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고층 아파트 화재, 홍콩과 한국의 다른 결과

2026.05.14 17:48:19 호수 0호

지난해 11월26일, 홍콩의 한 아파트 구석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

불씨는 외벽을 타고 빠르게 꼭대기와 옆 동으로 옮겨가며 커져갔고, 32층 아파트 단지는 거대한 불쏘시개로 변해버렸습니다.

집계된 사망자는 159명, 부상자 79명, 실종자 30명이었습니다.

참사 현장에는 많은 이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한국에서는 고층 건물 대상으로 긴급 화재안전점검에 나섰습니다.

이미 5년 전, 울산에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때는 2020년 10월8일, 밤 11시를 막 넘긴 한밤중에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됩니다.

“아파트 12층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고 있어요.”

그날은 강풍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며 화재에 취약한 외벽을 따라 순식간에 꼭대기까지 치솟았습니다.

아래로 불씨가 붙은 비산물들이 떨어지더니 인근 대형 마트까지 옮겨붙었습니다.

한시가 급박한 상황에서 고층 건물이라 꼭대기까지 사다리차가 닿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거세니 당장 소방헬기도 띄울 수 없었습니다.

결국 소방관들은 30kg에 육박 장비들을 지닌 채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은 골든 타임인 5분내 선착대 현장 도착, 빠른 상황 판단으로 대응 2단계 발령과 협조 요청, 그리고 생명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계단을 올랐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매캐한 연기 속에서 손전등 불빛 하나에 의존한 채 집집마다 문을 두드렸습니다.

33층의 꼭대기 층에서 구조 대상자를 업고 1층까지 걸음을 옮겼습니다.

건물을 통째로 집어삼킨 화염 속에서도 그들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15시간이 지나서야 화재가 진압되고 지쳐 쓰러지는 소방관들, 그리고 집계된 사망자는 0명.

고층 건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가 사다리차의 부재, 반대편까지 옮겨붙은 불씨까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발생하지 않은 사망자는 기적과도 같았습니다.

당시 70m 고가 사다리차는 전국에 10대뿐이었습니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1년이 지나서야 울산에도 생겼습니다.

아직까지도 4000개가 넘는 고층빌딩에 29대 밖에 없습니다.

또 한국의 섬 60%가 위치한 전남에서는 소방정과 소방헬기가 한 대씩 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끔찍한 현장을 계속 마주하며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만, 상담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력 부족으로 다시 출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비와 인력 문제는 늘 언급돼 왔지만, 쉽사리 바뀌지 않습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소방관들이 이 일을 멈추지 않는 것은 오직 생명을 구하겠다는 일념입니다.

그리고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소방관들의 용기와 기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열악한 환경과 처우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sk995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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