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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21일 17시07분

사회

“뚜뚜루 뚜뚜” '아기상어' 제작사의 기막힌 도둑질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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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던 애들이라 저작권 몰라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는 저작권 보호가 취약한 나라에 해당한다. 영화계나 애니메이션, 게임계의 스토리 작가들에 대한 크레딧 갈취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유독 작가들에 대한 기득권의 횡포가 극심하다. 유아를 대상으로 에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스마트 스터디도 예외는 아니다. 공들여 쓴 작품의 크레딧을 빼앗고 치졸한 방식으로 3년여간 법정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나는 아기상어 뚜뚜루 뚜뚜.”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는 물론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노래는 ‘아기상어’다. 미국 구전 동요를 모티브로 만든 이 노래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했다. 

‘뚜뚜루 
뚜뚜∼’

‘아기 상어’ 제작사로 잘 알려진 스마트 스터디. 별을 이용해 초능력을 사용하는 캐릭터인 핑크퐁을 필두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TV시리즈 <명탐정 핑크퐁과 호기>(과거 <핑크퐁 원더스타>), 넷플릭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우주 대탐험>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스마트 스터디 유튜브 채널 ‘핑크퐁(인기 동요·동화)’는 구독자 928만명, 누적 조회수는 55억뷰를 넘는다. 유튜브 북미 채널은 2020년 11월 구독자 4000만명을 넘어섰고, 당시 인기를 모은 ‘Sing & Dance(싱앤댄스)’는 70억뷰를 넘겼다. 

싱앤댄스는 빌보드 핫100에서 최장 기간 1위를 한 미국 가수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SITO)를 제치고 유튜브 조회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핑크퐁’의 월간 유튜브 채널 수익만 29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BTS를 보유하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예상 수입인 16억원과 블랙핑크의 월간 예상 수입인 27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아울러 애니메이션 영화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우주 대탐험>은 넷플릭스 내 콘텐츠 중 전 세계 많이 본 순위 5위까지 올라갔다. 남녀노소 누구나 들으면 흥이 나는 ‘아기 상어’ 노래까지 삽입되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트 스터디는 <핑크퐁> 시리즈가 혁신적인 성공을 이루면서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각종 미디어가 스마트 스터디의 성공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스터디의 기념비적인 업적은 한 작가의 기획부터 출발한다. 2016년 1월 윤성제 작가는 스마트 스터디에서 ‘핑크퐁’ 채용 공고를 보고 구인한다. 1월31일 면접 당시 윤 작가는 핑크퐁과 관련된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윤 작가에 따르면 면접을 볼 당시에만 하더라도 스마트 스터디에는 핑크퐁 캐릭터의 디자인 초안 외에는 애니메이션 내용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전무했다. 

윤 작가가 확인한 자료는 핑크퐁으로 보이는 한 캐릭터가 공중에서 회전하며 착지하는 몇 초짜리의 인서트 영상이 전부였다. 

윤 작가는 면접을 위해 핑크퐁의 성격과 각종 동물을 기반으로 구축한 친구 캐릭터와 관계도, 작품의 기획 의도와 세계관 및 전체적인 플롯을 준비했다. 면접 당시 윤 작가는 준비한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것에 이어 핑크퐁이 가슴에 있는 별을 이용해 초능력으로 친구들을 변화시키는 설정을 강조했다. 

<핑크퐁> 공전의 히트 친 스마트 스터디
기업가치 1조 ‘유니콘 기업’ 무지한 꼼수 

면접부터 각종 설정을 연구한 윤 작가는 이내 스마트 스터디와 계약 체결 후 집필에 돌입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글보다 그림이 더 중요한 애니메이션의 경우 그림을 바탕으로 시나리오가 작성되는데, 장소나 캐릭터 등 어떤 부분에서도 준비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윤 작가는 “극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은 그림이 없으면 작품을 쓰기 어렵다고 회사에 말했다. 핑크퐁을 제외한 모든 것에 미흡했다. 몇 달에 걸쳐 한두 장씩 배경 그림이 나왔다”며 “스마트 스터디는 애니메이션에 기초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일을 하기 위해 모든 걸 내가 만들었고, 당사가 검토한 뒤 수정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작품이 몇 분짜리 영상인지, 장르는 어떻게 되는지 등의 매우 기초적인 설정도 결정되지 않았었다. 스마트 스터디가 제시한 것은 ‘유치원생들도 볼 수 있을 정도’가 전부였다.

