는 7시간 동안 음주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사건 당일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요시사>도 오후 7시부터 오전 2시30분까지의 다혜씨의 동선을 따라갔다. 지난 5일 오전 2시45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삼거리, 다혜씨가 몰던 녹색 캐스퍼 차량이 삼거리 한복판에 진입한 뒤 차량에 둘러싸여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만취 운전 택시 충돌 그러다 좌회전하는 1톤 탑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간신히 교차로를 빠져나온 다혜씨는 50m가량 더 달리다 갑자기 우측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이때 다혜씨는 옆 차선을 달리던 검은색 택시와 충돌하게 된다. 이후 그는 현장서 한 차례 음주 측정을 진행한 뒤 인근 파출소까지 동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혜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49%였고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난 7일 서울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는 다혜씨의 음주사고 당일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현장서 자연스럽게 음주 측정을 한 차례 했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바로 인접한 파출소까지 걸어서 임의동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혜씨가 본인의 신분을 정확히 밝혔느냐’는 질문에 “운전면허증을 통해 확인했고 특별하거나 구체적인 진술은 없었다”면서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음주사고의 경우 통상적으로 음주 측정과 신분 확인을 하고 사고 개요를 확인한 뒤 귀가시킨 후 나중에 기일을 잡아 불러 조사한다”며 다혜씨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다혜씨가 누구와 어떻게 귀가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은 사생활이라 공개하기가 곤란하다”면서도 “본인이 운전을 안 한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현재 경찰은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혜씨가 기자간담회 당일 출석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서울청 관계자는 “아직 조율 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혜씨가 음주사고를 내기 전 신호위반을 한 정황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다른 교통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하느냐는 질의에 경찰은 “아직 조사 전이므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음주량도 아직 진술받은 게 없다면서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혜씨를 상대로 약물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약물검사 진행 여부에 대해 “강제로 할 근거가 법령에 없으며 구체적으로 계획한 바 없다”고 말했다. “2차 갈 때도 술에 취해” 3차에선 완전 인사불성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다혜씨를 공개적으로 소환할지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다. 이제껏 해온 대로 일반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7시간 전인 지난 4일 오후 6시54분께 이태원 골목길에 모습을 드러냈다. 녹색 캐스퍼 차량을 이태원 골목 이면도로에 주차한 다혜씨는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고급 소고기집으로 들어갔다. 해당 가게는 숙성시킨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 바비큐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대표적인 메뉴인 한우등심이 5만3000원, 안심이 5만90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은 해당 가게가 영업을 종료하는 오후 10시30분경이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일, 해당 가게에 들러 다혜씨가 먹은 메뉴가 무엇인지, 동행자는 몇 명이었는지 물었지만 “동행자가 누구인지, 메뉴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다만 이미 1차서 충분히 음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 가게 직원에게 <일요시사>가 ‘다혜씨가 고급 소고기집서 나올 때부터 비틀거렸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그 당시엔 언론에 나온 것처럼 비틀거리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스스로 걷는 게 아니라 동행자에 의지해 걸어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혜씨는 1차 술자리를 마치고 식당서 나와 약 47m 거리에 있는 요리주점으로 향했다. 이후 해당 가게서 2시간가량을 머물렀다. 이미 해당 요리주점서 만취상태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해당 주점 주인은 “여자분이 많이 취했었다”며 “트렌치코트가 막 바닥에 끌릴 정도로 내려와 있어서 그걸 내가 올려드린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미 잔뜩 취한 다혜씨의 음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오전 12시30분경 2명의 남성과 2차로 간 식당을 빠져나와 다른 사람과 부딪힐 뻔하며 갈지자 걸음을 하다 일행인 남성의 손짓을 따라 다른 식당을 방문했다. 마시고 또 마시고 하지만 해당 식당에서는 다혜씨를 쫓아냈다. 해당 음식점 주인은 “당시 다혜씨는 반말을 하면서 책상을 툭툭 치고 선물같은 하얀 물건을 탁자에 내팽개치면서 술을 달라고 했다. 너무 취한 상태로 보여 나가달라고 했지만 ‘술 가져오라고’라고 말하며 나가지 않았다”며 “결국 일행이던 남성이 다른 곳을 가자는 취지로 타일러서 가게를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일행 중 한 남자가 이끄는 대로 다른 주점에 오전 12시38분쯤 들어갔다. 이때 또 다른 일행은 해당 주점에 같이 동행하지 않았다. 