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6·3 지방선거 당일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유권자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선거 관리 부실에 따른 참정권 침해로 인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응답자의 67%가 ‘부실한 선거 관리와 참정권 침해 문제’라고 답했다.
‘불법적 선거 개입과 부정선거 시도의 증거’로 보는 시각은 25%였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
해당 논란의 연장선에서 제기된 ‘전면 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찬성 44%, 반대 48%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주목할 점은 세대별 시각차였다. 20대와 30대에서는 전면 재선거 찬성 응답이 60%를 웃돌며 40대 이상의 반대 우세 기류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갤럽은 이에 대해 “2030 세대가 이번 사태를 부정선거보다는 부실 선거로 보면서도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상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청년층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62%)과 보수층(57%)에서 찬성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만족한다’ 28%, ‘만족하지 않는다(불만족)’ 60%로 나타났다. 이는 지지 정당의 승패에 따라 만족도가 극명하게 갈렸던 과거 선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실제로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지지층의 80%가 만족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2%가 불만족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여야 지지층을 불문하고 불만족 기류가 우세했다는 게 갤럽 측 설명이다.
불만족을 표시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18%)와 ‘부정선거 의혹’(1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민주당에 치우친 결과’(11%), ‘국민의힘 다수 당선’(9%), ‘선관위 불신 및 공정성 훼손’(4%) 등이 뒤를 이었다.
선거 관리의 미흡함과 공정성 논란이 불만족 사유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반면 만족하는 이유로는 ‘지지 후보 당선’(19%), ‘여당 후보 당선 및 지자체장 교체’(15%), ‘정치적 균형’(13%) 등이 거론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60%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57%, 부정 평가는 35%로 집계됐다. 긍정률이 60%를 밑돈 것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의 이유로 ‘부실·부정선거 및 선관위 문제’(16%)가 1위로 올라선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선거 관리 논란이 대통령 지지율에도 직접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긍정 평가의 이유로는 여전히 ‘경제·민생’(21%)과 ‘외교’(12%)가 상위에 포진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 국민의힘 2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직전 조사 대비 7%p 상승하며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민주당은 4%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30%p까지 벌어졌던 양당의 격차는 12%p로 대폭 축소됐다. 여당인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2곳에서 승리하고도 서울 등 주요 승부처에서의 석패와 선거 관리 논란이 겹치며 지지층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외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이외 정당·단체 각각 2%,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1%로 조사됐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9%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8%로 뒤를 이었으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7%), 김민석 국무총리(5%),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3%),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2%) 순이었다.
특히 오 시장은 ‘이번 선거 당선인 중 향후 시정이 가장 기대되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서도 1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갤럽은 “오 시장의 경우 서울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상당수 지목돼 이번 선거를 통해 전국적인 정치적 무게감이 재조명됐다”고 분석했다.
부산의 전재수(9%), 경기의 추미애(7%), 울산의 김상욱(4%) 당선인 등도 기대를 모았다. 가장 아쉬운 낙선 후보로는 대구에 출마했던 김부겸 전 총리(17%)가 압도적이었으며, 서울의 정원오 후보(10%), 부산 박형준·인천 유정복 후보(각각 4%) 등이 꼽혔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11.3%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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