윤 작가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제작되는 핑크퐁이 아이들의 일상과 가깝길 바랐으며 그 의도가 작품에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동이 많은 현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숨바꼭질이나 숨은그림찾기 등 친구들과 놀이를 하는 장면을 넣었으며, 같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출 수 있도록 뮤지컬 장면을 매회 넣었다”며 “애니메이션 자체가 혼자 외로울 수 있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핑크퐁 원더스타>와 <명탐정 핑크퐁과 호기>를 보면 친구를 만나는 과정에서 여러 캐릭터가 각종 놀이를 즐긴다. 이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며 핑크퐁의 능력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기쁜 캐릭터들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윤 작가의 의도대로 작품이 만들어진 셈이다. 

수개월에 걸쳐 집필한 윤 작가의 70여편의 시나리오 중 26편의 에피소드가 채택됐다. 이외에 이른바‘ 스페어 시나리오’라 불리는 에피소드 등 총 70여편의 대본을 스마트 스터디에 넘겼다. 

수개월 후 윤 작가가 쓴 핑크퐁이 <핑크퐁 원더스타>라는 제목의 TV 시리즈로 제작돼 KBS2에서 방영됐다. 스토리와 대사 등 각본의 90% 이상을 윤 작가가 집필했지만, 크레딧에서 그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스마트 스터디는 크레딧에 이름이 빠진 것에 항의하는 윤 작가에게 “집필 작품과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작품은 다른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애니메이션
기초도 몰라

스마트 스터디는 KBS2에서 방영한 <핑크퐁 원더스타>의 각본 크레딧에 Kacey Arnold(케시 아놀드), Tom Caltabiano(톰 칼타비아노), 김근영, 이주현, Zachary Foster(재커리 포스터) 등을 올렸다.

윤 작가에 따르면 김근영 작가는 전체가 아닌 부분 계약을 했으며, 이주현은 에니메이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총괄 팀장이었다. <핑크퐁> 시리즈를 총괄했지만, 시나리오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는 게 윤 작가의 주장이다. 

윤 작가는 “이주현 팀장은 시나리오를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각본에 이름을 올렸다”며 “이 팀장은 <핑크퐁>이 성공한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 작가들은 윤 작가가 집필하는 동안 협업을 한 적도 없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 톰 칼타비아노는 TV프로그램 관련 시상식인 미국 에미상 시나리오 부문 수상자다.

윤 작가는 “해외 시장을 노리기 위해 수상 경력이 있는 외국 작가의 이름을 도용한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천박한 사대주의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그램에 외국 작가가 크레딧에 오른 것을 이상하게 여긴 윤 작가는 톰 칼타비아노에게 수차례 메일을 보내 ‘당신이 <핑크퐁 시네마콘서트:우주 대탐험>을  집필한 것이 맞냐’고 질문했지만,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윤 작가는 “그는 내가 보낸 메일을 모두 읽었다. 본인이 썼으면 썼다고 하면 될 일인데, 절대 답을 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핑크퐁 원더스타>가 공전의 히트를 친 뒤 스마트 스터디는 이름을 바꿔 <명탐정 핑크퐁과 호기>를 26부작으로 제작, KBS1에서 시즌2 형태로 방영했다. 이후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도 만들었다. 

윤 작가는 “<명탐정 핑크퐁과 호기>나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는 내가 집필한 에피소드 중 채택되지 않은 50여편 중 일부를 발췌해서 만든 작품”이라며 “특히 영화의 경우에는 아기 상어 노래를 삽입하고, 상어를 우주 생명체로 설정하는 아이디어도 제공했다. 핑크퐁이 우주 탐험을 하는 에피소드도 내가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작품에도 윤 작가의 이름은 빠져있다. 특히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의 각본은 Tom이라고만 쓰여있다. 한국인이라면 성에 해당하는 세컨드 네임이 생략된 것. Tom이라는 필명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매우 특수한 경우다. 

