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정당, 강성 당원의 휘둘림서 벗어나야

정당 민주화 위한 대안

이번 4·10 총선 공천에 대한 주요 언론들의 평가는 혹독했다.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가 유명무실해진 느낌이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는 그간 당내 공천 잡음과 관련해 ‘시스템 공천’이 이뤄졌다고 했으나 ‘부실 시스템’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심지어 민주당이 강북을 선거구 공천 과정서 전국 권리당원 70%와 강북을 권리당원 30%를 합산한 배경에 대해 ‘전국적 관심사가 된 선거라서 전국 권리당원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위 10% 통보를 받은 현역 의원들이 이유를 밝혀 달라고 했지만, 민주당 공관위는 답변을 피했다. 국민의힘 공천은 ‘돌려막기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역 일꾼으로 뽑아놓은 인물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타 지역으로 옮겨 놓는다면 표를 행사했던 유권자들과 지역을 위해 몸 바치겠다던 후보 모두 당혹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국회의원과 유권자의 관계를 두고 기속위임 또는 자유위임 논란은 있지만, 유권자에게 있어 의원의 당적 변경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일은 없다. 국민의힘이 돌려막기에 나선 배경은 무소속 출마 혹은 제3지대 신당 합류를 최대한 막아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비단,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문제는 공천제도 및 공천 과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극단적 팬덤에 의한 당내 의사결정 구조가 와해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늘날 정치 과정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당내 정치 팬덤으로 불리는 적극적 활동가들로 인해 당내 공론 채널이 막혔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의 정당정치는 강력한 ‘팬덤 정치’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미국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에즈라 클라인은 그의 저서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서 공화당 엘리트들이 트럼프의 극단적 선동을 막을 수 없는 현실을 두고 “당파성은 강해졌지만, 정당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약한 정당과 강성 당원’으로 인해 선동가가 정치판을 장악하고 휘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약한 정당과 강성 당원’ 현상은 한국서도 미국을 능가할 정도로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이다(강준만 2024).

과거에도 팬덤과 같은 지지 세력은 있었으나, 정치인들이 지지층에 반해 본인 소신대로 의사결정을 하기도 했으나 오늘날엔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당이 끌려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개딸(개혁의 딸들)’이나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태극기 부대’ 등 강성 지지층이 정당 활동의 공론장을 막고, 정치인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그렇다 보니 중도층의 외연 확장이 어려워지고, 무당층 유권자의 정치적 무관심은 더 커지며, 정당 정책도 외연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집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왜 강성 당원이 지배하는 정당 됐나!

지난 대선은 정당 공천이 극단적 성향의 지지자들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가 하면, 중도층을 포함한 외연 확장에도 이바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내 경선 과정서 당원들의 후보자 선출권은 여론조사에 응답할 권리로 대체되는 등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당은 자질을 갖춘 후보들을 내세우는 데 있어 문지기의 역할(gate-keeping)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실제로 당원들이 제도적으로 참여할 공간은 거의 없다. 당직, 공직 후보 선출 과정에 상향식으로 참여할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가운데 당원은 지역이나 직능 단위서 활동할 공간이 없다.


정치 참여가 매우 활발해진 오늘날 당원들이나 활동적인 당원들의 참여 채널은 온라인 당원투표 외엔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덤들의 견고한 지지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고, 지도부도 지지층의 결집만을 원하기 때문에 중도나 무당파를 염두에 둘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정당들이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면 외부의 극단적 목소리에 포지션이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적극적 팬덤을 갖고 있는 정치인의 목소리가 정당을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팬덤은 말 잘 듣지 않는 정치인에 융단폭격을 가하는 식으로 의정활동을 제한하고 결국 당내 민주주의는 사라지면서 사당화의 길을 걷게 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활성화와 함께 미디어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소위 ‘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팬덤 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본인의 소신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강성 팬덤이나 유튜버들에게 이끌려 가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당직 및 공직 후보 선출 과정의 제도화

극단적인 팬덤 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정당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첫걸음은 정당의 당직 및 공직 후보 선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방향의 핵심은 정당의 각 주체가 공천 과정에 고르게 역할을 하면서 균형잡을 수 있도록 해나가는 것이다.