다혜씨는 해당 주점서 두부김치와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는 음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주점 주인은 “다혜씨가 남성 1명과 들어와 소주 한 병과 두부김치 등을 주문했다”며 “식당에 들어올 때부터 꾸벅꾸벅 졸 정도로 많이 취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행인 남성은 혼자 소주 반 병 정도를 마셨으며 다혜씨는 꾸벅꾸벅 졸다가 일행을 두고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혜씨는 사라진 그 시간부터 집에 가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CCTV 영상서 그는 오전 2시5분께 해당 주점서 걸어 나와 맞은편에 주차된 차량으로 향했다. 해당 차량은 다혜씨가 운전했던 캐스퍼 차량이 아니었다. 그가 비상등이 켜진 차량으로 다가가 문을 수차례 열려 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다혜씨가 차량 문을 여는 동안 바로 옆으로 택시가 지나가는 등 아찔한 모습도 연출됐다. 2분가량 탑승을 시도했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자 그는 지친 듯 차량 운전석 문에 기대고 있다가 다시 가게로 향했다. 다혜씨가 자리를 뜬 지 2분가량 지난 뒤 차량 주인으로 추정되는 한 시민이 운전석 문을 열고 차량에 탑승한 뒤 떠났다. 의문 가득한 이태원 행적 그는 오전 2시20분께 차량이 주차돼있던 자리를 지나쳐 자신의 차량으로 향했다. 이후 다혜씨는 차량을 운전해 골목길서 빠져나간 뒤 인근 도로서 사고를 냈다. 사고 이후 파출소로 임의동행되는 과정서 비틀거리거나 경찰관의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혜씨가 음주를 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의 행적을 돌아보면 불법주차에 이어 만취운전한 것이 문제가 돼 계속 주목받고 있다. 그가 음주를 즐기는 7시간 동안 차를 주차한 곳은 이태원의 한 골목으로, 해당 구역은 5분가량 정차가 가능한 노란색 점선 구역이다. 즉 불법주·정차를 했던 셈이다. 불법주차를 하기는 했지만 해당 구역은 무조건 견인이 이뤄지는 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은 아니었다. 이곳은 이태원 관광특구에 인접한 탓에 주차 단속이 상시 이뤄지는 구역은 아니다. 주·정차한 차량이 통행에 방해되는 때나 지역 주민이 민원을 제기할 경우에 한해 견인 조치 또는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는 곳으로 전해진다. 다만 다혜씨는 단속 기관인 용산구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지는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당시 불법주차된 다혜씨의 차에 대해 시민 신고가 없었고 현장 단속을 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현장서 단속이 이뤄졌다면 2시간 이상 주차 시 1만원이 추가되는 규정에 따라 최대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과태료 부과는 없었지만 다혜씨가 중형을 피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이 도로교통법상 단순 음주 운전 혐의뿐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위험운전치사상 혐의 검토 여야 가리지 않고 맹비난 경찰이 다혜씨 조사 결과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서 사고를 냈다고 판단되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작년 11월~지난 9월 전국 법원서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처벌받은 최근 사례 100건 중 징역형은 91건(실형 8·집행유예 83)이었고 벌금형은 9건이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CCTV에 나온 문다혜씨의 행동 양상을 보게 되면 단순 음주 운전보다 훨씬 형량이 높은 위험운전치상에 해당되는 객관적 지표가 충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형에 해당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일단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149%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인사불성 상태에 준하는 상태”라며 “더 중요한 것은 약물 또는 알코올로 인해서 운전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운전해서 사람(택시기사)을 다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차량을 마치 자기 차량으로 오인해서 문을 열려고 했던 행위는 완전히 만취했다는 방증이고 자신의 트렌치코트가 계속 땅에 끌리는데 그것도 인식을 못한 점, 비틀거리는 모습은 판례서 인정하는 위험운전치상의 대표적인 행동징표”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서도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난 7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시에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고 말씀하신 것이 있다"며 "그 말씀을 국민들께서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극렬 지지자들은 검찰이 괴롭힌 탓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 꽉 깨물고 굳이 한번 이해해 보려고 한다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술은 마실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음주 운전까지 변명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형 가능성 부친이 사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질타하는 동시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임기 끝났으면 사저서 조용히 지냈어야지, 윤써글(윤석열 대통령 비하 표현)정부 만든 주제에 무슨 낯으로 경기도지사를 만나고 다니나. 딸은 음주 운전, 꼴 좋다”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김동연 경기지사는)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려는 지역화폐 지원금도 반대하고 경기북도를 추진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딸은 음주 운전에 뉴스 도배를 한다. (문 전 대통령은)탈당도 안 하고 당에 부담을 주는 저의가 뭔가”라고 직격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