천박한
사대주의

윤 작가와 스마트 스터디 간에 체결한 계약서의 저작재산권 양도 부분에 “발주품의 모든 소유권과 지적재산권은 ‘갑’(스마트 스터디)이 대금 지급을 완료했을 때 ‘갑’에게 이전되는 것으로 한다”고 쓰여 있다.

또 “‘을’은 ‘갑’의 발주품의 사용 및 발주품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의 작성과 이용에 대한 어떠한 저작인격권도 행사하지 않는다”고도 작성돼있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윤 작가가 쓴 70여 편의 시나리오 모두 스마트 스터디에 이전된다. 하지만 크레딧은 저작인격권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크레딧 여부는 아무리 계약서에 양도된다고 합의했을 때도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70여편의 에피소드로 다른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크레딧은 분명하게 윤 작가가 작성한 것으로 표기해야 한다.

김병인 작가 조합 대표는 “저작인격권은 천부인권에 해당한다. 이게 법적으로 허용이 된다는 건 인신매매를 허용한다는 문구에 동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작가에게 시나리오 집필을 인정하는 크레딧은 자식이나 다름없다. 이것마저 뺏는 건 남의 자식을 도둑질 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스마트 스터디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윤 작가의 요구를 모두 무시했다. 윤 작가가 쓴 시나리오와 무관한 작품이라고만 일관했다. 

윤 작가는 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10월 소송을 시작한 지 벌써 3년 차다. 아직 1심조차 판결이 나지 않았다. 윤 작가는 스마트 스터디가 3년 동안 지속해서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윤 작가는 “스마트 스터디는 법원에서 요구한 자료를 안 내거나 조작했다. 외국인 작가 계약서 번역문을 내라고 하는데 내지 않았다. 외국인 작가 계약서에는 ‘Polishig(폴리싱)’이라고 쓰여있었다. 이는 ‘윤색’을 의미한다. 각본 계약을 한 것이 아닌 것”이라며 “외국어로 작성된 문서에는 번역문을 붙여야 한다는 민사소송법277조도 어겼다. 법원의 기본적인 요구도 무시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핑크퐁>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내라고 했을 때는, 자신들이 가진 시나리오 일부를 삭제하거나 생략하는 방식, 또는 원본이 아닌 성우용 시나리오를 제공했다”며 “올바르게 자료를 제출하면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에 시간을 끌기 위해 이러한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 스터디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문화계에 뿌리 뽑혀야 할 적폐라는 주장이 나온다.

영화계 역시 작가들의 크레딧을 뺏는 행위가 빈번하게 있었다. 계약서에 독소조항을 넣거나, 아이디어만 훔치는 방식, 계약한 대로 이행했음에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제작자들이 적지 않았다. 최근 ‘표준계약서 작성’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점차 바뀌는 추세지만, 여전히 악습에 젖은 제작자들이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시나리오 집필 전무한 팀장 크레딧 훔쳐”
“법원 상대로도 이상한 꼼수…습관적이다”

김 대표는 “영화계의 작가들도 여전히 적폐에 시달리고 있다. 힘 있는 작가들은 분명한 대우를 받지만, 힘이 없고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은 기득권의 횡포에 놀아난다”고 말했다. 