정당 조직의 3주체인 중앙당, 시·도당, 당협(지역위원회)서 공천 권한이 균형이 있게 배분되며, 당내 구성원인 당 엘리트, 대의원, 당원들도 공천 과정에 고르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국민 참여 경선 중심의 후보 선출 과정에서는 당 내부 프로세스가 생략되거나 대폭 축소됨으로써 정당 내부의 숙의 과정이 제도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는 국민선거인단이 구성되거나 여론조사 경선이 시행되더라도 당내 절차를 거친 후에 복합적인 합산 방식을 통해 최종 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당내서 이뤄지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상설기구인 중앙당 후보 자격심사위원회가 다방면에 걸친 평가를 통해 국회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도덕성과 자질을 심사하고, 해당 시도의 지역구 사정에 밝은 대의원들이 다음 단계서 실제 경선 대상자를 압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식이다.

최종 후보자 선정은 선거구별로 당원들이 모임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후보자들의 정견발표, 토론 등을 들은 후 충분한 숙의를 거쳐 민주적 투표 행위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물론, 정당의 판단에 따라 추가로 일반 국민의 의사를 최종 후보자 선정에 반영하고자 한다면 국민선거인단을 구성하거나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당원들의 투표와 합산해 경선을 결정짓는 복합적인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핵심은 중앙당의 소수 세력에 의해서가 아닌, 정당의 당원을 비롯한 각 층위의 구성원들에게 예측할 수 있고 균형잡힌 권한을 다양하게 부여하도록 하는 데 있다.


대의원 선출의 민주화

다음으로 당원들의 손으로 대의원을 직접 선출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당 조직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집단은 대의원이지만, 한국 정당의 경우 그동안 대의원이 말 그대로 당원들의 뜻을 대신하는 사람들로 선출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대부분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으로부터 지명받은 사람들이 당협(지역위) 운영위원회 회의서 만장일치의 박수로 추인되는 형태를 취해왔다. 이처럼 당원들이 대의원을 직접 선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당의 대의기구서 당원들의 뜻이 모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의 활동가인 대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조직으로서의 정당’은 약해지고, 그런 빈 곳을 당내의 특정 계파가 장악하거나 외부의 극단 세력들이 당을 흔들고 형해화시키는 결과를 유발한다.

따라서 정당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당협(지역위) 단위서 대의원을 당원들이 직접 선출할 수 있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소위 극단적 성향의 강성 당원 문제는 그들이 전국 단위의 의사결정 과정을 좌지우지하기 위해 단단하게 뭉쳐 있는 것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므로, 지역구 단위의 대의원 선출을 통해 하부 조직으로 힘을 분산시키면 극단적인 영향력 과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정책 결정 과정의 당원 참여 활성화

오늘날 정당에서는 당원으로 가입해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정당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다. 따라서 당원들이 특정 정치 지도자가 주도하는 이슈 중심의 논의가 아닌, 당원들이 공감하는 실생활 중심의 정책적 관심이 자연스럽게 정당 활동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당은 당원들의 자발적인 정책 모임에 대해 지원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 등 기초지자체 수준서 일상의 생활공간을 함께하는 당원들이 중심이 되도록 하고 온·오프라인 병행의 소모임 형태로 이뤄지게 한다면 보다 좋은 효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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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브레이크 풀린 민주당 막전막후

