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맘카페 댓글로 폐업 위기 유치원 사연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9.04 11:47:59
  • 호수 1443호
  • 댓글 2개

사이비 교주가 운영하는 유치원?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지난 7월30일, SBS는 서울 강남의 유명 영어유치원(이하 영어유치원) 대표 A씨가 특정 학부모 3명이 볼 수 있도록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을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저승사자 남성의 얼굴, ‘너희 애 많이 컸더라. 학교 마치고 어디 가는 길일까?’ 등의 사진과 글귀다. A씨는 이 일로 영어유치원 대표직을 사직했다. A씨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일요시사>는 부적절한 멀티프로필을 작성해 강남 영어유치원 대표직을 사직한 A씨를 만났다. 딱 봐도 기력이 없는 얼굴이었다. 

A씨는 <일요시사>에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원을 운영했던 사람이 부적절한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을 작성한 것에 부끄럽고 괴롭다”며 “멀티프로필을 작성할 때 나는 정신과 약을 복용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멀티프로필은 나의 절규였다”고 말했다.

멀티프로필
뭐길래…

이어 “남편이 변호사인 학부모의 갑질과 맘카페의 마녀사냥으로 운영하던 영어유치원이 수년간 질타를 받았다. 나는 맘카페서 말도 안 되는 모욕과 공격을 겪어 공황장애, 대인공포증, 불면증, 자살 충동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A씨의 진단서에는 ‘2021년 1월부터 지속된 특정인들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감, 불안감, 자살 사고, 분노 등의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신의학적 치료를 하고 있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나, 스트레스 요인이 지속되는 한 치료 효과에 있어 한계가 있다’고 기록돼있다.

극단적 선택 후 찾았던 응급실 기록에는 ‘상기 환자는 2년 전 사업과 관련해 인터넷서 마녀사냥을 당한 이후 현재 소송 중이며 그 이후 시작된 우울, 불안, 자살 사고로 약제 처방받아왔다’며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고 있다. 2개월 전 우울, 자살사고가 더욱 악화됐으며 약제를 복용해도 증상 호전이 없었고 내원 이틀 전 주말, 죽고 싶은 마음에 차도로 뛰어드는 일이 있었다. 우울, 자살사고가 지속돼 본원 응급실 내원, 본과 진료를 의뢰했다’고 나와 있다.

해당 보도 이후 유치원은 지역 맘카페에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다.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를 향해 ▲인간 쓰레기가 운영하는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아이들이 그 원의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도 싫다 ▲해당 원은 사이비 교주가 운영한다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물론 일이 이렇게 될 때까지 A씨와 영어유치원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소송이 여러 번 진행됐고, 법원은 맘카페 게시물에 관해 “각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퍼진 소문은 사라질 리 만무했다.

영어유치원은 원생이 가득 차고 대기가 60번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이 사건을 겪고 난 이후에는 원생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제1분기의 매출이 기존 매출에 비해 43.9%가량 증가했으나, 게시물이 올라온 뒤인 2021년 제1분기에는 약 32.2% 하락했다. 

당장의 수익도 문제지만, 나빠진 이미지는 돌이킬 수 없었다. 게다가 유치원서 사명감을 갖고 수업했던 강사들이 아동 폭력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 일은 강남·서초 지역 맘카페와 영어유치원 정보 카페서 시작됐다. 해당 영어유치원은 수업하는 동안 CCTV를 학부모에게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다친 원생 ‘보험’ 문제로 시작
학부모 “내 남편은 변호사다”

그러던 어느 날 영어유치원의 한 학부모가 수업 중 자신의 아이(5세)가 발표하고 싶어서 손을 들어도 담임이 다른 아이를 먼저 시킨다며 정서 학대를 한다고 지적했다. 담임 교사는 학부모에게 정서 학대를 한 적 없다고 여러 번 반박하자, 학부모는 “젊은 교사가 이런 일을 혼자 하진 않았을 거다. 학원 운영자가 담임 교사에게 아이를 정서적 학대하라고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 남편이 변호사다. 맘카페에 지금 있었던 일을 모두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영어유치원 원장이 촌지를 준 아이에게는 잘하고 촌지를 안 준 아이에게는 잘해주지 않는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결국 영어유치원 대표와 담임교사가 유치원에 학부모를 모아놓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원장은 “촌지를 받거나 차별을 지시한 적 없다. 아이를 정서 학대하라고 한 적도 없다”며 CCTV까지 오픈했다. 