그나마 영화계는 낫다는 의견도 있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계는 저작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그림이 더 중요한 작업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며, 게임계는 회사 직원이 작성한 글을 바탕으로 게임이 제작되기 때문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 에니메이션 제작자는 “아무래도 그림이 더 중요한 영상물이다 보니 그림에 따라 시나리오가 자주 교체되는 특성이 있고, 작가가 쓴 시나리오가 훼손되는 경우도 많다. 계약할 때 작가에 불이익이 되는 계약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며 “그럼에도 작가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 영상이 시리즈를 맞이할 수도 있는데, 작가 대우가 좋아야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스마트 스터디는 게임 ‘몬스터 슈퍼 리그’ ‘젤리킹’ ‘타마고 몬스터즈 리턴즈’ 등을 제작한 게임 회사였다. ‘아기상어’와 <핑크퐁> 시리즈 이후 애니메이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저작권에 대해 무지한 행위를 하는 건 게임 산업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또한 스마트 스터디를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아기상어’도 서구 사회에서 오랫동안 구전으로 내려온 동요를 표절한 곡으로 알려졌다. 비록 구전 동요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저작권 문제에서는 벗어났지만, 대중의 불편한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동요가 아니었다면 스마트 스터디의 행위는 일반적인 표절 시비와 다를 바 없다.

표절과 크레딧 갈취 등 여러 부분에서 기업의 이기심이 드러나면서 이승규 부사장이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시청자 게시판에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치고는 이미지가 좋지 않은 편이다. 

무개념
독조조항

윤 작가는 “당초 애니메이션 TV시리즈의 제목은 핑크퐁이었다. 크레딧에 대한 항의를 하면서 제목을 <핑크퐁 원더스타> <명탐정 핑크퐁과 호기>로 바꿨다. 그러면서 다른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이상한 방식으로 꼼수를 부린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회사가 당초 게임 회사라 매우 기초적인 저작권 개념조차 없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저작권의 개념도 모르고, 법원도 무시하는 기업이 높은 매출을 기록한다며 유니콘 기업의 대우를 받는 건 정의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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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의 남는 장사