‘급발진’ 브레이크 풀린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거대 의석수를 손에 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국회의장에 이어 상임위까지 싹쓸이했다. 국민의힘이 반격에 나섰지만 피켓과 목소리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등에 업은 민주당이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국민의힘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18개 상임위 중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이날 선출된 11명의 상임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국회의장에 이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까지 모두 야당서 배출한 사례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시작부터 갈라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에 각각 민주당 박찬대 의원과 정청래 의원이 선출됐다. 나머지 상임위 역시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교육위원장 김영호 의원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 ▲행정안전위원장 신정훈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전재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 의원 ▲환경노동위원장 안호영 의원 ▲국토교통위원장 맹성규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정 의원이 선출됐다. 특히 법사위와 운영위는 주요 상임위로 여겨지는 만큼 당의 강경파 의원이 고삐를 쥐게 됐다.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특검법을 다루기 위해 국회의 허들은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결정하자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 모여 규탄 집회를 벌였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 오늘 민주당도 죽었고, 국회도 죽었다”며 “이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 놀음에 빠져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의총서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저마다 피켓을 들고 “민주당의 국회 독식을 규탄한다”고 소리 높였다. 민주당은 이 모든 상황은 정부여당이 초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 국회서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몫이었다. 민주당이 민의를 받들어 발의한 법안은 법사위 문턱을 겨우 넘었을뿐더러 만일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윤석열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남발해 휴지 조각이 됐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게 나머지 7개의 상임위원장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를 전면 거부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나머지 단추도 마저 끼워야 22대 국회가 본 모습을 갖춘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7개 상임위도 신속히 구성을 마칠 수 있게 이른 시일 내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를 받아들이는 대신 ‘투 트랙 전략’을 택하면서 보이콧을 선언했다. 상임위에 출석하는 대신 15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꾸려 민생 현안을 챙기겠단 구상이다. 민주당은 상임위가 꾸려지자 곧바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법사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하는 등 법안 처리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하는 간사 선임안과 소위 구성안 등도 이날 가결했다. 국회의장에 상임위 11개도 ‘쓱싹’ 사라진 협치…무리수 두는 속내는? 정 위원장은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지, 관례 국가가 아니다”라며 “법사위는 앞으로 회의를 예정된 시간 정시에 시작하겠다”고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이날 처리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폐기된 법안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했다. 지난 특검법은 ‘수사외압 의혹’에 국한됐지만 새로 발의된 특검법은 추가로 밝혀진 외압 의혹과 더불어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재판 과정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안은 상임위에 회부된 뒤 약 20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쳐 상정된다. 하지만 이날 야권 의원들은 의결을 통해 이를 생략한 뒤 하루 만에 상정했다. 민주당은 고 채 상병의 1주기인 7월 초까지 해당 특검법을 본회의에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면서도 이미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안을 특검법으로 해결하는 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특검 정국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자난달 31일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한꺼번에 수사하는 이른바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는 채 상병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쌍특검법을 재정비해 발의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기존에 다루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비롯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이 추가됐다. 사흘 뒤인 지난 3일에는 ‘대북송금 사건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이 발의됐다. 여권 측에서는 그동안 발의된 법안이 용산을 공격하는 용도였다면 이번에는 이 대표를 방어하기 위한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민주당 측은 검찰이 이 대표를 표적 수사할 목적으로 쌍방울그룹 주가조작 사건을 대북송금 사건으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 수사를 받던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상대로한 ‘술자리 진술 조작 회유’ 의혹이 추가되면서 특별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검처럼 방패처럼 이날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이하 대책단)은 특검발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식에 대해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첫 사례”라고 규정했다. 대책단은 “검찰은 전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를 유린하며 위법 수사와 진술 조작, 증거 날조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며 “정치검찰은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방탄을 위한 특검법’이라는 지적에는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위법·범법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며 “방탄 특검으로 몰고 가는 건 비약을 넘어 상상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단독 상임위 개최에 이어 잇따라 발의되는 법안에 국민의힘은 ‘국회 폭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독주’ ‘독식’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민주당이 속도조절을 하지 않는 데에는 ‘총선 민심’이 뒷받침된다. 