이날 자리에는 학부모와 남편인 변호사도 있었고, 학부모들은 영어유치원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학부모의 자녀는 유치원을 퇴소했다.

여기까지가 A씨가 밝힌 사건의 시작이다. 그리고 2021년부터 영어유치원 정보 카페에는 알 수 없는 댓글과 게시물이 올라왔다. 내용은 영어유치원을 다닐 때 아이가 수업 중에 얼굴을 다쳤고, 아이를 피부과에 데려갔지만, 얼굴에 흉터가 남았는데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문제는 영어유치원은 수업시간에 일어난 일(사고)임에도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고 안부만 물었다. 아이 얼굴에 평생 남을 흉터가 생겼는데 내가 알아서 치료해야 한다니, 나는 해당 영어유치원의 태도가 책임감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며 “(유치원이)내게 대처가 미흡했다고 사과를 했으면 글을 내렸을 텐데,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내 댓글을 신고하고 삭제했다”고 적혀있다.

게시물에는 특정 유치원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댓글은 폭발적이었다. 영어유치원을 알아보던 학부모들은 “피해야 하는 영어유치원인 것 같다. 어딘지 알 수 있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쪽지 보내서 알려준다. 나도 진작에 알고 피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속상하다”는 답변이 달렸다.

영어유치원은 메리츠화재의 에듀파트너 종합보험에 가입돼있었고, A씨는 DB손해보험사의 학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있었다.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없었던 A씨는 카페 채팅을 통해 “상해보험에 가입돼있다. 만약 보험처리가 되지 않은 경우 3년 내에는 언제든지 처리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카페에는 계속 글이 올라왔고, 영어유치원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공지를 올렸다.

갑질과 
마녀사냥

해당 글 작성자는 “영어유치원이 공지사항으로 내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아이는 언제든지 다칠 수 있고, 나는 유치원에 어떻게 다치게 할 수 있냐고 따져 물은 적 없다. 그저 대처에 관해 이야기 했을 뿐”이라며 “나는 유치원을 비난하고자 올린 글이 아니다. 나도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리기 조심스럽지만, 불특정 다수의 학부모에게 전달된 나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를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해당 원이 어디냐” “정보 꼭 알려달라” “듣도 보도 못한 대처” “변호사 대동하고 언론에 대응하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당시 담임교사였던 B씨는 영어유치원이 다친 영‧유아의 병원비와 치료비에 관해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B씨는 “음악 수업시간에 핸드벨을 손에 쥐고 흔들다가 아이가 흔든 핸드벨이 왼쪽 눈두덩이에 부딪혔다. 눈썹 아래서 피가 났고 바로 원장과 교수부장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원장이 학부모에게 연락했고 근처 피부과서 진료받았는데 대학병원에 가서 꿰매야 한다고 드레싱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상황에 관해서는 “치료가 끝나고 학부모에게 전화했더니 아이를 그냥 하원 셔틀에 태워 보내라고 했다”며 “어느 기관이든 크고 작은 사고 발생 시 모든 치료가 끝난 후 보험처리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영어유치원서 병원비와 치료비에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는 2019년 8월26일부터 7개월 동안 원장, 당시 교수부장, 담임교사가 사랑으로 돌봤다. 그런데 아이의 학부모가 맘카페에 사실과 다른 글을 올려 모두에게 힘든 상황을 초래했다”고 증언했다. 

게시물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영어유치원이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식사에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했고 ▲영어유치원 게시글이 공익목적이라는 것에 대한 탄원서를 모았으며 ▲아동학대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자신의 아이가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는 “아이가 3세 때 영어유치원 선생님이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도깨비 전화(교육용 앱으로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캐릭터가 전화를 해서 유아의 나쁜 버릇을 고쳐줌)를 사용했다”며 “이건 공포심 유발을 하는 협박이다. 또 밥을 잘 먹는 아이에게만 비타민을 줬다. 이런 일을 겪은 애가 최소 3명이나 있다”고 분개했다.