기지개 켜는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의 남는 장사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아워홈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체질 개선 작업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순풍을 타기 시작한 현 상황을 오빠에게 경영권을 뺏다시피 한 동생의 치적이라고 보긴 애매하다. 동생이 두 팔 걷고 농사일에 나선 기간이 반년 남짓에 불과한 까닭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신음하던 아워홈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아워홈은 2021 회계연도에 연결기준 매출 1조72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100억원에 육박했던 영업손실이 1년 새 흑자로 돌아섰다는 게 고무적이다. 반등의 계기 수익성 높여 단체급식과 식재사업 부문이 신규 수주 물량 확대와 거래처 발굴,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을 개선한 영향이 컸다. 특히 식재사업 부문은 신규 거래처 발굴뿐 아니라 부실 거래처 관리, 컨설팅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 식품사업 부문은 대리점 및 대형마트 신규 입점 확대를 통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과 폴란드, 베트남 등 해외법인에서 단체급식 식수 증가, 신규 점포 오픈 등으로 이익 개선이 크게 이뤄진 점도 흑자전환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아워홈 미국 법인 아워홈 케이터링은 미국 우편서비스를 총괄하는 미국 우정청 구내식당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단체급식 기업이 미국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을 수주한 일은 아워홈이 최초다. 아워홈이 해외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한 지 11년 만의 일이다. 중국사업도 매출 상승을 도왔다. 올해 기준 중국 내 점포 수는 41개로 2018년 대비 24% 성장했다. 베트남에서는 2017년 1호 점포 오픈 후 현재 39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가정간편식(HMR) 역시 흑자전환에 한몫했다. HMR 등을 판매하는 아워홈몰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9% 늘었고, 신규 가입 고객은 250% 증가했다. 최근엔 고객이 원하는 주기와 시간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신규 론칭했고, 꾸준히 수요가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워홈 측은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본격화된 체질 개선 작업이 실적 턴어라운드라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어려운 국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임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절치부심한 끝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향후 단체급식 운영권 신규 수주와 HMR 제품 개발을 확대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매하네∼ 누구 성과? 다만 일각에서는 아워홈의 실적 반등세를 온전히 구지은 부회장 체제의 성과로 보긴 애매하다는 견해를 드러내기도 한다. 구지은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이 6개월 남짓에 불과한 까닭이다.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아워홈 지분 20.67%를 보유했을 뿐, 아워홈 경영에서 철저히 배제된 상태였다. 이 같은 구도는 지난해 6월4일 아워홈 주주총회가 열리면서 급격히 바뀌었다. 해당 주총은 아워홈 측과 구지은 부회장 측이 개최 시기를 놓고 이견을 빚은 끝에 법원 판단에 의해 소집이 결정됐다. 구지은 부회장 측은 보복 운전에 의한 특수재물손괴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구본성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자 뜻을 모았다. 총회가 열리자마자 구지은 부회장 측이 제안한 신규 이사 선임안,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구지은 부회장은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신규 이사들을 앞세워 이사회를 장악했고,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공석이 된 아워홈 대표이사 자리는 곧바로 구지은 부회장이 넘겨받았다. 이 과정에서 언니들의 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6월 기준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38.56%), 구지은 부회장(20.67%), 구명진씨(19.60%), 구미현씨(19.28%) 등 구자학 회장 슬하의 사남매가 98.11%를 나눠갖는 구조였다. 이들간 합종연횡에 따라 경영진 교체가 충분히 가능했던 셈이다. 심각한 부진서 흑자 전환 혼자서 온전히 누리는 점령군 공교롭게도 아워홈은 구본성 전 부회장 체제에서도 실적 회복세가 확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기업평가의 기업별 주요재무제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까지 10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아워홈은 1년 새 123억원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아워홈이 지난해 상반기 즈음 확실한 반등세였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아워홈의 수익성이 4분기에 극대화되는 양상을 드러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아워홈은 2018년 4분기 149억원, 2019년 4분기 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적자가 발생한 2020년에도 4분기만큼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더라도 아워홈이 지난해 거둔 실적이 예년 수준과 비교해 한참 떨어진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워홈이 발표한 지난해 영업이익 추산치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이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1/3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3.8%로, 지난해 추산치(1.5%)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았다. 좋은 듯 아닌 듯 아워홈이 지난해 보여준 반등세를 온전히 본인의 공으로 돌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구지은 부회장에게는 올해 농사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본인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캘리스코를 아워홈의 영역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캘리스코는 2009년 아워홈의 외식사업 부문을 분할하면서 설립된 회사다. 구지은 부회장이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구명진 현 대표는 지분 35.5%를 가진 2대 주주다. 나머지 지분 18.5%는 아워홈 외 4인이 보유 중이다.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해 2월까지 캘리스코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 캘리스코는 아워홈으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는 회사였지만, 구지은 부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권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아워홈과의 관계가 서먹해졌다. 급기야 2019년에는 아워홈이 캘리스코에 대한 식자재 유통을 비롯해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 등 공급을 중단하고 회계·인사 등 관리 IT 서비스 계약 등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캘리스코는 법원에 공급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맞불을 놨다. 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해 아워홈에게 6개월 더 식자재 공급을 이어가라고 판결했고, 캘리스코는 아워홈과의 거래 관계가 종료되자 아워홈의 경쟁사 신세계푸드와 식자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구지은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아워홈과 캘리스코의 거래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만약 캘리스코가 아워홈으로부터 물량을 공급받게 되면 사업 효율성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 아워홈 측은 아직까지 결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캘리스코가 신세계푸드와 거래 관계가 아직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확실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구지은 부회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아워홈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거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아워홈 실적이 회복세인데다,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IPO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이 이뤄지면 경영상 투명성 확보는 물론이고, 구지은 부회장 입장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율을 희석시킨 채 본인의 지분 확충을 도모할 수 있다. 주식을 대량 발행하거나 외부에 지분을 내주는 방식으로 구본성 부회장의 지분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진짜 시험대 IPO를 추진하면 신규 투자금 유치가 수월한 만큼 아워홈 오너 일가를 괴롭히던 고배당 논란에서 벗어날 여지도 생긴다. 아워홈은 사상 첫 적자를 낸 2020년에 1주당 34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눈총을 받았다. 당해 총배당금은 776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개인별 배당금 수령액은 ▲구본성 전 부회장 299억원 ▲구지은 부회장 160억원 ▲구명진 대표 152억원 ▲구미현 150억원 등이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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