상임위 단독 의결이든, 특검법이든 “민주당을 뽑은 민의를 받든 결과”라는 한마디가 모든 걸 설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총선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은 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이 민주당에게 준 한 표는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일 뿐, 국회를 독점하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선거를 치르기 직전인 44.6%(4월1주)에서 ▲37.0%(4월2주) ▲35.0%(4월3주) ▲35.1%(4월4주) ▲36.1%(5월1주) ▲40.6%(5월2주)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후 5월3주차는 34.5%로 하락했다가 ▲33.9%(5월4주) ▲33.8%(5월5주) ▲35.6%(6월1주)를 유지하는 등 30%대서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내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지른 사례도 있었다. 국회의장 선거 결과 등이 지지율에 소폭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지만 대체적으로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6일 공휴일 제외)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무선(97%)과 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 방법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 2.7%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2.2%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하는 법인데 민주당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며 “여의도 밖에서 국민이 봤을 때 민주당의 독주라고 비춰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강성 지지층은 환호할지 몰라도 중도층이 어떻게 생각할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잘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여야 모두가 서로의 반사이익에만 기대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악순환이 문제”라고 조언했다. 집어든 방탄복 민주당은 이 대표 연임에 열쇠가 될 당헌·당규 규정안도 빠르게 처리했다. 최근 민주당은 제80조 부정부패 연루자에 대한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자동 정지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일부 중진 의원의 ‘무리수’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표·최고위원의 사퇴 시한을 ‘대선 1년 전’으로 규정한 기존 당헌·당규 조항도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안도 최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기어코 민주당이 ‘당 대표 사당화’에 정점을 찍었다”며 “이제는 공당의 헌법격인 당헌·당규까지 입맛대로 바꾸면서 이 대표의 독주체제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활주로가 깔릴 것만 같던 이 대표 연임론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사법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 데 이어 이 대표가 불구속 기소되면서 당에 비상이 걸렸다.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해석과 달리 민주당은 오히려 입법에 박차를 가했다. 이 대표 리스크와 연관 지을 수 있는 법안도 우후죽순 발의된 만큼 국민의힘에서는 ‘거대 야당의 방탄용 입법’이라고 다시 한번 소리 높였다. 지난 7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했다. 벌금 2억5000만원, 추징금 3억 원도 함께 선고했다. 재판부가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과 관련된 사례금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대북송금 여부를 이재명 당시 지사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번 재판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힐 위기에 처하자 민주당은 지난 3일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으로 맞섰다. 특검을 통해 검찰의 사건조작 실체를 전 국민에게 명명백백히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용민 의원은 형법 개정안인 ‘수사기관 무고죄’ 신설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수사기관이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행위에 가담할 시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화영 실형에 이재명 기소 비상 걸린 당, 법안만 줄줄 민주당은 법원을 대상으로 한 ‘법 왜곡죄’도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판사·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를 유리, 혹은 불리하게 만들면 처벌하는 내용이다. 만일 해당 법안이 입법되면 피의자가 재판에 불복해 판사를 고발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의원 개개인의 생각을 모두 알 수 없지만 표면적으로 (연임에)크게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민주당이 각종 특검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았나. 자승자박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검사 탄핵 카드도 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사 과정 등에서 검찰의 위법행위가 밝혀질 경우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진욱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서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쓴다면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와 검사장의 탄핵소추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검사가 의도를 갖고 사건에 특정 프레임을 씌워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한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의식”이라며 “검사에게 책임을 묻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탄핵’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했다. 위원장과 간사는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유상범·주진우 의원이 각각 맡았다.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입법부 파괴도 모자라 사법부도 파괴하려고 들고 일어나기에 우리가 전면 저지해야겠다는 생각에 특위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기소된 뒤 민주당이 각종 법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는 “어떻게든 (사법 리스크를)피해 보려고 특검법도 발의하고 검사·판사 탄핵에 판사 선출제를 운운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도 이 대표의 방탄 국회가 될 것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앞서 보여준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위기에 처한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막’을 위한 것이라면 이해할만하다고도 비꽜다. 싸우다 끝날라 하지만 민주당은 야당이다. ‘국회 독식’ ‘국회 독주’라는 단어에 비교적 덜 타격을 받는 위치에 있다. 정부의 거부권이 계속된다면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그만큼 희석된다. ‘여당의 국회 독식’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여의도 곳곳서 울려 퍼지는 파열음이 국회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한 ‘성장통’에 비유되기도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금만 참고 기다려준다면 일하는 국회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한다. 그동안 민주당을 따라다니던 ‘180석 무용론’을 끊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