신고자는 맘카페 회원으로, 영어유치원이 아동학대를 했다는 글을 보고 신고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어유치원 내에서 피해 아동의 머리를 때리거나, 도깨비 전화를 이용해 아동을 놀라게 하는 방법으로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얼굴의 흉터
그날 진실은?

경찰이 피해 아동의 학부모를 찾아갔지만, 학부모는 맘카페에 올린 글과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

해당 학부모는 “도깨비 전화가 학대인지 모르겠다. 이미 학원을 그만뒀다. 그때 일이 언제 있었는지도 사실 잘 모른다. 경찰에 나가서 진술하고 싶지 않다. 아들이 3세인데 진술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당시 일을 기억하면서 진술하라고 하면 아들한테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아 더 이상 사건 진행을 원하지 않는다. 확실하지도 않은데 굳이 가야 하나? 그냥 알아서 종결해라”고 진술했다.

피해 아동의 진술 및 사건 진행을 거부한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어제 너무 감정이 앞서나가고 흥분해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을 했는데 손찌검은 확실치 않다”고 피해 사실도 불명확하게 해, 영어유치원이 아동학대를 한 범죄 혐의를 인정할 수 없었다.

영어유치원은 맘카페에 글을 제일 많이 올리는 한 회원에게 명예훼손행위금지 소송을 걸었다. 해당 회원이 맘카페에 올린 글은 각 4600회, 7100회, 1만4000회, 6300회, 6800회, 7900회, 9400회로 조회수가 총 5만6000회를 상회했다. 

각 글에 달린 댓글은 각 43건, 200건, 623건, 151건, 179건, 222건, 339건으로 댓글 수만 총 1756건에 이르는 등 파급력이 컸다. 

법원은 게시물을 올린 학부모에게 “맘카페에 영어유치원이 특정되거나 유추될 수 있는 내용의 게시물 및 댓글을 작성하거나 쪽지, 카페 채팅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채권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면 안 된다”는 판결과 함께 벌금을 내렸다.

<일요시사>는 해당 소송을 진행한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영어유치원은 이 변호사가 게시물을 올린 학부모의 남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요시사>는 ▲학부모가 맘카페에 악플을 남긴 이유 ▲영어유치원 대표가 악플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을 아는지 여부 ▲변호사가 영어유치원 관련 악플을 남긴 학부모의 남편이 맞는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등을 질문했다.

댓글로 원색적인 비난 쇄도
원생 줄더니 결국 폐업 위기

변호사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영어유치원이 잘 알고 해당 지역 학부모들이 잘 알고 있다. 수년 동안 학원을 운영하면서 자신에 관한 비판이 있으면,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며 학부모들의 입을 막아왔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번에도 영어유치원이 학부모에게 학원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법적 조치를 운운해 협박했기 때문에 학부모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 조사 결과 영어유치원에 관한 학부모의 문제 제기는 근거가 있고 공익적인 목적이 있다고 판단됐다. 그리고 이 학부모 외에도 영어유치원에는 여러 학부모, 직원들과도 불화가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며 “영어유치원에 문제를 제기했다가 고소당한 사람은 여러명이다. 현재 퇴사한 원어민 강사 측이 학원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이에 대해서도 학원이 고소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변호사는 불기소 결정서 등 세 개의 자료를 보내왔다. 학부모가 영어유치원을 대상으로 온라인에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을 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학부모가 영어유치원 전 대표 A씨에게 접근 금지 가처분신청서다.

법원은 A씨에게 “A씨는 전화,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 이메일,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상태 메시지를 통한 메시지 전달 등의 방법으로 학부모의 평온한 생활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해당 사안은 A씨가 멀티프로필을 만든 것으로 시작됐으며, 법원은 A씨가 멀티프로필을 이용해 학부모의 생활을 방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 번째는 현재 소송 중인 자료로 여기엔 “학부모가 작성한 글이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허위 인식을 갖고 작성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작성 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 영어유치원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범의가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불법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데 영어유치원이 터무니없는 억지 주장을 계속해 학부모 가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다”는 것이었다.

위에서 말한 방법은 ▲고소 ▲주거침입 ▲학부모 협박 ▲멀티프로필 생성 ▲아동학대다. 

정신과 치료
누가 거짓말?

A씨와 영어유치원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A씨는 “나는 멀티프로필 일로 대표직서도 물러났고, 나 때문에 영어유치원 직원들이 고통받는 것이 너무 힘들다. 학부모를 고소한 것은 명예훼손 때문이며, 무작위로 고소하지도 않았다”며 ”주거침입과 학부모 협박도 한 적 없고 변호사가 말하는 원어민 강사 문제는 해당 사건과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멀티프로필 기사가 SBS에 뜨자 학부모는 맘카페에 또 글을 올렸다. 나는 지금 영어유치원 대표도 아니다. 그런데 맘카페에는 원장의 프로필이라고 해서 전 대표가 아닌 현재 원장과 선생님이 욕을 먹고 있다. 사람들은 학부모 남편이 변호사라고 그 사람 말을 다 믿는다. 변호사다. 이미 학부모 게시글 가처분 결과에 벌금이 아니라 상대편이 변호사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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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년 전 국방부 조사본부 발표와 다를 바가 없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혐의에 대한 이야기다. 경북경찰청이 1년 동안 수사한 후 직권남용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법조계와 사건 관계인들은 해당 수사에 모순이 있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경찰이 약 1년 만에 채 상병 사망사고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무혐의로 판단했다.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북경찰청 결과 발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 8일, 채 상병 사망사고와 관련해 임 전 사단장 등 9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수사한 결과 “A 여단장 등 현장 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하고, 임 전 사단장 등 3명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초 수중수색은 소방이, 수변수색은 군이 담당하기로 합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물속에 들어가 수색하지 않기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사고 전날 11포병 대대장(최모 중령)은 소방 측 현장 책임자로부터 ‘수변 아래 정찰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를 보고 받은 7여단장은 ‘장화 깊이까지 들어갈 것’ ‘위험한 구간은 도로정찰할 것’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이후 당시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했던 11포병 대대장이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발언함으로써 다음 날 오전 채 상병이 속한 7포병 대대가 수중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지시가 결국 사망사고로 이어져 11포병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봤다. 다만 그동안 언론과 정치권서 문제 삼은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앞서 언론 등은 임 전 사단장이 ▲사단장 명의 단편명령을 내려 부대별 작전 임무 부여 ▲늦은 작전투입 등을 지적‧질책하고 신속히 수변으로 내려가 수색하도록 지시 ▲육군 50사단장으로부터 ‘우중 수색 지속 여부 검토 지시’를 받은 7여단장에게 예정 시간까지 수색 실시하도록 지시 등 작전통제권이 없음에도 여러 수색 관련 지시를 하거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등 9가지 행위에 대해 문제 삼았다. 경찰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하지만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직원의 행사를 가탁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혐의 인정하기 어려워” “대대장 책임이 무거워”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일반적 직무권한의 범위를 넘는 월권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해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작전과 관련해 단편명령과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작전 수행을 위해 투입되는 1사단 예하부대 지정 및 부대별 세부 임무를 부여한 것은 육군 50사단과 해병대 1사단 참모들이 세부 행정 협의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며, 특히 우중 수색 지속 지시는 7여단장이 현장 지휘관의 의견과 수색 중이었던 소방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사단장에게 보고한 후 승인받아 예정된 시간까지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행정과 군수, 군기, 내부 편성, 훈련 등에 관한 지침 하달과 현장점검 등의 권한은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있어 육군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기는 어렵다는 결과를 내놨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행위들은 급박한 재난 상황 속에서 실종자들 수색 구조하기 위한 목적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7여단장 등 부대원들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거나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햇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월권행위에 대한 내부적인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 조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죄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서도 경찰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월권행위 주의의무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전 시 현장 지휘관은 위험성 평가를 통해 식별된 위험 요인에 대해 감소 및 제거 활동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합참과 2작사의 각 단편명령은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을 전환하면서 작전투입 전 안전성 평가를 통해 안전이 확보된 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지시했고, 50사단장은 예천 지역을 할당해 7여단장의 책임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했으므로 50사단장 및 7여단장이 아닌 작전통제권이 없는 1사단장에게 수색작전 관련 사전 위험성 평가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보다 위험을 더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등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다음날 수중수색으로 인한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소방과 협의된 수색 지침대로 군사교범상 의심지역 집중수색 방법인 바둑판식으로 꼼꼼하고 면밀하게 수색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현장 지도 과정서 1사단장의 작전 수행 관련 지적과 질책에 따른 일선의 부담감이 일부 확인됐으나 이를 이유로 포11대대장의 임의적인 수색지침 변경을 예상하긴 어렵고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로 보면서도 사단장으로서 부대를 점검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다고 봤다. 경찰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수색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작전을 지시하고 수색 태도를 점검 지시할 수 있으며 비록 작전통제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 작전 현장서 실질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으므로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부대원들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방지해야 할 조리상, 사실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모순 지점 짚어보니… 법조계에서는 해당 조문 자체가 임 전 사단장에게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군사법 전문 변호사는 “육군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이 넘어간 상황서 임 전 사단장이 소속부대 현장지휘관에게 수색 방법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가 그저 월권행위로 규정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며 “군대서 작전통제권이 다른 부대로 넘어갔어도 원소속 부대장의 지시나 명령을 어기는 행위는 오히려 항명죄에 해당할 수도 있어 임 전 사단장의 말 한마디에 부대는 움직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수사단서 수사할 당시에는 임 전 사단장의 이 같은 영향력을 갖고 혐의자로 특정해 이첩했다”며 “하지만 군검찰로 넘어가면서 해당 혐의가 사라진 것과 같이 경찰서도 같은 결과를 내놨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또 앞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경찰이 임 전 사단장이 소방 측이나 육군 50사단과 협의한 점을 전달한 것만 주목한 것에도 의문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단 수사를 거론하며 “수색 임무 하달 자체가 급박하게 이뤄져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은 수사단 조사 당시부터 실종자 수색 임무를 하달하며 안전에 대해 강조했다고 하지만 해병대 관계자들은 실종자 수색이라는 임무를 늦게 하달받았다고 진술했다”며 “한 현장 지휘관은 ‘우리 임무가 무엇인지’ 카카오톡 단체방서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무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 채 호우 피해 복구만 할 줄 알고 출동한 부대에 당연히 안전장비가 있을 리 만무하다”고 부연했다. “실질적 영향력은 인정돼” “진술과 수사 결과도 달라”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해당 발언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제대로 된 임무를 하달하지 않아 해당 부대가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업무상과실치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가장 책임이 무겁다고 본 포11대대장도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그저 전달 수준이 아닌 명백한 지시라고 주장했다. 그는 “7여단장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지시를 전달받아 다른 대대장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 것뿐”이라며 “자신은 선임 대대장으로서 7여단장과 독대하는 가운데 사단장의 수색 관련 지침을 세부적으로 들었고, 그런 부분들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경찰서도 충분하게 조사가 됐고 다 소명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저 국방부 조사본부의 1년 전 발표가 되풀이됐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채 상병의 직속 상관인 포7대대장(이모 중령)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주장하는 무혐의 핵심과 경찰 조사 결과의 핵심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은 합참이나 제2작전사 단편명령 이후 작전 지도는 했으나 작전 지시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는 바둑판식 수색 지시와 가슴장화 지원 지시는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은 작전 지시가 없었다고 청문회서도 말했는데 수사 결과는 지시는 있었지만 위험을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지시가 없었다고 무혐의가 됐다”고 지적했다.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경찰의 판단과 별개로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수사를 통해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다음날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명령권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로 봤는데, 다른 관점에서는 실제로 명령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어느 쪽 주장이 법리에 맞는지, 사실인지 아닌지는 계속 수사해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계속 수사 이 관계자는 “어느 쪽 주장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공수처는 양쪽의 관점과 주장을 수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경찰 수사와 공수처 수사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후 (경북경찰청 사건의)검찰 송치 절차나 공소제기 여부 판단과 무관하게 공수처에 접수된 고발 및 진정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